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전자신문
2025년 4월 11일(금) ~ 4월 17일(목) A10 치매 위험을 줄이고 싶다면, 대상포진 백신 접종을 고려해 보자. 새로운 연구는 대상포진 백신이 치매 위험을 낮춘다는 지금까지 가장 강력한 증거를 제시한다. 연구진은웨일스의성인28만명 이상을 추적했고, 7년에 걸쳐 대 상포진 백신이 치매 발병 위험을 20% 감소시킨다는 사실을 밝혀 냈다.‘네이처(Nature)’에 실린 이 번 연구 결과는 치매라는 커지고 있는부담을관리하는데중요한 의미를가질수있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미국에 서 매년 새롭게 치매를 진단받 는 사람의 수는 2020년 51만 4,000명에서 2060년에는 약 100만 명으로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55세 이후에는 치매에 걸릴위험이 42%에이른다. 치매에 효과적인 치료법은 거 의 없으며, 생활습관 변화 외에 는뚜렷한예방수단도없다. 옥 스포드 대학교 정신의학 임상 강사인맥스타케는“인구전체 에서 치매 위험을 의미 있게 낮 추거나 발병 시기를 늦출 수 있 는 단 하나의 치료법이라도 찾 을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대 단한 소식이 될 것”이라고 말했 다. 이번연구에직접참여하지않 은타케는이어“대상포진백신 은 그런 치료법 중 하나로 보인 다”고덧붙였다. ■자연실험 의학연구에서무작위대조시 험(Randomized Controlled Trials, RCT)은 비슷한 참가자 들을 무작위로 치료군과 대조 군에 나누어 치료나 개입의 효 과를 측정하는 가장 신뢰받는 기준이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이러한 통제된 비교가 자주 불 가능하다. 예를들어, 백신을맞 는 사람들은 맞지 않는 사람들 과 다른 건강 습관을 가진 경우 가많기때문에이둘을직접비 교하기어렵다. 이번 연구는 웨일스가 2013 년 9월 대상포진 백신 프로그 램을 시행하면서 생긴 역사적 우연성을 활용했다. 1933년 9 월2일이후태어난웨일스성인 만백신접종대상이었고, 그이 전 출생자는 제외되었다. 연구 진에 따르면, 이 보건 정책은 백 신 접종 자격 기준을 기준으로 거의 동일한 배경과 나이를 가 진 두 집단을 비교할 수 있는‘ 자연실험’을만들어낸셈이다. 스탠포드 의대 조교수이자 이 번 연구의 책임 저자인 파스칼 겔트세처는“실제 무작위 임상 시험을 하지 않고도 그에 가장 가까운 비교를 할 수 있는 방식 이라생각한다”고설명했다. 겔트세처와 동료들이 전자의 료기록을 분석한 결과, 7년 동 안의 추적 기간 동안 대상포 진 백신을 맞은 사람은 치매 진 단을 받을 확률이 3.5% 낮았 고, 이는 상대적인 치매 위험이 20% 감소한 것과 같았다. 이러 한 치매 위험 감소가 다른 요인 때문일 수 있다는 가능성을 배 제하기 위해 연구진은 건강 습 관이나 의료 이용 같은 여러 변 수에 대한 정밀 분석을 진행했 지만, 다른 개연성 있는 설명은 발견하지못했다. 이번 연구는 약화된 생바이러 스로 만들어진 1세대 백신인 조스타백스(Zostavax)의 효과 를 조사한 것이며, 기존 연구들 과 일치하는 결과를 보여준다. 2024년, 타케와동료들은조스 타백스를 맞은 미국인의 건강 기록과, 2017년부터 조스타백 스의 효과 감소로 사용이 줄고 난 후 싱그릭스(Shingrix)를 맞 은 사람들의 기록을 비교한 연 구를 수행했다. (조스타백스는 2020년에 공식적으로 단종되 었다.) 이들은 싱그릭스가 대상포진 예방에 더 효과적이며, 치매 위 험 감소와 진단까지 평균 17% 더 긴 시간을 제공한다는 점을 발견했다. 타케는“서로 다른 인구와 국가에서 수행된 이 두 연구는 같은 결론을 향해 가고 있다고 본다”며“이처럼 증거 가 한 방향으로 모이는 것은 매 우고무적인일”이라고말했다. ■대상포진백신과치매의연 관성 연구진에 따르면, 대상포진 백 신이 치매 위험을 줄이는 것과 관련해 두 가지 주요한 생물학 적기전이존재한다. 첫째, 대상포진백신은어린시 절 수두를 유발하고 이후 신경 세포 안에 잠복해 있는 수두- 대상포진 바이러스(varicella- zoster virus)의 재활성화를 줄 인다. 이 바이러스는 성인이 된 후 다시 활성화되어 대상포진 으로 나타나며, 화끈거리고 아 픈발진이특징이다. 수두-대상포진 바이러스의 재활성화는 치매 위험 증가와 관련이 있으며, 이는 그로 인한 염증 반응 때문일 가능성이 있 다고 겔트세처는 말한다. 염증 은 치매 발병에서 점점 더 중요 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인식되 고 있다. (다른 연구에서도 다 양한 종류의 감염과 치매 위험 증가 사이에 상관관계가 있음 이 밝혀졌고, 몇몇 연관 연구에 서는 다른 종류의 백신들도 치 매 위험을 낮출 수 있다는 보고 가있다.) 둘째, 백신 자체가 면역 체계 를 더 넓게 활성화하는 효과를 가질수있으며, 이는치매를늦 추거나 예방하는 데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연구진은 말한다. 타케는이두가지기전 이 상호 배타적인 것이 아니며, 모두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한다. 흥미로운 점은 두 연구 모두 백신의 보호 효과가 남성보다 여성에게서 더 강하게 나타났 다는점이다. 그이유는아직명 확하지 않다. 여성은 백신에 대 해 더 강한 반응을 보일 수 있 고, 치매가 발병하는 양상도 다 를 수 있다. 실제로 여성은 남성 보다 알츠하이머병에 걸릴 확 률이두배높다. 겔트세처는 조스타백스 대상 포진 백신이 치매와 인지 기능 에 미치는 영향을 확인하기 위 해 무작위 대조 임상시험이 필 요하다고 말하며, 이는“보건 당국과 의료계의 신뢰를 얻기 위해서”라고 설명한다. 그는 자 연 실험 연구에서 얻은 근거를 바탕으로, 생백신으로 만든 조 스타백스를 시험하고 싶어 한 다. 조스타백스는 현재 미국에 서 더 이상 생산되지 않기 때문 에, 겔트세처는 민간 재단과 기 부를 통해 연구 자금을 모으는 중이다. ■치매위험줄이는방법 겔트세처는 대상포진 백신이 “한 번만 맞으면 되고 비용도 매우 저렴하며 쉽게 구할 수 있 지만, 현재 존재하는 치매 치료 법보다더큰효과를낼수있다 ”고말했다. ㅇ녀방질병통제예방센터 (CDC)는 50세 이상 성인에게 대상포진 백신을 두 차례 접종 할 것을 권장하고 있다. 2022 년 기준, 자격이 있는 미국인 의 36%가 백신을 접종했다. 또 한, 2024년 랜싯 치매위원회 (Lancet Commission) 보고서 에 따르면, 치매의 45%는 생활 습관과 환경 변화로 지연되거 나예방될수있다고한다. 치매위험을낮추고인지건강 수명을 늘리기 위해, 전문가들 은 다음과 같은 실천을 권장한 다. 즉, 사회적 연결 유지, 음주 절제, 건강한혈압유지, 청력저 하문제해결(보청기사용등)이 다. <By Richard Sima> ‘대상포진’백신꼭맞아라…“치매위험까지감소” 스탠포드 의대 7년 걸쳐 28만명 연구 결과 “대상포진 백신 맞으면 치매 위험 20% 감소 사회적 연결 유지·음주 절제 등 생활습관을” <사진=Shutterstock> 다음은 신경과학자 출신의 과학 저널리스트인 리처드 시마가최근에나온대상포진백신의치매예방효과에 대한새로운연구보고서에대해설명하는글을워싱턴 포스트(WP)건강섹션에게재한것이다. ■워싱턴포스트‘전문가에게물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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