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전자신문
2025년 4월 11일(금) ~ 4월 17일(목) 폭싹 속았수다는 제주에서 태어난‘요 망진 반항아’애순이와‘팔불출 무쇠’ 관식이의 모험 가득한 일생을 사계절 로 풀어낸 작품으로 국내외 시청자들의 뜨거운 사랑 속에 유종의 미를 거뒀다. 1~4부 공개 직후에는 넷플릭스‘오늘 의 대한민국 톱(TOP) 10’시리즈 부문 1위에 올랐고, 총 16부까지 모두 공개된 이후에는 600만 시청수(시청 시간을 작 품의 총 러닝타임으로 나눈값)를 기록 했다. 이후에도 줄곧 1위 자리를 굳건히 지키며 압도적인 화제성과 몰입도를 증 명했다. 공개 3주 차에는 넷플릭스 글로 벌 톱 10 시리즈(비영어) 부문 1위에 등 극했고 볼리비아, 칠레, 모로코, 필리핀, 말레이시아를포함한총 39개국가에서 톱 10 리스트에 올랐다. 아이유는 캐스 팅전부터드라마의성공을확신했다. “처음받았던대본에는 16부까지전체 적 내용은 없었어요. 초반부를 먼저 읽 었는데 너무 재미있었죠. 특히 3화에서 관식이애순을향해헤엄쳐오는부분이 재미있더라고요. 도파민이 팡팡 터지는 느낌이었어요. 힘들게 재회해서는 애틋 한말을하는것이아니라‘나옷값물어 내야 해’라는 유쾌한 대사를 툭 내뱉는 게 재미있었어요. 절절했다가 유쾌했다 가 눈물을 흘리게 했다가 또 웃게 했다 가 어떻게 이럴 수 있을까 싶었죠. 인물 들이 살아 숨쉬는 느낌이라 후반까지도 재미있겠다는확신이들었어요.” 아이유는 극 중 애순과 그의 딸 금명 까지 1인 2역을 소화하며 두 번의 인생 을 살았다. 애순으로 시를 꿈꾸던 소녀 에서, 억척스럽게삶을견뎌낸엄마가됐 고, 금명은 그런 엄마의 딸로서 세상의 차가움을 온몸으로 겪으며 어른이 되어 갔다. 서로를 닮았지만 각기 다른 결을 지닌두인물을동시에그려내는연기가 쉬운도전이아니었다. “1인 2역에 대한 부담감은 당연히 있 었지만 그게 또 욕심이 나는 포인트이 기도 했어요. 작가님이 저를 믿어 주시 고 맡긴 거잖아요. 그래서‘무조건 해낸 다’는 의지를 불태웠죠. 1인 2역이면서 도나이에따라성장하는묘사가섬세했 어요. 현장에 갔을 땐 관식 역인 보검 씨 의 눈이 저를 몰입하게 만들었어요. 그 눈이부담되다가도다른걸까먹게되는 눈이거든요. 보검 씨의 눈을 보면 몰입 에큰도움이됐죠.” 아이유에게 폭싹 속았수다는 유난히 눈물이 많았던 작품이었다. 우는 신이 하루에 몰려 있을 때는 마음만큼 눈물 이 콸콸 쏟아지지 않아 애를 먹기도 했 다. 아이유는 연기하는 내내 애환과 사 랑이뒤섞인삶의무게를온몸으로느껴 야했다. “가장기억이나는것은애순의할머니 가 돌아가시기 전‘소풍이었지’라고 말 하는장면이에요. 그장면에서‘귀로’라 는 곡이 배경음악으로 나오는데 어떻게 이 곡을 쓰실 생각을 하셨을까 싶었어 요. 그장면에서가장많이울었죠. 그리 고 아빠인 관식이 죽음을 맞이하기 전 금명에게‘애순을잘부탁한다’고말하 는 장면이 있어요. 그때도 현장에서 정 말 많이 울었던 기억이나요. 박해준 선 배님의 마르신 모습에 감정이입이 많이 됐고요. 실제로 선배님이 살을 많이 빼 서 찍었는데 며칠 전까지는 건장하게 있 다가 이틀 만에 물 한 모금 안 마시고 살 을 쫙 빼서 오시고는 했어요. 그 모습에 눈물이뚝뚝나더라고요.” 폭싹 속았수다에서 보여준 아이유의 섬세한 연기는 시청자들뿐만 아니라 실 제가족과가까운지인들에게도깊은인 상을 남겼다. 특히 평소 누구보다 열성 적으로 피드백을 주던 어머니조차 이번 작품만큼은깊은몰입감으로작품을감 상했다는전언이다. “엄마께서는 늘 제가 음악이나 드라마 작업을 하면 상세한 피드백을 주시는데 이번 작품만큼은 말이 없으셨어요. 그 냥 시청자로서 드라마에 홀딱빠져 즐기 고 계셨더라고요. 네 번 정주행했는데 봐도 봐도 재미있으셨대요. 절친들도 재 미있게 보셨다며 다양한 반응을 보내주 고계세요.” 아이유에게 이번 작품은 화려한 변신 이나눈에띄는도약보다는조용하고단 단한성실함으로쌓아올린시간이었다. 스스로에게 엄격하고 촬영장에선 언제 나 후회 없이 임하고자 했던 시간들이 쌓여단단한내면을완성했다. “성장이라는 단어가 좀 모호한 것 같 아요. 성장과 퇴보의 기준을 잘 모르겠 거든요. 다음 작품의 결과물이 안좋으 면 퇴보가 되는 건가 싶은 거죠. 그냥 좋 게 봐주셨나 보다 싶어요. 1년이라는 긴 기간 동안 작품을 찍은 것은 처음인데 꾸준히 성실하려고 했죠. 작품 안에서 도 성실함의 가치가 얼마나 큰지에 대해 나오잖아요. 나도 매일 촬영장에 갈 때 성실하게 준비하고 후련하게 돌아올 수 있도록하자는마음이었어요. 그런의미 의 성장이라면 성장했다고 볼 수도 있을 것같아요.” 애순을 연기한 아이유에게 이번 작품 은 단순한 연기 경험을 넘어, 스스로의 성격마저 바꾸게 만든 인생작이었다. 김 원석 감독이 폭싹 속았수다를“조부모, 부모 세대에게 바치는 헌사”라고 말했 다면, 아이유는이작품을“다음세대를 위한 다리이자, 새봄이 세대가 반드시 봐야할이야기”라고정의했다. “다양한 세대의 분들이 이 작품을 봐 주시는 것 같아요. 사람이 사는 거다 똑 같구나 싶죠. 한 사람의 일생을 다루다 보니무거운주제일수있어시청을주저 하는 분도 있을 것 같아요. 그렇지만 광 례에서 애순, 또 금명에서 새봄으로 이 어지며 어머니에게서 딸로 또 그의 딸로 삶이이어집니다. 우리 드라마 자체가 다음 세대에게 더 나은 삶을 살게 해주고자 하는 구조잖 아요. 그렇다면 금명의 딸 새봄의 세대 에는 또 다른 세상이 만들어지겠죠. 그 래서 새봄의 세대들에게 이 작품을 꼭 추천해주고싶어요.” 신영선스포츠한국기자 사진=넷플릭스 A9 연예 넷플릭스시리즈‘폭싹속았수다’아이유 오애순은어쩌면이름부터운명처럼시를품은여자였다. 어릴적글을 쓰고싶었고시를남기고싶었지만, 세상은그녀에게책상대신생선 좌판을내주었고그녀손에연필대신전복을쥐어줬다. 오애순의인생은 때로는파도처럼거셌고때로는한낮의바다처럼너른품이었다. 한 세대의시간과인내, 사랑을그린넷플릭스 16부작시리즈 ‘폭싹 속았수다’ (연출김원석, 극본임상춘) 속애순과금명을연기한가수겸 배우아이유(본명이지은)를지난 2일서울장충동의한호텔에서만났다. “박보검눈보며 몰입에큰도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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