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전자신문
2025년 6월 3일 (화요일) 잘있거라인천공항 호텔창문으로보이는 거대한인천국제공항 경쟁하듯하늘로오르는 여러국적비행기들 나도내일이면 저화려한비행기들처럼 그리운고국을뒤로하고 태평양상공나르겠지 공항에내릴땐 들떠서 빠져나왔고 이젠아쉬움남기며 긴시간여정이남았네 고성,울진,포항,부산거쳐 한려해상여수에서제주까지 동심의시간으로돌아가 마냥즐거웠던시간들 아마이제나이때문에 자주올수없을것같은 그리운고향사랑스런조국 그저마음여행뿐이리라 [내마음의시] 오피니언 A8 진실한가? 공정한가? 정직한가? 그래서 믿고 함께 할 수 있는가? 한국일보는 냉철한 지성과 깊은 이해로 바른 해답이 되기 위해 끊이없이 묻고 또 묻겠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 한국일보 지혜로 - 서울 용두동 출신 - 잭슨빌칼리지 미용학 교수 - 잭슨빌미용학교 원장 - 잭슨빌한인회 부회장 - 미동남부한인회연합회 - (이사. 여성분과위원장) - 킴와 애틀랜타부회장 - 애틀랜타문학회 신인문학상 (시부문 최우수상입상.) - 애틀란타 문학회 회원 신문의예쁜우리말소개에‘풋낯’ 과‘너나들이’란 단어가 뽑혔다. 뜻 을 보니‘풋낯’은 서로 낯이나 익힐 정도로앎, 또는그정도의낯이라고 하고,‘너나들이’는 너니 나니 하며 터놓고 지내는 사이라고 한다. 너나 들이. 말이재미있다. 이웃간에담을 터놓고 지내는 것처럼 마음의 담을 터놓고 지낸다는 뜻인가 보다. 담이 없으면왕래와소통이쉬우므로서로 에대한이해의폭이넓어지고배려도 많아지고정도쌓이고사랑도깊어진 다. 집의담을터놓고지내는것도이 렇게 좋은데 마음을 터놓고 지내는 사이면 얼마나 서로가 행복할까 싶 다. 내주위에있는인간관계를한번돌 아본다. 얼굴을 떠올리니 너나들이 는커녕 풋낯으로 지내는 사이가 더 많다. 무심한천성탓에타인에대한 관심이 도무지 없다. 마음의 용량이 작아내안에보듬을수있는사람도 많지않다.그뿐아니다.몇번을만난 사람도낯선장소에서만나면못알 아본다. 혹 알아보는 사람이 있어도 내경험에비춰설마저분도나를기 억하랴싶어인사를못한다. 그래서나는새사람을사귀기가힘 들다. 얼마전에우리동네로이사온 친구를보면서는내가얼마나인간관 계맺기에서툰지를더욱절실히느낀 다. 나는35년넘게동네터줏대감으로 살았지만 마켓에 가도 식당에 가도 모두가낯선사람으로, 아는척해주 는주인이없다. 그런데이제겨우이 사온지넉달되는친구는어느곳엘 가나 환대를 받는다. 그녀는 길거리 과일 장수 아저씨께도 팔꿈치 툭 치 며아들잘있냐는인사를한다. 춥지 않으세요? 머리깎았네요. 그녀의관 심은 늘 살아서 톡톡 상대방의 마음 을일으켜세운다. 반면나는언제나처음온손님이다. 사람은 안 보이고 계산할 물건만 보 인다. 계산기만 바라보고 서 있는 무 신경의 나와 계산기 앞 사람과 마음 을나누는친구. 이사소한차이가수 없이 들락거려도 단골 대접 못 받고 벌쭘하게 서 있는 나와, 반가운 환대 에덤까지받는친구를만들었다. 차 가 고장이 나서 바디샵을 가야했던 어느날, 어디를가야할지몰라업소 록을뒤지는데친구는핸드폰을누르 더니 어서 오라는 밝은 음성의 주인 이있는가게로나를데리고갔다. 35 년을더살았던내가오히려넉달전 에이사온친구손에이끌려다닌다. 북적북적 주위에 사람을 모으는 친 구가신기하기도하고부럽기도하다. 아무렇지도 않게 안부 한 마디를 나 누는 그녀의 다정한 심성이 정말 사 랑스럽다. 작은 관심이 얼마나 쉽게 관계의 싹을 틔우는지 친구를 보며 느낀다. 아무리 오래 알고 지내던 사 이라도관심과배려가없이는너나들 이가될수없다는것도. 어느 대학교의 심리학 교수가 학생 들에게 질문을 던졌다. 만일 당신이 사흘 뒤에 죽는다면 무엇을 하겠는 가?대답은모두자주연락못드린부 모님을찾아뵙는다. 가족과여행을하며사랑을나누겠 다. 원수처럼 지내던 사람과 화해하 며사랑하겠다. 하나같이더많이사 랑하며 나누지 못한 것을 후회하는 말을 했다. 그 반응에 교수님은 칠판 에커다랗게적었다.‘Do ItNow.’ [윌셔에서] 성민희 수필가 풋낯과너나들이 신상철 고려대 고고미술사학과 교수 [미술 다시보기] 나폴레옹이황제로등극한지두 해가지난시점인 1806년파리살 롱전에서안루이지로데트리오종 의그림한점이대단한파장을일 으켰다.‘대홍수의 광경’이라는 제목으로 출품된 이 작품은 처음 에는 구약성서 창세기에 언급된 대홍수를 주제로 한 종교화로 분 류됐으나 종국에는 작가의 해명 을 거쳐 동시대 정치 현실을 비판 하는역사화로재평가받았다. 높이 4m가넘는대형화면에등 장하는 다섯 구성원의 가족 모습 이 살롱전에 처음 공개됐을 때 관 객들은 전율과 충격을 받았다. 심 지어 그의 스승이었던 신고전주 의미술의대가자크루이다비드 조차 이 그림은 예술의 존엄성과 이상주의를위협하는혐오스러운 작품이라는평가를내렸다. 다섯식구가필사적으로폭풍우 에 맞서 싸우며 자연 재해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몸부림치고 있는 이그림속장면은매우기괴하다. 가족의 운명을 짊어지고 있는 가 장의 등에는 늙은 아버지가 돈주 머니를 들고 업혀 있으며 나뭇가 지를 붙들고 겨우 버티고 있는 그 의 손에는 이미 기절한 상태의 부 인과 아이들이 매달려 있는 상황 이다. 이들의 유일한 구원처인 나 무는 밑동이 부러지기 직전인데 가족을 구하고자 애쓰는 남자의 모습은 영웅의 형상과는 거리가 멀게느껴진다. 극도의위기상황에서공포에휩 싸여 있는 인간의 나약함이 적나 라하게 표출돼 있는 이 그림은 당 대유행하던신고전주의양식과는 상당히다른화풍을보여준다. 1806년 9월파리의한문예지에 기고한글에서지로데트리오종은 이 작품이 현실 비판적인 정치적 알레고리를 담고 있음을 암시했 다. 그는이글에서많은동시대인들 이 사회적 폭풍우를 피하고자 안 전한 울타리를 찾고 있지만 그것 은 썩은 지지대에 불과하다는 견 해를피력했다. 혁명 시대의 폭력과 불안정성으 로부터벗어나고자나폴레옹이라 는 강력한 지도자를 등장시킨 프 랑스인들에게 그들의 선택이 또 다른불행의시작이될것임을경 고하는 작가의 의도가 이 작품에 내재돼 있다고 해석된다. 그런 점 에서이그림은나폴레옹제정시 대를 증언하는 위대한 역사화로 평가받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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