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전자신문

2025년 3월 7일(금) ~ 3월 13일(목) A8 스포츠 두번이나연기된선거 변화의바람불었지만 지난달 26일 제55대 대한축구협회장 선거가 열리기까지 우여곡절이 많았다. 애초제55대대한축구협회회장선거는 지난 1월 8일 열릴 예정이었다. 그러나 선거를하루앞두고허정무후보의선거 금지가처분신청에대한법원의인용결 정이나면서연기됐다. 이후대한축구협회가지난 1월 23일에 선거를 치르겠다는 계획을 내놨으나 선 거운영위원들이 공정성 논란속에 전원 사퇴하면서 무산됐다. 결국 두 번의 선 거무산후확정된선거. 자연스레 대한축구협회는 지난 1월초 중순에 가진 대부분 체육협회들의 협회 장선거결과를지켜보고선거를치르게 됐다. 그 사이 체육계에서는 새로운 바 람이불었다. 가장 먼저‘한국 체육의 대통령’을 뽑 는 대한체육회 선거에서 단일화도 하지 못한 유승민 후보가 3선을 노리던 이기 흥회장에승리한것. 이는 체육계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있 다는 신호탄이었고 이후 대한배드민턴 협회장에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김동문, 한국리틀야구연맹 회장에 배우 김승우 등 예상치 못한 인물들이 기존 회장을 넘어수장에올랐다. 그렇기에 대한축구협회 역시 이미 3선 이나하며많은과오를저지른정회장을 대신해 허정무, 신문선 등 새로운 얼굴 이 회장이 될 수 있다는 기대감을 받았 다. 현실에얽매인축구인들 그러나 현실은 냉정했다. 정 회장은 지 난달 2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 에서 열린 제55대 대한축구협회 회장 선거에서총유효투표(182표)의절반을 훌쩍넘긴 156표를얻어결선투표없이 당선됐다. 유효 투표의 85.7%를 가져간 압승이었다. 허정무 후보는 15표, 신문 선 후보는 11표를 받았다. 무효 표는 1 표였다. 축구계의 변화의 바람은 쉽지 않을 것 이라는 게 중론이었다. 그 이유는 정회 장의‘현대家’가 축구계에 끼치고 있는 영향력 때문이다. 프로팀, 스폰서, 관계 기관등현대는수없이축구계에연을놓 고 있고 25년여 전 정몽준 회장 때부터 현대가를 지지해 온 축구계의 세력은 어 느 것도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확고하 다. 대한축구협회의 현재 최고 숙원 사업 인천안축구센터건립완공도현대없이 불가능하다는 시선이 압도적이었다. 현 대가대한축구협회를떠나게된다면, 그 후폭풍이 어디까지 미칠지 두려워하는 것을넘어생계의위협까지느끼는축구 인들이많았다. 게다가 허정무·신문선 후보가 단일화 를 해도 정 회장에 승리하기 힘들다는 시각이 지배적이었는데 끝내 단일화도 이루지못했다. 결국 기대와는 달리 85.7%라는 압도 적 지지로 나머지 두 후보는 상대조차 되지못했다. 국민정서와다른축구계 정몽규,달라질수있을까 결국이번대한축구협회장선거는국민 정서와 축구계가 얼마나 괴리감이 큰지 방증하는꼴이됐다. 2014·2018 월드컵 실패, 갈수록 커 지는 일본과의 격차, 2022 카타르 월드 컵 이후 파울루 벤투 감독 재계약 실패 와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 선임 논란, 승 부조작범 사면 논란에 따른 사과, 2024 아시안컵실패와이후홍명보감독선임 논란 등으로 국민 여론을 완전히 등진 정 회장이지만 축구계는 이런 과오보다 그가있어얻는이득을택한것이다. 2010년대만 해도 투표인단 20여명으 로만 대한축구협회장 선거가 진행됐지 만 이번에는 거의 200여 명의 선거인단 이꾸려졌다. 단순히시도축구협회임원들뿐만아니 라 고등·대학등록 선수, 프로인 K리그 1·2 등록 선수, 세미프로인 K3리그, K4 리그, WK리그 등록 선수, 축구 동호인 소속, 초중고 감독 등 현장 축구인들에 게도투표권을부여했다. 즉 정 회장과 친분이 있는 단순 몇명의 결정이 아닌 나름 다양한 축구인들의 의견을 담을 수 있는 투표인단 구성이었 는데정회장에게 85.7%라는압도적지 지가 나온 것은 일부의 의견이 아닌 축 구인들의 생각이 정 회장에게 향했다고 볼수밖에없다. 다만 여전히 걸림돌은 있다. 문체부가 지난해 11월 대한축구협회 감사결과를 발표하면서 대한축구협회에 정 회장의 자격정지 이상 중징계를 요구했기 때문 이다. 법원의 항고심 결정이 나와야 하는 사 안이며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재항고 가 능성도 있다. 이렇게 정 회장의 대한축 구협회는 정부와 대립각을 계속 이어가 고 있다는 불편한 진실도 함께 하게 된 다. 정회장은당선직후인터뷰에서“여러 축구인을 만나보니 소통이 문제인것 같 다”며“이번처럼 심층적으로 경기인들 을 만난 적이 없었다. 대한축구 협회는 결국 서비스 단체인데, 그 분들 얘기를 열심히듣는것만으로도문제의반은해 결된다고생각한다”고밝혔다. 정 회장은 이어“(팬들의 비판 여론도) 결국소통문제아닌가생각한다”며“의 사결정과정을잘설명해드리면하나하 나 오해를 풀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덧 붙였다. 2029년까지 회장직을 이어갈 수 있게 된 정 회장은 대한축구협회 숙원사업이 었던 천안축구센터 건립과 대한축구협 회 이전, 그리고 내년부터 K리그2와 K3 리그의승강제실시등을해나간다는입 장이다. 이재호스포츠한국기자 계엄만아니었다면지난해하반기 최고이슈감이었던정몽규(63) HDC그룹회장과대한축구협회. 지난해정회장과대한축구협회는 40년만에올림픽진출실패, 홍명보 감독선임논란으로여론의포화를 맞았다. 이후문화체육관광부조사는 물론국정감사에서도연일 주인공으로조명됐다. 정회장과대한축구협회에대한 반국민정서는날이갈수록심해졌다. 그렇기에 4선도전에나선정회장에 대한여론이긍정적일수없었다. 그러나아이러니하게도 대한축구협회장선거권을가진 축구인들의생각은일반국민 정서와는달랐다. 대한축구협회장 선거에서정회장이무려 85.7%의 득표율로신문선(66) 명지대 기록정보과학전문대학원 스포츠기록분석학과초빙교수와 허정무(71) 전축구대표팀감독을 제치고당선된것. 국민은원하지않은, 하지만 축구인들은압도적지지를보낸 아이러니한축구협회장의탄생이다. 국민은원하지않지만축구인은택한정몽규 정몽규대한축구협회장이지난2월11일서울종로구포니정재단빌딩에서열린기자회견에참석해신임 회장선거관련입장을말하고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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