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전자신문
2025년 4월 14일 (월요일) D6 문화 1895년 3월푸른 눈의청년두 명이 조선 땅을 밟았다. 복음을 전하기위 해이역만리은둔의나라를찾아온 목 사 윌리엄 전킨 ( 전위렴·1865~1908 ) 과 의사 알렉산드로 D 드루 ( 유대 모·1859~1926 ) 선교사다. 두선교사는 인천제물포에서출발해11일이라는여 정끝에전북군산의작은항구에도착 한다.지금으로부터130년전, 호남지 역에개신교가전해진순간이다. 한국 개신교 선교 140주년을 맞아 전킨등초기내한선교사들이일군호 남선교발자취를따라가봤다.선교사 들이금강 뱃길을 따라 세운 전북 군 산·강경, 충남 공주의교회와 학교 등 근대유산을지난달 24일탐방했다. 국 내최대개신교연합 단체인한국교회 총연합관계자들이동행했다. “ 빦쁢뭏젎헒틶 ” 묾칾픒칺앟컮묞칺 두선교사의사역은전북 군산시중 동의수덕산에서시작했다. 단돈 50달 러에군산항이내려다 보이는 수덕산 기슭초가집두채를사들여한채는교 회로,한채는병원으로썼다.현재이들 이복음을전하고가난한환자를치료 했던 초가집은 흔적도없이사라지고 기념비만남아있다. 4년뒤수덕산을 떠나 궁멀 ( 현구암 동 ) 로거처를옮긴선교사들은선교스 테이션 ( 선교 기지 ) 을 세운다. 교회, 학 교, 병원이라는 ‘선교의삼각축’을 갖 춘, 호남 최초의선교 기지였다. 높은 복음화율을 보이는 전북 개신교의저 력은이곳에서시작됐다고해도과언이 아니다.군산과전주등전북지역복음 화율은 30%로,전국최고수준이다. 왜하필 군산이었을까. 미국 버지니 아주에서태어난 전킨선교사는 1891 년안식년차 미국에들른언더우드 선 교사의선교보고회에서“조선호남지 역에교회가 한 곳도 없다”는 보고를 듣고조선행을결심한다. 미국남장로 교에서파송한선교사선발대7인의일 원으로 당시뱃길로 들어오기쉬운 관 문이었던군산항에내린그는 13년동 안 군산과전주로이어지는지역을 따 라구암교회,예수병원,영명학교,멜본 딘여학교등을차례로세워선교의씨 앗을뿌렸다. 허은철 총신대역사교육과 교수는 “선교사들이세운근대학교와병원을 통해지역민들의생각이비로소근대로 넘어가게됐다”며“미신적의료대신과 학적인의료개념이생기고유교적세계 관에서자유, 평등이라는 민주주의개 념이자라나기시작했다”고말했다. 세아들을풍토병으로잃는비극속 에서도 선교열정을잃지않았던전킨 선교사는 43세일기로숨을거둘때까 지장터와거리에나가전도를하며궁 멀 사람으로 살았다. 전킨기념사업회 가군산시구암동선교사 묘역에유해 를 찾지못한 전킨 선교사 부부와 세 아들의가묘 ( 假墓 ) 를 조성한 이유다. 전킨 가족의 묘지옆으로는 드루 선 교사 부부와윌리엄해리슨선교사 부 부, 윌리엄불 선교사 부부의묘도 자 리한다. 전킨기념사업회를만든서종표군산 중동교회목사는 “선교사들의고향에 서직접흙을재취해유골함에담아왔 다”며“전북이전국에서가장 복음화 율이높은지역이된것은스스로를조 선사람이라고여기며헌신적으로사역 한선교사들이있었기때문”이라고강 조했다. 솓잋풂솧쭖틶캂읾맪킮묞 선교사들이군산에잉태한 또 다른 열매는 민족정신이었다. 군산 구암동 의언덕에자리한 만세운동의중심축 구암교회와 미션스쿨영명학교 ( 현군 산제일고 ) 건물을 재현한 3·1운동100 주년기념관이이를증언한다. 전킨선교사가 1903년설립한 군산 영명학교는 1919년한강이남 최초의 만세운동인‘3·5만세운동’의태동지다. 당시만세운동은서울에서독립선언서 를가져온구암교회장로박연세교사 가 주도했다. 1919년 3월 6일로 예정 된거사일이일제경찰에의해발각되 자 하루전인 5일분노한 학생들이운 동장으로 쏟아져나와 ‘대한독립만세’ 를외쳤다.선교사가심은신앙의씨앗 이무산될위기에처했던만세운동 불 씨를살려낸셈이다. 영명학교는1940년일제의신사참배 를거부했다는이유로폐교를 당했다 가 1975년이름을군산제일고로바꾸 고복교한다.복교뒤재정난을겪던학 교를 1975년기업가 고판남씨가인수 했다. 군산제일고 26회졸업생인소강 석새에덴교회목사는 “선교사들이가 르친자유,인권, 사랑, 박애정신이학 생들을 각성시켰고, 민족운동이호남 으로확산되는원동력이됐다”며“전킨 선교사가영명학교를설립한정신, 만 세운동역사는 종교를떠나전국민이 기억해야할유산”이라고말했다. 퓮뫎쿪 큲킇 ,38 뼒맒펺컿묞퓯킮 미국의선교사들이종교를 넘어민 족독립에영향을끼쳤다는 사실은자 못감동적이다. 당시선교단체간협의 에따라 감리교가 들어선충청권도선 교사들이세운 학교들이독립운동의 거점이됐다. 1906년프랭크 윌리엄스 ( 우리암·1883~1962 ) 선교사가세운충 남 공주의영명학교는 국가보훈처에 등록된 독립운동가를 17명이나 배출 했다. 윌리엄스 선교사는 독립의열망 을담아아들조지윌리엄스의한국이 름을 ‘우광복’으로 지을 만큼 조선사 랑이각별했다고전해진다. 앨리스 샤프 ( 사애리사·1871~1972 ) 선교사가이끈 공주영명여학교도 그 랬다. 샤프선교사는조선에온지6개 월만에남편이세상을떠났지만 1940 년일제가선교사를강제추방할때까 지38년동안조선여성교육에헌신했 다. 논산영화여학교,강경만동여학교 등충남지역에세운여학교가무려20 곳이다. 유관순열사의첫스승인그가 교회에서만난 유관순열사를 수양딸 삼아같은집에살며영명여학교에서2 년간 가르치고, 서울이화학당에편입 시킨일화도유명하다. 지난달 25일마지막 탐방일정으로 방문한 곳은공주영명학교언덕에자 리한선교사묘역.적막한언덕의우뚝 솟은묘지마다망국의설움에젖은조 선의땅에서감내해야 했던선교사들 의고통과헌신이서려있는듯했다. 남 편묘와나란히자리한 샤프선교사의 묘석에는 사진과 함께이런문구가 새 겨져있다. “우리가 당한 고난이크고 잃은 것이많지만 하나님께서는 어떤 식으로든선한 길로인도할 것이기때 문에그것을 믿고 두려워하지말아야 할것이다.” 군산·강경·공주=글^사진손효숙기자 근대화^독립향한열망$ 130년전군산선교가‘씨앗’이었다 “조선호남에교회가한곳도없다” 1895년美목사군산서복음전파 13년간교회^병원^학교등세워 과학적의료^민주주의싹트고 한강이남최초만세운동등 민족정신확산의중심축으로 공주영명학교독립운동가 17명 유관순열사수양딸삼은선교사 같은집에살며2년간가르치기도 현대미술을 개척한 1세대작가 하 종현의‘접합’의전후를볼수있는전 시가 동시에열리고있다. 서울 종로 구아트선재센터에서열리는 ‘하종현 5975’는 1959년부터1975년까지젊 은 하종현의작품을 조명한다. 전쟁 과급격한산업화, 도시화등한국현 대사의변화에반응하며끊임없이물 질성과재료를실험한과정부터접합 연작초기작까지두루살필수있다. 한국전쟁이후궁핍했던시절작품 활동을 시작한 작가는 시대상을 직 접반영하는 재료와직접만 든도구를쓰는데주저함 이없었다. 그는오랜기 간모은신문더미와아 무것도인쇄되지않은같 은 크기의백지를 쌓아 올린 작품으로 엄 혹한 시절 언론 통제를 비판했 다. 두개골과 골반엑스레이 필름을 활용 한작품도눈길 을 끈다. 마대 자 루역시밀가루,철조망등과함께당 시쉽게구할 수있는재료였다. 배압 법을고안한이후 1970년대부터선보 인접합연작의초기작도나왔다.아트 선재센터관계자는 “하종현의작 품에담긴시대적메시지와물성에 관한이야기를 새롭게발견할 수 있는전시”라고소개했다. ‘하종현 5975’가 젊은 하종현의실험성을 보여 줬다면서울종로구국제 갤러리에서 마련한 전시 ‘Ha Chong - Hyun’은최 신작을 중심으로 작품성 을드러낸다. 반세기에걸 쳐유화를다뤄온화가의 실험과물성탐구의현재좌표를기록 했다. 기존의 ‘접합’ 연작에서파생된 다양한색상의접합시리즈,자유분방 함과 자연미를 강조한 최신작품 등 30여점이등장했다. 두 전시장을 넘나들며 접합 연작 의 틀 안에서 끊임없이 바뀌는 작풍 을 볼 수있다는점이재미다. 신작인 ‘post ( 이후 )- 접합’ 연작은 마대천뒷 면에서밀어낸물감이앞면에서자연 스럽게흘러내리는형태로 초기작품 을연상시킨다. 초기작에서자연의흙 색을사용한것과달리신작에서는색 을보다적극적으로이용해점성있는 물감이흘러내리는모습을생동감있 게부각시킨점이다르다. 국제갤러리관계자는“기존접합연 작에서한국적인무채색이주로 사용 됐다면신작은주변에서흔히볼수있 는천연색을가져와보다현대적으로 다가온다”며“하종현의화가로서의여 정은재료의물성탐구를통해하나의 범주에얽매이길부단히거부하는과정 이었다”고설명했다.아트선재센터전 시는 20일까지, 국제갤러리전시는다 음달11일까지. 손효숙기자 충남 공주최초의서양식교회인공주제일교회는독립운동가들 의활동거점이됐다.2011년국가등록문화유산으로등록됐다. ▲ 윌리엄전킨선교사가세운옛영명학교건물 을재현한전북군산구암동의3·1운동100주년 기념관. 군산시제공 ▶ 1895년3월목사인윌리엄전킨과의사인알 렉산드로드루선교사가군산수덕산에마련한 첫선교지터.지금은당시초가집은사라지고기 념비만남아있다. 유관순열사등수많은독립유공자를배출한공 주영명학교. 한국교회총연합제공 미국의윌리엄전킨과 알렉산드로 D 드루선교 사가1896년구입한선교선. 전북 군산 구암산아랫마을. 마을위쪽으로 구 암병원과영명학교의모습이보인다. 말을타고선교를했던윌리엄전킨선교사. 전킨기념사업회제공 ▲ 하종현의 ‘Conjunction 09-339’. ▶ 하종현의 ‘접합24-52’. 국제갤러리제공 서울 종로구 소격동아트선재센터에서열리고있는 ‘하종현5975’ 전시전경. 아트선재센터제공 과거하종현 vs 현재하종현$얽매이길거부한‘단색화대가’의실험여정 아트선재센터젊은시절작품조명 전쟁^산업화^도시화시대상반영 언론통제비판설치작품등눈길 국제갤러리는신작 30여편전시 초기작보다색상적극적으로사용 생동감있고현대적느낌돋보여 1974 뼒핃샎짆샎읊홆펓몮헒펓핟많많쇪많쁢 쩒큲 샎킮잖샎 ( 郌 · 뭃몮먾 캊킲옪 핞욶 ) 읊벊뺂슲펖삲 . 믆잊픒 믆읺엲몮쫂삖뭃픎폺칺핂픦묺젛핂줆헪폎삲 . 믆쌚팒핂싢펂많 젆잍콛픒큲 삲 . “ 잖샎 슅졂펞줊맞픒 쉲팬픊옪짎펂쫂핞 ”. 숞 풂줊맞핂폺핂컿밂잖샎픒힎빦팬졂밚힎펂빦폲젾 힖맞핂솓믆잊핂퐒컿쇞삲 . 많홓 (90) 픦솓 헏핆 믾쩣핆 ‘ 짾팣쩣 ( 胜䬃岀 · 쉲펞컪줊맞픒짎펂폺읺쁢믾쩣 )’ 캫 큲 읺삲 . 핂짾팣쩣픒삲퍟멚쪎훊 ‘ 헟 (Conjunction)’ 펾핟픎믆펞멚 ‘ 삶캗먾핳 ’ 핂않쁢쿦킫펂읊컮줊삲 . 하종현화백. 국제갤러리제공 ‘한국개신교 140년’ 전북^충남탐방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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