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전자신문

2025년 3월 1일 (토요일) 오피니언 A8 사진을뜻하는‘포토(photo) ’와표현하다라는뜻의‘익스 프레스(express)’를합성한신 조어다. 사진을 통해 자신의 삶을기록하고또이를남에게 보여주는MZ세대를가리키는 말이다. 고성능 카메라가 장착된 스 마트폰이대중화된지금사람 들은어느곳에서나쉽게사진 을찍는다. 특히 포토프레스 세대는 일 상 생활에서 먹는 음식, 만나 는사람, 특정장소방문시풍 경 등을 사진으로 기록할 뿐 아니라비싼돈을주고전문가 에게맡겨사진을찍기도한다. 최근 포토프레스 세대 사이 에서 디지털카메라 이전에 사 용했던 필름 카메라의 인기가 높아지고있다. 필름카메라를 선호하는이들은“디지털카메 라와달리필름카메라는현상 소에서종이로인화하기전까 지사진을볼수없다는게매 력”이라고말한다. 김정자 시인·수필가 행복한 아침 변화부상한 일기 탓인지 마 음이분주하다는엄살이시동 을 건다. 해야 할 일들과 감당 해야할시간비례가넉넉하지 않은분주함속에서도마음을 떠나지않는바램이소화가덜 된더부룩한속처럼명치를누 른다. 아련한 통증처럼 떨쳐 낼수없으리만치생각, 감성, 의지를 붙들고 있다. 남은 시 간이모래시계가줄어듦같이 줄어들고, 세상 기류 흐름도 빠른속도로일상을선회하고 는급한바람을일으키며빠져 나가고있다. 이런 와중에도 작은 바램을 외면치않으려염원으로기억 하며명심으로살아가기를바 라는 것이 과욕은 아닐까 주 춤거리게된다. 살아가면서얻 어지는 가치, 의미, 만족의 정 도가사회일원으로서제대로 평가받을수있을지에초점을 맞춘다면 감히 바램하기에는 부끄러운 수준이라 언감생심 일 수 밖에 없는 일인데. 악기 를연주하듯영혼을쓰다듬는 깊은 음질의 세계 속에서 안 정된음률로평안과위무의도 취에잠겨감성깊은곳에까지 불꽃을 터뜨리 듯 희열을 뿜 어 올릴 수 있는 글을 남기고 싶은바램과염원을여태껏품 고있다. 깊은밤하늘에나만 의‘맑은별하나로’남겨두고 싶은 간곡한 바램이 좀처럼 가라앉지않는다. 요리에 일가견이 있는 여자, 함께살아가는이들에게편안 을 베푸는 여자, 주변 환경이 불안함에도불구하고늘밝은 모습을 잃지 않는 여자, 대체 적으로이런여자들이사랑을 받는다고 하는데, 아무리 둘 러보아도어느것에도후한점 수를얻어내기힘듦에도불구 하고 배우고 싶고, 해보고 싶 은 일들이 곁을 떠나지 않는 터라인정해주어야할지접어 야 할지 종잡기 힘든 노년 아 낙임에는틀림이없을것같으 면서도, 사람마다 가슴에 맑 은 별 하나를 심어두며 살아 갈것이란생각에위로를얻는 다. 인생의 마지막 귀의는 영원 일 진데 궁극의 종착지를 뉘 라서 부인할까 싶지만, 이 땅 에출생을신고하면서부터싹 트기시작한기쁨이잎을내고 푸르른줄기로탐스러운열매 를내기까지각자가지닌맑은 별하나를잃지않으려는심중 함은쉽게포기할수도없음이 요포기해서도아니될일이지 않을까. 산책길에서 무심코 발견한 일이다. 높은 하늘 공간에서 대지 위로 떨어지듯 내려오는 새 한 마리도 살포시 땅 위로 내려와안전하게착지하는날 개짓조차도우리네인생여정 과닮아있다. 절망, 허무, 외로 움같은안정되지않은위험에 서모면하려거나피하려는자 기방어에너지가함축하고있 는 본능적 구조 본성의 기질 이 자연발생적으로 발휘되는 것이라서 막을 수도 피할 수 도 없는 것. 간절한 염원을 담 은 맑은 별로 깊은 밤 하늘에 서 반짝이고 있기에 맑은 별 하나, 고이 품고 싶은 조심성 으로그꿈을키워보려는것이 다. 태어나기 이전의 테두리를 기억해낼순없지만어떤유형 이든원천의기쁨은있을것이 라는 짐작 정도는 상상력 한 계범위와사회학적미지의둘 레에서나문화적범주안에서 공상이든 상상이든, 가상 공 간 구상은 얼마든지 할 수 있 을 것 같다. 세월의 단층이나 시간단면에서아예멀어져있 다해도우주생성과인류생명 의신비를통한희열은존재했 을 것이라는 생각이 맴돈다. 맑은별하나간직하고살아가 노라면 하늘을 바랠 수 있는 것만으로도어느새가슴에맑 은 별이 새겨진다. 밤 하늘이 아름다운 것도 별들이 아름 답기때문이요내가별을보는 것이 아니라 별이 나를 바라 보고 있다 는 기쁨 탓에 오래 도록바라보게되는것같다. 어둠이 찾아들어야 별들이 하나 둘 살아나기 시작하는 것처럼우리네인생에어둠이 찾아 들 때 비로소 맑은 별을 발견하게 된다. 어둠을 통해 서세상을바라보게되는것이 요 어둠을 통하지 않고는 세 상의밝음을볼수없음이다. 별은 밝은 대낮에도 하늘에 떠있지만어둠이배경이되어 주지 않으면 별들을 만날 수 없는것이라서,어둠이찾아와 야 별을 바라볼 수 있음을 소 중하고귀한메세지로받아들 이게 된다. 어두운 하늘에서 별을바래듯힘껏세상을일구 어가다보면별빛같이또랑또 랑하게 세상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생에의길목마다반복 되곤하는형벌같은세상과마 주하더라도 맑은 별 하나 가 슴에고이품으면맑은세상과 마주할 수 있는 것이 우리네 인생의필연이아닐까한다. 별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공허하지 않은 즐거움을 선 사해 준다. 별을 바라 보노라 면따스함, 맑음, 푸르름, 동심, 꿈, 고요함 가운데서 살아있 음을반짝임으로명멸하며희 망을 안겨준다. 변하지 않는 생존의 감각이 살아있는, 마 치 구원자이듯 손을 뻗치고 있는별들의운행이초월의표 상으로밤이면우리를만나주 고있다. 어린시절한여름밤 이면오남매가나란히평상에 누워 별을 세었던 아련한 그 날이 떠오른다. 이국 밤 하늘 을우러르는노년의아낙에게 는겨울밤하늘이더맑고깊 어서별들이유난히아름다운 반짝임으로 다가온다. 상이 차가울수록가슴에품은맑은 별하나까지도더아름답게명 멸하는겨울밤이기를바램해 본다. 맑은 별 하나 ■ 신조어사전 - 포토프레스세대 데스크의 창 노세희 LA미주본사사회부장 ‘경화수월(鏡花水月)’ 거울에비친꽃과물에비친달이라 는 뜻의 4자성어로‘호수에 비친 달 그림자’처럼눈으로볼수있으나잡 을 수는 없음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명나라 시절 당대의 시인이 었던이몽양의저서에서한시의묘미 를설명하기위해처음언급되면서‘ 느낄수는있으나표현하기가모호한 ’느낌을표현하는데쓰였다. 난데없이 비상계엄을 선포해 헌법 재판소 탄핵 심판을 받고 있는 윤석 열대통령이지난 4일열린 5차변론 기일에서 느닷없이‘호수에 비친 달 그림자’를언급했다. 이는당시증인이었던홍장원전국 가정보원 1차장이“계엄 당일 윤 대 통령과두차례통화했다. 당시대통 령은‘싹 다 잡아들여’라고 말했다” 고 하자 윤 대통령이 반박 차원에서 한말이다. 윤 대통령의 절친이자 대통령측 변 호인단소속석동현변호사는“대통 령은 이번 내란 수사나 탄핵 재판에 대해‘호수속고기를잡는것이아니 라호수에비친달그림자를쫓아달 을 건지겠다는 식의 아무런 실체가 없는 수사이고 희한한 재판’이라는 취지로 발언했다”고 아주 친절한(?) 해설까지내놨다. 그는이어“지난해12월3일계엄당 일 국회 안팎이 무질서하고 혼란스 러워군지휘관들에게‘의원들을체 포하라, 끌어내라’는지시나대화자 체가아예오갈수없었던상태였다” 고주장하며“윤대통령이실체가없 는 일에 매달리는 것은 무익한 일이 라는뜻에서간단하게말한것”이라 고부연했다. 한시의 수사법이 비상계엄의 위법 성과불법성을부인하는정치적수사 로‘깜짝’변신한셈이다. 윤 대통령의 이같은 발언은 TV 생 중계를 통해 무장 군인들이 국회에 난입하는 충격적 장면을 고스란히 지켜 본 일반 시민들과, 계엄의 불법 성을따지기위해탄핵심판을청구한 국회를졸지에‘호수에비친달그림 자’를좇는망상가로만들어버렸다. 윤석열대통령은 25일탄핵심판최 후진술에서도비상계엄선포가대통 령의헌법상권한이라며불법내란으 로볼수없다는주장을굽히지않았 다. 심지어 계엄령의 목적이 대국민 호소차원의‘계몽령’이었다고강변 했다. 무려 25번에 걸쳐‘간첩’을 언급 하며북한을비롯한외부주권침탈 세력과 한국 사회 내부 반국가세력 의연계러한국이망국적위기와국 가비상사태에 처해 있다고 주장했 다. ‘부정선거론’에 대한 주장도 재차 밝혔다. 윤대통령은 2023년중앙선 거관리위원회가 북한에게 해킹당하 고도 점검에 응하지 않았고, 심각한 보안문제가드러났기때문에전산시 스템스크린차원에서소규모병력을 보낸것이라고했다. 하지만 계엄법은 계엄령의 선포 요 건을 엄격하게 규정하고 있다. 전시 나사변, 또는이에준하는국가비상 사태로사회질서가극도로교란됐을 때 선포한다고 조건을 구체적으로 명시했다. 윤대통령은당시상황이국가비상 사태가 아니라고 단언할 수 있냐고 강변했지만, 한때 심복이었던 핵심 증인들조차이에동의하지않았다. 게다가야당이압승한국회의원선 거를 부정선거로 의심한다면 윤석 열 대통령이 0.73% 간발의 차이로 승리한 대통령 선거와 여당이 압도 한 지방 선거 결과는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이쯤되면‘호수에비친달그림자’ 를 좇았던 망상가는 다름 아닌 대통 령자신일지도모를일이다. 최종 변론을 마지막으로 3개월 넘 는‘대장정’을 마친 대통령 탄핵심 판은오는3월중순께인용과기각을 가리는선고를앞두고있다. 헌재재판부가시민들과국회가호 수에비친달그림자를좇아정당한 실체도 없는 계엄의 불법성을 주장 했다고 판단한다면 탄핵소추를 기 각할것이다. 반면윤대통령이중대 한 헌법·법률 위반을 했음에도 간 첩과 부정선거의 망상에 사로잡혀 달 그림자를 좇았다고 인정할 경우 대통령직에서 파면하는 결정을 선 고한다. ‘태백착월(太白捉月)’ 술을사랑했던당나라시인이태백 이술에취해채석강에서물속의달 을 잡으려다 죽은 일을 이르는 말이 다. 부디헌법재판소가호수에비친달 을좇아헛되게물속의달을잡으려 는망상이더이이상한국사회를지 배하지않도록공정하고도엄정한결 정을내려줄것을기대한다. 사족. 일부시민들사이에서계엄령 을 통해 간첩과 부정선거의 실태를 알게되었다면서계엄령과계몽을합 한‘계몽령’주장이확산되고있다고 한다. 이들이 제발 꿈에서 깨어나기를 바 라는차원에서‘깨몽령’이라도선포 하고싶은것은나만의생각일까… ‘호수속달그림자’는누가좇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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