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전자신문

2025년 6월 25일 (수요일) 오피니언 A8 (한숨) 또 너냐? 저녁을함께하자는지인의전화 를받았다.그의남편기일이곧다 가오는지라 행여 힘들진 않을까 서둘러 나갔다. 다행히 예상보다 침착한모습이었다. 마주 앉은 그가 식탁 위로 슬며 시올려놓은종이가방속엔내생 일선물이들어있었다. 그남편의 기일다음날이내생일이다. 그래 도그와중에내생일을잊지않고 챙기다니, 손으로꾹눌러야할만 큼가슴이저릴때가있다. 절벽끝 에홀로선것같은누군가의마음 을 헤아려 볼 때가 그렇다.“잘 다 녀왔어?”남편의목소리가사라진 집안 곳곳에 문신처럼 박힌 남편 의 흔적들을 무엇으로 지우며 지 냈을까?저절로눈이떠진햇살맑 은 아침, 침대 한 쪽 텅 빈 끝자락 을바라볼때, 남편의이름이적힌 우편물을 만날 때, 가닥가닥 매듭 졌던 서글픔이 한꺼번에 풀려 버 려 꺼이꺼이 목 놓아 운적은 없었 는지. 살다보면예기치못했던폭풍때 문에 낯선 곳으로 밀려가는 일이 생긴다. 특히 죽음은 우리네 삶에 서피할수없는폭풍이지만늘뒷 전에둔다. 지난 몇 해 동안에 세 명의 지인 을잃었다. 그의남편이그중한사 람이었다. 늘 가까이에서 나를 염 려해주었던 사람들, 미래에도 함 께 있을 거라 그냥 믿었던 사람들 이었다. 이제 내 생애에서 다시 만날 수 없는 그들을 생각하면, 지금 내가 누리는 행복의 가치가 새삼 달리 느껴진다. 속으로말을삼켰다.절대안정을 취한다고 상실의 아픔이 치유될 수 있을까. 무력감을 이겨내는 일 이어찌짧은순간에이루어질수 있으랴. 그래, 내가겪어보지못한 고통을 섣불리 위로할 수는 없다. 그건 섣부른 말 동냥일뿐이다. 겨 우 새살이 차오르는 상처에다 소 금을뿌리는게될까봐위로의말 도조심스러웠다. 유행가가사처럼세월이정말약 이되면좋겠다. 아프고고된삶이 어도, 행복했던 기억들을 떠올리 며살다보면나아질거라고믿고 싶은건내이기심일까?삶의길목 에서 만나는 힘든 일을 혼자 겪어 내는 그를 생각하면 내 가슴에도 돌무더기가 쌓인다. 트라우마를 극복해야행복해지는것이아니라 행복해지면 절로 극복되는 것이 트라우마라는데, 그가빨리행복 해졌으면좋겠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아침결에 닥터 오피스에 모시고 갔던 할머 니생각을했다. 차를타고내리는게힘드셨던지 “이렇게 힘든 데 더 살면 뭐하겠 냐.”고속내에도없는불평을하셨 다. 평소에도 까다로운 할머니다. 조그만 증상에도 병원 응급실을 찾고, 뾰루지 하나에도 의사에게 당장 가야 한다고 채근하는 할머 니다. 구십세가훌쩍넘은사람도 장수를바라며사는데, 아내와어 린 아이들을 두고 떠나야만 했던 젊은 사람들의 마음을 어찌 가늠 할수있으랴. ‘구구팔팔이삼사’라는신조어 는 아흔아홉 살까지 팔팔하게 살 다가 이 삼 일만 아프다가 죽자는 희망사항이다. 그렇다. 나역시가 능한한오래살고싶다. 의학의발 달로 이젠 불가능한 일도 아니다. 그러나하늘아래영원한것은없 다하지않던가. 언젠가 친구에게“이렇게 좋은 세상에서 오래 살고 싶은데, 앞으 로살날은점점짧아지네.”라고했 더니,친구가정색하며말했다.“혹 시천국가서누릴영생을이세상 에서 가불해서 살 수는 없을까?” 친구와함께배를잡고웃었었다. 인간사는‘생로사(生老死)’가아 니라‘생로병사’다. 병(病)이들면, 시도 때도 없이 이별해야 하는 게 우리네덧없는인생살이다. 죽음과 맞서다 떠나간 사람들이 애끓게갈구했을그생명, 그삶을 영위하는내가지금이순간을절 실하게 살아야 하는 까닭이 바로 그것이다. 김혜경 사랑의 어머니회 회장 아도니스 양로원 원장 수필 절실하게살아야하는까닭 ‘장기요’씨는 최근 노후 계획 을 점검하던 중, 아내와 이런 대 화를 나눴다.“우리도 나이 들면 혹시 요양원에 들어갈 수도 있 지 않을까?” “그야 뭐 그렇겠죠. 그래도 걱정 마세요. 메디케어 가 있잖아요.”그 말을 들은‘장 기요’씨는 괜히 든든한 마음이 들었다.“나라에서 주는 보험인 데당연히요양원도다커버하겠 지.”그런데…정말그럴까? 안타깝게도, 다음이 현실이다. “메디케어는장기요양을거의커 버하지않는다.”다시말해, 요양 원에오래머무는비용은대부분 ‘본인 부담’이라는 얘기다.“에 이, 그래도메디케어가있는데그 게말이 돼요?” ‘장기요’씨처럼 생각하시는분들이많지만, 실제 로메디케어는아주제한된상황 에서만 단기적으로 요양원 비용 을보장한다. 예를 들어보자.‘장기요’씨가 병원에서큰수술을받고퇴원후 회복이필요해재활전문요양시 설(SNF: Skilled Nursing Facil- ity)에 입소했다고 하자. 이 경우 메디케어 파트 A는 아래 조건을 충족할때만비용일부를커버해 준다. 입원 치료(3일 이상)를 받은 후 바로요양시설로이동할것, 의사 소견에따라전문재활치료가필 요할 것, 메디케어 인증을 받은 요양시설일것등이다. 이조건을다충족하면,처음20 일간은전액커버, 21일부터 100 일까지는 본인부담금 $204/일 (2025년 기준), 100일 이후부터 는전액본인부담. 즉, 100일넘 게입소하면메디케어는한푼도 안내준다. 그럼그이후는? 본인 돈으로 내든지, 메디케이드에 의 존하든지해야한다. ‘장기요’씨는 이 얘기를 듣고 어안이벙벙했다.“아니, 내가평 생세금내고메디케어보험료도 꼬박꼬박냈는데, 막상늙어서요 양원갈때는안도와준다고요?” 그렇다. 메디케어는‘의료보험’ 이지,‘생활돌봄보험’이아니다. 즉, 의료적으로필요한치료는일 정부분지원하지만, 단순히거동 이불편해서또는치매로인해돌 봄이필요한경우엔‘장기요양’ 으로간주해보험커버대상이아 니게된다. 이게 바로 많은 은퇴자들이 놓 치기 쉬운 부분이다. 치매, 파킨 슨병, 중풍 후유증 등으로 인해 스스로 생활이 어려워지고, 가 족의 도움이 필요하거나 요양시 설에 입소해야 하는 순간이 오 면, 메디케어는손을놓는다. 그럼, 대안은무엇이있을까?본 인 자산으로 비용 충당하는 방 법. 요양원은 지역마다 차이는 있지만, 월 $7,000~$10,000 이 상이 드는 곳이 대부분이다. 몇 년만있어도큰돈이훌쩍사라진 다. 대안으로는메디케이드를신청 하는 것이다. 자산과 소득 기준 이 매우 낮아야 하며, 요양원에 들어가려고 일부러 자산을 자녀 에게넘기는경우엔‘5년환수규 정(Look-back Rule)’이있어주 의가 필요하다. 또 다른 방법으 로는 장기요양보험(Long-term care insurance)에 가입하는 것 이다.미리준비하면도움이되지 만, 60대 이후에 가입하면 보험 료가 매우 높거나, 건강 상태 때 문에거절당하기도한다. ‘장기요’씨는결국에이전시에 상담을 요청했다.“그럼 저는 지 금준비할수있는게뭐가있을까 요?” “지금 건강하실 때 장기요 양보험검토하시는게좋습니다. 자녀에게부담주지않으려면미 리 대비하셔야 해요.”이렇게 현 실을 알고 나니, 공짜인 줄 알았 던메디케어가꼭만능은아니라 는사실이더분명해졌다. 정리하자면, 메디케어는장기요 양비용을 대부분 커버하지 않는 다. 100일넘는요양원입소는본 인 부담이다. 돌봄 서비스, 식사, 기저귀교체등은메디케어커버 대상아니며, 재정적대비없으면 자산이빠르게소진될수있다. ‘장기요’씨는 마지막에 이렇 게 말했다.“메디케어로 다 되는 줄 알았는데, 요양원 들어가면 내통장부터먼저나가게생겼네 요.”그말이딱현실이다. 메디케어는 병원까지는 책임져 도, 요양원은 책임지지 않는다. 그렇기에, 미리준비하는사람만 이 노후를 편안하게 지킬 수 있 다. 혹시 지금 부모님의 요양을 고민중이시거나, 앞으로의노후 돌봄계획을세우고계신다면, 지 금이라도상담을한번받아보시 길바란다.메디케어는기초,장기 요양은 전략, 두 개는 완전히 다 른게임이다. (보험전문인최선호770-234-4800) 장기요양(Long-term care)과 요양원은 메디케어로 커버되나요? 최선호 보험전문인 - 보험, 그것이 알 고 싶다 전문가칼럼 시사만평 악연 브루스플랜트작 <케이글 USA-본사특약> 날 기억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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