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전자신문
2025년 2월 21일 (금요일) 오피니언 A8 독자 기고 <윤배경> 대한변호사협회편집위원및 칼럼리스트(2009-2019) / 서울지방변 호사회편집위원및칼럼리스트(2007- 2016) / 법률신문 편집위원 및 및 칼럼 리스트(2010-2019) / 농민신문 칼럼리 스트(20180-2023) 역사는반복하는가. 역사적으로 중국은 시종일관 세 계 최대의 경제대국이었다. 중국 은 1700년대후반까지전세계국 내총생산(GDP)의4분의1을차지 하고, 1820년대에는전세계 GDP 의 3분의 1을차지했다. 이는산업 혁명으로 유럽 최대 경제국이 된 영국의6배,신생독립국이었던미 국의 20배에 달했다. 전세계 식민 지를개척하여‘해가지지않는나 라’영국 마저도 중국과의 교역에 서적자를면치못하고있었다. 중 국은도자기, 비단과차등을영국 에수출한반면영국은면직물외 에중국에팔것이없었다. 국제무역으로 인한 적자가 심해 지자 영국은 인도에서 생산된 아 편을 중국에 팔아 넘기는 방법을 찾아냈다. 밀매로 시작된 아편 밀 수는엄청난수익을창출했다. 반면, 중국에는 아편 중독자가 속출했고 그럴수록 영국의 아편 수출은큰폭으로늘었다. 1839년 1000만명의중국인이아편중독 자였다. 중국곳곳에아편굴이창 궐했다. 사회적 부작용이 심각했 음은 물론, 경제적 악영향도 피할 수없었다. 마침내 지속적인 무역적자로 대 규모 중국의 은화가 대외로 유출 되는지경에이르렀다. 청나라조 정은 임칙서를 통하여 아편을 몰 수하고태워버리는강경책을썼다. 영국은 이를 빌미로 중국과의 전 쟁을 개시했다. 이른 바 아편전쟁 의시작이었다. 청나라군대는최첨단의무기체 계와 전술 체계를 갖춘 영국군의 상대가되지못했다. 1, 2차에걸친 아편전쟁으로청나라가종이호랑 이에 불과하다는 사실이 만천하 에드러났다. 서구열강은앞을다 투어중국을마음껏유린했다. 자 칭‘세계의 중심’이라던 중국의 몰락이었다. 최근제2기를맞이한미국트럼 프 대통령이 캐나다와 멕시코에 25%의 관세를, 중국에 대하여는 10%의관세를매기면서관세전쟁 을 시작했다. 그는 대선 공약으로 세 나라가 불법이민과 마약 밀매 에 대한 미국의 우려를 해결하지 않으면수입세를부과하겠다고약 속했었다. 그는 이면 협상을 통하 여캐나다와멕시코로부터국경에 군대를배치하고불법이민과펜타 닐 등 마약을 단속한다는 양보를 받아냈다. 트럼프는 이로써 미국 을 펜타닐로부터 보호할 수 있은 길이열렸다고자찬했다. 펜타닐은 여러 화학물질을 조합 한 오피오이드계 합성마약이다. 미국은 마약 중독으로 인한 사회 적 부작용과 비용은 매우 심각한 상황이다. 매년 펜타닐 중독 혹은 오남용으로 사망하는 자가 수만 명을넘는한편(2023년도기준펜 타닐 사용으로 사망한 미국인이 7만4천 명이었다), 샌프란시스코 등의 일부 지역은 마약소굴처럼 변해 버려 한때 번화했던 상가가 사라졌다. 트럼프가 시작한 관세 전쟁은미국의천문학적무역수지 적자가 주된 원인이지만 불법 마 약의 밀수도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다. 19세기중국에서벌어진일이21 세기 초반 미국에서 유사하게 일 어나고 있다는 기시감(旣視感)이 든다. 19세기 세계 최대 경제대국 이던청나라가무역역조에시달리 고 마약으로 인한 사회부작용을 절감하고 있던 것처럼 현재 세계 최대경제대국미국이무역적자로 시달리고 있고 마약으로 인한 사 회적 비용을 무시할 수 없는 상태 다. 현재의중국은당시의영국마 냥 개방화 세계의 공장으로 불릴 말큼 막강한 제조업을 바탕으로 미국을 턱밑까지 추격했다. 흥미 롭게도중국은펜타닐의주요원료 의 전구체 화학물질의 주요공급 원이다. 다소겹치는부분이있긴하지만 그렇다고 같은 역사가 반복될 것 같지는 않다. 미국은 최대의 군사 강국인 동시에 여전히 과학과 기 술 분야에서 최첨단의 혁신을 이 루어내고 있는 국가다. 미국을 맹 렬히 추적을 하고는 있지만 중국 은 내부의 비민주적 의사결정과 사회 전반에 만연한 부정부패 그 리고 경제의 활력 상실로 고전하 고있는상황이다. 하지만,안심은금물이다. 미국이 21세기아편전쟁의빌미 를 제공하지 않기 위해서는 미국 사회 내의 도덕적·윤리적 기준을 강화하여 마약을 근절해야 한다. 무엇보다도중요한것은제조업을 활성화하여만성적인무역적자를 해소하여야한다. 그런점에서트럼프대통령이마 약의 밀수를 차단하고 미국의 제 조업 경쟁력 확보를 위해 관세라 는무기를끄집어든것은일정부 분이해가가는일이다. MAGA를 외치는 보수주의자들 이 트럼프 대통령을 통해 이루고 자 하는 그림이 이것이다. 그럼에 도 불구하고 그들에게서 초조함 과 조바심이 느껴지는 것은 왜일 까? 새로운 아편 전쟁 윤배경 시사만평 애덤지글리스작 <케이글 USA-본사특약> 바이든 탓? 나는 물가를 낮추고 외국에서 벌 이는 전쟁들에서 벗어나기 위해 트럼프에게 투표했습니다만… 이걸 바이든 탓으로 돌릴 수 있을까요?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관세 관세 관세 무역전쟁 물가 지난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 통령 취임 직후 CNN은 트럼프의 가장큰정적은민 주당도, 중국도아 닌 미국 국채시장 이라고진단했다. 트럼프 2기 행정 부 출범을 바라보 는 월가의 인식을 보여준 평가 다. 경제에악영향을줄수있는 정책을 잘못된 방식으로 추진 하면국채금리는치솟기마련이 다. ‘채권자경단(bond vigilante)’ 이새삼주목받는이유다. 2022 년 영국이 고물가에 시름하는 와중에 리즈 트러스 신임 총리 가 경기 부양책을 들고 나오자 채권 자경단이 시장을 들쑤셨 다. 고금리의 맹폭에 시장이 휘 청이며금융위기그림자마저드 리우자 트러스 총리는 취임 한 달여 만에 퇴임했다. 트러스 총 리의몰락을트럼프대통령이모 를리없다. 물가를자극할수있 는관세를마구잡이로남발하다 가실패한대통령으로전락하고 싶은 마음은 추호도 없을 것이 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를 보면 국채금리를 올리지 않기 위해 신경 쓰는 모습이 역력하 다. 스콧 베센트 재무장관은“트 럼프와 나는 기준금리가 아닌 장기금리를 보고 있다”며 트럼 프 대통령이 미 연방준비제도 (Fed·연준)에대한개입욕구를 누르고 있다는 점을 시사했다. 미국내에너지생산을강조하는 “드릴, 베이비, 드릴”발언은 인 플레이션 기대를 가라앉히려는 의도가담겨있다. 취임이후연일쏟아내는관세 발언도 실상은 예고를 위한‘포 워드 가이던스’에 가깝다는 평 가다. 미리 예고한 뒤 발표하고 실제시행은시차를두는패턴이 갈수록뚜렷해지고있다. 취임과 동시에 10% 보편관세 와60%대중관세를예고했지만 그런일은벌어지지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세계 각국으 로부터동시다발적보복을당할 가능성이있는보편관세대신일 대일맞춤형상호관세를내세우 고있다. 이모든행보에는한가 지 목적이 담겨 있다. 절대로 시 장을 놀래키지 않겠다는 것이 다. 최근 시장도 트럼프의 이러한 전략을이해하는분위기다.취임 직전 4.8% 수준 에 근접했던 미국 10년만기국채금 리는 현재 4.48% 까지내려왔다. 프리야 미스라 JP모건자산관리 매니저는“투자자 들은시장이밀릴 경우 대통령이 관 세정책을유동적으로조정할것 이라는이른바‘트럼프풋’에대 한믿음이있다”고말했다. 효과를 확인한 트럼프는 앞으 로관세에있어지금과같은‘명 목적강공, 실질적신중’전략을 유지할가능성이크다. 특히 관세 부과가 현실화한 현 시점부터는물가지표관리가중 점 점검 대상이 될 것으로 전망 된다. 관세영향에따른물가상승세 가일시에몰린다면시장이공포 에 휩싸일 것이기 때문이다. 이 미트럼프대통령은2월중국관 세는부과하면서멕시코와캐나 다관세는미뤘다. 물가 영향이 3~4월 지표에 몰 리지않도록분산하려는시도가 읽힌다. 이를고려하면 4월이후 예정된각국상호관세도무역적 자 규모가 큰 상대국부터 순차 적으로이뤄질것으로예상할수 있다. 이 과정은 생각보다 길고 험난 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가 관세 카드를 내려놓지 않을 것이라는점에인식을같이한다. 관세를협상수단이자무역적자 감소, 재정수입확대, 제조업활 성화 수단으로 보는 까닭이다. 트럼프대통령은현재국가별관 세외에도철강·자동차·반도체 등 품목별 관세도 별도로 예고 하고있다. 외신들은벌써의약품등신규 품목 관세 가능성도 거론하고 있다. 트럼프와의 관세 협상을 일시 적 이벤트가 아닌 시장과 물가 에 따라 속도와 강도가 조정되 는 장기 협상으로 봐야 하는 이 유다.어쩌면4년내내새로운이 슈와 요구에 대응해야 할 수 있 다. 불확실성은 불가피하다. 그러 나 관점을 바꾸면 트럼프 임기 초반에 결정될 문제는 아닐 수 있다는의미기도하다. 대통령공백으로한미정상간 만남이 기약 없이 미뤄지고는 있지만 우리 정부와 기업이 대 응할 기회와 시간은 아직 남아 있다. 트럼프와의 관세 전쟁은 장기전이다 뉴욕 포커스 김흥록 서울경제뉴욕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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