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전자신문
2025년 6월 14일 (토요일) 당신은 당신 자신이 누구인가에 대해 아 는가. 당신이 아는 당 신은 정말 당신인가. 사람들은 자신이 누 구인가를 타인과 자 신에게증명하려고몹 시애를쓴다. 많은값 진 물건들로 자신을 치장하고 주거 공간 을 채우는 것은 오늘 날 일반화된 자기 증 명 방식들 가운데 하 나다. 물론 이 방식도 결코 쉬운 것만은 아 니다.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기 위 해 세속적 성공에 몰입하지만 그럴 수록실패의경험과그로인한절망 의 무게만 눈덩이처 럼불어나어깨를짓 누른다. 이 개탄스 러운실존의도돌이 표는 인생이 황혼으로 접어들 때까 지지치지도않는다. 많은사람들이성공을위해내렸던 잘못된 결정들로 인해 삶이 피폐해 지는 단계들을 밟으면서 나이를 먹 어간다. 심리학적으로 말하자면 자 신에 대해 집중하지 못함으로써 자 신의‘원형적 심층’과 대면하는 드 문 기회마저 그저 흘러가도록 내버 려둔다. 문제는가면이다. 그가면에 익숙해질수록그것없이는살수없 게 되고 그만큼 진아(眞我), 곧 진정 한 자신과의 만남은 뒷전으로 밀려 나게마련이다. 제임스 엔소르가 1899년에 그린 ‘가면에 둘러싸인 엔소르’는 가면 에의지한채삶을영위하는사람들 의초상이다. 사람들은가면을쓴채 인생이라는 짧고 덧없는 파티를 즐 기느라여념이없다. 그러는동안해 골의 형상을 한 죽음이 코앞에까지 다가와있다. 사람들은삶의향연에 도취돼그해골역시가면들중하나 겠거니 하면서 무신경하다. 죽음이 인생이라는 축제를 파국으로 내모 는 순간이 시시각각 다가오고 있지 만 사람들은 달아오른 삶의 취기에 서깨어날생각이없다.오로지한사 람, 엔소르만 가면 을 벗어던지고 두 눈을 부릅뜬 채 정 면을 응시한다. 그 응시의 긴장을 놓지 않는 것이 화가 의길, 화가의시선이어야한다고선 언이라도하는것같다. 가면을벗어 던지고죽음을끌어안아야삶이제 대로 된 방향으로 견인된다. 예술가 가 먼저 가면을 벗어던진 사람이어 야하는이유다. 엔소르의1896년작 ‘해골화가’가이런울림을전한다. 오피니언 A8 신상철 고려대 고고미술사학과 교수 미술 다시보기 아버지 자리는 시대적 흐름 따라 변화를 거듭해왔다. 강력한 부권을 상징하던 가부장적 자리였지만 권 위이식이 약화되고 가족 발판이 흔 들리는 부권 실추 위기에 놓이면서 이를 인식한 젊은 아빠들이 창출해 내고있는아빠자리는바람직한아 버지상으로자리매김해도될것같 은안도함을안고아버지자리의시 대적변천흐름을살펴보게된다. 신세대아빠들의아버지세대는자 녀들과 같이 놀아 주기는 고사하고 호통치고 꾸짖고 훈계하는 일이 아 버지 자리라는 무언의 교육을 받으 며 자라왔기에 부자간의 대화라는 것을가져본적도배운적도없었고 부모와 놀아본 경험이 전무했기에 아이들과 뒹굴며 놀아주는 것도 어 색해서 쑥스러움의 비무장 지대를 고수해왔다. 엄격하고 독선적이요 일방적인 이 기심을 아버지 자리에 어울리는 권 위의식으로 착각했던 그릇된 가치 관을 인정하기에 이르렀지만 너무 멀리 와버린 공백을 무엇으로 메꿀 것인가. 청소년기에 발생한 고민거 리를 마음껏 털어놓고 조언을 구해 본적도없었기에무심한아빠로억 압적으로 자식을 다스리며 살아온 후유증이 이토록 치명적 결과를 가 져올줄이야. 한국인특유의가부장주의흐름은 나이 들어버린 아버지를 외롭게 만 드는 팩트로 작용하게 되었고 자녀 들과의소통부재로이어지며아버지 권위만 소중하게 끌어안고 살아온 결과물의초래인것이요, 그결과물 은스스로만들어왔을지도모를일 이다. 자식들과 자상하게 정을 나누지 도 못하고 살아온 인생 보루를 이 렇듯 허무하게 마주하게 될 줄을 예측하지 못한 탓으로 돌리기에 는 그 참혹함이 너무 크고 깊다. 선사시대로부터 아버지 역할은 배 우고 익혀가며 아버지 기능을 수행 하게 되었을 것이다. 원시사회 수렵 채집시대아버지는자녀와의친밀성 이 돈독했던 양육자 관계를 유지할 수있었지만목축시대를지나오면서 잉여물축적으로인한공동체간의 계급문화가 발생하면서 아버지 자 리는권위주의힘을입게되었다. 농 경시대는 대가족을 거느린 기둥으 로 대들보 도리를 준엄하게 지켜내 야했었다. 동네어르신으로마을구 심점이었고 도덕적으로는 유교 문 화권에서 파생된 남존여비 사상 정 점을 찍어왔던 여세당당한 아버지 자리였다. 산업화 기대 아버지 자리는 가족 을위해몸을던져왔던시대적배경 위에 해외취업도 불사하고 경제적 버팀목으로 묵묵히 감내해야 할 책 임이 불문율로 받아들여졌던 시대 상이었다. 가정의 초석으로 버텨야 한다는 책임감 뒤엔 외로운 고독이 숨을죽이고있었을것이다. 가족 기대치를 의식하며 훌륭한 아버지, 책임감 있는 가장이 되어야 하는 바람직한 모색을 갖추어야 했 던 아버지 자리는 긴장감을 늦추지 못하는 무게감이 더해지고 있었다. 21세기로 접어들자 핵가족 형태로 바뀌면서 맞벌이 구조로 변천을 했 다. 가장의 경제력에 의존하지 않아 도 되는 가정경제가 재구성되고 맞 벌이시대 아버지는 가족행복에 몰 두하게되는구조조정의개편이앞 당겨지는 불가피함이 전개되고 말 았다. 아내와 나란히 출퇴근을 하고, 앞 치마를두르고집안청소도나몰라 라할수없는,주말이면쇼핑카트를 밀어야 한다. 아이들과 함께 보내는 시간을 마련해야 하는 실정을 소셜 미디어에서도공개적으로다루고있 다. 아버지 자리를 빌미로 권위적 지 위를 남용했던 아버지 횡포에 반 론을 가지고 자란 신세대 아빠들 은통솔을위한위력보다의식변화 가 먼저임을 눈 뜨임 하게 되었다. 칭찬과격려를앞세우며의견존중 과 경청으로 다가가는 아빠 자리를 만들어가고 있다. 독재가 아닌 민주 적 환경을 배경으로 가정을 꾸려가 는 신세대 아버지들에게 높이 평가 하고싶은공치사아닌격찬을보내 면서 고무적인 아버지 자리를 기대 해도될듯하다. 구태의연한옛아버지모습을내려 놓고 가족으로부터 존경과 신뢰를 받는 참 아버지 모습을 복원해가고 있는신세대아버지자리에계신분 들께감사의기립박수를뜨겁게보 내드림과아울러모든세대를아우 르는아버지자리에계신모든분들 께부디행복하신아버지날이되시 기를빌어드립니다. 아버지날 하루 만으로 보상 될 수 없는 노고가 녹여져 있지만 부 디 아버지날 하루만이라고 행 복한 하루로 보내시기를 바램 하는 곡진 한 기도가 우러난다. 아버지 자리는 아빠가 되면서부터, 영원으로 떠나는 날까지 지켜내야 하는것이기에그수고가끝나는날 까지 건강하시길 공손함으로 기도 드리게된다. 아버지자리에계시는모든아버지 께어찌그고마움을말로다표현할 까싶다. 수고많으셨습니다. 감사합 니다. 생을다하는날까지마음으로 모시고동행할수밖에없음이여.백 배사례의감격도모자랄수밖에없 음이다. 옛아버지상과젊은아버지 상이오버랩으로겹쳐진다. 김정자 시인·수필가 행복한 아침 아버지 자리 속삭이는나의별 하늘을보면서 별하나나하나 반짝반짝 꽃밭에 내마음 뜨겁게 가난해진다 내작은몸이버거워 눈물흐를수록 그넓은꽃밭에앉아 영혼의호흡소리 음악이되어돌아온다. 너와나와 속삭이는이마음 먼 훗날 별만이나는나의꽃이야기를 비행접시접어날리고싶다 이세철 (BALSER TOWER 보석줍기회원) 보석줍기 가면을 벗어던진 화가 해골화가
Made with FlippingBook
RkJQdWJsaXNoZXIy NjIxMj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