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전자신문
2025년 2월 1일 (토요일) 오피니언 A8 김정자 시인·수필가 행복한아침 www.HiGoodDay.com 우리마을공원을걸을때면마음 이한껏부푼다. 낯익지않은분들 까지도웃으며인사하는일에인색 하지않다. 유모차에앉은어린아 이들까지도서슴없이손을흔들며 인사를 나눈다. 아침 산책길에서 얻은에너지로하루를갈무리하며 다스리기에 충분하다. 어느 날 약 속 시간보다 일찍 도착한 터라 약 속 장소에서 가까운 공원을 찾게 되었다. 우리마을공원에서늘상 해오던 습관으로 스치는 분들 마 다 웃음으로 목례 정도로 인사를 하다가한국분같다는생각에‘안 녕하세요’인사를 건넸더니 돌아 오는 반응이 의외였다. 무반응은 그런대로괜찮은편인데, 마치‘왜 그래, 어쩌라고, 별일일세’하는 표 정들이다.대체적으로우리민족은 표정들이 근엄하신 편이다. 여러 모임에참석하다보면웃음유발자 가있는모임은분위기가따스하고 밝은데비해만나면서부터헤어질 때까지의무적인만남처럼인사치 레만나누고는묵묵히앉았다가식 사를 나누고는 헤어지곤 하는 사 례가이어지기도한다. 정확하게 집어낼 수 없는 무언가 세태를 변하게 한 것은 틀림없다. 코로나이후로어쩐지일상의변화 뿐 아니라 사람 대하는 일에까지 이전 같지 않다는 아쉬운 탄식에 실려주변에서도웃을일이없다며 이구동성이다. 황량하고 답답함 만 신재될 뿐 침울한 분위기가 어 쩔수없다는듯이어지고있다. 주 변을 기웃거려 보아도, 고국 소식 도, 이땅의흐름도그리통쾌한소 식도, 신나는일이별로없다. 미간 에 주름이 늘어가는 것에 보탬이 될지언정활짝웃을일을찾아보기 가 어렵다는 하소연에 다들 그러 고 살아간다는 메아리만 들릴 뿐 이다.눈물날만큼웃고싶은,웃음 을 부추겨줄 웃음거리 소재가 절 실한데무표정만읽어질뿐웃음거 리 찾을 길이 묘연하다. 어휘적이 든 상습적이든 분위기 전환을 유 도해 줄 유머감각이 뛰어난 재원 발굴이 시급하다. 어떤 명분이든 반전을 둘러댈 능력자가 나서 주 었으면 싶은데. 도심 나무가 잘려 나가고 끝없이 신축 아파트가 들 어서고 신형 전기차 모델 오픈쇼 가 화려하게 열리고 도심의 밤을 장식하는휘황한전광광고판들이 며 스포츠 시승기를 화려하게 장 식하고 있는 각종 행사들이 개최 되고 있지만 열광은 있어도 웃음 은메말라있다. 웃음이란 인류 역사적 고찰에서 도흔하지않았던것같다. 흔했던 것으로 착각이 들기도 하지만‘웃 으면 복이 온다’거나‘한 번 웃으 면젊어지고한번화를내면그만 큼늙는다’했을까싶다.결론은웃 음이 일상에서 그리 흔하지 않을 뿐더러노력해서라도웃음유발을 유도해내며억지로라도웃어보자 는 것이다. 웃음의 뿌리는 마음이 다. 정작 웃음이란 마음에서 비롯 되는 것으로 마음이 여유롭고 평 안한데서우러나는웃음이자연스 럽게얼굴에실리게되는것이다. 사랑과 진심이 담겨있는 마음에 서 저절로 피어나는 웃음이 미소 다. 미소는 마음 중심에 담겨있는 온화함그대로드러나는것이라서 살며시번지는미소는아름다운이 슬 같은 은은한 웃음이 표정에 깃 들게된다. 얼굴가득머금은웃음 은주변에까지평화를방출하게된 다. 웃음으로 위안을 베풀고 활기 를 북돋우어 주는 덕담에 버금가 는 격조있는 삶의 윤활유가 되어 준다. 웃음은우리네인생에아무런해 악이나불편을끼치지않지만예외 가있다. 환심을사기위해마음에 도 없는 선웃음을 흘리는 것은 진 심이실리지않은이중적인태도에 서 빚어진 불의한 웃음이다. 이유 없이 실실 헤프게 웃어대는 웃음 또한 경계 대상이 된다. 이용 가치 에 따라 교묘하게 표현되는 웃음 을분별할줄알아서이유없는피 해를 입는 일은 지양되어야 할 일 이다. 웃음 형태도 가지가지다. 파안대 소, 수줍은웃음, 히죽히죽김빠진 웃음, 헛웃음도있고폭소에냉소, 너털웃음,억지웃음,거짓웃음,실 실거리는웃음도있다. 다변적감정이눈웃음에,마음에 도없는억지웃음을입에물고헤 죽거리는 몰염치한 웃음도 있다. 함부로 깔보고 비웃는 냉소, 대상 을유혹하기위한눈꼬리에간사가 흐르는 교묘한 웃음에, 객쩍은 뜻 없는웃음도있다. 웃음중으뜸은 빙그레 웃음짓는 미소일 것이다. 따스함과 훈훈한 마음이 그 웃음 속에고여있기때문이다.이왕이면 ‘불평비난원망공격을멈추고이 제 그만 가볍게 웃어가며 살아가 는세상과만나고싶다. 웃음에인 색할 이유가 없지 않은가. 인간은 웃을 수 있는 유일한 능력을 가진 만물의 영장이다. 빙그레 웃음을 띠고 하루를 열어보자. 웃음은 하 나님이허락해주신아름다운선물 이다. 웃음은그리큰노력이나대가를 치르지 않고서도 웃음 유발과 함 께소망과기쁨을나눌수있다. 인 생노정에만나안식을얻을수있 는정연하고고즈넉한정원에비견 될수있겠다. 사막같은세상에오 아시스를 가꾸어 갈 수 있도록 웃 음 예찬을 정성껏 가꾸어 갔으면 한다. 웃음을공유할수있다는것은같 은추억을가졌고같은윤리관, 같 은 웃음 코드를 지녔기에 같이 웃 을 수 있음이요 더불어 소통할 수 있다는반증이아닐까. 같이 웃는 것 만큼 행복한 일이 어디 또 있을까. 까르르 숨 넘어갈 듯 웃어대는 웃음 소리가 적막한 세상의꽃으로만발하기를소망드 린다. 웃음이 가득한 집에 만복이 깃든다는우리네조상들의말처럼 설날을기해을사년한해에도모든 가정에박장대소하며행복이가득 한복된한해가되길바라는마음 간절하다. 웃음을 잃지 않고 살아 가노라면아름다운세상이도래할 것이기에. 웃음 예찬 시사만평 계란값 쇼크인데 애덤지글리스작 케이글 USA 본사특약 인플레이션이 문제되는 것은 대통 령이 민주당일 때만이야… 마가 상한계란… 지난 20일, 미국 제 47대대통령취임식이 있었다. 남편이출장가던날 이라생중계를제대로 보지못했다. 유튜브에 오른 영상 을다시찾아보았다. 한글 자막이 나오니 얼마나편하던지체증 이내려갔다.대통령은취임사에 서 미국의 황금기가 바로 지금 시작된다고밝혔다. 황금기가 시작되면 국민의 삶 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알 수 없 으나, 부디 삶의 질이 향상되고 민생고에숨통이트였으면좋겠 다는 실낱 같은 희망을 걸어 보 았다. 아울러 미국인의 희망, 번영, 안전, 평화를 되찾기 위해 신속 하게 움직일 것이라는 약속도 하였다. 그렇게만 된다면 얼마 나좋을까. 아무쪼록미국인뿐아니라,세 계의 평화와 경제 안정에도 두 루 선한 영향력을 미치는 훌륭 한지도자가되었으면좋겠다. 알고리즘 탓인지 관련 영상이 계속떴다. “취임식공연사고미공개풀영 상! 대체무슨일이?”라는타이 틀이시선을끌어당겼다. 음향에 문제가 생겨 무반주로 불렀던캐리언더우드의취임식 축가에 관한 영상이었다. 지난 번에긴장하고보았던장면이라 집중해서보았다. 그녀가축가를부르기위해관 중앞에섰는데, 불러야할노래 반주가 나오지 않았다. 25초쯤 지났을때 1초간반주가들렸는 데, 이내끊기더니복구가안되 는상황이발생했던거다. 1분20초동안정적이흘렀다. 나 같은 소시민의 경험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그녀에게도 그 시간은천년처럼느껴졌을것이 다. 대통령의표정도편치않아보 였다.관계자가그녀에게사정을 알리는듯보였다. 그녀는 관중에게 가사를 아 는 분은 함께 불러달라고 유도 하며 무반주로‘America the Beautiful’를 노래하였다. 진심 을담은 1분간의연주는서늘했 던 식장 분위기를 순식간에 녹 여주었다. 라디오방송에서의 정적은 방 송사고다. 10초만 소리가 끊겨 도청취자는고개를갸우뚱하게 된다. 그런데 2분여간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면 초대형 방송 사고인거다. 그런 면에서 화면이 보이는 건 그나마 다 행이었다. 그러려니 했거나, 모르고 지나 간 사람도 있었을 테 니까. 매체들은 위기 를 잘 넘기고 우뚝 선 캐리 언더우드의 오 래전영상까지찾아내 서올리며칭찬하였다. Global Direct News 동영상에 서진행을맡았던유미나도“위 기는 기회가 아니라, 위기는 준 비된 자들에게 선물이다”라는 말로 그녀의 침착한 대처 능력 과실력을높이평가했다. “위기는 준비된 자들에게 선 물”이라는 말이 적용되는 예는 많을것이다. 그중 하나가 KBS교향악단 이 원석 팀파니 수석의 경우가 아 닐까싶다. 정기연주회도중2번 팀파니가찢어지는사고가발생 했다. 건조한 날씨 때문에 악기 가 예민해진 데다 말렛으로 강 하게 연타하다 보니 가죽이 쩍 갈라졌던거다. 연주자는 신속히 악기를 빼내 고 1번악기를 3번곁에붙이더 니 팀파니에 귀를 바짝 대고 빠 르게 조율하여 음을 맞추었고, 마침내 쇼스타코비치 교향곡 11번의중요구간을팀파니3대 로완벽하게연주하였다. 그 영상으로 인해 팀파니라는 악기에 관한 관심이 높아졌고, 그는 주목받는 사람이 되었다. 위기에 대처했던 그의 행동이 단순한 순발력이었다고는 생각 지않는다.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는 속담을굳게믿는다. 넘어져봐야일어나는법을알 게 되고 실패해 봐야 단단해진 다. 경험이 축적되면 노하우가 생 기듯 위기를 극복하는 힘도 그 렇게길러질것이다. 여느 때보다도 안정과 회복이 요구되는 시기이다. 전쟁, 산불 을 비롯한 자연재해, 경기침체 등으로 생긴 깊은 상처가 하루 속히치유되고새살이돋았으면 좋겠다. 국민의소원을담은문장끝마 다“이루어졌다”라는동사가붙 어서 저마다 행복한 황금기가 도래하기를, 준비 없이 맞은 위 기까지도 선물이 되는 기적 같 은2025년이되어주길전심다 해기원해본다. 위기라는 선물 한국 춘추 박인애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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