한국일보 애틀랜타 전자신문

2025년 1월 31일(금) ~ 2월 6일(목) A9 연예 영화‘검은수녀들’송혜교 영화 검은 수녀들은‘검은 사제들’의 스핀오프로 강력한 악령에 사로잡힌 소 년을 구하기 위해 금지된 의식에 나서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렸다. 구마사제가 부재한 상황에서 구마가 허락되지 않은 수녀들이 금지된 의식에 나선다는 차별 화된설정과쟁쟁한연기력을갖춘여배 우 둘을 투톱으로 내세웠다. 송혜교와 전여빈이 주연으로 전면에 나섰는데 흔 히볼수없었던‘여성버디물’의탄생에 관객들의 기대가 높다. 지난 21일 서울 삼청동의 한카페에서 유니아 수녀를 연 기한송혜교와만났다. “인연이었던 것 같아요. 더 글로리를 찍고 나서는 사랑 이야기를 하고 싶지 않아 장르 위주의 시나리오에 시선이더 가고 있었거든요. 그러다 만난게 검은 수녀들이었어요. 저는 현실적인 이야기 를좋아하는편이라장르물에흥미를못 느끼는편인데검은수녀들은대본을읽 을 때부터 상상이 잘 되면서 재미있었어 요.‘내가구마를하게된다면어떤모습 일까?’라는상상도해보게됐고여성연 대라는주제에도많이끌렸죠.” 검은 수녀들은 2015년 개봉작 검은 사 제들과 같은 세계관을 공유한다. 실제 작품 안에는 전작을 떠올리게 하는 요 소가 곳곳에 배치됐다. 특히 영화 말미 검은 사제들의 주역 강동원이 우정 출 연한 사실이 알려져 개봉 전부터 큰 화 제가됐다. 검은사제들이 544만관객을 사로잡은 흥행작인 만큼 장르마니아층 의관심도상당하다. “검은 사제들의 팬 분들이 많아 부담 이 되는 건 사실이에요. 그렇다고 전작 을 염두에 두고 연기하지는 않았어요. 검은 수녀들은 오컬트 장르이지만 드라 마적인 면이 더 강하다고 생각해요. 신 념이 다른 두 여성이 만나 하나의 마음 이 되고 한 아이를 살리기 위한 목적으 로달려가거든요. 다른오컬트물과는결 이다르죠.” 송혜교는 자신을 현실적인 성격이라고 소개하며“타로점을 보는 건 좋아할지 라도 구마 같은 건 믿지 않는다”고 밝혔 다. 그런 그에게 판타지적인 요소가 다 분한검은수녀들은그간해왔던로맨스 물과는 또 다른 영화적 상상력이 요구 됐다. 그럼에도 검은 수녀들은 송혜교가 출연을결심하게할만큼매력적인무형 의 힘이 존재한 작품이다. 송혜교가 연 기한유니아신부는세간의수녀상에대 한 고정관념을 과감히 깨부수며 수녀복 을 입은채 흡연과 거친 욕설까지 서슴지 않는 대담하고 저돌적인 인물로 그려진 다. “사실‘두근두근 내 인생’(2014)을 찍을 때만 해도 욕을 정말 못했어요.욕 이라는 게 악센트가 중요하잖아요. 그 런 것도 어떻게 하는지 몰라 욕을 못한 다는 소리를 좀 들었죠. 살면서 욕이 는 것 같아요. 흡연 장면도 있는데 처음에 는 고민이 많았어요. 제가 비흡연자이 기도해서그런장면들을빼달라고할까 생각해 봤는데 유니아라는 캐릭터를 설 명하는데 아쉬움이 많을 것 같았어요. 유니아는자유로운영혼이라고할까, 우 리가 보통 생각하는 수녀와는 달라요. 그런장면들이그녀의성격을잘보여줄 수있을거라고생각했어요. 영화의도입 부부터흡연을하기때문에가짜로하면 제가연기하는유니아의모든게가짜가 될 것 같았어요. 그리고 흡연자들은 진 짜 피우는지 다 안다고 하시더라고요. 주변에서도 마음을 먹었으면 제대로 해 야 하지 않겠냐는 말을 해 주셔서 6개월동안연습을 했죠.” 유니아 수녀는 거칠지 만 누구보다 단단한 내면을 가진 인물이 다. 반면 전여빈이 연기한 미카엘라 수 녀는 자신의 능력을 부정 하고 유니아 수녀의 존재에 한 없이 흔들린다. 종국에는 유니아 수녀에게감화돼진한우정과연 대를 보여주는 다면적인 캐릭터 다. 특히미카엘라수녀가희생을 위해 남은 유니아 수녀를 뒤로 하 고 절뚝이며 종을 치러 달려가는 장면 은 송혜교의 가슴에 슬픈 응어리로 남 았다. “미카엘라는 트라우마도 있고 자신이 귀태라는 사실을 계속 밀어내고 현실을 부정하는친구잖아요. 반면에유니아는 그런 것들을 일찍 받아들이고 인정한 상태예요. 그래서 단단한 삶을 살고 있 고웬만한일에는흔들리지않고두려워 하지 않는 인물이라는 생각으로 연기에 임했어요. 후반부유니아를부정했던미 카엘라가 결국 한편이 돼요. 그제야 서 로의 마음을 알겠는데 유니아가 자신을 희생하고 아이를 살리겠다고 고집을 부 려요. 그 상황에서 미카엘라는 또 자기 가 할 일을 해야 하고요. 그런 마음들을 여빈 씨가 연기로 잘 표현해 줬어요. 종 치는 장면이나 또 종을 치고 나서 빗속 을 뛰다가 넘어져서 울 때 저도 같이 마 음이아팠죠.” ‘가을동화’( 2 0 0 0 ),‘풀하우스’ (2004),‘태양의 후예’(2016) 등 다수 의 로맨스 작품으로 단단한 내공을 쌓 았지만 최근에는 장르물에 빠져있는 송 혜교다. 그러나 장르적 한계는 두고 싶 지않다며웃어보였다. 송혜교는 28년 연기 인생에서 새로운 터닝포인트를 맞이하고 있다.“멜로는 여전히 좋아요. 사랑하는 장르죠. 더 글 로리로 처음 장르 연기를 하면서 저 자 신이 너무 재미있었고 새로운 경험을 했 어요. 그래서 바로 사랑 이야기로는 돌 아가고 싶지 않아요. 아예 안 한다는 건 아니고 언젠가 기회가 된다면 다시 찍고 싶은 마음이에요. 지금은 장르 쪽에 마 음이 더 가 있지만요. 저의 새로운 모습 을 찾아가는 과정이 재미있는 것 같아 요. 장르물 안에서 캐릭터를 연기하면 간만에 사이다를 먹은 기분이거든요. 마음을 감추는 역을 많이 했었기 때문 에 잘할 수 있을까 걱정을 했었는데 어 렵지만 또 신나게 연기를 하고 있더라고 요. 검은 수녀들을 찍으면서 현장도 너 무빨리가고싶었고현장에있는시간도 즐거웠어요. 그런기분을오랜만에느껴 본것같아요.” 송혜교는 연기를‘진실’이라는 한 단 어로정의했다. 평생흡연은생각도해본 적 없는 그가 오직 연기만을 위해 담배 를배웠다.‘가짜’를진짜로만드는것이 연기의 본질임을 몸소 보여준셈이다. 스 크린속송혜교의연기가관객에게깊은 울림을 선사할 수 있는 이유이기도 하 다. “연기란 진실이 아닐까 싶어요. 어떤연 기든 진실된 마음에서 우러나오지않으 면 표현이 잘 되지 않거든요. 특히 우는 신도그렇고괴로워하는신은감정이안 잡힌상태에서거짓으로흉내를내는척 하면 다 들통이 나더라고요. 그래서 제 연기의핵심은진실인것같아요.” 신영선스포츠한국기자 “흡연연기위해6개월연습” 자타공인 ‘멜로퀸’ 송혜교가장르적변신으로새얼굴을선보였다. 넷플릭스 ‘더글로리’에서문동은역으로인생첫장르물에도전, 연기적변신에성공한 송혜교가차기작 ‘검은수녀들’ (권혁재감독)로 또다른연기변주에나섰다. 영화‘검은수녀들’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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