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전자신문
2025년 2월 28일(금) ~ 3월 6일(목) A9 연예 최근 미키 17의 런던 프리미어와 제75 회베를린국제영화제스페셜갈라행사 를 성황리에 마친 후 한국에 입국한 봉 감독은 지난 19일 서울 영등포구 콘래 드 호텔에서 내한 인터뷰를 진행하고 미 키 17 제작 과정에서의 숨은 에피소드 와‘기생충’수상 이후 근황 등을 공개 했다. “그동안 제 영화의 주인공들을 가혹하 게대하는편이었더군요. 돌이켜보니그 렇더라고요. 현실의쓰라린모습을풍자 하고보여주는것까지는좋았는데그한 복판의주인공들이가혹한상황에내몰 리는 경우가 많았죠. 미키를 둘러싼 상 황도 가혹하죠. 직업이 죽는 것이니까 요. 이보다 가혹한 상황도 없는 것 같아 요. 하지만 그럼에도 그것을 극복하는 모습을그리고싶었어요. 미키라는캐릭 터는착하고좀얼빵한인물인데로버트 패틴슨이 잘 소화해 줬어요. 측은하고 손해 잘보게 생긴 캐릭터고 배우 본인 도 화를 못낼 것처럼 생겼잖아요. 그런 상태에서 미키 18이라는 화도 낼 줄 알 고똘기도있는친구가나와때려부수기 도 하니 좀 시원해지죠. 또 여자 친구 나 샤와의사랑도있어요. 나샤가든든하게 옆에서 지켜주기에 이번 주인공은 파괴 되지 않을 수 있었죠. 제 영화 최초로 사 랑이야기가나옵니다. 그렇다고멜로영 화라고주장하는것은아니에요. 엄연한 SF 영화죠. 다만 멜로도 일부 존재한다 고할수있겠네요.” 봉 감독이‘설국열차’에서 부와 권력 에 따른 서열화된 계급의 문제를 열차 칸칸에 나눠 배치시키고 기생충을 통해 양극화 사회의 이면을 한지붕 아래 기 형적 형태로 함께 살게 된 극단적 세가 족의 모습을 통해 현 시대의 모순 구조 를 날카롭게 꼬집었다면 미키 17에서는 2054년 지구에서 한참 멀리 떨어진 얼 음행성 니플하임에서 휴먼프린팅이라 는 미명하에 독가스, 바이러스, 방사능, 신약 실험 등 어떤 형태의 죽음도 받아 들여야 하는 익스펜더블이라는 극한의 직업을 선보이며 소모품처럼 다뤄지고 극한의환경에내몰린노동자의삶을은 유화한다. “계급 문제라고 하면 거창하게 느껴지 기는하지만주인공이죽는직업을지녔 으니 꽤 불쌍한 인물이죠. 죽을 가능성 이 높은 임무를 부여받고 죽기 좋은 현 장에 투입이 돼요. 제목이 미키 17인데 17번 죽었다는 뜻이죠. 그야말로 극한 직업이에요. 죽을 때마다 새롭게 프린팅 이 돼요.복제인간 클론과는 상당히 다 르죠. 프린트해 서류 뽑듯 사람이 출력 이 돼요. 그 자체로 비인간적이지 않나 요? 원작 소설에서 미키 7인데 원작 소 설에서도 휴먼 프린팅이 다뤄집니다. 로 버트 패틴슨이 출력된다는 생각만 해도 가슴 아프지않나요? 극한 직업에 극한 처지에놓인노동자계층이라고할까요. 계급문제도자연스럽게스며들수있었 어요. 영화가계급간투쟁을다룬다거나 정치적 깃발을 들고 있지는 않습니다. 다만‘이 친구가 얼마나 불쌍한가’하는 측면의 미키 성장 영화로 봐주시면 좋겠 어요.” 미키 17에서 로버트 패틴슨이 연기한 미키 17 캐릭터만큼이나 중요한 인물이 전직 국회의원이자 극단 종교 세력의 자 본을 등에 업고 외계 행성 개척에 나서 는독재자케네스마셜이다. 마크 러팔로가 연기한 이 인물은 아내 일파(토니 콜렛)에게 일거수 일투족을 의지하면서도 대중 앞에서는 허세를 가 득 앞세우는 선동가다. 미국 시사회 이 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연상시킨다 는반응이이어지고있다. “제가 마셜 캐릭터에 대해 말씀드리고 싶은 부분은 2021년도에 시나리오를 다쓰고베니스영화제에심사위원을하 러 가면서 기분 좋게 시나리오를 탈고 후프로덕션에넘겼다는사실이에요. 제 타임 테이블에 혼동이 없으시기를 바랍 니다. 지금 현 시대의 정치 지도자들을 그린것이아니에요. 독재자들은위험한 매력이 있어요. 대중을 휘어잡는 기묘한 애교나귀여움같은것도지녔죠. 끔찍하 면서도 한편 매력이 있기도 해요. 또 우 스꽝스럽기도 하고요. 마셜과 일파 부 부를 함께 둔 건 부부가 독재자일 때 효 과가 더 극대화될 거라 봤어요. 제가 고 등학교 때 필리핀의 마르코스와 이멜다 부부가 기억납니다. 정말 엽기적이고 그 로테 스크한 기사가 많았죠. 이멜다 여 사의 방에서 신발이 2만 켤레가 나왔다 는내용도 있었어요. 부부 독재자가 일으 키는이상한상승효과가있잖아요. 처음에 마크 러팔로에게 시나리오를 드렸을 때 낯설어 했어요. 한번도 악역 을 해보지 않았다고 하시더라고요.‘왜 나에게 악역을?’이라는 반응이었죠. 저 에게 마크 러팔로에게 악역을 맡길 첫 기회가 왔다는 것이 신나고 영광스러웠 어요. 너무멋지게잘해내줬죠.” 미키 17은 영화 기생충으로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과 아카데미 최우수 작품상 등을 받았던 그가 내놓는 6년만의 신작 이다. 스포츠로 치자면 올림픽 금메달 을딴것과진배없는대기록을세운이후 그가가지게된새로운꿈이나목표는무 엇일까. “영화 감독은 결국 영화를 찍는 직업 이니까요. 육상 선수가 기록을 경신 하 거나 하는 일은 아니니 세계 재패라거나 어떤 기록으로 봐주시는 것은 민망합니 다. 저는 그냥 이상한 영화를 만든 감독 으로 기억되고 싶어요. 어떤 환경이나 조건에던져져도이상한톤을유지할수 있었던 사람으로요. 할리우드 관계자들 도 제 작업물을 보면 이상하다고 하면 서도 존중을 해주세요. 미키 17도 따뜻 하고밝은영화지만이상한구석도많이 있고요. 앞으로 제 행보는요. 이미 기생 충 전부터 준비해 왔던 애니메이션을 계 속 준비중입니다.‘어떤 상을 받았으니 다음에 이래야 해’라거나‘어떤 작품의 결과가 이러했으니 그 다음에는 이렇게 해야해’는아닌것같아요. 그저진행돼 오던작업을계속해나갈따름입니다. 시리즈 제안도 많이 받고 있는데 제가 작품을 찍는 속도로 봤을 때는 지금은 도저히 그 속도를 만들어 내기 어려울 것 같아요. 아직까지 극장의 위기를 이 야기하고 있습니다만 조만간 한국 극장 들이 다이내믹하게 작동될 것이라고 낙 관하고있습니다.” 모신정스포츠한국기자 봉준호감독이할리우드SF 영화 ‘미키 17’로금의환향했다. 미키 17은오는 28일한국에서최초 개봉후다음달 7일북미개봉예정이다. 미키17은미국작가에드워드애슈턴의소설 ‘미키 7’을 원작으로했다. 친구티모(스티븐연)와마카롱사업을하다가악덕사채업자에게쫓기게된 주인공미키(로버트패틴슨)는이들에게서벗어나기위해가장위험한작업에투입되는 ‘익스펜더블’ (expendable·소모품)에자원, 외계얼음행성에서여러차례죽음을맞이했다가 프린트돼새생명을부여받기를반복하며지내고있다. 어느날 17번째죽음의위기를겪던그를 두고미키18이프린트됐고, 두명의멀티플이존재하게되면서벌어지는이야기가주된스토리다. 미키 17과 18 역할은로버트패틴슨이맡았고얼음행성개척에나서는사령관케네스마샬역은 마크러팔로가연기했다. “내영화인생최초 멜로담은SF” 봉준호감독. 워너브러더스코리아 ●영화 ‘미키 17’ 봉준호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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