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전자신문
2025년 2월 8일 (토요일) 오피니언 A8 한자&명언 ■ 演技(연기) *행할연(水-14, 5급) *재주기(手-7, 6급) ‘He is a good actor.’는‘그는 ○○를 잘 한다.’는 뜻이다. 공 란에적절한말은?①連記②演 技 ③煙氣 ④延期. 답인‘演技’ 에 대해서 하나하나 야금야금 뜯어보자. 演자는‘길게흐르는물’(long stream)을 뜻하기 위한 것이었 으니‘물 수’( 氵 =水)가 의미요 소이고,寅(삼가할인)이발음요 소임은縯(길연)도마찬가지다. ‘널리펼치다’(stretch widely), ‘펼쳐 보이다’(perform) 등으 로도쓰인다. 技자는‘손재주’(handicraft) 를뜻하기위한것이었으니,‘손 수’(手→ 扌 )가 의미요소로 쓰 였고, 支(가를 지)가 발음요소 임은妓(기생기)도마찬가지다. 후에 일반적인 의미의‘재주’ (ability; talent)를 가리키는 것 으로확대사용됐다. 演技(연:기)는‘재주[技]를 나 타내 보임[演]’이 속뜻이고, ‘어떤목적이있어일부러남에 게 보이기 위하여 하는 말이나 행동’을이르기도한다. 자녀에게물려줄유산문제로 고민하는 분이 계신다면 다음 명언을곱새겨두자‘안씨가훈’ 이란책에나오는말이다. “천만 냥의 재물을 쌓아 주기 보다, 자그마한 재간을 갖추게 하는것이낫다.” 積財千萬,적재천만 不如薄技在身.불여박기재신 -顔之推의‘顔氏家訓’ 전광진성균관대명예교수 <삼국지공부방> 김정자 시인·수필가 행복한 아침 체험삼아 인내의 한계를 실험해 보기로 했다. 대담이 끝날 때까지 귀를기울이기로작정하고대화의 귀결에 귀를 기울여 보기로 했다. 이야기를 들어줄 사람이 그리웠 다는숨길수없었던마음이드러 나 보인다. 측은지심으로 들어드 릴수있는행운을만난기분이다. 다행이었던것은대화에끼어들기 회가 닿지 않아 덤벙대지 않았다 는 소소한 안도감에 뿌듯한 여유 를얻게되었다. 인내한계실험은 성공적이었다. 말이 분주한 사람 으로살아가기에는잘갖춰진표 현력에순발력이발휘되지못한터 라서두르지않았던것같다. 생각 이나느낌을글로표현해왔었기에 말에는 항상 허술하고 어설프다. 글은다듬고다듬을수있는여분 의 넉넉함을 얻을 수 있음이지만 말로 전달하는 일에는 변함없이 노상 서툴다. 결론으로 얻은 것은 말을 설득력 있게 잘하는 사람들 축에끼이지못한주제를감사하기 로했다 사람들이 모이고 만나지는 모임 들에 참석하다 보면 자리에 앉기 가무섭게자신의소신을털어놓기 에여념이없는분들을만나몸둘 바를 모를 경우들이 발생하곤 한 다. 대화는감정과인지, 지성과감 성 사이를 넘나드는 일인데, 대중 이 모인 곳이면 모임의 질서를 무 시해가면서까지자신을드러내야 만 사회적 의무를 다하는 것으로 착각하는 인물들이 심심찮게 눈 에띠인다. 목에핏대를세우고부 르짖는다 해서 말하고 있는 주제 의중요성이 충분히 전달될 수 있 을까. 의구심이 생기는 경우가 허 다하다. 대화를 설득력 있게 잘하 는사람대부분이생각이깊은편 이고창의적인분야가넓게조성되 어있다. 내가지켜본대화에유능 한 사람의 공통점은 대화 이전에 자신에게 질문하고 스스로 답해 본 후에 말을 아끼며 자신을 성찰 해왔다는점이다.자신과진솔하게 대화를나눈사람이어야타인과도 폭넓고훈훈한대화를나눌수있 을 것이다. 대화는 들음에서 시작 되는것으로인정해왔기에무리들 가운데서도말하는편에서기보다 듣는 편에 서기를 오래 전부터 지 켜온터다. 이즈음의 세상은 화려하거나 번 듯한 간판을 좋아하는 경향이 짙 다. 화려한 백그라운드가 내용과 일치하면오죽좋으리요만그렇지 못한데서실망과허무가덧나게된 다. 어느 모임에서였다. 어느 분이 자의적으로뜬금없이‘사랑’을주 제로자기생각을열심히피력했지 만 아무도 대꾸하는 사람이 없었 다.공허한정적만흐를뿐이었다. 그주제는설명이나말로표현되 기보다느낌,울림,감각,감정이실 린 난제가 섬세하게 숨겨져 있는 편이라인류에게주어진영원한숙 제일것이라는생각에머문다. 어쩌면 발언하신 분의 외로움을 쏟아낸 파장이 제대로 전이되지 못한 것 같다는 생각까지. 세상은 갈수록 외향적인 간판을 좋아하 는흐름이빚어낸곁길처럼내면과 일치하지않는실수가빚어낸대화 의결렬이아닐까. 해서군중속의 고독이란 말이 사라지지 않고 있 나보다. 열변을토하던분의표정 이일상중에문득문득떠오른다. 인간세상 압축판 같다는 생각과 함께. 설득력 있는 대화로 이끌어 내기 위해 듣는 이들로 하여금 먼 저 마음을 열도록 했어야 했는데. 아쉬움이맴돌긴하지만어쩌면일 상에서 잘 훈련될 기회를 갖추지 못한 경청의 힘을 기르며 대화의 장으로나설수있었으면하는대 안도 떠오른다. 대화의 기본을 경 험에서 얻어진 소재를 나누는 것 보다 미래 지향적인 대화 소재가 더 바람직할 수 있겠다는 추론까 지명제로이끌어내게되었다. 살아가노라면 말을 청산유수로 잘하는 달변가도 만나고, 야무지 지못하고,맛깔나게말을잘못하 는사람도만나게된다. 그들중에 는 실속 없이 말만 뻔질나게 잘하 는사람도있고두루두루갖춘사 람인데 말까지 잘하는 사람도 있 다. 한데신기한것은달변가로알 려지신 분과 대화를 나눈 적이 있 는데누구보다강단연설에능하신 분인데의외로대화를나누기에는 피곤이 몰려왔다. 상대를 의식하 지 않으신 듯 자신 생각만 피력하 시면서대화를나눌기회는무시해 버리는 경향이 짙었다. 대화는 테 니스처럼 서로가 던진 공이 포물 선을 만들며 정확하게 주고 받듯 상대의 말이 끝나면 자연스럽게 서로가 대화를 이어가는 모습이 최상의 대화 태도가 아닐까 싶은 데, 어쩌면 대화 자체에도 서로가 훈련이필요하다는생각이든다. 한데대화가잘진행되는것도바 람직하지만그보다더건실한대화 법으로 침묵까지도 나눌 수 있는 관계가 부럽다. 침묵은 믿고 의지 할 수 있는 서로를 향한 신빙성이 두터운친밀한사이에서일어나는 각별하고색다른대화법이라할수 있겠다. 이러한 관계에서 침묵은 서로말없이도이루어지는대화일 수도 있겠지만 서로의 말을 존중 하고 짧은 단어 하나만으로도 충 분한 소통이 성립될 수 있는 경지 에이른것일게다. 대화는들음에 서부터라는말이설곳을잃은셈 이된다. 사회구성원들이지켜야할질서 나행동규율등에암묵적으로부 과되는 과정의 일부로 소통의 필 수인대화의본질은들음에서부터 시작된다는것은변함없는불문율 이다. 말하기보다먼저들을줄아 는 편만한 세상이 도래하기를 소 망을얹어기대해보려한다. 대화는 들음에서 1979년 1~2월이란에서는독 재와 부패로 얼룩진 팔레비 왕 정이 무너지고 이슬람 근본주 의세력이득세했다. 그해 11월에는미국이팔레비 전 국왕의 입국을 허가하자 이 란학생시위대가전국왕의송 환을 요구하며 테헤란 주재 미 대사관에난입해 50여명의외 교관을 인질로 억류하는 일까 지벌어졌다. 이에지미카터미국대통령은 이란산 석유 수입 금지와 120 억달러에이르는재미이란공 적자산에대한동결조치를취 했다. 1977년제정된국제비상경제 권한법(IEEPA·International Emergency Economic Pow- ers Act)이최초로적용된사례 다. IEEPA는 미 대통령이 1917 년 제정된‘적과의 거래법 (TWEA)’을 근거로 전시 상황 에만타국에경제제재를할수 있던것을평시에도할수있게 한법이다. 국가안보, 외교정책, 경제안 정 등이 위협받는 상황에서 대 통령이 자산동결, 금융거래 제 한, 수출입 통제, 거래 금지, 기 업·개인 제재 등을 할 수 있게 했다. 미국은 이 법을 활용해 2001 년 9·11 사태 때 테러 조직의 자산을차단했고2006년북한 의 1차 핵실험 때는 북한 자산 을 동결했으며 2014년 러시아 의크림반도합병때관련러시 아 기업·인사의 자산을 묶었 다. 도널드트럼프미대통령이불 법이민과펜타닐등마약유입 과 관련해 국가비상사태로 규 정하고4일부터중국·캐나다· 멕시코 제품에 10~25%의 추 가 관세를 부과할 것을 선언했 다. 이에 해당 국가들은 같은 비 율의 보복 관세, 세계무역기구 (WTO) 제소 등을 천명하며 맞 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유럽연합 (EU)에 대한 관세 부과도 위협 했다. 세계경제의블록화와미국우 선주의 등으로 무역 전쟁이 본 격화하고있다. 미국이 관세 부과를 위해 동 원할수있는법은 IEEPA외에 도 무역법 301조(외국의 불공 정 행위 대응), 관세법 338조( 미국 상업 활동 차별), 무역법 122조(무역수지조정) 등다양 하다. 수출의존도가높은우리경제 가 글로벌 정글에서 생존하려 면 정부와 정치권이 경제 지원 을위해힘을모으고기업도비 상한각오로대응해야한다. IEEPA 만파식적 시사만평 불과 얼음 데이브와몬드작 케이글 USA 본사특약 트럼프가 아무 이유 없이 나를 해고(fire)할까봐 불안해! 트럼프연방공무원감축 연방 이민세관단속국(ICE)이 나와 우리 가족을 갈라놓을까봐 불안해. 오현환 / 서울경제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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