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전자신문

2025년 4월 23일 (수요일) 오피니언 A8 약값은 정말이지 나이를 먹을 수록 신경을 안 쓸 수가 없다. 특 히메디케어에가입한이후엔병 원진료보다오히려약국계산서 가 더 무겁게 느껴진다는 말이 주변에서 심심찮게 들린다. 약값 이 몇 달 새에 두 배가 됐다거나, 늘 먹는 약이 어느 날부터 보험 적용이안된다는얘기까지나오 면, 연세 드신 분들 입장에선 메 디케어에가입해놓고도마음편 할날이없다. 그런데 2025년부터는 약값 구 조에 꽤 큰 변화가 생겼다. 바로 연간자기부담상한제가새롭게 시행되기때문이다. 말그대로약 값에 한도가 생긴다는 이야기인 데, 이게실생활에서는어떤의미 를갖게될까? 기존 메디케어 파트 D 약 보험 구조는꽤복잡하다.처음엔일정 금액을부담하고,어느정도지출 이 누적되면 일명‘도넛홀’이라 는 공백 구간에 들어가고, 또 일 정 기준을 넘으면 비로소‘재난 구간(Catastrophic phase)’으로 들어가 보험에서 대부분 커버해 주는방식이었다. 문제는이구조 안에서는실제로약을많이쓰는 분들이본인부담없이완전히안 심할수있는구간이없었다는점 이다. 예를 들어보자. 둘루스에 사는 ‘메디킴’씨는당뇨와고혈압,관 절염약을복용중인데, 그중하 나가 고가의 브랜드 약이다. 올 해만해도벌써약값으로$3,000 이상을냈다.약국에서카드긁을 때마다숨이턱막힌다고하소연 한다.그런데2025년부터는이런 경우에 큰 변화가 생겼다. 새 제 도에따르면, 메디케어파트 D에 등록된가입자가부담하는연간 약값이$2,000으로상한이생긴 다. 그이상은보험이책임진다는 뜻이다. 즉, 약을많이쓰는분들일수록 혜택이 커지는 구조다. 이전처럼 도넛홀에 들어가면 갑자기 부담 이 늘어나고,‘Catastrophic’구 간에도달할때까지는계속본인 이일정부분을감당해야했던부 담이 한꺼번에 정리되는 셈이다. 이제도하나만으로도많은분들 의약값스트레스가상당히줄어 들것으로보인다. 그뿐만이 아니다.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따라, 제약회사가 약값을지나치게올릴경우메디 케어가직접가격을협상할수있 게 된다. 2025년에는 당장 10개 의 주요 고가 약품에 대해 메디 케어측이가격을조정하게되고, 이후매년점차협상대상약물이 늘어나게된다. 약값이시장에서 정해지는것이아니라정부가개 입해조절하는구조가만들어진 다는얘기다. 물론 이 정책에 반대하는 목소 리도 있다. 제약 산업 쪽에서는 신약개발이위축될수있다는우 려를제기하고있다. 하지만환자 들 입장에서는“그래도 이렇게 안하면약값이감당이안된다” 는 절박한 마음이 더 크다. 오히 려 늦은 감이 있다는 반응도 많 다. 특히당뇨, 심장질환, 암치료제 처럼만성질환관련약을장기복 용하는 사람들에게는 이번 변화 가실질적인도움이된다. 지금까 지는약보험을들고있어도매년 본인 부담금이 $3,000~5,000 가까이나가는경우가많았는데, 2025년부터는최대 $2,000으로 제한되니한해에수천달러가절 약되는 셈이다. 일부 플랜에서는 상한 금액이 적용되도록 시스템 이자동조정되지만, 그렇지않은 플랜도있을수있기때문에본인 이가입한약보험의변경사항을 꼭확인해야한다. 또하나기억할점은, 이상한제 는 파트 D에 가입한 사람에게만 해당된다는것이다. 간혹자신은 “병원만가고약은안먹는다”면 서파트D가입을미루는경우가 있는데, 나중에필요해져서뒤늦 게가입하려고하면 **평생벌금 (Late Enrollment Penalty)**이 붙는 데다, 새 제도의 혜택도 놓 치게 된다. 건강할 때일수록 약 보험을기본으로들어두는게나 중에 더 큰 지출을 막는 방법이 될수있다. 이제 메디케어의 약값 구조는 한층더‘현실적’으로바뀌고있 다. 보험이란 게 늘 그렇다. 건강 할 땐 낭비처럼 느껴지고, 병이 생기면한푼이아쉬운게현실이 다. 그런 점에서 2025년부터 시 행되는이번제도는평소약값부 담이 컸던 분들에게 적지 않은 숨통이 될 수 있다. 오랜만에 메 디케어가“조금은 사람 편을 들 어주는”쪽으로움직였다고해도 과언이아니다. (보험전문인최선호770-234-4800) 2025년부터 달라지는 메디케어 약값 상한제 최선호 보험전문인 - 보험, 그것이 알 고 싶다 전문가 칼럼 김혜경 사랑의 어머니회 회장 아도니스 양로원 원장 수필 보이지않는것들의가치 이메일을열어보니‘우리엄마가 책을냈어요.’라고쓴켈리의메일 이있었다. 켈리는십년전즈음에 돌아가신 신 할머니의 외손녀다. 할머니 막내딸이 동화를 쓴다더 니책을출판했나보다. 책을주문 하려고 작가 이름과 타이틀을 옮 겨 쓰려니 할머니와 함께했던 일 들이떠올랐다. 신할머니는혼자서양로원을찾 아왔던 분이다. 삶의 끝머리를 스 스로 정리하겠다며 혼자 찾아오 는 경우는 그때가 처음이었다. 할 머니라고 불렀지만 그 당시 일흔 살을 갓 넘긴 아주 세련된 여성이 었다. 가장 노릇하며 사느라 자신 의건강을돌볼여유도없이살아 온할머니가암을얻은것은삼년 전이라고 했다. 삶의 끝자락을 누 구의 동정이나 방해 없이 정리하 고 싶어 스스로 양로원을 찾았다 고 했다. 키모데라피도 중단했다 고 했다. 너무나도 담담하게 말하 는 할머니에게 죽음은 너무나 자 연스러운미래처럼보였다. 살다 보면 그냥 마음이 가는 사 람이있다. 눈만마주쳐도서로생 각이통하는것같은느낌,신할머 니는 처음 입소할 때부터 그런 분 이었다. 남들 눈에 차별하는 것으 로 보일까봐 사적인 감정을 감추 려고도 해 봤지만 생각대로 되지 않았다. 입소할 때 두 달 정도 살 거라던 의사의 진단과 달리 할머 니는일년넘게더사셨다.그의마 지막생애를함께하는동안, 할머 니의 임종은 내가 곁에서 꼭 지켜 주고싶다는생각을했었다. 세상의모든생명은유한하다.그 당연한 사실을 모르는 사람은 없 다. 하지만 시한부 삶이라는 구체 적인 상황과 맞닥뜨리면 반응이 정말 제각각이 된다. 신 할머니는 마치해야할일에우선순위를설 정해 놓았던 것처럼 차근차근 하 나씩 풀어나갔다. 불륜을 용서하 지못해서이혼했던남편, 그때문 에 깨진 가정과 관계들 그리고 사 이가 멀어졌던 딸들에게 진실한 감정을 보여주었다. 숨 쉬고 있는 순간에도, 잠자리에 드는 행동에 도,한코두코뜨개질을하면서도 자신이 느끼는 내적 평화를 감사 해했다. 잠자는듯떠나기를소원했던할 머니는 그 희망대로 그렇게 떠났 다. 그의마지막순간에곁에있기 를 바랐었지만, 온 세상이 어둠에 잠겨 모두 잠든 시간에 홀로 떠났 다. 아침 라운딩에 방문을 열었을 때할머니는양손을배위에가지 런히모으고마치행복한꿈을꾸 는 것처럼 누워있었다.“아! 천사 같다.”하고감탄할정도로평온해 보이던 표정은 내게 슬퍼하지 말 라고 남겨준 선물이라는 생각을 했었다. 신할머니는양로원을개원한이 래 자신의 방에서 임종한 최초의 할머니였다. 사실, 양로원에서 임 종을맞는경우는거의없다. 임종 이 며칠 사이로 가까워지면 호스 피스 병동으로 옮긴다. 그 이유는 안락하게 고통 없이 임종을 맞게 하려함이지만, 자녀와 지인들이 환자와 함께 마지막 인사를 나눌 시간과 장소가 필요하기 때문이 다. 또한 양로원에서 함께 지냈던 사람들에게 생존의 모습을 기억 에 남기는 것이 정신 건강에 훨씬 도움되는일이기도하다. 호스피스의선구자인닥터퀴불 러로스의이론에‘죽음의5단계’ 가있다. 죽음이나암선고처럼큰 충격을받았을때, 사실로받아들 이기까지‘부정, 분노, 타협, 우울, 수용’이라는 다섯 단계를 거친다 고한다.가만히생각해보면신할 머니는 타협과 수용의 단계만 거 쳤던것같다. 삶의모습과죽음을 대하는 모습이 결코 다르지 않다 는것을보여준할머니, 인생의마 지막 단계에서는 무엇을 어떻게 마무리해야 하는 지, 의지력과 자 율성, 지성과존엄, 관계와배려처 럼눈에보이지않는것들이지닌 가치의 중요함을 깊이 깨닫게 해 주셨다. 십년세월이흘렀지만,가끔씩신 할머니가 생각날 때가 있다. 함께 털실을 사러갔던 상점을 지나칠 때,새우물만두를시켜먹을때,찻 집에서 매실차를 시킬 때. 할머니 와함께했던추억을회상한다. 돌 아보니 그때 할머니 나이가 고작 일흔 하나, 지금 같으면‘아가씨’ 소리 들을 나이에 작고하신 거였 다. 애덤지글리스작 <케이글 USA-본사특약> 프란치스코 교황 “네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라…” 마태복음 22장39절 발자취를 남기고… 킹트럼프버전에는없는말이네… 시사만평 교황 추모 뉴스ㆍ속보 서비스 www.HiGoodD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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