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전자신문

2025년 5월 16일(금) ~ 5월 22일(목) A8 연예 영화‘바이러스’ 배두나 지난달 30일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 서 배두나와 스포츠한국이 만났다. 배 두나는이번작품을‘환기’라는단어로 정의했다. 오랜만에 도전한 로맨스 장르 에서감정을억누르지않고자유롭게발 산하는택선을통해다시금연기의재미 를되찾았다고전했다. “시나리오를 받았을 때부터 독특한 아 이디어가좋았어요. 사랑에빠지는것이 마치감염되듯무장해제되고또감염되 는 것처럼 사랑에 빠진다는 아이디어가 마음에 들었죠. 부정적이었던 사람이 초긍정 모드로 밝아지고 행복해지는 사 람이되는모습도좋았고요. 현대사회에 필요한 이야기 같다는 생각을 했죠. 저 또한 택선처럼 운명적이고 낭만적인 사 랑을 믿어요. 그 부분은 내가 어떻게 콘 트롤할수있는부분이아닌것같아요. 평소 이상형을 묻는 질문에 잘 답하지 못하는데 이상형을 정하고 사랑에 빠지 는 것이 아니라 그냥 사랑에 빠지게 되 는 것 같아요. 저 또한 택선처럼 낭만적 사랑에빠져본경험이있죠.” 택선은 바이러스에 걸리기 전과 후의 감정상태가확연하게다른다면적캐릭 터다. 세상만사 시니컬했던 택선은 바이 러스에 걸린 다음날부터 모든 것이 사 랑스러워 보이는 감정 과잉 상태에 걸 린다. 감정선을 최대한 절제하는 연기를 특징으로 했던 배두나는 이번 작품에서 ‘절제 전문’이라는 스스로의 표현을 뒤 로하고 마음껏 감정을 발산하며 새로운 도전을즐겼다. “오랜만에 재미있었어요. 사실 제가 20대 초반일 때 TV드라마에서 그런 연 기를 잘했거든요.‘위풍당당 그녀’에서 의 연기는 정말 발랄했죠. 그런 걸 상당 히 즐겨하던 배우이기도 했어요. 택선은 바이러스에 감염된 상태이기에 어떤 감 정 상태여도 이해가 되잖아요. 그런 부 분이 재미있었죠. 택선의 감정의 수위 는 감독님이 결정하셨어요. 리허설을 하 고감독님의의도대로맞춰서연기를했 죠. 사실 제 연기의 크기를 결정하는 건 스크린의 크기예요. 스크린이 크면 저 는 오히려 절제된 연기를 해요. 눈만 봐 도 감정이 보이니까요. 반면 TV 드라마 로 가면 더 친절하게 연기하죠. 요즘은 휴대폰으로 드라마나 영화를 보시니 그 크기까지연기가전달될까고민이돼요. 그 부분이 요즘 제가 연기를 하며 가장 고민하는지점이에요.” 이번 작품에서 배두나는 손석구, 장기 하, 김윤석과 각각 다른 결의 감정선을 나눈다. 특별출연으로 초반 소개팅남 수필을 연기한 손석구와는 드라마‘센 스8’부터‘최고의 이혼’, 이번에 영화 ‘바이러스’까지 세 번째 만남을 이어오 고있다. 가수로더유명한장기하는‘바 이러스’가 영화 데뷔작이지만 두 번째 출연작인‘패스트 라이브즈’가 먼저 선 보이기도했다. 배두나는이들세배우와 의각각호흡에서색다른재미를발견했 다고말했다. “손석구 배우와 드라마‘센스8’부터 ‘최고의이혼’, 이번에영화‘바이러스’ 까지 찍었어요. 손석구 배우는 기가 막 힌 설정을 잘해요. 캐릭터가 돋보일 수 있는 설정을 추가하고 잘 녹여내요. 장 기하 씨는 말 그대로 연기를 하는 것 같 아요. 노래도 노래하는 것 같지 않은 느 낌으로 부르잖아요. 그게 장기하스러운 매력인 것 같아요. 다른 역할은 어떻게 할지 궁금해지는 배우예요. 그 개성을 어떻게녹여낼까싶거든요. 김윤석선배 는 존재만으로 공기가 달라져요. 고레 다 히로카즈 감독이‘유능한 축구 선수 들은 내 앞의 공을 보지 않고 마치 드론 처럼 하늘에서 보는 것 같이 본다’고 하 더라고요. 김윤석선배는영화를관통해 서영화의전부를아우르는통찰력을지 녔어요. 그래서 그분이 나온 작품은 다 재밌어요.” 배두나는 세계적인 감독들이 먼저 손 을 내미는‘감독들이 사랑하는 배우’ 다. 이날 인터뷰 현장에는 방한 중이던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이 깜짝 등장해 눈길을 끌었는데, 두 사람은 영화‘공기 인형’(2010)으로 인연을 맺은 뒤‘브 로커’(2022)까지 함께하며 15년 넘게 깊은 파트너십을 이어오고 있다. 배두 나는 2005년 일본 영화‘린다 린다 린 다’로 해외 활동을 시작했고, 할리우드 데뷔작‘클라우드 아틀라스’를 비롯해 ‘주피터어센딩’,‘#아이엠히어’,‘레 벨 문 - 파트 1: 불의 아이’,‘레벨 문 - 파트 2: 스카기버’,‘센스8’까지, 언 어의 장벽을 깨고 국적을 넘나드는 다양 한작품을통해글로벌배우로자리매김 했다. “일본어는독학으로했어요. 언어를배 우기 전 일본에서 이미 일을 하고 있었 거든요. 일본어 못하는 유학생으로 출 연했고대사가많지않았는데일을하다 보니 들리게 됐고 그렇게 배웠어요. 영 어는 회화를 잘하지는 않았는데‘클라 우드 아틀라스’를 찍은 뒤 영어를 배우 고 싶어서 영국에 유학을 가서 과외를 받으며 공부했어요. 사람들은 잘 모르 죠. 제가 화보 찍으러 1박2일 한국에 들 어오고 이런 식으로 티 안나게 공부를 했어요. 사실 다른 직업이면 영어가 필 요없는데배우는대사가웃기게들리면 안 되잖아요. 열심히 공들여서 문화를 배우기 위해 갔고, 한국말도 안 듣고 열 심히했어요.” 10대 시절‘엄마’가 되고 싶다는 꿈을 품었던 배두나에게, 감정의 결이 섬세하 게 흐르는‘바이러스’는 오랜 시간 쉼 없이 달려온 배우 인생에 잠시 숨을 고 르게 해주는 작품으로 남았다. 쌓여온 피로와무게속에서스스로에게다시집 중할 수 있었던 순간을 안겨준‘바이러 스’는 감정적으로도 물리적으로도‘환 기’가되어준특별한작업이었다. “요즘은 작품 이후 회복할 수 있는 탄 력이 줄어든 거 같아요. 그래서 좀 신중 해졌어요. 예전에는 바로 작품을 찍어도 괜찮았거든요. 그런데 이제는 한 작품 찍을 때마다 저를 너무 달달 볶는 경향 이 생겼기에 더 신중하자 싶어요. 한 작 품을 할 때마다 에너지를 많이 쓰는 것 같아요. 그런 면에서‘바이러스’는 저에 게 환기가 된 작품이에요. 관객들께 새 로운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어서 기뻐 요.” “사랑에빠지는바이러스라니… 독특한아이디어에반했죠” 배두나, 김윤석주연의영화 ‘바이러스’가오랜만에행복도파민으로극장가를물들이고있다. 지난 7일 개봉한바이러스는치사율 100%바이러스탓에이유없이사랑에빠지는여자택선(배두나)의 이야기를그린로맨스무비다. 택선은어느날첫만남에청혼까지해버리는모태솔로 연구원(손석구)과최악의소개팅을치른후치사율 100%의톡소바이러스에감염되고만다. 평소 일과연애를향한의욕이바닥이던택선은감염이후갑자기세상이온통핑크빛으로물들어 보이고평소라면거들떠보지도않던꽃무늬원피스에눈길이간다. 이모든변화는사랑에 빠지는톡소바이러스때문. 택선은바이러스를옮긴소개팅남의유언에따라이균(김윤석) 박사와바이러스를치료하기위한여정을시작하고이들의묘한동행은웃음과설렘 사이를오가며관객에게알콩달콩한로맨스감성을전파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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