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전자신문

2025년 2월 22일 (토요일) 오피니언 A8 김정자 시인·수필가 행복한 아침 겨울은 언제나 한 해를 보내고 새 로운 한 해를 받아들여야 하는 길 목 즈음에서 맵고 독한 겨울 맛을 드러내곤 했는데 이제금에 매서운 강추위한파가좀처럼풀리지않고 기승을 부리고 있다. 또 하나 나이 가더해진명패로바꾸고푸른뱀의 해를맞아들인지도두달여가훌쩍 지나갔다. 눈 깜박할 사이에 달아 나버리는 시간을 순간 만큼이라도 잡아둘수없음이라허덕대며쫓는 일은 접어 두고 그저 달관하 듯 바 라보는것으로마음을앉히기로했 다. 시간 낭비는 불손한 것으로 여 기며 살아왔지만 시간이 베풀어주 는유한의은택과한계성을되새기 며시간을평안하게보듬기로했다. 노년 언덕 앞이라 조금은 느슨하 게 풀어주는 자유를 누려보려 한 다. 결코 시간을 닦달하듯 응축해 내려는태도를고수하기보다시간 에서추출된엑기스를지혜와선함 으로시간순환에기울이기로했다. 겨울이지나는동안의시간을그리 넉넉하게누리지못하는것은추위 탓인지한더위보다는시간낭비가 덜한 것같다. 겨울이 가는 길을 동 행하다보면느긋하게세월이흐르 는 대로 마냥 흘러 보낼 수 없다는 기색을 읽을 수 있게 된다. 봄날은 느긋하니 졸리는 시간을 보내느라 시간감각이잠시물러나는시기였 고, 여름은 더위에 지쳐 시간을 가 늠할 기력조차 쇠진해지는 시기였 기에느슨했던시간보상이라도하 듯가을은긴장감을챙겨주었지만 채근하지못한게으름을겨울이들 어서면서 힘있게 팽팽하게 당겨주 는옹골찬강다짐을해주었다.반복 되는계절편승은어쩌지못하는삶 의 굴곡을 감당하지 못해 당김 줄 을놓아버리기도하는터라미욱함 을다시금범하지말아야함을겨울 이지나가는길목에서엄하게일러 주고있음도깨닫게된다. 친환경정책폐지는압도적으로인 류를위협하고있는데각국정상들 은 심리전에 목숨을 걸고 있다. 삶 의 터전은 대규모 관세부과로 물가 는대책없이치솟고갑작스런대량 해고열풍으로고달픈하루들을발 목에납덩이를매단것처럼민생들 은 기력이 없을 만큼 지쳐 있어 이 렇듯차가운겨울이더춥게느껴질 수밖에. 인정은메말라가고사람은 알아가면갈수록예상외로갈피없 이영악해지고, 외롭다는아우성으 로목이메이는데나라들을이끌어 가는지도자상은흉상으로허물어 져 가고 있다. 돌아보면 세월은 늘 그랬다. 따뜻한계절과차가운계절 이서로환승하듯밀고, 밀리고를 반복했던것인데다사로운계절없 이차가운계절이존재하지않음이 요차가운계절이찾아오지않고는 따뜻한계절이어찌돌아올것인가, 해서차가운계절의보폭이나속도 가얽히거나분산되지않는다면겨 울끝무렵즈음이면더멀리더빠 르게가고있는자신을알아차릴수 있게될지도모를일이다. 계절 따라 흘러온 하루하루는 헤 아릴수없는신비로가득차있었음 도돌아보게되고매섭고혹독한세 상속에서살아가야하는일들로파 생되는문제해답들을이겨울을보 내면서 선명하게 얻어낼 수 있었음 에도감사하게된다. 겨울만이베풀 수있는지혜요사랑이요꿈일것이 다. 과학을동원하고합리적이성만 으로 얻어낼 수 없는, 사람의 지혜 로나어떤이론이나상식으로는받 아들일수없을만큼신비하고묘한 미스터리로가득하다. 갑작스레마 주하게 되는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먼저그문제속으로직접부대끼며 살아볼일이란것도겨울이가는길 에일러준것이었다.풀리지않는생 의 신비 앞에 우리는 혹독한 추위 속에 온 몸을 맡기듯 가슴을 열어 두는일이최선의방법일것이란것 까지도, 엄동설한을견뎌내며스스 로비울줄아는겨울나무가새로운 개념의해답일수도있겠다. 적멸과 비움으로가득한만상앞에서모든 순간들을새봄을기다리는기다림 으로겨울들녘을응시하노라면매 서운 추위도 천지가 얼어붙어버린 것 같은 그 길을 내 의지로 걸어갈 수있게될것이다. 이겨울이다하면더는우리네삶 에깊이개입하면서까지긴장감을 심어주는계절을어찌또만날것인 가. 한계없는겨울사랑의속내깊 음이 얼어붙은 땅덩이를 녹여주는 심오한 비밀을 알아차릴 것 같다. 어지러운 풍랑이 일렁이는 우리네 삶에등대처럼길을비춰주었던겨 울이 지금 우리 곁을 떠나려 한다. 도약의기적을만들기위한웅크림 시기를 지금 우리가지나가고 있다. 오롯이 사랑을 숨긴 채 사랑을 풀 어내려는 겨울 사랑의 진면목이다. 따스한숨결에익숙해질그런날들 이 긴 겨울을 지나면, 새로운 생명 이 소멸을 덮어주고 새 삶의 장을 열어줄것이다. 겨울과의작별이한눈금씩다가 오고있어마음다스림을추스르며 옷깃을여미게된다.작별은잠시서 걱대는 마음 일 뿐, 작별로 마주잡 은 손을 놓는 순간 다시금 세상은 낯설어지고색다른 여태껏 겪어보 지않았던황량함이펼쳐질것이다. 지구어디메쯤다른세상을대하는 것같을지라도,새롭듯다정한마음 으로정을나누게되리라. 그러노라 면대지가뿜어내는따스한숨결에 어느덧익숙해지는그런날이다시 돌아올것이라서겨울사랑의깊음 을되새김할수있으리라. 겨울이가 는 길은 추위에 지친 시린 마음을, 추위로얼어버린굳은마음을소롯 이녹여주는우리네생애의새길을 열어주는사랑이라하고싶다. 이한 치한의숨은공로까지치하해주면 서. 겨울이 가는 길 시사만평 데이브와몬드작 <케이글 USA-본사특약> 미국의 미래 4년 후의 당신은 어떤 모습일까요? 휴우… 황제의 말 한마디에 운명 이 좌우되는 궁정에서는 진 실보다듣기좋은말이환영 받는법이다. 그럼에도불구 하고, 사마천이살았던한나 라 무제(漢武帝: 전한의 제7 대황제-재위BC 141 ~BC 87년)의 조정에는 예외적인 존재가 있었다. 바로 재치와 해학으로무장한관리, 동방 삭이다. 한 무제는 역사상 손꼽히 는강력한황제였지만, 정복 에대한욕망과미신에대해 맹신에 가까운 집착을 보였 다. 대부분의 신하들은 그의 비위를맞추기바빴으나, 동 방삭은달랐다.그는위험을 무릅쓰고도 익살스럽게 황 제의허점을찔렀다. 기원1세기경 편찬된 <한 서(漢書)>에 따르면, 한 무 제가 신선을 찾아 불로장생 을꿈꾸며막대한자원을투 입하자 백성들의 불만이 극 에달했다. 그때 동방 삭이 능청스럽 게말했다.“폐하, 사실저는 삼천년을살아왔습니다. 이 나라를세운황제도직접뵈 었지요.” 황제가어리둥절해하자,그 는 천진난만한 표정으로 덧 붙였다.“물론, 폐하의 말씀 처럼 신선이 존재한다면 말 입니다.” 그의 언변은 황제를 웃게 만들면서도 처벌을 피할 만 큼절묘했다. 단순한 농담이 아니라, 권 력자의 맹점을 지적하는 날 카로운 무기였다. 하지만 그 방식이 경박하지 않고 유머 를동반했기에,한무제는그 를해칠수없었다. 오히려그는동방삭을곁 에 두며 신뢰했고, 덕분에 동방삭은긴세월을무탈하 게조정에서살아남을수있 었다. 오늘날, 실크로드를 개척 했다거나 신분에 상관없이 노비조차 실력이 있으면 인 재로 등용했다거나 둔전법 으로 토지개혁을했다는 등 한나라 무제의 업적을 기억 하는사람은많지않지만,동 방삭의이름은여전히회자 된다. 시대를막론하고권력자의 곁에는동방삭과같은사람 이필요하다. 거침없이 진실을 말하되, 미움을사지않는지혜를가 진자말이다.그러나우리는 또한, 이를헤아리고받아들 일수있었던한무제의비범 함을놓쳐서도안된다. 한 무제가 당시 중원의 넓 은지역에대한패권을쥘수 있었던 것은 단순히 강력한 무력을 가졌다는 것뿐 만이 아니라,동방삭과같은자들 의쓴소리를견디고, 때로는 웃으며받아들일수있는그 릇이었기에 가능한 일이었 을것이다. 유머와 풍자는 사회의 건 강성을보여주는지표다. 유 머가빛을발할수있으려면, 그것을 허용하는 사회적 여 유가필요하다. 사실 동방 삭 같은 사람들 은언제나있어왔다.한국사 회에서도 쓴소리를 마다하 지 않은 사람들이 있다. 언 론인,풍자가,시민운동가나 아가 국민들도 날카로운 비 판을쏟아낸다. 그런데이들에게돌아오는 것은 무제의 미소인가 하는 것이다. 그러니 어찌 보면 더 중요 한 것은, 그들을 품을 수 있 는한무제가지녔던포용력 인지도모르겠다. 동방 삭(東方 朔)의 유명세 에세이 김미선 서북미문인협회회장 시인 김미선 수필가는 이화여대 교육 대학원사회교육을전공했다. 뿌 리문학시부문신인상을수상했 으며 시애틀 라디오한국 특별수 기공모전대상을수상했다. 현재 서북미문인협회 회장을 맡고 있 다. *모든 칼럼은 애틀랜타한국일보의 편집 방향과 관련 없습니다

RkJQdWJsaXNoZXIy NjIxMj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