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전자신문

2025년 3월 8일 (토요일) 오피니언 A8 김정자 시인·수필가 행복한 아침 뉴스의 현장 시사만평 몬트울버튼작 <케이글 USA-본사특약> 트럼프의 펌프질 인플레이션 심화 관세 우리 마을 2차선 도로에는 자전 거 길과 산책로가 마련되어 있고 가로수 길도 정비된 아담한 길이 있다. 길 양편으로는 주택으로 진 입하는길목마다건널목들을만나 게 되는데 이 도로를 운전으로 통 과하기도 하지만 공원을 찾을 땐 건널목을 가끔씩 이용하게 된다. 차로이동할때보다건널목을이용 할 때면 왠지 불안해지고 긴장감 이고조되는데의외로무단횡단자 가 많기 때문이다. 도시 고라니라 고 불리는 전동 킥보드 출현을 비 롯해신호에아랑곳없이서슴없이 무단횡단을감행하는이들이있어 번번히가슴을쓸어내리기도한다. 예측불가에다아무도말리지않는 다. 한번은나이지긋하신노부부가‘ 가도 된다, 안 된다’옥신각신하시 는 모습을 보게 되었다. 할아버지 는 다니는 차가 없으니 그냥 건너 자고 할머니 손을 잡고 이끄신다. 할머니는손으로신호등을가리키 신다. 더는 못 기다리겠다는 듯 할 아버지는혼자성큼성큼횡단보도 를 건너신다. 창피한 건 크게 문제 가되지않으신것같다.가야할때 와 멈춰야 할 때를 분간하지 못하 는 판단 능력이 떨어진 분별력 없 는사람으로생각하기에는모두가 일사 분란하고 정상적 사고를 가 진 사람들로 보인다. 젊고 활기찬 사람들도 나이가 들어 행동이 무 딘 사람들도 남녀노소를 가릴 것 없이왜무단횡단을하는걸까. 심 히 급한 일로 인해 저지르는 행위 가아닌거의무의식적인행위로대 부분자신도모르게의식에잠재적 으로 배어버린 일상 습관인 것 같 다. 위반 반칙은 아주 작은 데서부 터기인되는것으로이아주작은, 그냥 지나쳐 버릴 수도 있는 소소 한습관이 알게모르게우리네 삶 을 좀먹게 하는 일을 발생하게 만 든다는것이다. 먼 인생길을 걸어가다 보면 우리 삶에서도 계속 진행해야 할 때가 있고 멈추어야 할 때가 있기 마련 이다. 무조건 앞만 주시하고 가다 보면낭떠러지에떨어질수도있다. 끝이 보이지 않는 인생 여정길에 잠시 잠깐 멈춤을 시도한다고 해 서무지막지한일이생기지는않는 다. 젊은이들이 직장 일로 밤새워 일을하다가과로사로사망했다는 뉴스를 접할 때, 직업상 다이어트 를감행하다가거식증으로사망했 다는뉴스를접할때, 늘느끼는것 이지만 분명 본인은 몸에 이상 징 후를 느꼈을 것인데, 제 명분이 선 다는착각하면서독재자로군림해 온일은없었는지.결국비난거리가 바닥날때까지상대는받은상처로 인해만신창이가될때까지일구월 심공격에집착하느라적당한때를 놓치고멈추지못한채쾌속질주한 당당함에 만족하는 동안 가족은 브레이크가망가진자동차처럼너 덜너덜 회복 불능의 인성이 된 줄 도 모르고 마치 전쟁터의 독식 승 자처럼면류관쓰기에바빴던적은 없었는지, 건널목 신호등 앞에 서 서 스스로를 돌아보는 계기로 삼 았으면싶다. 한편으론사회와학문과예술발 전 계기가 때로는 틀에 박힌 규칙 들을과감하게위반반칙을시도함 에서 나온다는 정설도 있다. 진정 한자아발견또한규칙의틀을깨 뜨리는과정에서발생한다는것이 다.그럴수밖에없는것이한계없 는안락함은무기력과게으름에취 하게 할 뿐 스스로가 마치 복제품 처럼 타인의 삶을 여과없이 받아 들이는 상투적인 습성의 비롯이 되기십상이라스스로를안착에서 벗어나려는 시도가 곧 발전 계기 가된다는것이요. 진정한성공, 명 분 있는 발전, 유익함을 추구하는 원천이바로위반반칙의옆모습이 다. 구태의연한삶에서벗어나고자 하는몸부림표현이성장의기회를 표착하게된다는것이다. 위반 반칙에 대한 옹호가 불법을 조장하는일과혼동될리는없겠지 만분명한것은비도덕적규범이나 행위와는 거리를 두어야 할 것이 다. 먼저 자기가 누구인가를 발견 하고책임질수있는인격적다스림 이이루어져야위반반칙의이면을 추구할수있을것이다. 세계는지금정치주체자의교체, 이념의기습, 올바름의부재, 눈앞 에전개되는현실적이익만바라보 는 독재자들의 일시적인 승리, 덧 없는영광으로점철된시대가바로 지금의시대상이다.도덕적으로옳 고그름의분별력은자취를감추고 부끄러운 줄 모르는 무단횡단이 자행되고 있다. 분명 깨달음해야 할 것은 멈출 때를 알고 적기에 멈 춰야 한다. 멈춤의 기회가 주어졌 음에도 멈추지 않고, 아니 멈추지 못하고질주한다면무서운결과를 남길뿐이다. 한나라나개인에게어느순간빨 간신호가켜질때가있다. 분명멈 추어야 할 순간이다. 결단코 무시 해서는 안될 일이다. 개인이나 단 체나나아가서는나라에까지도.위 반반칙만제대로다스린다면생은 성공에진입한것이나진배없음이 다. 먼저 위반 반칙을 제대로 다스 릴 줄 아는 개인의 정신력과 나라 를보살피며관리하고통제력이갖 추어진지도력이이어지러운현실 을수습하여바로잡으며가다듬으 려는의지가절실히요구되는시대 가바로지금이다. 여러미디어매체를봐도온통어 둡고우울한소식뿐, 어디한군데 상큼 한 구석이 없고 칙칙하니 변 화난측이다. 수용해야 할 것과 멈 추어야 함에도 멈출 줄 모르는 독 선이 빚어낸 시대상이다. 나라와 국민이서로에게쓸모있는관계로 살아갈수는없을까. 위반 반칙 지난 3월1일은민족 대표 33인이 서울 종 로구 인사동 태화관 에서 독립선언서를 낭독하고 만세 삼창 을하며시작된 3.1운 동이 일어난 지 106 주년이 되는 날이었 다. 기자로서가장큰 보람을 느낄 때는 다 양한사람들과만나그들의이 야기를나눌때이다. 특히 3.1절 특집기사를 준비 하며 독립유공자 후손들과 대 화를나누면서, 그동안멀게만 느껴졌던 초기 미주 한인들의 역사와 그들의 희생과 헌신이 더욱생생하게다가왔다. 초기이민사회에서한국독립 운동의 중요한 발자취를 남긴 김호 선생의 외손자 안성주씨, 독립운동사에서 첫 의열 투쟁 을펼친전명운의사의사위표 한규씨, 그리고현순선생의직 계손인그랜트현(한국명현순 일)씨가 대한인국민회 기념재 단이사로합류했다. 100년도훨씬전에이역만리 미국에서 대한민국의 독립을 위해 기꺼이 자신을 내 던졌던 독립운동가의 후손들이 대한 인국민회 기념재단(이사장 클 라라원)에합류하며그정신을 계승하려는 행보를 시작한 것 이다. 1909년 창립된 대한인국민 회는해외한인들의독립의지 를결집시킨최고기관이자, 대 한제국 이후 대한민국임시정 부가 수립되기까지 준정부 역 할을수행한단체다. 이러한 역사적 의미를 잇고 자 설립된 대한인국민회 기념 재단은대한인국민회관(LA사 적지 548 역사물)을 관리·보 존하며, 애국선열들의 유물을 보존하는데힘쓰고있다. 또한 한인 차세대를 위한 정체성· 역사 뿌리교육과 일반인을 대 상으로한이민역사세미나등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 하며역사계승에앞장서고있 다. 그런의미에서독립운동가후 손들의합류는그자체로상징 적인의미를지닌다. 본인이속 한 가족사와 대한민국의 역사 가맞닿아있는그들의한마디 한마디는 단순한 지식 전달을 넘어, 후세들에게살아있는역 사로써깊은울림을줄것이다. 인터뷰 중 오간 많은 이야기 속에서기억에남는몇가지가 있다. 안성주씨는“외 할아버지인 김호 선생이 독립운동 을위해상해로갔 을때어머니는겨 우 2살이었고, 외 삼촌은 외할머니 뱃속에 있을 때였 다”고 말했다. 혼 란스러운 상황 속에서 가족과 어린 자식들을 남겨두고 목숨 이보장되지않은길을떠났을 김호선생을생각하니그결단 과 희생이 더욱 깊게 와 닿았 다. 특히‘우리보다나’가중요 시되는 요즘 세상에서는 감히 상상도할수없는일이라는생 각이들었다. 미국 내 한국 독립운동가들 의공헌이오늘날충분히인정 받고 있다고 생각하냐는 질문 에두후손들은모두고개를내 저었다. 표한규씨는“미국은 물론 한국에서조차 일부 주요 독립운동가들을 제외하고는 역사교육이미흡한상황”이라 며“한인차세대들에게독립운 동의역사를제대로알리고그 정신을계승할수있도록교육 과관심이절실하다”고강조했 다. 나라를 위해 감히 상상도 못 할 용기와 결단력을 행동으로 보인 이들도 집에서는 평범한 아빠이자 할아버지였다. 안성 주씨는“우리가미국에오자마 자 여기저기 데리고 다니며 잘 해주셨다”고말했다. 표한규씨도 부인 마가릿 전 여사의말을빌려“장인어른이 가끔아내와처남을데리고나 와맛있는음식을사먹이고흐 뭇하게 바라보셨다고 한다”며 “20대 초반 작은 체구의 전명 운의사는미국땅에서친일한 백인을 직접 처단하려는 강단 이있었지만집에서는한가정 의가장인아버지였을뿐”이라 고말했다. 사람의 생각은 저마다 다르 고, 강요할수없기에정체성과 뿌리교육의중요성에대한인 식도각기다를수있다.그러나 한 가지는 분명하게 기억해야 한다. 우리는 평범했던 독립유 공자들이흘린피와땀,그리고 그들의 희생과 헌신으로 얻어 진세상에서살아가고있다. 그 들이개인의삶을포기하며지 켜낸것들을우리가너무당연 하게여기고있는것은아닌지 돌아볼때다. 독립지사 후손들이 일깨우는 역사 황의경 사회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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