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전자신문
2025년 8월 2일 (토요일) 교육 A4 고등학생 시절의 스트레스는 어느 정 도자연스러운일이다. 때론성장의일 부로 작용해 긍정적인 효과를 내기도 한다. 하지만 최근 들어 학업과 입시, SNS, 그리고코로나팬데믹이후의정 신 건강 위협까지 더해지며 10대들이 겪는 스트레스는 부모의 상상을 초월 하는 수준이다. US뉴스앤월드리포트 가고교생스트레스관리요령과부모 가도울수있는방법을소개했다. ■더많은스트레스요인에노출 미주리주캔자스시티에거주하는 셰넌카펜터(47)씨는고교생이받는 스트레스현실을누구보다잘알고 있다.세자녀의아버지인그는팟캐 스트를 진행하며 아버지로서의 삶 을나누고있다. 자녀중두명이고 등학생인그는“우리가자랄때와는 비교할수없을정도로지금의10대 들은복잡한세상을살아가고있다” 라고팟캐스트를통해전했다. 카펜터씨는“요즘아이들은연중 내내이어지는스포츠활동,치열해 진대학입시경쟁외에도사회전반 의문제들을지나치게잘알고있다” 라며“예전엔부모가자녀에게일부 걱정거리를감춰줄수있었지만, 지 금은인터넷과SNS로모든정보가 실시간으로전달되는시대”라고지 적했다. 그는 이어“대학 등록금이 치솟고있다는사실도알고,기후변 화와 인플레이션 문제까지 걱정한 다”라며“지금자녀세대는부모세 대보다훨씬더많은문제를일찍접 하고있다”라고설명했다. ■고교생스트레스갈수록심각 이미10여년전부터고등학생들 의 학업 스트레스가 심각한 사회 문제로지적돼왔다. 2013년공영 라디오NPR의조사에따르면, 부 모10명중4명은‘내자녀가학교 로 인해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라고답했다. 2019년여론조 시기관 퓨리서치센터 보고서에서 도 학업이 10대 청소년들이 느끼 는가장큰압박요인으로꼽혔다. 코로나 팬데믹은 이런 상황 을 더욱 악화시켰다. NBC 뉴스 와 비영리단체‘챌린지 석세스’ (Challenge Success)가 공동 실 시한 2021년설문조사에따르면, 고등학생의 56%가‘팬데믹이전 보다 학교에 대한 스트레스가 더 커졌다’라고응답했다. 정신 건강 문제도 심화되는 추 세다. 같은 조사에서 고등학생 3 명중 1명가까이는‘정신건강문 제가 스트레스의 주요 원인’이라 고 밝혔다.‘질병통제예방센터’ (CDC)가 2021년에 발표한 자료 에 따르면, 고등학생의 37%는 팬 데믹기간중‘정신건강상태가좋 지 않았다’고 답했으며, 44%는‘ 지속적으로우울하거나희망이없 다고느꼈다’고토로했다. 팬데믹이 끝나도 고교생의 스트 레스 문제는 사라지지 않았다. 매 사추세츠주보스턴인근의서머빌 고등학교 트레이시 스몰 상담부 장은“수업스케줄조정이나또래 관계등전통적인고민외에도, 최 근몇년사이우려스러운변화가 눈에 띄고 있다”라며“최근 고등 학교 내에서의 신체적 충돌이 많 아졌고 우울증과 불안장애도 눈 에띄게증가했다”라고전했다. ■‘두통·복통·친구도 안 만나’ … 위험신호살펴야 고등학생 자녀가 스트레스를 받 는 것은 어느 정도 자연스러운 일 이다. 하지만 언제부터 그 스트레 스가 위험 신호로 바뀌는지를 부 모가 정확히 알아차리기는 쉽지 않다. 서머빌 고등학교 트레이시 스몰 상담부장은“청소년이 나이 를 먹을수록 부모와 거리를 두고, 속마음을 덜 털어놓는 경향이 있 다”라며“이럴수록부모가자녀의 행동 변화를 민감하게 살펴야 한 다”라고말한다. 특히주의해야할경고신호로는 ▲잦은 두통이나 복통 ▲과도한 적대감▲오래된친구들과의단절 등이 있다. 스몰 부장은“만약 자 녀가 삶에서 아무런 즐거움을 느 끼지 못하고, 가족이나 또래 친구 와의관계에서도스스로를철저히 고립시키는모습을보인다면반드 시 학교에 문의해 교사나 상담사 가 같은 현상을 관찰했는지 확인 해보는것이좋다”라고조언했다. 심리적문제외에도신체적자해 나약물사용과같은위험한방식 으로 스트레스를 해소하려는 행 동역시주의깊게살펴야할경고 신호다. 스몰 부장은“이런 경우 부모가 직접 문제를 해결하려 하 기보다는 학교 상담교사나 전문 가의 도움을 적극적으로 받는 것 이중요하다”고강조했다. ■일상 속 작은 ‘자기 돌봄’… 부정 감정도직면해야 고등학생 자녀가 스트레스를 덜 받게 하려면 부모는 작고 기본적 인 생활 습관부터 점검해야 한다. 전문가들은“균형 잡힌 식사, 충 분한수면, 그리고일상속작은‘ 자기돌봄’(Self Care) 활동이청 소년의 정신 건강에 큰 차이를 만 든다”라고조언한다. 샌프란시스코 베이 지역에서 청 소년과 가족을 위한 스트레스 관 리 프로그램‘스트레스트 틴즈’ (Stressed Teens)를 운영 중인 지 나 비겔 심리치료사는“‘마음챙 김’(Mindfulness)과호흡훈련도 요즘 인기 있는 방법이지만, 잘못 된 방법으로 하면 오히려 부작용 이생길수있다”라고경고했다.비 겔은“마음챙김은좋든나쁘든감 정을더예민하게인식하게만드는 연습”이라며“따라서단순히감정 을 인식하는 것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긍정적인경험에집중하고 그 순간을 받아들이는 법까지 함 께배워야효과가있다”라고강조 했다. 비겔치료사에따르면좋아하는 노래를 듣거나, 반려견과 산책을 나가는 등의 아주 사소한 일상이 자가치유의시작이될수있다. 하 지만 긍정을 추구한다고 해서 부 정적인 감정을 외면해서는 안 된 다.문제는청소년자녀와부모가‘ 불편한감정’을피하려할때생기 는 경우도 많다. 비겔 치료사는“ 고통과 스트레스는 삶의 일부”라 며“무엇인가당신을힘들게한다 면, 그감정을외면하지말고직면 해야한다. 그리고자녀가그감정 을느끼고표현할수있는공간을 만들어주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짧아도 자주 대화… ’게임·영화’ 로자연스럽게 자녀의 스트레스를 덜어주기 위 해 부모가 할 수 있는 일 중 하나 는바로대화다. 하지만긴강의를 하는 방식의 대화는 역효과가 날 수있기때문에피해야한다. 카펜 터 교육 팟캐스트 운영자는 자녀 들과의소통비결로‘마이크로레 슨’(Microlessons)을 추천한다. 마이크로 레슨은 짧고 자연스러 운대화방식으로그는주중의도 적으로10~15분가량의대화를자 주 나누려 노력한다. 카펜터 운영 자는“아들과는 비디오게임을 함 께하며, 딸과는방과후공포영화 를 보며 자연스럽게 대화의 공간 을만든다”고전했다. 마이크로레슨대화방식의핵심 은 올바른 질문을 던지고, 진심으 로 듣는 것이다. 카펜터 운영자는 “딸에게‘학교어땠어?’라고물으 면, 보통‘괜찮았어’정도로 끝난 다. 그럼 나는‘수학 시간은 어땠 어?’,‘친구들이랑 무슨 일 있었 어?’,‘요즘본영상중에기억에 남는 게 뭐야?’처럼 구체적으로 다시 묻는데, 미니 인터뷰 형식으 로보면좋다”라고설명했다. ■불편한감정과경험도나눠야 자녀가 자신의 이야기를 솔직하 게 털어놓길 바란다면, 부모도 마 찬가지로 자신을 열어 보여야 한 다. 카펜터교육팟캐스트운영자 는 자녀들에게 자신의 스트레스 와 실패 경험까지도 솔직하게 공 유한다. 그는“나도 힘들고, 실패 도 했고, 어떤 순간에는 전문가의 도움을 받았다는 걸 숨기지 않고 말한다”라며“부모가감정을감추 기만 하면, 아이들도 따라 감추게 된다”라고조언했다. 자녀에게건강한정서표현을기 대한다면, 부모가 먼저 그 모습을 직접 보여줘야 한다는 것이다. 비 겔 청소년 심리치료사는“스스로 실천하지 않을 거라면, 자녀에게 무언가를요구하지말라”며“아이 들과 앉아 대화할 때는 솔직하고 겸손한 태도가 필요하다”라고 강 조했다. ■행복은성적순이아니다 퓨리서치센터의 조사에 따르면, 고등학생 10명 중 6명(약 61%)은 ‘좋은성적을받아야한다는압박 감’을크게느끼며살아간다.이처 럼 학업이 10대 청소년에게 가장 무거운스트레스요인이지만부모 의접근방식에따라그부담을덜 어줄수있다. ‘아동청소년정신의학회’(AA- CAP)는 학업 스트레스를 줄이기 위해 부모가 자녀와 함께 실천할 수 있는 몇 가지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불안유발상황함께연습 해보기. 예를들어, 자녀가교실앞 에서발표를해야할경우, 집에서 여러 번 말로 연습시켜 보는 것이 효과적이다. ▲실질적인 대처 기 술가르치기. 큰과제를작고구체 적인 단위로 쪼개서 처리하거나, 할 일을 우선순위별로 정리해 계 획을 세우는 방법을 함께 익힌다. ▲‘완벽’보다‘최선’을 칭찬하기. 결과보다노력과성장을인정해주 는 것이 장기적으로 자존감에 도 움이된다. 준최객원기자 최근학업과입시, SNS, 팬데믹이후의정신건강위협까지더해지며10대들이겪는스 트레스는부모의상상을초월하는수준이다. <사진=Shutterstock>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다…‘자녀 스트레스’살펴야 두통·복통·친구도 안 만나 일상 속 작은‘자기 돌봄’ 자연스럽고 편한 대화로 부모가 먼저 마음 열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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