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전자신문

2025년 4월 18일(금) ~ 4월 24일(목) A8 연예 데뷔작‘롤러코스터’로 재치와 속도감 넘치는 유쾌한 소동극을 선보였고 허삼 관으로 1950~1960년대가족상과부성 애를 표현했던 하정우 감독은 10년 만 에 내놓는 신작 로비를 통해 반짝반짝 빛나는 블랙코미디 유머의 진수를 선보 였다. 연기 내공이 꽉찬 배우들과 개성 가득 신예들의 앙상블이 모여 휘몰아치는 막 강 시너지를 펼쳐 보인다. 또 현대 사회 의 축소판을 그대로 옮겨놓은 것 같은 인물군상들의한판로비혈전이펼쳐지 고나면우리네인생의본질을관통하는 잔잔하면서도 가슴을 세차게 두드리는 강력한한방의주제도만날수있다. 지난 2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의 쇼박 스사옥에서로비의연출과주연을동시 에맡은하정우와인터뷰를진행했다. 로 비의 언론배급시사회가 진행 됐던 지난 달 25일 급성충수돌기염으로 긴급 응 급수술을받았던하정우는병원에서권 장한 입원 기간보다 이틀이나 빠른 지 난달 28일 퇴원해 로비 관련 GV 및 무 대인사, 쿠팡플레이코미디쇼‘SNL 코 리아’시즌7 촬영에나서는등종횡무진 활약 중이다. 이날 인터뷰에 나선 하정 우는 다소 수척해 보이는 모습이었지만 평소의 재치 넘치는 입담과 영화와 연기 에 대한 진지한 태도는 그대로였다. 특 히감독으로나선인터뷰였기에출연배 우들에대한칭찬을한마디라도더보태 려는모습이인상적이었다. “평소 사람들을 유심히 관찰하고 세상 에서 한발 떨어져서 CCTV처럼 바라볼 때가있어요. 세상사를향한호기심이많 죠. 평생 배우로서 또 감독으로서 영화 를 만들며 살아왔기에 세상이 영화의 한 장면처럼 보일 때가 있어요. 이번에 병원에입원해 3박 4일을지냈는데병원 복도에 나와서 각자의 사연을 지닌 채 바퀴 달린 스탠드를 밀며 일제히 걷고 있는 남녀노소환자 분들을 보며 인상이 깊더라고요. 살기 위해 부지런히 복도를 걷는 할머 니, 할아버지, 중장년부터젊은이들까지 바라보며한없이관찰하게됐어요. 저도 물론 열심히 복도를 걸었죠. 로비 의 소재도 이렇게 얻게 됐어요. 팬데믹 시기에 골프를 치기 시작했는데 골프장 에 가면 정말 각자의 사연을 지닌 별의 별 사람들이 있더라고요. 100원, 1000 원짜리 내기에 목숨을 걸고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감정을 앞세우는 웃긴 상황도 많이 맞이했어요. 이걸 보고 영화의 배 경과 캐릭터로 맞이하면 좋겠다는 생각 을했죠.” 로비는연구밖에모르는스타트업대표 윤창욱(하정우)이 경쟁 회사 대표인 손 광우(박병은)의 뒷거래 때문에 기회도 기술도 번번이 빼앗기던 차 4조 원의 국 책 사업의 사업권을 따내기 위해 첫 로 비골프에나서는이야기를그렸다. 영화 에는 실질적 주연 10여 명이 등장하고 이들 외에도 약방의 감초처럼 충무로의 난다긴다하는배우들이특별출연했다. 하정우가 캐스팅 과정에서 가장 공들인 배우는누구일까. 함께 촬영하며 특히 남다른 매력을 뽑 아낸 배우로 누굴 꼽는지도 물었다.“감 독들은 보통 자기 영화에 나오는 배우 들이연기인생에서새역사를써내려가 는 것을 바라며 영화를 찍어요. 제 전작 들에서도로비에서도전체대본리딩 10 번, 부분 리딩까지 다 합치면 30번이 넘 게 사전 리딩을 했어요. 모두 연기를 잘 하고 역량이 높은 분들이지만 배우로서 더 좋은 모습들을 보여주셨으면 했죠. 캐스팅은 누가 이미지적으로 가장 어울 릴까 위주로 생각했어요. 특히 진프로 역의강해림캐스팅에심혈을기울였죠. 관객들이‘실제 골프 선수가 나와서 연 기했나’하고 생각하시길 바랐어요. 강 해림 배우에게 강조한 것도 연기보다 골 프 폼에 신경을 써달라고 했어요. 강해 림 배우에게서는 풋풋하고 신선한 느낌 도 느껴졌고 또 극 중 진프로가 처한 상 황을 극복해 나갈 강한 아우라도 느꼈 어요. 실제 촬영에서도 잘 해냈죠. 대척 점에선인물이최시원이연기한마태수 역이에요. 가장 연예인스럽고 셀럽 같았 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죠. 후보에 오른 배우들이 전부 아이돌 출신이었는데 최 시원이가장적합했어요.” 최강 빌런으로 등장하는 스마트 주차 장 국책 사업 실세인 최실장 역의 김의 성, 닳고 닳은 로비력을 뽐내는 박기자 역의 이동휘 캐스팅과 촬영 현장 에피소 드도이어졌다. 김의성은처음캐스팅제 안을 받고‘하정우표 블랙 코미디에 내 가 어울릴 수 있을까’에대한 고민이 깊 어져한차례캐스팅을고사한바있다. “김의성 선배께 처음 시나리오를 드렸 을 때는 초고 단계였죠. 시나리오가 발 전될 때마다 계속 새 시나리오를보여 드 렸어요. 최실장 역은 빌런의 기능을 할 수 있는 인물을 생각하다가창조된 인물 이죠. 진프로의 열성 팬이지만 그를 끝 까지 괴롭히는 캐릭터에요. 김의성 형은 ‘이게웃겨?’,‘이렇게하면재미있어?’ 라고수도없이질문하며점점확신을가 져 나가셨어요. 이동휘는 역할 속에서 유쾌하고발랄한인물을많이했지만실 제로는 조용하고 차가우면서 그로테스 크한 면이 있는 배우예요. 이런 입체적 인면을가진배우가스펙트럼이많은캐 릭터를 잘 소화해 줘서 고마웠죠. 박기 자는 음의 기질을 가진 캐릭터인데 이동 휘를통해훌륭하게창조됐어요.” 하정우는 로비의 러닝타임 106분을 숨쉴 틈 없는 대사로 꽉 채우며 위트와 유머넘치는상황들로구성해매력넘치 는군중극을탄생시켰다. 배우각자의색 다른개성을끌어낸것은물론이고능력 치의 최고값을 뽑아내 조화로운 앙상블 로담아냈다. “연출을 하며 코미디 영화라고 생각하 지 않았어요. 드라마에 더 가깝다고생 각을 했는데 관객들이 피식피식 웃으며 봐주신다면 성공했다고 봅니다. 레퍼런 스 영화들 또한 사실주의 영화들이 많 았어요. 블랙코미디지만 배우들의 연기 가 매우 진지한‘쓰리 빌보드’와‘노인 을 위한 나라는 없다’등이죠. 매번 저 에게 영감을 주는 작품들이에요. 시나 리오를 쓸 때 심각하게 고민하며 쓰는 편은 아니에요. 빨리 쓰고 나서 판단하 는 편이죠. 로비도 시나리오 버전이 굉 장히 많았고 주위 영화 관계자들, 지인 들에게 모니터링을 하면서 고쳐 나갔어 요. 또 배우들과 사전 리딩을 하는 과정 을통해현장에서촬영하면서그들의의 견을 반영해 또 고쳐 나갔죠. 로비를 연 출하는 과정에서 배우들의 앙상블과 팀 워크를가장중요하게생각했어요. 롤러 코스터가시간이지나많은분들께회자 되고 기억된 것처럼 로비 또한 관객들께 즐거운 기억을 남기고 오래 회자되는작 품이면좋겠어요. 또출연배우들이각자 필모그래피에 좋은 작품이었다고 기억 하게된다면제게는감독으로서가장큰 성취라는생각이듭니다.” 모신정스포츠한국기자 영화‘로비’로세번째연출작도전‘하정우’ 감독겸배우하정우가김의성, 강해림, 강말금, 박해수, 박병은, 이동휘등내로라하는 연기신(神)들과뭉친영화 ‘로비’로영화 ‘허삼관’ 이후 10년만에영화연출에나섰다. <로비>는블랙코미디장르작품으로로비골프의현장이라는한정되고특수한 공간에서펼쳐지는다종다기한인물군상의웃픈군중극으로탄생했다. “세상향한호기심, 감독으로서제장점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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