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전자신문

2025년 6월 24일 (화요일) 오피니언 A8 오성수 - 시인 - 1982년도미 - 월간한비문학신인상수상 - 애틀랜타문학회전회장 석정헌 소나기 뒷마당이내려다보이는창가 흔들의자에파묻혀 지긋이감은눈지난날을깨워본다 무수한그림자를지워버린창밖은 우울을동반한먹구름으로덮히고 생을고백하는 잿빛음악이흐르는꿈속같은녹음 세월의기도문은들릴락말락하고 길을잃고헤매든바람 늙은상수리가지끝을달싹이드니 종내는큰소리지르며 숲을적신다 내마음의시 심리학에서 발견한 인간에 대한 가장 기초적인한가지법칙이있습니다. 그것 은아무리뛰어난사람일지라도일정한 시간내에절대로하나이상의생각을할 수없다는것입니다.이는당신이즉석에 서실험해보아도금세알수있습니다. 눈을감고내일일과어제의일을동시에 생각해보십시오.당신은양쪽의일을번 갈아생각할수는있지만한꺼번에생각 할 수는 없습니다. 사람의 감정도 이와 마찬가지입니다.한가지의감정에몰입 해있을때는다른감정과함께젖어있 을 수 없습니다. 그러므로 슬픔이 마음 에스며들지라도그감정이자신을지배 하기 전에 얼른 다른 일에 몰두해야 합 니다. 그렇게 하면 그 본래의 상처는 자 연스럽게잊혀질수있습니다.자신의일 에눈코뜰새없이열중하고있는동안 에는 자신을 잊어 버립니다. 하지만 그 일을마치면다시위험한순간이다가옵 니다. 걱정근심이다가오는것은여유가 있을 때입니다. 숱한 일상의 의미가 비 수처럼 다가오고 세월의 무게와 의심이 스스로를 지배합니다. 여기에 가장 좋 은 처방은 무엇입니까? 무엇이 삶에 자 신감을부여하고안정된생활을되돌려 줄 수 있을까요? 그것은 일에 몰두하는 것뿐입니다.건설적인일에몰두함으로 써 마음을쉬지않게하는것입니다. 퀘 이커교도들은실제로이런방법을정신 병요양소에서활용하고있습니다.그요 양소를방문한사람들은가엾은환자들 이한데모여베를짜고있는과정을보 는순간퀘이커교도들에게노동착취를 당하는 줄 알고 깜짝 놀랐습니다. 하지 만그게아니었습니다. 퀘이커교도들은 환자들에게 가벼운 노동을 시킴으로써 그들의정신질환을완화시킨다는점을 이미 알고 있었던 것입니다. 바쁜 일 그 것은병든마음에가장좋은마취약입니 다. 그증거는많은사람들이그러한방 법으로절망과고통을이긴사례에서도 찿아 볼 수 있습니다. 롱펠로우는 어는 날정원을산책하다가집안에서연기가 솟아오르고아내가울부짖는소리를들 었습니다.그가정신없이달려갔지만이 미 때는 늦었습니다. 아내는 미처 불 속 에서빠져나오지못하고운명을달리했 습니다.그는이렇듯갑작스런사건을겪 자거의정신의공항상태에빠져들었습 니다. 사랑하는 아내의 죽음. 인생의 과 거의희망을송두리째잃은듯한슬픔에 눈앞이 캄캄 했습니다. 하지만 그는 그 슬픔에오래도록머물러있을수가없었 습니다. 그의 곁에는 그의 손길을 기다 리는세아이들이있었기때문입니다.이 제그는아버지와어머니의역할을동시 에해내야만했습니다. 아이들과산책하 고동화책을읽어주며학교에데려다주 어야했습니다. 롱펠로우는일과가정을 함께돌보게되자한시도마음의여유를 갖지못했습니다.그러한생활이계속이 어지자그는아내를잃은슬픔을추스리 고자신의일에자연스럽게몰입하게되 었습니다. 훗날 그는 이 때의 경험을 되 살려 <아이들의 시간>이란 시를 남겼 습니다. 또 <단테>를 번역하기까지 했 습니다.결국일이절망을치유해준것이 었습니다. 애틀랜타칼럼 이용희 목사 깊이몰두하라 심해 희토류 2018년 4월일본도쿄대가 토야스히로연구팀은영국의 과학 저널 사이언티픽리포트 에‘희토류잭팟’을발표했다. 도쿄에서 남동쪽으로 약 1900㎞ 떨어진 오가사와라 제도 미나미토리섬(南鳥島) 인근 배타적경제수역(EEZ) 심해에서 1600만 톤에 달하 는 희토류 매장량을 확인한 것이다. 2013년첫발견이후 채취한 진흙 시료 분석 결과 미나미토리섬 심해에는 전기 차·로봇용 영구자석에 쓰이 는 디스프로슘이 전 세계 수 요의 730년분, 레이저 등에 사용되는 이트륨이 780년분 매장된것으로추정됐다. 올해 4월 이시바 시게루 일 본 총리는 종합해양정책본부 회의에서 심해 희토류 개발 을 공식화했다. 12년에 걸친 준비 끝에 일본 정부는 수심 6000m에서희토류가포함된 진흙을 빨아들이는 장비인 ‘양니관’설치에착수했다. ■일본이 20년 동안 1400 억엔(약1조3400억원)에달 하는 채굴 비용을 감수하며 심해 희토류 개발에 나선 이 유는 중국 의존에서 벗어나 기위해서다. 일본은 2010년 센카쿠열도 분쟁 당시 중국 의 희토류 수출 중단 조치에 사실상 굴복하며 치욕을 겪 은 데다 최근에는 미중 무역 분쟁에 따른 수출 제한 조치 로 스즈키자동차의 일부 차 종 생산이 중단되기도 했다. ■일본이희토류개발에전력 을 기울이는 동안 한국은 관 련사업을한게없다. 그나마 확보했던해외광산지분사업 도적폐로몰리며흐지부지됐 다. 첨단산업 주도권을 확보 하고 중국의 자원 무기화에 대응하려면우리도희토류등 핵심 자원의 해외 개발에 다 시 나서고 공급망 다변화 전 략을펴야한다. 만파식적 김현수/ 서울경제논설위원 강아지를키우면서낯선세상에들 어왔다. 낯선세상이그렇듯일단언 어가 낯설다. 그중 하나는 반응성 (reactivity)이다.이단어는한국어로 도 영어로도 SNS에서 자주 보인다. 강아지의 반응성이 어떻게, 왜 발생 하는지, 어떻게 고칠 수 있는지 SNS 에 넘쳐난다. 반응성이 무엇인지 궁 금해서한번동영상을본대가로알 고리즘이 내게 쉴 틈 없이 들이밀어 대는 동영상들을 보면 뭔가 대단한 병인것같기도하다. 알고보니반응성이란짖거나덤벼 드는행동이다. 사람을보고, 개를보 고, 고양이를 보고, 사이렌을 울리 며 지나가는 불자동차를 보고, 짖거 나, 덤벼드는 행동이다. 여기저기서 얻은 정보를 종합해서 정리하면, 반 응성은강아지에게자신감을부여하 고 충동을 다스리는 자제력을 키우 는 훈련을 시키고, 한편으로는 반응 성을 유발하는 요인들을 파악해서 하나씩조금씩익숙해지도록끈질긴 훈련 과정을 통해 고쳐야 한다고 한 다. 이상황은흥미롭다.반응성은고쳐 야 하는 문제 행동으로 낙인찍혔지 만,사실낯선이를보고짖는것은개 가존재하는이유중하나가아닌가? 인류는몇만년전에늑대와연합관 계를맺었다. 늑대는사람의삶에들 어와서개가되어먹고자고짝짓기를 나름편하게할수있게되었다. 빙하 기의 척박한 하루를 조금 편하게 보 낼수있게된것이다. 사람은먹거리 를조금나누어주면서개가된늑대 에게서 어떤 이익을 얻었을까? 바로 늑대가 가지고 있는 특징들이다. 우 리는 편의상 늑대와 개를 구분하지 만,이둘은같은종이며,아직도교배 할수있다. 우두머리가있는무리생활을하는 늑대는 사람과 무리를 짓는 것이 어 렵지않았다. 그들은탁월한사냥솜 씨로인간을도와서빙하기유럽에서 최고의포식자라는위치를공동으로 차지하게되었다. 그뒤재산을모으 고정착생활을하게된인간에게개 는 같은 무리가 아닌 수상한 사람을 알아보고경계하며짖음으로써침입 의위협을알리는한편, 큰소리로짖 거나덤벼들어서침입자를쫓아내는 역할을충실히수행했다.근대사회로 들어오면서 개는 계속 집을 지키고 재산을 지키고 인명을 지켰다. 같은 무리인 가족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상냥하지만, 수상한사람, 주인이지 시하는사람에게는죽음까지도불사 할 정도고 덤벼들어 물고 놓지 않는 집요함과충성심을보였다.셰퍼드와 같은 경찰견이 최고의 개가 되었다. 그런데이것은 20세기까지의이야기 다. 도시생활을하면서,출산율이줄고 인구가 줄면서, 개를 키우는 사람들 이점점늘어나면서, 개는다시한번 탈바꿈을하고있다. 이전시대에집 지키는 개에게 유용했던 의심 많은 성격은이제는‘반응성’이라는이름 이 붙어서 바람직하지 않은, 교정해 야 하는 문제가 되었다. 지금 우리가 원하는 개는 집 지키는 개가 아니라 정신없이 부산한 도시 한가운데에 서도무리없이잘지낼수있는개다. 21세기에는경찰견보다봉사견과같 은 개가 바람직한 개다. 봉사견은 차 분하고 감정을 조절하여 흥분하지 않고 어떤 환경의 자극에도 즉각적 으로 반응하지 않는 최고의 자제력 과감정조절능력을갖추고있다. 낯선이에게경계심을보이고짖는, 어쩌면개의본성이라고생각되던행 동은 새로운 환경 속에서 바뀌고 있 다. 반응성을고치는일은그다지어 렵지 않다. 차분하고 끈질기게 연습 시키고, 애정을 가지고 다정하게 기 다려주면된다. 같은행동이라도환경에따라바람 직할수도, 교정대상이될수도있다 는 것은 새삼스럽지 않다. 주변에서 들어오는 정보를 항상 검토하며 조 금만 수상한 낌새가 있어도 즉각 알 아차리고집단에게알려주는사람은 그 집단이 사고를 당하지 않고 성공 적으로살아남을수있는데에큰도 움이되었다. 환경에따라같은행동이문제가될 수도있고도움이될수도있다는것 을 생각하면 우리는 조금 더 차분하 고 끈질기게 연습시키고, 애정을 가 지고 다정하게 기다려줄 수 있지 않 을까. 반응성 무엇 문화와 삶 이상희 / UC리버사이드교수인류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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