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전자신문

2025년 4월 26일 (토요일) 오피니언 A8 어느 덧 4월도 끝이 보인다. 꽃들 이 지천으로 피어나고 봄이 익어가 고있는와중에봄의몸부림도밀물 처럼 밀려들었는데 이내 썰물처럼 빠져나가고있다. 4월은날씨가맑고 밝다는 뜻에서 유래한‘청명’과 봄 비가 내려 백곡이 윤택하다는‘곡 우’절기가4월에담겨있다. 봄을 뜻하는 영어‘April’은 열리 다 라는 뜻에서 내력 하는 라틴어 ‘Aperier’에기원을둔단어로, 대지 위의만상에산천초목이움이트고 새순이열리는달을의미한다. 4월 에는우리고유의한식과단오절기 가있고식목일, 지구의날이포함된 달이다. 1545년4월28일은충무공 이순신장군의탄신기념일은경축 할만한일로기억되지만아픈기억 의장에남겨진일들이비교적많은 4월이다. 봄의 전령인 꽃 소식이 찾 아오는시기이기도하지만역사적으 로는많은시련과아픔이고여있다. 1865년 4월 15일에 링컨 대통령 암살 사건과 1912년 4월 15일, 타 이타닉호 침몰사건이 있었고, 또한 1948년 4월 3일에는 제주 4.3 사건 이 발생했다. 1960년 4월 19일에는 4.19 민주혁명이발발했으며, 2014 년 4월 16일 에는 세월호 침몰사건 이 아직까지 잊혀지지 않는 아픔이 덧나듯지울수없는기억의장에남 겨져있다.영국시인TS엘리엇은이 를예견이라도한듯4월은‘잔인한 달’이라표현했다. 4월이오면마치 한편의대하드라마를보는것같은 착각에빠진다. 만우절의가벼운발 걸음도 잠시, 진중한 4월의 역사는 계속되고있다. 이렇듯격동의사건과비극적인사 고가 많았지만 소멸과 소생의 기적 을세상기쁨과구별된엄중한기쁨 으로받아들이게하는소중한계절 로 다른 계절이 감히 나설 수 없는 12달 중 가장 거룩함으로 경건하고 장중한4월이기도한것은창조주의 사랑을 십자가 사랑으로 승화한 예 수님의 고난과 부활이 바로 4월에 자리매김 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 네메마른현실로찾아오셔서가슴 을적셔주시며위로와소망을갖게 해주신 4월이다. 꽃과꽃들이, 금방 솟아난듯한연록의잎들이천지를 뒤덮고, 다사롭게 햇살 가득한 4월 이 싱그러운 선물과 같은 계절이다. 겨울을지나4월의문턱에서비로소 가질수있는삶의희열이세상을다 아우를듯한향기로밀려든다. 자연 의 미물마다 새로운 생명의 아름다 운존재성을위해끝이없을것같았 던엄동설한도함부로4월을건너본 적이없었다. 4월이면 꽃들은 이미 낙화를 서두 르고연록의잎새가움을틔울자리 를 양보하는 탁월한 통찰력으로 기 약하듯아쉬움없이떠난다.겨울내 내 대지가 준비해 왔던 저들의 끼와 역량을한바탕마음껏펼치려는4월 축제 마련을 위해 옹골차게 준비해 왔던 것을. 나무 마다 싹이 움트고 자라고, 대지는 뿌리내린 나무들을 군말 없이 키워내고 새 생명은 대지 를 의지하며 생명줄을 붙들고 있다. 4월훈풍과향기는자연이베풀어주 는 최상의 선물이다. 하지만 세상은 마음을 불편하게 하는 갖가지 소음 으로가득하다. 어찌보면살아움직 이려는경쟁구도의생존본능의몸 부림들이 되려 누군가의 삶을 불안 이나 절망감으로 고통을 주는 일들 이 다반사로 일어나고 있는 실정이 니이무슨아이러니일까. 사람사는 세상인데 사회의 기본인 대지 같은 세상풍토가어찌이리도뒤틀려있 을까.양날의칼처럼서로다른두모 습이 존재하는 것이 세상이요 희망 에 들뜬 4월의 또다른 두 모습이기 도하다. 젊었을그땐‘4월은잔인한달’이 라는 말에 공감하기도 했지만 나이 가깊어갈수록생명을움틔우는축 복과은총의달이라는말이더따스 하게다가온다. 이역시 4월의두얼 굴이다. 나무 마다 연 록의 새 잎이 움을틔우고대지는겨울이남긴차 가운기운을몰아내고들판가득푸 른물결을덧입히고있다. 침묵으로 봄날의아름다움을충동질하는봄 날하늘도, 봄기운에덩달아괜스레 분주해 보이는 대지에도 천지 간에 온통 꽃잎이 벙그러지고, 4월을 목 청껏노래하고싶은마음이한껏익 어가는데, 한순간낙화의서러움에 도마음이쓰이는 4월의또다른옆 모습이유난해보이기도한다. 4월은많은것을일깨워주었다. 소 생의 계절이기도 하지만 쇠잔의 모 습도함께보여주었다. 잔인한봄잔 치가 처처에서 벌어지고 있지만 날 카로운 꽃샘 바람을 견뎌낸 환희의 기쁨도, 표현할수없는생명공감까 지도모두4월에만존재하는기쁨이 라서한해열두달이4월만같기를 의식속에수용하며각인해두려한 다. 4월에 머물고 싶다는 직설을 유 보하며. 겨울을 흉내 내기도하고 여 름으로 달려가기도 하는 4월의 두 모습을 보며 이래저래 생각도 많아 진다. 싫은 일, 덮어두고 싶은 일 들 이 누적되는 계절임을 절감하게 된 다. 실없는말들이난무하고돌아서 면 가짜 뉴스라 우겨대는 세상이지 만작은꽃한송이피워내기를기다 리며양지에꽃씨를심으려한다. 세 상이심는대로거둔다는진리의깨 달음에이르기를기대하면서. 김정자 시인·수필가 행복한 아침 4월의 두 모습 햇살같은만남 언제나좋은마음으로 다정하고따뜻하게 찡그리지않고살면 참좋겠습니다. 언제나 가슴을활짝열고 아무때나만나고픈 그런인연이라면 더욱 좋겠습니다. 하찮게등돌리지않고 늘함께할수있는 그런인연이라면 정말좋겠습니다. 그리고 어둠이몰려오는먼홋날 외롭게혼자걸어도 그것이믿음과사랑이라면 너무너무 좋겠습니다. 이세철 (BALSER TOWER 보석줍기회원) 보석줍기 시사만평 데이브그랜런드작 <케이글 USA-본사특약> 트럼프의 협상 중국 무역 협정을 할 준비가 됐나요? 계세요? *모든 칼럼은 애틀랜타 한국일보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절대로 델라웨어주에 회사를 설 립하지마십시오.” 지난해1월30일일론머스크테슬 라 최고경영자(CEO)가 소셜네트워 크서비스(SNS)‘X’에분노에찬게 시글을올렸다. 한소액주주가제기 한 소송에서 미국 델라웨어주 법원 이 560억 달러에 달하는 머스크의 성과급을 무효화하는 판결을 내리 자 나온 반응이다. 말로만 끝난 게 아니다. 머스크는자신이설립한회 사인테슬라·스페이스X·뉴럴링크 의 법적 소재지를 델라웨어에서 네 바다와텍사스로옮겼다. ■델라웨어주는인구100만명남 짓으로미국에서두번째로작은주 이지만 인구보다 두 배나 많은 220 만개의기업들이북적이는곳이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기 업들가운데 65%가량이본사위치 와는상관없이델라웨어에적(籍)을 뒀다.기업유치를위해1899년도입 한회사법에따라경영책임에대한 규제 부담을 낮추고 차등의결권 등 다양한경영권방어장치를마련하 는등친기업적환경을갖춘덕이다. 아마존·구글·메타등기업들이내 는법인등록수수료는주예산의 3 분의1을차지한다. ■그런데‘기업천국’으로정평이 난델라웨어의위상이예전같지않 다. 소액주주의손을들어주는법원 의 판결이 잇따르자 실망한 기업들 이 하나둘씩 둥지를 옮기기 시작했 다. 올해들어억만장자빌애크먼의 퍼싱스퀘어캐피털매니지먼트와 기 술기업인 드롭박스가 법인 이전 의 사를밝혔다. 메타도법인이전을검 토 중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기업 들의 델라웨어 탈출, 일명‘덱시트 (Dexit)’우려에주정부는다급해졌 다. 올 초 취임한 맷 마이어 주지사 는지난달주주들이회사를고소하 기어렵게만든회사법개정안에서 명하면서“델라웨어를떠난회사들 을반드시다시데려오겠다”고다짐 했다. ■기업 하기 어려운 환경은 결국 기업들을떠나게만든다. 기업이떠 난 빈자리에는 성장도 일자리도 없 다. 기업을옥죄는상법개정에집착 하는 더불어민주당의‘성장 우선’ 구호가공허하게들리는이유다. 델라웨어 탈출 만파식적 신경립 /서울경제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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