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전자신문
2025년 2월 14일 (금요일) 오피니언 A8 뉴스칼럼 마음의 풍경 최 모세 고전 음악·인문학교실 맥도널드를 선호하는 S 선생님 과 버거킹을 선호하는 나와의 취 향이다름을인정하지않을수없 다. 햄버거점을찾기전, 맥도널드나 버거킹을선택하는데의견개진이 쉽게 이루어지는 경우가 드물다. 서로 미각의 차이가 있음을 어떻 게할것인가? 두 햄버거의 독특한 맛이 크게 다르지 않음에도 왜 이러한 결정 이까다롭게작용하는것일까? 서로가 자신의 입맛에 길들어진 식생활에 익숙해 있다는 사실이 다. 길들어지는 것에 익숙하면 자칫 고정관념과편견에빠지기쉽다. 자신이 추구하는 것에 절대성을 부여하는 확신이 인간관계를 헤 치며 벽을 쌓는 소지가 다분함을 유념해야하리라. S 선생님은 50년이넘은오랜미 국 생활에서 맥도널드 햄버거의 맛에 자연스럽게 길들어져 있음 이다. 나 역시 이민 올 무렵 25년 전 한국에서부터 버거킹 햄버거 의 맛에 길들어져 있음을 부인할 수없다. 그시절이나지금도워낙햄버거 를 좋아해서 자주 점심시간에 햄 버거전문점을찾는다. 미국생활에서는쉽게점심을해 결할 수 있어 자연스럽게 햄버거 를먹게되는데늘꿀맛이다. 먹고마시고하는일을감사함으 로 한다면 즐거움이 배가되며 건 강관리에도유익하다. 식생활에서 까탈스러워 음식 맛 을 제대로 음미하지 못한다면 사 는재미가반감되지않겠는가? 은퇴한 의사인 S 선생님은 어느 덧80대중반을넘어섰고나도80 대 초반에 들어선 우리는 식성은 같은편이다. 격동기를살아온동세대의역사 관과 삶의 양식과 정서가 서로 공 감하는부분이닮아있다. 그분은 의사로서 인품이나 직업 에 대한 헌신은 남달라 누구에게 나존경의대상임을알수가있다. 바둑을 좋아하는 선생님은 애틀 랜타의 프로급으로서 기왕의 영 예를 획득한 명석한 두뇌의 소유 자이다. 바둑에문외한인나는바 둑판의 그 심오한 묘수를 알 수가 없다. 가끔“인간 삶이 바둑판만 못하 다”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지만 말이다. 그는 음악에 대한 이해는 깊지 않아 음악을 좋아하는 나의 열정 적인 내면의 세계는 더더구나 이 해하기가쉽지않을것이다. 그는 현실의 중요성을 절대시 하는 정신세계와 확고부동한 삶 의 원칙에 충실한 신념을 지녔으 나 자신의 이성을 신봉하는 편이 다. 서로정신과내면의균형을이루 는 선한 의지로 삶의 흠결을 내는 어리석음은멀리하고있다.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지향하는 보수 성향의 세계관과 이념의 동 질성은뜻을같이하고있다. 크리스천의 가치관, 정체성은 객 관적인 삶의 적용에 있어서 현격 한차이가있다. 항상내면의실체를깊이고찰하 는 인문학도인 나와 상당 부분의 견해차이가있음을느낀다. 인간관계에 있어서 생각의 다름 을 인정하고 수용하면서 서로 사 유의체계를넓혀가고자한다. 우리는자주전화로소통하며이 따금 만나 식사 후 커피를 마시며 환담하는시간이있다. 현재 시국관에서 생각을 같이하 지만, 삶의가치추구와취향은서 로가다름을인정한다. 현실적인 문제에서 의식이 경직 되어 본질적인 것은 멀리하고 비 본질적인 것에 매달리는 우를 범 하지않아야겠다는생각을한다. 서로의 실체적인 삶의 상황이나 지향하는 정신세계는 판이하지만 말이다. 삶의 본질에 충실하기보다 비본 질적인 것에 경도해 삶의 순수함 을잃는것같아답답할때가있다. 살아가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인 간에대한깊은이해다. 사람의 마음을 살피는 너그러움 은 인간을 사랑하는(Humanism) 마음이있어야가능하다. 인간의 존엄성과 생명력을 존귀 하게 여기며 사랑의 정신을 실천 하는마음을말이다. 소중한삶의본질이위태롭게되 는내용의고전적소설 [천국의열 쇠] [성채]가있다. 영국의 작가이며 의사인“크노 닌”은불우한어린시절탄광촌에 서성장했다. 자전적인 소설 [성채]는 탄광촌 의 열악한 환경에서 환자들을 사 랑의 정신으로 돌보는 휴머니스 트젊은의사의일대기이다. 고결한 영혼을 지닌 안드레아는 정직과성실성으로상류사회에진 출하는성공을이룬다. 그는화려한삶의절정에서세상 의 유혹으로 영혼과 양심의 위기 를맞는다. 사랑하는아내크리스틴의간곡 한 충언에도 깨닫지 못하고 자신 의 명예와 아내까지 잃고 나락에 빠진다. 순수함잃은삶의선택으로법정 에 서게 되면서 영혼과 심성의 회 복이이루어지는결말이다. 삶의순수한본질을잃고물질적 인 채움에 전력을 다했던 어리석 음에서 벗어나 베푸는 삶의 교훈 을얻게됨을감사한다. 삶의 슬기로운 선택 시사만평 밥잉글하트 <케이글 USA-본사특약> 올해 발렌타인 선물은… 어머 스윗하셔라! (비싼) 계란을 12개씩이나! 대통령의 언어 20세기초중반세계철학계를 대표했던 독일의 철학자 마르 틴하이데거는“언어는존재의 집”이라고 했다. 언어는 단순 한의사교환의수단을넘어바 로인간자체를의미한다는얘 기다.그런만큼우리가어떤말 을하는가는곧우리가어떤사 람인지를그대로드러내준다. 보통 사람들도 그럴진대 하물며 대통령이라면 어 떠해야 할지 두말 할나위도없다. 국가의 최고지도 자다운 언어를 구 사해야한다. 꼭달변일필요는 없지만 절제되고 기품 있는 언어를 구사할줄알아야한다. 그런데현재내란우두머리혐 의로 구속돼 탄핵심판과 형사 재판을같이받고있는윤석열 대통령은재임기간내내끊임 없이말과관련한구설수에올 랐다. 때와장소를가리지않고 튀어나오는그의반말어투,그 리고 정제되지 않은 어휘들과 배제의 언어로 구성되기 일쑤 였던그의발언들은통합의메 시지와거리가멀었다. 가장 고질적이었던 것은 그 의반말습관이다. 특히현장방 문 일정에서는 습관적으로 반 말들이 튀어나오곤 했다. 이태 원참사현장을방문했을당시 “그렇게많이죽었단말야?” “ 여기에 인원이 얼마나 있었던 거야?” “압사? 뇌진탕 이런 게 있었겠지”등 계속 반말을 했 다. 특히 지난해 11월 국민들 앞 에서 사과한다며 가진 기자회 견석상에서도대변인을향해“ 하나정도만해.목아프다” “더 할까”라며 반말을 이어갔다. 국민들 모두가 듣는 자리에서 였다. 그리고 그 유명한‘바이든- 날리면’발언이 있다. 2022년 9월 방미 중 당시 외교부 장관 등과 함께 이동하는 과정에서 “국회에서 이 새끼들이 승인 안해주면○○○쪽팔려서어 떻게하나?”라고말하는게카 메라에잡혔다.‘○○○’가바 이든이든 아니면 날리면이든 상관없이그의말이짧았던것 은사실이다. 이런사례는일일이열거하기 도힘들정도로많다. 그가 습관적으로 주변에 반 말을하는것을두고검사시절 피의자에게 말하던 습관이 입 에밴탓이라는설명이많았다. 그러자 피의자에게는 반말을 해도 되는가라는 지적들이 뒤 따르기도했다. 대선캠프관계자들증언에따 르면 윤석열은 캠페인 회의석 상에서상대후보 를 이xx 저xx로 지칭하기 일쑤였 다는 것이다. 그 에게는 기본적으 로존중과예의의 언어가결여돼있 음을보게된다. 하지만 그의 짧 은 말보다 더 심 각했던것은메시 지에서 수시로 사용한 공격적 인언사였다.그는재임기간내 내 이분법적 사고를 벗어나지 못했다. 기본적으로그의언어 는설득그리고통합과는거리 가 멀었다. 지나치게 갈라치기 와 공격에만 몰두하는 모습이 었다. 지지자들은 만족시켰을 지 몰라도 반대자들 포용과는 너무거리가멀었다. 지도자, 특히 국가지도자의 말은 단순한 의사표현의 수단 이 아니다. 그의 말 한마디 한 마디는국가정책이자메시지이 다. 여기에따라자신의개인적 운명은 물론 국가의 명운까지 좌우될수있다. 그래서성현들 은말에대한교훈을들려주면 서특히지도자들이혀를놀릴 때는더조심하고가다듬을것 을권면했다. 마침 17일은 대통령의 날이 다. 2월에는 워싱턴과 링컨, 그 리고레이건등훌륭한미국대 통령들이 많이 탄생했다. 미국 은이들이남긴유산을되돌아 보자는뜻에서2월의3번째월 요일을 대통령의 날로 제정해 기리고 있다. 2월 태생 대통령 들의 공통점은 국민들과 진정 으로소통하고교감할줄알았 던인물들이었다는사실이다. 윤석열이이들로부터약간이 나마 교훈을 얻었더라면 지금 의처지가되지는않았을것이 다. 윤석열의어처구니없는정치 적 몰락은 타인에 대한 존중 과배려가결여된그의언어습 관 속에서 이미 그 씨앗이 배 태되고 있었던 것인지도 모른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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