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전자신문
2025년 4월 28일(월) D www.Koreatimes.com 전화 770-622-9600 The Korea Times www.higoodday.com 한국판 “야야, (저기자가) 뭐라카노? 내말로 다몬한다.” “엄마! 엄마가 내한테 다 말해줬잖아. 그때얘기좀해봐봐!” 올해로97세가된일본군‘위안부’피 해 생존자 박필근 할머니는 이미 귀가 어두워져 소통자체가 쉽지 않았다. 떡 과 과일을 내주며 낯선 기자를 살갑게 반겼지만 정작 질문엔“말로 다 몬한 다”라는 답변만 반복하며 인터뷰를 어 려워했다. 남명식(62)씨는 그런 박씨를 옆에서 애달프게 바라봤다. 주말마다 일주일 치 국거리를 싸와 박씨를 살뜰히 챙기 는그의막내아들이었다. 남씨는질문을더큰목소리로전달하 거나 박씨의 간결한 대답을 문장으로 바꿔주며인터뷰를적극적으로도왔다. 박씨가 굽은 손가락만 내밀어도“손가 락이 상할 정도로 일을 열심히 하셨대 요”라고말해주는식이었다. 1991년고(故) 김학순할머니의첫신 고이후일본군‘위안부’피해가알려진 지34년이됐다. 학계마다 해석이 다르지만 당시 일본 군 병사 수를 기반으로 따져보면 세계 곳곳의 일본군‘위안부’피해자는 약 20만 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하 지만국내에신고·등록된피해자수는 240명(2022년기준)에불과하다. 이중 2월 고 길원옥 할머니 별세 후, 생존자 는이제7명만남았다. 올해 이들의 평균 연령은‘95.7세’. 증언이가능한이는박씨와이용수(97) 할머니, 단둘뿐이다. 강일출(97)·이옥 선(98)·박옥선(101) 할머니는 건강 악 화로 소통과 거동이 불가능해졌고, 나 머지 둘은 신원 및 행적이 외부로 공개 된적이없다. 한국일보는 접촉 가능한‘위안부’생 존자들과, 그곁을지켜온가족·지인을 만났다. 연로한 생존자 대신 그들의 삶 을이어서증언할수있는사람들이다. 이들은“엄마·할머니가세상을떠나도 ‘위안부’의 역사는 우리 삶을 통해 이 어진다”며“피해자들이미처못이룬염 원을반드시이룰것”이라고했다. 지난달 15일 오후 찾은 경북 포항시 북구 죽장면 박씨의 자택. 박씨 외가의 집성촌일대인이곳에서그는1928년9 남매 중 막내딸로 태어나 유복하게 자 랐다. 하지만15세가되던해일본군에게끌 려가약2년간일본에위치한위안소에 서 감당하기 힘든 고초를 당했다. 그는 두번의시도끝에또다른피해자두어 명과 함께 변소 수챗구멍에 몸을 욱여 넣어위안소를겨우탈출했다. 포항=최은서기자☞10면에계속 “울엄마귀신돼도, 더큰소리로위안부피해알릴끼다 97세박필근할머니의아들남명식씨 모친피해알고 “하늘무너졌다” 눈물 “위안부모욕시위에피거꾸로솟아 후대사람들도우리엄마역사알아야” 지난달 15일일본군‘위안부’피해생존자인박 필근할머니가경북포항시북구죽장면자택에 서한국일보·코리아타임스와인터뷰를하고있 다. 포항=심현철기자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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