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전자신문

후배들응원^교문밖기도^합격부적$한국교육열못지않은‘베트남의수능’ 부모·선후배응원나서 오전6시베트남하노이시내판딘풍 고교.시험시작까지한시간반이나남 았지만 수험생을 태운 오토바이가 정 문앞에속속도착했다. “너무 부담 갖지마. 그냥 최선을 다 하면돼.” 한아버지가 12학년 고3 딸 의 어깨를 토닥이며 말했다. 긴장해 얼어붙은 아이를 대신해수험표를 챙 겼는지 재차 확인하는 것도 아빠의 몫이다. 10학년 11학년후배, 졸업한 선배들 도 자원봉사자를 의미하는 파란 유니 폼을 맞춰입고일찌감치학교에도착 했다. 이들이간식과 함께 ‘너는 할 수 있어’‘네가자랑스러워’라는메모를전 해주자 수험생들은 긴장 속에서도 옅 은미소를보였다. 대학생부이티란홍 20 은“2년전수 험생일 때너무 우울했는데선배들로 부터응원받고 용기를 낼수있었다” 며“그마음을알기에후배들에게작은 힘이라도되고싶었다”고말했다.행여 경적소리에학생들의집중력이흐트러 질까, 시험장인근도로에서는교통경 찰이부지런히차량흐름을정리했다. 부모는자녀가고사장에들어간뒤에 도자리를뜨지못했다.섭씨37도무더 위속에서도연신부채질해가며망부석 처럼학교앞을지켰다.학부모또티란 43 은“아들이혼자갈수있다고했지 만이렇게중요한날홀로보내고싶지 않았다”며“끝나고나왔을때엄마가기 다리고있다는것만으로아이가안심할 것같아일을하루쉬었다”고말했다. 오후 3시30분, 시험종료 종이울리 자학생들이삼삼오오교문밖으로빠 져나왔다. 내내앞을지키고있던자원 봉사자들과학부모, 시험장인근을순 #학생들이손때묻은노트를꼭쥔채교문으로들어선다.얼굴에는긴장한 기색이역력하다.몇몇은엄마아빠를꼭끌어안은뒤주먹을불끈쥐어보인다. 정문앞에서는후배들이‘침착하게, 자신있게’‘반드시이긴다’라는글이적힌 플래카드를들고응원에나선다.한국수학능력시험일모습이아니다.베트남 전국고등학교졸업시험고사장풍경이다. 새학기가 9월에시작하는 베트남은매년6월말~7월초한국의수능과유사한고교졸업시험을치른다. 이시험성적으로졸업여부뿐아니라대학지원자격까지결정된다.올해 응시생은 116만명. 1일차에는문학(오전)·수학(오후), 2일차에는자연과학 또는사회과학(오전)·외국어(오후)등총네과목을치른다.재수하면졸업 시험외에별도의대입시험을다시봐야한다.내년에또다른시험을마주하지 않기위해서라도이날전력을다해야한다.지난달 26, 27일이틀간진행된 고교졸업시험현장에서한국못지않은베트남의교육열을들여다봤다. <52>베트남입시전쟁 찰중이던공안까지박수를보냈다.초 등 5년, 중등 4년, 고등 3년간 배운 것 을이틀사이모두쏟아낸학생들을향 한찬사이자격려였다. 수험생응우옌민응옥 18 이“엄마! 문학 그냥먹방했어”라며안기자엄마 는 그제야안심한 듯 활짝 웃었다. ‘먹 는방송’을의미하는한국신조어인먹 방 Mukba ng 이베트남에서는 뜻 이 바 뀌 어‘빠 르 고 깔끔 하게일을처리한 다’,‘게 임 에서 압승 한다’는의미로사용 된 다.시험을 잘봤 다는 얘 기다. 응옥은“시험을 관 통하는주제가‘고 향과조국’이었는데, 교과서에나 온 내 용은아니었지만 평 소 관련책 을 많 이 읽 고 고민했던 부분이라 크 게어 렵 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제 실 력을 다보여주지못해아쉬운듯 눈물 을 훔 치는학생도더러 눈 에 띄 었다. 허리띠졸라매사교육투입 베트남입시풍경이한국인에게 낯설 지않은이유는, 두 나라 모두 높 은 성 적이 좋 은 대학과 고 임금직 장으로 직 결될 것이라는 인식이 깊 게자리하고 있기때문이다. 이같은 분위기를 유교 문 화 에서 찾 는시 각 도있다. 베트남은 1075년부터 800년 넘 게과 거 제도가이어 졌 다.시험 합 격이 곧 ‘입신 양명 ’이자 ‘ 출세 지름 길 ’ 이라는사고방식이지 금 까지도교 육관 에 뿌 리 깊 게남아있다는 의미다.여기 에‘자녀에게더나은 환 경을 물 려주고 싶다’는 부모 세 대의 열 망까지더해지 면서, 입시에쏟는 열 의 와 기대는 점점 더 커 지고있다. 그만 큼 부모의 헌 신은 각별 하다. 교 육 을위해집과 땅 을 팔 고,수차 례 이사 를다니는 ‘ 맹 모’들의사연은베트남에 서 특별 한일이아니다. 월 1,000만 동 약 52만 원 을 버는 평범 한 직 장인이 허 리 띠 를 졸라 매 며 월급 의 절 반 이 상 을 자녀사교 육비 에쏟아 붓 는 모 습 도 흔 하다. 그렇게 쌓 아 올린 학생의12년노력 과 부모의 희 생을 평 가받는고교 졸업 시험은 가정에일생일대행사 중 하나 로여 겨진 다.베트남국 영 방송 VTV 는 “고교 졸업시험은 온 가 족 의시험”이 라며“학생에게중요한이정표일 뿐 아 니라 수 백 만 명 의학부모에게도 특별 한날”이라고 설명 했다. 과거인재산실서합격기원 이같은 절실 함은하노이중심가 ‘문 묘 국자감’에서도 읽힌 다. 문 묘 는 공자 의위 패 를 모신 곳 이자 1076년 설립된 베트남최초의대학 국자감 이있던 곳 이다. 한국에서학부모들이수 능 을앞 두고유 명 사찰이나교 회 , 성당 을 찾 듯, 베트남 부모들은 과 거 인재의 산실 이 던이 곳 을 찾 아 합 격을 빈 다. 시험을사 흘 앞 둔 지 난달 23일,문 묘 에는학생과학부모들로 발디딜틈 이 없 었다. 과자, 과일, 꽃 , 현금 같은제 물 을 올 리고 대입을 기원하는 학생들의 모 습 은사 뭇진 지했다. 부적과소원문도빠지지않는다.‘등 과 登科· 과 거급 제 ’,‘ 총명聰明 ’ 등학 업 관련 문 구 가적 힌 부적은빠 르 게 동 났 다. 하노이에서 35 ㎞떨 어 진 박 닌성 에서왔다는 수험생 황잉 18 은 “제 단 에 올릴 소원문을 쓰 는 데만 30분 넘 게 걸렸 다”며“공대에 합 격해기 술엔 지 니어가 되고싶다. 졸업시험을 잘 봐 서 꿈 에한 발 다가가고 싶다 빌 었다”고 말했다. ‘학업 성취 ’,‘ 성 공’,‘ 합 격’,‘ 길상 吉祥 ’ 등의문 구 가 담긴서 예 두루마리를 얻 으려는 줄 도 건물 밖까지 길 게이어 졌 다. 합 격을향한간 절 함이 염 원의공간 을 묵직 하게채 웠 다. 쇼피 , 라자다등유 명 전자 상거래플 랫 폼에서도이 맘 때면‘공부부적’‘행운 부적’이날 개돋친 듯 팔린 다. 실 제 효 험 을기대한다기보다는심리적안정감을 얻 으려는 목 적으로 읽힌 다. 시험을앞두고는일 상 조차조심스러 워 진 다. 한국에서‘미 끄 러질까 봐 ’ 미 역 국을 꺼 리듯, 베트남에서는 바나나를 먹지않는다. 껍 질이미 끄 러워 탈락 할 수있다는속 설 때문이다. 달걀 은 동 그 란 모 양 이 ‘0 점 ’을 연 상 시 킨 다는이유 로기 피 한다. 시험전 머 리를감 거 나자 르 는것도 금 기로여 겨진 다. 머릿 속지 식이 씻겨 나간다는 믿 음 탓 이다. 한국에서‘찰 싹 붙는’ 엿 을주고받듯, 베트남에서는 ‘ 팥 ’이선 호된 다. 팥 더 우 이 ‘ 합 격하다’는 단 어 와 발 음이같 아, 시험을 앞두고 팥죽 등을 먹는 풍 습 도있다. 부정행위·과열경쟁‘그늘’ 그러나 성 공과 배 움 에대한 열 정만 큼 그 늘 도 깊 다. 부정행위가 대표적이 다.베트남남부 람동성 공안은지 난달 27일학생 N 18 을 ‘기 밀 정보고의공 개및 문서도용 혐 의’로 기소했다. 그 는 초소 형카 메라 와 무선이어 폰 을이 용해시험지를 학교 밖에있던후배 B 에게 찍 어보냈다.이후 B 는 챗GPT 로 문제를 푼 뒤 다시이를 불 러주다 적 발됐 다. 하노이에서도시험문제를 촬영 해인 공지 능 AI 앱 을 통해 답 을 얻 으려던 응시자들이붙 잡혔 다. 시험 첫 날인 26 일에만 전국에서10 명넘 는 학생이부 정행위로공안조사를받았다. 대입스 캔 들도 입시 철 마다 반 복된 다. 특 히 2018년에는 명 문대 신입생 108 명 이시험 성 적을조작해입학한사 실 이 드 러나 충 격을 줬 다. 당 시학부모 들은 자녀를 명 문 국 립 경제대, 하노이 의대등에보내기위해졸업시험 점 수 를 올 려주는 대가로 관계 자들에게수 억동 수 천 만 원 을 건넸 다가 구 속 됐 다.이과정에서정부 와 지방인민위원 회 고위 관계 자도연루 된 것으로알려 지면서공정해야 할입시제도가 특권 층 의 세습 수 단 으로전 락 했다는 비 판 이 거셌 다. 입시를 둘 러 싼 과 열 경 쟁 은 교 육 의 출발 선마 저 앞 당 기며조기사교 육 시 장에 불 을 붙인다. 한국에서기 저귀 도 떼 지못한아이를 영 어유치원 유아 대 상영 어학원 에보내는것처럼, 베트남 에서도 네다 섯 살 부터 영 미 권강 사가 있는 학원에보내 영 어에‘ 올 인’시키는 부모들이적지않다. 현 지 매체VN익 스 프레 스는지 난달 1 9 일“베트남어 린 이들이 영 어 능 력에너 무집중하면서모국어를 잊 고있다”며 “이러한 추세 속에문 화 적정 체성 과 언 어보 존 을 둘 러 싼논쟁 이일고있다”고 전했다.이어“ 왜 아이들이 영 어에 능숙 하면자랑스러워하면서, 모국어는 소 홀히하 느냐 는지적도있다”고전했다. 매년이맘때고교졸업시험실시 졸업여부외대학지원자격결정 ‘베트남첫대학’하노이문묘엔 합격염원하는학생^학부모빼곡 ‘시험미끄러질라’바나나안먹고 ‘0점’연상을이유로달걀기피도 과열입시경쟁에해마다스캔들 챗GPT커닝^성적조작등적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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