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전자신문

2025년 7월 17일 (목요일) 오피니언 A8 푸른솔더불어그향기더욱은 은해/무지개 빛 꽃무늬/사랑에 탄다./밤마다 별들이 빛을 모아/ 꽃잎을 새기고/그 맑은 웃음 소 리/그 영혼의 빛깔/신비한 신의 숨결/내 잠자는 영혼을 흔들어 깨우네./7월의분꽃에는/내어머 니 냄새가 묻어 있고/고향 집 장 독대 옆에/고즈넉히 피어 있던/ 내어머니/까만꽃씨를깨어서분 을바르시고/시집오셨다는내어 머니 사랑이야기/새 색시 순정/ 못내 수줍어 밤에만 피는 꽃/솔 숲사이 반달이 숨어서 키운 꽃/ 어느힘센장사가꽃잎을열수있 나/오직 사랑만이 꽃잎을 여네/ 밤마다딸이그리워/하늘은하수 꽃길에 영혼의 꽃 키우시다가/7 월의 분꽃으로/딸을 찾아오신/ 내 어머니를 닮은 꽃/’얘야! 너 무 애쓰지 마라, 세월이 잠시다” /어머니 여전한 그음성/영혼의 맑은 웃음 소리/내 어머니 젖내 음이/꽃향기되어밤을흐른다. (시,분꽃박경자1985년쓴시) 1950년우리조국이육이오전 쟁으로광주에서시골강진도암 으로 오빠들 손을 잡고 사흘 밤 낮을걸어서고향을찾았다.신었 던고무신도밑창이달아나고발 에는피가흐르고있었다. 어머니는 오메! 내 새끼들아 - 살아서돌아왔구나, 얼싸안고한 없이우셨다.우린사흘을들에서 나는수박몇덩어리를먹었을뿐 몇 날을 굶었다. 어머니는 손수 부친 녹두 전병을 구워 주셨다. 그날장독대옆에는분꽃이만발 하였다. 타향 살이 50년 석산동 내집에는 그날의 분꽃이 만발하 다.매년솔사이에홀로피었다지 는이름없는분꽃에는내어머니 영혼이살아계신다. 이민자의그뜨거운눈물, 말못 할설움을내어머니는다듣고계 신다.매년누가심지도,가꾸지도 않았는데 솔사이 고즈넉이 피었 다지는분꽃에는내어머니젖내 음이 흐른다.’ ‘애야! 너무 애쓰 지 마라, 세월이 잠시다.’어머니 인내가오늘은왜,어머니가그리 운걸까--- 실낱같은초승달이솔가지에걸 리고 내 어머니 젖내음 분꽃 향 기흐르는밤을서성이며쓴시가 ‘분꽃’이다. 세상은 어머니 냄새를 잊은지 오래다. 가짜 인간이 등장해 요 지경인세상에‘어머니냄새라니 요? 기계가 사는 세상에 사람은 기 계보조품으로살아야한단다. 6, 25 흉년에는 어떻게든 자식 들에게는밥을먹이려홀로부엌 에서죽을드시며우릴키우셨다. 농사꾼손은굵은뼈가보이시도 록나뭇꾼손이셨다.분꽃의꽃대 도내어머니손을닮았다.어머니 가지상에남겨놓으신선물이분 꽃이다.못내수줍어밤에만피는 꽃 --- 어머니 젖내음 스민 분 꽃향기를세상은알리가없다.내 어머니그리움목화밭이있는곳 이조지아다. 우리집에는 하얀 목화가 사철 방마다따스한사랑을선물한다. 목화로오빠들의교복을손수만 들어입히셨던솜꽃목화다. 세상 에서제일따뜻한사랑‘목화’밭 에서가을엔그맑고하얀신비의 꽃이목화다. 살아오면서생각해 보니세상에가장값진것은따뜻 한사랑이었다. 돈으로 행복을 사려 한평생을 허둥대는 인간들은 행복의 주소 를잃은지오래다. 50년을한집에 오래산것도솔사이피고지는분 꽃사랑때문이기도하다. 시를 찾아서 시인들의 시중에 황동규 시인의‘’꽃의 고요”를 선택해 놓고 마음을 바꾸었다. ‘유마경’을 읽고 쓴 시라 의미가 깊었다. 워낙에 유명한 시인이시 고 -- 밤새뒤척이다부족한나 의졸시‘분꽃’으로바꾸었다. 꽃의고요/일고지는바람따라 청매꽃잎이/눈처럼내리다말다 했다./돌들이 드러나 생각에 잠 겨 있는/흙담으로 쏠리기도 했 다./꽃지는소리가왜이리고요 하지 ?/꽃잎을 어깨로 맞고 있던 불타의 말에 예수가 말했다./’고 요도소리의집합가운데하나가 아니겠는가?/꽃이 울며 지기를 바라겠는가 ?/왁자 지껄 웃으며 지길 바라겠는가 ?/그렇지 않아 도 막 노래하고 있는 참인데/말 없이 귀기울이던 부타가--/’ 음후렴이아닌데! (시,꽃의고요,황동규) 시의의미는왔다가간다.‘불교 의선’에서--유마를만난체험 을‘꽃의고요’에담았다. 시인의 자아를 긍정해서 타인을 만나는 선 -- 유마의 체득 때문이었으 리라. 내 개인의‘꽃의 고요’를 읽고 느낌은 아무리 유, 불, 선의 경지 를넘나든다해도그누구도닮지 않는‘꽃의고요’그진실을외면 하지말라였다. 시와수필 박경자 전숙명여대미주총회장 분꽃 한국인의국민음식으로불려도 좋을 짜장면은 1882년 임오군란 과함께파병된청나라군사를따 라온40여명의중국상인이그기 원이라고 한다. 이를 계기로 조선 과 가까우면서 기근에 시달리던 중국인들이 몰려들기 시작했고 이들이산동요리의하나였던‘작 장면’을 만들어 먹었는데 이것이 ‘짜장면’이된것이다. ‘작장면’은‘장을 볶은 면’이란 뜻으로볶은장을뿌려채소와비 벼 먹는 일종의 비빔면으로 한국 인 먹는 짜장면과는 다르다. 이것 이지금의짜장면이된것은 1950 년대화교왕송산이만든‘사자표 춘장’이등장하고부터다. 전통춘 장에 캐러멜을 첨가시킨 이 춘장 은 한국인의 입맛을 사로 잡으면 서지금도춘장시장을사실상독 점하고있다. 여기까지보면짜장면은원래중 국음식같지만꼭그렇지는않다. 전문가들은 국수라는 음식 자체 가메소포타미아문명에서시작됐 으며 이것이 서역을 거쳐 중국으 로전해진것으로보고있다. 실제로가장오래된국수의흔적 (기원 전 2000년)은 서역으로 가 는 길목인 중국 북서부 감숙성과 청해성 인근 라지아에서 발견됐 다. 또이곳에서멀지않은산서성 은‘국수의 수도’로 불릴만큼 다 양한국수가존재한다. 또 짜장면 소스의 원료인 콩은 만주가 원산지다. 북경식짜장면은 노란콩을원료로한‘황장’,동북식 짜장면은한국의메주와비슷한‘동 북대장’을쓰는데둘다콩을기반으 로하는것은같다.대수롭지않아보 이는짜장면한그릇에이런복잡한 사연이담겨있는것이다. 짜장면다음으로사랑받는짬뽕 의 역사도 비슷하다. 요리학자들 은이를처음만든사람으로 19세 기일본에정착한복건성출신화 교진평순을지목한다. 1899년그 가 고향 요리인‘탕육사면’에 해 산물등을추가해개발한것이일 본 짬뽕의 원조‘나가사키 짬뽕’ 이 됐고 이것이 일제 시대 한반도 에 퍼지면서 한국인이 좋아하는 얼큰한 맛이 더해져 오늘날의 짬 뽕이 된 것이라고 한다. 진평순이 문을연‘시카이로’는아직도그4 대손이나가사키에서운영하고있 다고한다. 한국인 1인당 연 소비량 70개로 세계1위인라면은또어떤가.라면 의 원래 이름은‘납면’으로 밀가 루 반죽을 길게 잡아당겨 만들었 다고 해 붙여진 이름이다. 이것이 메이지 유신 직후 일본으로 건너 가‘라멘’이 됐고 이것이 다시 한 국에들어와라면이된것이다. 일본 라멘은 후쿠오카를 중심으 로한‘하카타라멘’과삿포로근 처에 널리 퍼진‘미소(일본 된장) 라멘’으로 크게 나누어지는데‘ 하카타 라멘’은 돼지뼈로 국물을 낸다고 해‘돈코츠(돼지 뼈라는 뜻) 라멘’으로 불리기도 한다. 일 반에 널리 알려진‘미소 라멘’은 돈코츠 육수에 된장을 풀어놓은 듯한맛이지만미소라멘의원조로 불리는삿포로의‘아지노산페이’( ‘맛의산페이’라는뜻으로산페이는 창업자이름)라는식당에가보면채 소,그중에서도양파를잔뜩넣어일 본식오니언수프를먹는기분이며 가격도1천엔으로아주싸다. 이런 라멘들은 요리법이 복잡 해 집에서 만들기는 어렵다. 그래 서나온것이1958년닛신식품회 장 안도 모모후쿠가 만든 인스턴 트 라멘이다. 간편한 조리법과 싼 가격으로 일본인들을 사로잡은 이 제품 덕에 안도는 재벌이 됐고 2007년96세로사망할때까지매 일라멘을먹었다고한다. 한국에서는1963년삼양식품이 일본 기술을 도입해 처음 인스턴 트라면을만들었다. 역시같은이 유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라면 의 대명사가 됐던 삼양은 1989년 공업용 우지를 사용했다는 이유 로 관계자들이 검찰에 기소되는 등수난을겪었고 1994년이들에 게 대법원이 모두 무죄 판결을 내 려 명예는 회복됐으나 회사는 이 미지에 결정적 타격을 입어 문을 닫을위기에처했다. 그러다가 2010년창업주의며느 리이던 김정수 부회장이 매운 맛 에 주목하며 2012년‘불닭 복음 면’을 내놨고 이것이 전세계적인 히트를 치며 회사를 기사회생의 궤도에올려놨다. 민경훈 의 논단 짜장면, 짬뽕, 라면 이야기 엡스타인 파일 팸 본디 연방 법무장관 단 한 조각의 증거도 못 봤습니다! 명단 리스트 지익! 시사만평 트럼프와 엡스타인 파일 데이브그랜런드작 <케이글 USA-본사특약> 한때 10원대로떨어졌던삼양라 면의 주가는 지난 2년 사이 10배 가 오른데다 지난 5월에는 100만 원을 돌파하며‘황제주’(100만 원이상주)자리에등극했다. 삼양은매출의80%가해외시장 에서 나올 정도로 외국에서 인기 인데해외매출은 2년사이 3배가 늘었지만 아직도 초기 단계라는 게대체적인분석이다. 한국의라면수출은미국과유럽 등 전통 시장뿐 아니라 신천지인 중동으로도급속히늘고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발표 에따르면올1/4분기중동지역으 로의라면수출은 1천836만달러 로전년대비44%나늘었다. 중국과일본으로부터짜장면, 짬 뽕, 라멘등을전수받은한국의라 면이 국수의 본산 중동에서 높은 인기를누리고있다니감회가새롭 다. 음식은 특정 지역의 전유물이 아니라얼마든지창조적으로변형 해자기것으로만들수있는물건 이라는생각이든다. <논설위원>

RkJQdWJsaXNoZXIy NjIxMj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