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전자신문

2025년 4월 14일 (월요일) 오피니언 A8 윌셔에서 썬 박 (벌레박사 대표) 벌레박사 칼럼 미국의집들은대부분집주변에 잔디밭이있다. 봄철이되면잔디가무성하게자 라면서 잔디 관리하는 것도 큰 일 중하나이다. 그런데종종잔디밭에구멍이뚫 려 있거나, 구불구불한 활주로 같 이 토양이 훼손되는 경우들이 있 다. 이것은땅속에사는두더지때 문인경우가많이있다. 두더지는 날카로운 이빨과 납작 한발톱을이용해땅속을자유롭 게헤집고다닌다. 때문에잘가꾸 어 놓은 잔디밭을 망치는 주범이 될때가있다. 두더지는 잔디 뿌리 밑으로 기 어 다니며 지렁이와 굼벵이를 잡 아먹으로돌아다닌다. 그래서한 번 두더지가 들어온 집은 잔디가 죽게 되며, 잔디는 두더지가 움직 인동선을따라누렇게말라서죽 게 된다. 왜냐하면 잔디의 뿌리 부분이 들떠서 잔디가 죽기 때문 이다. 또한두더지는대사율이높기때 문에 많은 양의 먹이를 섭취할 수 있다. 실제로 자신의 몸의 100% 가까 운 양의 먹이를 섭취할 수 있다고 한다. 때문에두더지한마리가잔 디밭에 들어왔다고 하면 금새 잔 디밭이 망가질 수 있다. 일반적으 로 두더지는 두 종류의 터널을 만 든다. 하나는표면아래에서먹이를섭 취하기 위해 터널을 만들고 다른 하나는땅속깊은곳에둥지를만 들기도 하고 먹이를 얻기 위해 더 깊은 터널을 만들어 놓기도 한다. 만일두더지가잔디밭을망치고있 다면 두더지를 퇴치할 수 있는 몇 가지방법이있다. 첫 번째 방법으로, Bait(미끼)이 나 Repellent(제거제)를 사용하여 쫓아버리는것이다. 두더지가 다니는 길목이나 구멍 에넣어서두더지가쫓아내는방식 이다. 두번째는두더지구멍이있는곳 에연기가나는 Smoke bombs(연 기 폭탄)을 사용해서 두더지를 쫓 아내는방법이다. 연기 폭탄을 사용할 때 주의할 점은 연기가 밖으로 새어 나오지 않도록 구멍을 잘 막아 주어야 한 다. 마지막 방법은 Trap(덫)을 사용 해서두더지를잡는방법이다. 벌레없는최적한생활을하실려 면습기제거가최우선과제입니다. 벌레에대한문의사항은성실하 게 답변해 드릴 것이며 긴급사항 인 경우 전화주거나, 3230 Steve Reynolds Blvd., Suite 211, Du- luth, GA 30096에 위치한 회사 사무실로 방문하면 무료 상담을 받을 수 있다. 문의:678-704- 3349 잔디밭을 망치는 두더지 퇴치법 누군가를 만난다는 것은 가슴이 설레는일이다. 함께쌓아놓은정겨운추억이많 은 친구들은 만나러 가는 발걸음 을더경쾌하게한다. 그만남에는나를포장하지않아 도 된다는 편안함이 있다. 자라지 못한 어린 내가 불쑥 나오더라도 있는 그대로 받아 준다는 믿음이 있다. 물론그렇게흐트러진나를타박 하며놀리기도하지만그내면에는 따뜻한사랑이있다. 이런 친구들 앞에서는 자랑거리 도 쉽게 알리고, 어렵고 수치스러 운일도마음놓고나눌수있다. 내 아픔에 함께 눈물 흘리고 내 수치를 품에 안아주는 넉넉함이 있다. 이런친구들이있어죽을것 같은 고난에서도 다시 일어날 수 있다. 잘 알지 못하는 사람을 만나러 가는길도비슷한설렘이있다. 어 떤 사람들일까? 어떤 삶을 어떤 가치관으로 살아왔을까? 그에 대 한 궁금함에 눈동자가 자꾸 커진 다. 그러나 정작 만난 자리에서는 나 를 알리고 싶은 마음이 그 궁금함 보다 앞서곤 한다. 그가 나와 비슷 한 가치관을 따르고 있음을 알게 되면그마음은더성급해진다. 나도 이렇게 살아왔다고 서둘러 말했을 때 그의 눈동자에서 반기 는빛이반짝하면하던말은더빨 라지고더많은사건이머릿속에서 줄을선다. 그 감정을 조절하지 못하고 너무 많은 시간 동안 내 이야기만 했을 때, 씁쓸한 후회로 헤어지는 발걸 음이무거울때도있다. 그러나 이런 감정을 잘 조정하여 서로서로의이야기를잘들어주었 을 때는 그 만남은 유쾌한 기억으 로 남고 그다음의 만남을 기대하 게된다. 물론힘든만남도있다. 자기주장 이강하거나부정적인사람이있는 모임은불편하다. 어쩔 수 없이 참석했다가도 일찍 일어나야만 하는 핑계를 대고 서 둘러 거리로 나간다. 누구에게도 말할 시간을 주지 않고 자기 말만 계속하는사람은모두를지겹게한 다. 다른사람의의견을무조건반대 하는 사람은 그를 향한 마음의 문 을닫아걸게한다. 만날때마다다 른 사람의 흉을 보는 사람은 내가 없는자리에서는나를그렇게흉볼 것 같아 옷깃을 더 여미고 자세를 바로하게한다. 자기자랑을끝없 이하는사람을보고있자면안쓰 럽기까지 하다. 그의 가슴에 있을 법한커다란구멍이그려지고그곳 을 드나드는 찬바람에 때론 내 가 슴도시려온다. 우리는 모두 사랑과 관심을 먹고 성장한다. 사랑을 받지 못해 아직 도 헛헛한 사람은 관계에서 자주 어려움을겪는다. 그상처난부위 는필요이상으로단단해지기도하 고, 아물지 않아 조금만 건드려도 진물이 나기도 한다. 이런 것은 남 의 눈에는 쉽게 보이지만 스스로 는보기힘들다. 자기합리화에익 숙한 우리는 남이 사실을 말해 주 어도인정하기힘들어하고때론강 하게부정한다. 우리 모두에게는 상처받은 자아 가 있다. 평소에는 못 느끼지만 어 느 특정한 사람과의 관계가 힘들 때우리는느낄수있다. 그의문제는쉽게보이고내문제 는 보이지 않아 힘든 관계의 탓을 그에게 돌리지만, 사실은 내 안에 도 자라지 않은 미성숙한 내가 있 음을 안다. 그것을 인정하고 그런 나를받아들일때그만남이조금 씩쉬워진다. 만남, 그 관계에 대하여 허경옥 수필가 뉴욕에서 서울로 가면 드라마 속의 연예인을 쉽게 볼 수 있을 줄 알았다. 방송국이나 신문사 친구들이대부분은퇴하여그럴 기회가 없었는데 최근 TV에 모 습이비치지않는탤런트나배우 들은 연극이나 뮤지컬에 출연하 고있었다. 세종문화회관바깥현수막에는 박근형, 예수정, 이상윤, 고상호 의얼굴이두달가까이붙어있었 다.연극‘세일즈맨’에나오는출 연진이었다. 서초구 예술의 전당에 오른 연 극‘대학살의 신’은 놀이터에서 11세 소년 둘이 싸움을 했는데 맞은아이부모로이희준과김상 경이 더블 캐스트로 나왔다. 탤 런트이희준이드라마를찍는것 같아서별긴장감이없었다. 그후, 마곡동LG아트센터에서 공연되는 뮤지컬‘마타하리’를 보러갔다. 제1차세계대전중이 중스파이혐의로프랑스당국에 총살당한한무희의실화를바탕 으로제작된이뮤지컬은쓸데없 이몸의관능을내세웠고아르망 에대한사랑만있는주체성없는 캐릭터에실망했다. 마타하리역옥주현은‘레베카 ’에서 무대천장을 뚫을 듯 짱짱 하던 고음이 실종된 듯 했고 출 연진모두왜그렇게소리를꽥꽥 질러대는지 듣는 관객도 힘들었 다.아마도한국에서뮤지컬이성 세이다보니연기력,가창력이설 익은채로무대에서기때문일것 이다. 그런데 2월 말에 한남동 블루 스퀘어에서본뮤지컬‘지킬박사 와하이드’는무대, 의상, 조명이 완벽했고인간의선과악,양면성 을 보여주는 지킬박사와 하이드 역할을한배우신성록이눈부셨 다.“목소리가아주좋네,노래도, 연기도 이렇게 잘했어? 키도 크 고잘생겼네.왜몰랐지?” 폭넓은 성량에 지킬과 하이드 의내면심리를폭발적연기력으 로보여준신성록이원래뮤지컬 배우였다는것을깨달았다. 같은날무용수루시역으로아 이비가 출연, 노래와 춤을 상당 히잘했음에도빛을발하지못할 정도로신성록만보였다. 공연이 밤늦게끝나고집으로돌아가는 길이멀었다.다음날피곤하지않 냐는 언니의 전화에“너무 재밌 어서 하나도 안피곤해.”하고 말 했다. 그리고 세종문화회관에서 뮤지컬‘명성황후’를 보았다. 1995년 초연하여 2024년 200 만 고객을 돌파했으며 이번이 30주년 기념공연이라니 1997 년뉴욕링컨센터공연과많은것 이 달라졌을 것을 기대했다. 고 종역에 손준호, 명성황후 역에 김소현, 실제 부부가 동반출연 하여 호흡이 좋았을 뿐 거의 변 화된것이없었다. 명성황후는이날도마지막피날 레에서“백성이여 일어나라, 스 스로지켜야하리,조선이여무궁 하라, 흥왕하여라”외치고 있었 다. 한국의 창작 뮤지컬 시초는 1966년 10월26일 서울시민회 관에서막올린‘살짜기옵서예’ 다. 동랑레퍼터리 극단, 극단 가 교등이뮤지컬발전에일익을담 당했고 현대적인 뮤지컬을 가장 지속적으로 공연한 단체는 현대 극장이다. 1977년 빠담 빠담 빠 담, 피터팬, 사운드오브뮤직, 에 비타등80년대중반까지뮤지컬 의 토대를 닦았다. 1983년 뮤지 컬의 대중화를 불러일으킨‘아 가씨와건달들’은여전히인기있 다. 1990년대에는 브로드웨이, 웨 스트 앤드 뮤지컬이 해외캐스팅 초빙공연으로관객들의눈을키 워주었고 2001년에는최초해외 라이선스 공연인‘오페라의 유 령’이엄청난흥행을가져왔다. 급기야CJ ENM이브로드웨이 뮤지컬‘킹키부츠’를 글로벌 공 동제작하고 오디컴퍼니 대표 신 춘수 프로듀서가 제작한 뮤지컬 ‘위대한 개츠비’가 브로드웨이 에 진출했다. 두 작품 모두 가슴 뿌듯해하며보았었다. 한국은 코로나 19이후 뮤지컬 시장이무섭게성장하여특정뮤 지컬이떴다하면같은공연을여 러 번 보는 관객층이 생겨났다. 그러나 여전히 노래, 연기, 춤의 복합예술인뮤지컬전문인력은 부족하다. 해외 콘텐츠와 스타 캐스팅에대한의존도도높다. 특정 뮤지컬이나 작품에 대한 애정으로동일한공연을여러번 보는 관객을‘회전문’관객이라 한다. 관객과의 호흡, 무대 분위 기등이매번똑같지는않기에회 전문처럼 도로 돌아오는 안정적 관객층이형성되면그공연은성 공한다. 본인은 신성록의‘지킬 박사와하이드’가그랬다. ‘회전문’ 관객 살며, 느끼며 민병임 뉴욕지사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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