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전자신문
2025년 6월 13일(금) ~ 6월 19일(목) A8 스포츠 성남FC구단주로서첫만남 이 대통령과 축구계의 인연은 성남FC 구단주시절로거슬러올라간다. 경기도 성남시장 재임 당시 시민 구단 성남FC의구단주로활동했고, 여느시· 도민구단주와달리체육기자들과소통 에도적극적이었다. 하지만 그의 축구계 데뷔는 순탄치않 았다. 2014시즌 최종전에서 석연찮은 심판판정으로인해성남의성적이좋지 못하자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판 정에 대해 항의하는 글을 써 프로축구 연맹 징계위원회에 회부됐다. 이후 그는 기자회견까지 열며프로축구연맹과 맞 서며축구계와날선기싸움을했다. 기자회견까지열며프로축구연맹과맞 선 그의 모습은 기자들 사이에서도 논 쟁의대상이었고, 그것이기자입장에서 본 이재명이라는 인물에 대한첫인상이 었다. 기자인생가장인상깊은‘인터뷰이’ 2016년 2월, 기자는 당시 성남시장이 재명을 단독 인터뷰했다. 사전 통보된 25분의 제한된 시간, 그리고 그 중마지 막 5분은 사진 촬영까지 포함돼 실질적 인터뷰 시간은 20분 남짓이었기에 사실 불쾌한마음에서시작했다. 기자들은 최대한 많은 시간을 인터뷰 이(Interviewee)와 보내며 친밀감을 쌓 고 자연스럽게 인터뷰 내용을 끌어내는 것을 선호한다. 길게 편하게 얘기하다보 면 친분이 생기고 마음의 벽이 허물어 지면자연스레속에있는얘기도나오는 것이인터뷰이기때문이다. 물론 당시에도 이재명 구단주는 정치 인으로써 꽤 유망하고 주목받던 인물이 었다. 인터뷰가 성사된 것 자체가 쉽지 않았기에인터뷰시간이짧은것으로하 소연할수없었다. 그렇게시작한25분간의인터뷰. 그러나이게웬일.놀라웠다. 기자들은 소위‘제목’(헤드라인)으로 뽑힐 만한 말들을 해주는 인터뷰이를 좋아한다. 반면 2시간을해도제목하나 뽑기 힘든 인터뷰이도 있기마련. 이재명 구단주는전자였다. 짧은시간임에도불 구하고모든답변이헤드라인으로쓸수 있을 만큼 명쾌하고 강렬했다. 질문은 8 개 정도였지만, 각 답변마다 기자 본능 을자극하는문장들이줄줄이나왔다. 단언컨대, 10년넘는기자인생에서 가장인상깊은인터뷰이였다. 지금 대통령이 됐다고 용비어천가를 하자는 것이 아니다. 고작 20분 인터뷰 를하면서핵심을정확히파악해기자가 좋아할 만한 제목을 몇 개나 만들어주 는 능력은 감탄이 절로 나왔다. 이후 경 기도지사를거쳐대통령까지된핵심능 력이 바로 이 인터뷰-언론 대응 능력이 아니었을까싶다. 정치적야망,축구로채웠다 아무리 유망한 정치인이라 할지라도 그래봤자 200개가 넘는 지방자치단체 장중한명일뿐이었던이재명당시성남 시장. 하지만 그는‘축구’를 이용, 활용 할 줄 알았다. 전국에 시도민축구단은 많지만 이 시장처럼 축구단을 잘 활용 한이는과거에도, 현재에도없다. 당시 그는 기자와의 인터뷰에서“정치 적 야망을 축구로 채우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성남FC 운영을 정치적 자산으 로적극활용했고실제로축구팬들사이 에서 유행한‘갓(God·신)재명’이라는 별칭도여기서처음등장했다. 그는“정치인이축구단을잘운영해정 치적 지지를 받는 것이 문제가 있느냐. 정치를 하면서 들어보지도 못했던 갓재 명이라는 말을 축구팬들에게 처음 들었 다. 이게 유행이 되니 정치, 행정적으로 잘하면 갓재명이라는 말이 이어지더라. 얼마나축구에고마운가”라며갓재명이 라는말에매우흡족해하던표정이기억 난다. 이후 시민 구단으로서는 이례적으로 성남FC 전담 기자 축구대회를 열고 직 접깜짝골키퍼로나서며기자들과의접 점을 만들었다. 축구가 끝난뒤 회식 자 리에도 참석해 술잔을 돌리며“성남FC 에 관심 부탁한다”고 말하던 그의 표정 이 아직도 선명하다. 몇개월 전 인터뷰 에서 본 기자 역시 알아보며‘인터뷰 잘 봤다’며너스레를떨었던기억이있다. 논란도있었지만,기억에남는시절 물론 이후 성남FC는 후원금 논란으로 정치적 이슈의 중심이 됐고 체육면보다 는 사회면에 더 많이 이름을 올렸다. 그 러나 시민구단으로 FA컵 우승을 달성 한 것도, 팬들의 지지를 받아 팀이 전성 기를맞이했던것도이재명구단주시절 이다. 현재성남FC는 K리그2 하위권팀으로 자리잡았지만그래서일까. 이구단주시 절이 더 그리워지는 것이다.‘스포츠 구 단주 출신’대통령. 본 기자 외에도 당시 이 구단주와 접촉했던 지금 10년차 이 상 체육 기자들이라면 이재명‘대통령’ 에 대해 남다른 감상을 가지고 있지 않 을까. 이재호스포츠한국기자 “성남FC서시작된‘갓재명’…대통령된그날떠올리며” 이재명대통령시대가열렸다. 체육전문기자로서정치이슈와대통령선거는 일반독자와마찬가지로거리가먼분야지만, 이번엔예외다. 그는대한민국 역사상최초의 ‘스포츠구단주출신대통령’이기때문이다. 스포츠구단주출신첫대통령… “인상깊었던인터뷰” 2016년2월<스포츠한국>과인터뷰했던이재명당시성남FC구단주 스포츠한국사진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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