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전자신문
2025년 7월 11일(금) ~ 7월 17일(목) A8 스포츠 현직코치가시즌중 야구예능감독으로 kt wiz는지난달 27일롯데자이언츠전을 앞두고이종범코치를코칭스태프명단에 서제외했다. 이유는뜻밖이었다. 성적부진 도, 건강문제도아닌예능프로그램‘최강 야구’감독직수락때문이었다. 2022년 시작한 최강야구는 지난 3년간 한국 예능 및 야구계에 큰 족적을 남겼다. 정현수, 황영묵, 원성준등수많은프로야구 선수를 배출했고 프로야구 인기 상승에도 기여했다. 그동안 침체한 아마추어 야구도 다시 흥행하는 등 최근 몇 년간 한국 프로 야구계의효자예능으로자리매김했다. 이처럼승승장구하던최강야구는지난해 방송사 JTBC와제작사스튜디오 C1 사이 법적분쟁으로새국면을맞이하게됐다.결 국스튜디오C1이기존최강야구멤버와함 께‘불꽃야구’라는 이름으로, JTBC는 최 강야구를이어받으며갈라섰다. 이미 팬층이 탄탄한 불꽃야구와 달리 JTBC 최강야구는 화젯거리가 필요했다. 결국‘바람의아들’이종범을감독으로선 임하며화제성몰이에는성공했다. 문제는 이 코치 퇴단이 프로야구계의 불 문율을어겼다는점이다. 일반적으로모든 팀은한시즌을생각하며코치진을꾸린다. 그렇기에시즌중코치한명의이탈은팀에 게 큰 손실이다. 각 구단도 이를 알기에 시 즌 중 타팀 코치를 영입하지 않는다. 설령 감독으로 영전한다고 해도 원소속팀에 큰 양해를 구해야 한다. 그만큼 코치의 타 팀 이동은쉬운일이아니다. 특히 이종범은 프로야구가 아닌 예능 감 독 자리를 위해 시즌 도중 팀을 떠났다. 이 는전례를찾기도어렵다. 이종범의행보는소속팀kt wiz는물론, 직 접영입했던이강철감독에게도부담이될 수밖에없다. 비판 여론에도 이종범은 뜻을 굽히지 않 았다. 그는지난달 30일“한국야구발전을 위한선택”이라며공식적으로최강야구합 류를발표했다. 그러나시즌도중팀을떠난 전직 스타의 행보에 대해 야구계와 팬들의 시선은여전히곱지않다. 멈춰버린 ‘바람의손자’의질주 이정후는 올 시즌 메이저리그 샌프란시 스코자이언츠에서첫풀시즌을소화중이 다. 시즌초반인지난 4월까지타율 0.319, OPS(출루율+장타율) 0.911, 3홈런, 18타 점으로 메이저리그에 돌풍을 일으켰다. 지 난해어깨부상으로시즌을조기에마감한 아쉬움을털어내는듯했다. 하지만 지난 5월 들어 이정후의 타격감 이 차갑게 식었다. 지난 5월 월간 타율이 0.231, 지난달 월간 타율이 0.143까지 추 락했고 3할 중반까지 치솟았던 타율은 이 달1일기준0.240으로하락했다. 메이저리그의 무서움 중 하나는 바로 현 미경분석이다. 이정후는지난해고작37경 기소화에그쳤고타율도 0.262로높지않 았다.냉정히말해경계대상이아니었다. 이정후의부진원인으로는메이저리그투 수들의본격적인분석이꼽힌다. 시즌 초 활약으로 주목도가 높아지자 상 대 투수들은 그의 약점인 바깥쪽 공략을 집중적으로 활용했다. 배트 스피드(시속 68.5마일)가리그하위8%수준인점,이에 반해상대적으로긴스윙길이는바깥쪽대 처를더어렵게했다. 지난달 28일 시카고 화이트삭스전 이 현 재 이정후의 상황을 명확히 보여준 경기였 다. 당시 화이트삭스 3루수는 잔디까지 내 려오는 극단적인 전진 수비를 펼쳐 이정후 를1루에서잡았다. 이는그가바깥쪽타구 를강하게때리지못한다는판단에근거한 수비였다. 이처럼 부진이계속되면서지난 1일 기준 이정후의 wRC+(조정득점생산력)는 99가 됐다. wRC+평균은100이다. 이는곧이정 후의현타격성적이메이저리그평균이하 라는 뜻이다. 샌프란시스코 팀 내 평균 연 봉5위에걸맞지않은활약이다. 바람의가문, 반등가능할까 한 시대를 풍미한 스타에서 예능 감독으 로 변신한 아버지, 메이저리그에서 적응의 벽에 부딪힌 아들. 바람의 아들과 바람의 손자로 불리며 한국야구의 상징처럼 여겨 졌던이종범과이정후는지금전례없는시 기를통과하고있다. 이종범의 선택은 한국 야구계에 적잖은 충격을 남겼고 이정후의 침묵은 팬들에게 낯선걱정을안기고있다. 강력했던바람의가문의계보는이제다시 증명해야하는시험대에올랐다. 수십 년간 야구 팬들의 마음속에 존재했 던‘믿음’은 과연 다시 살아날 수 있을까. 위기를기회로바꿀지, 전설의가문이흔들 린채멈춰설지는오롯이두사람의다음행 보에달려있다. 심규현스포츠한국기자 KBO리그44년역사속수많은 야구부자(父子)중‘최고의계보’로 손꼽히는인물은단연이종범과이정후다. 이종범은1994년,이정후는2022년 KBO정규시즌MVP를수상하며 한·미·일통틀어최초의부자MVP라는 대업을달성했다. 여기에전LG마무리투수고우석이 이종범의사위로인연을맺으며바람의 가문은KBO를대표하는명문가문으로 자리잡았다. 하지만올해들어이가문을둘러싼 위상에균열이생기기시작했다. 아버지이종범은예능프로그램출연을 위해시즌중팀을떠났고아들이정후는 메이저리그에서극심한부진에 시달리고있다. 이종범은예능행·이정후는침묵…흔들리는‘바람의가문’ 2024년샌프란시스코오라클파크에서입단기념사진을찍은이종범(왼쪽), 이정후.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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