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전자신문
2025년 8월 2일 (토요일) 마을에 있는 공원으로 산책을 나선걸음이다.산야는여름옷으 로갈아입고눈부시게환한햇살 이투망처럼드리워져성큼다가 선여름정점을과시하는듯보인 다. 상큼한 피클 볼 소리가 들려 오는 지점에 이르렀는데 사방이 고요하다. 피클 볼 구장안에는 활기넘치는젊음들이패기있는 게임을펼치고있는데, 우주와차 단 되어 버린 듯 적막이 맴돈다. 갑작스런청력저하로바깥출입 이자연스레줄어드는대신나무 그늘을찾아산책길을나서곤한 다. 스피커가 낡으면 잡음이 무성 해지기 마련이지만 청력이 낡아 지면 무음 속에 갇혀버린다. 늙 음이빚어낸낡음은아니라며부 인해보지만아직은낡지않음을 대변하기위해보청기도움을받 기에이르렀다. 청력이 줄어진 덕분에 욕심 한 줄기를 내려놓고 보청기를 친구 삼으며욕심줄기를하나씩내려 놓게 되었다. 하고 싶은 일, 기어 코 안 해도 되는 일을 구분하기 시작했다.삶의짓궂은대본앞에 늙음과낡음은다른것이라고새 삼우기며남은날들을숙연하게 돌아보게된다. 청력 부재로 인한 오해는 셀 수 없이 많다. 미처 듣지 못함으로 인한인간성상실목록은다양하 다. 인사를 제대로 받지 않는다 는수근거림은기본이다. 심지어 불편한소리는못들은척한다는 빈정거림도한수거들고나선다. 타인들의대화속에나만모르고 있다는사실이불안해서습관적 으로켰던지식콘텐츠가서성거 리기도하고꼬리를무는상상으 로혼자만의시차순응에시달리 기도한다. 더이상너무조용하지않고또 렷하지않게들리는세상을호응 하며 적응 중이다. 누구를 향한 것이든뒷담화나악담은덜들리 고, 남의허물또한덜보이길기 도한다. 적응하노라면괜찮아지 겠지. 이런 반복은 사라짐이 아 닌, 받아들임과 익숙함에 관한 이야기로되돌아온다. 부메랑처 럼. 보청기 효율성에 만족할 순 없 지만 현대과학문명에 감사하며 여상 하게 일상 회복 중 이다. 오 른쪽귀는청력검사에서이미수 치가잡히지않는한계수치이하 로드러났다. 왼쪽귀로전해지는 주파수와맞는소리를찾아떠나 는 긴 여정이 매일매일 이어지고 있다. 소리와의 난해한 싸움을 끝내 고 보청기도 내려놓고, 잠자리에 들면밤비행기에앉아밤하늘을 날거나무인비행물체 Drone을 원격조정하며한여름초록무성 한 숲 위를 누비기도 한다. 생의 인터넷 지경 안에서 하드웨어나 소프트웨어성능이기존보다뛰 어난새것으로변경되는것처럼 마음이우르르쏟아지면깊은감 명에잠기곤한다. 매일 보청기를 알코올로 닦아 주고충전시키는일도귀찮아지 는 날이 올 것이다. 하지만 저녁 식사에서밥을여러공기를먹는 다해서내일은먹지않아도된다 는보장이없는것이삶이란것도 이미 알고 있듯이, 듣는 일이 불 편하다는일로언짢은시비에노 출되고따돌림당해도별일없다 는 듯이 살아내는 것, 그것으로 충분하다. 이 작은 결론으로 이 끌어낸 것만으로도 노구의 아낙 은이미대단한일을해낸것이다. 최소한의민폐를염두에두고그 냥저냥생긴대로살자는낙점을 붙드는것으로상책을삼게된다. 가식 적인 거품은 뺄 수 있는 만 큼은제대로빼고살기로가닥을 잡는다. 거품이 제거된 삶의 구석구석 이 제법 깔끔해 지고 있다. 다행 이다.흐르는강물이우리네인생 에게끼치는무한한평안을놓치 고 싶지 않다. 인생 노정 길목 마 다에서만나지는우환들을피하 려고 또 다른 길을 모색하는 것 보다다내려놓고한없이낮아지 는길이인간사의지름길인것을 깨닫고순응하는동안은발이백 발로자리잡기시작했다. 나이 들어갈수록‘사는 게 다 그런거지’로일반화해야견디기 가쉬워진다. 아이러니하게도 남의 불행이 자신행복의땔감으로불을지피 게되는일도번번히발생하는것 이세정이되어서는아니될터이 지만 비웃음 이나 찬 웃음은 준 비가많이필요치않다는지론이 득세하고있는세상이다. 평안과 안녕은인성의오랜숙성과인내 가필요한것으로손닿기가어려 운탓일터이지만어차피살아가 면서 깨달음 하게 될 것이다. 내 행복, 남의행복불문하고행복과 불행사이골짜기에는다행이질 펀히 깔려 있다. 행복을 다행으 로,불행을다행으로삼는인생은 결코무너지지않는다는것을기 억해두기로했다. 보청기 친구로 하여 하루하루 가한결업그레이드되는기분이 다. 일상의 격이 높아졌다 고나 할까.보청기친구가늘동행해주 고있다는뿌듯함에실려가끔씩 은보청기친구를쉬게해두고외 출을 할 때가 있다, 나만의 무음 의공간과절명의순간을즐기기 위해. 마치 어린 왕자처럼 우주 속의비밀스런작은속삭임을알 아차리고슈퍼캐치나페어캐치 로혹은캐치홈런을시도해보려 는작정일수도있겠다. 설마러닝캐치기회를 도모하 거나캐치프레이즈를꿈꾸며, 러 닝캐치기회를도모하거나모토 로삼고있을지도모를일이다.보 청기친구와의영원한동행을체 념으로받아들이며. 오피니언 A8 백 투 스쿨 관세 제프코터바작 <케이글 USA-본사특약> 시사만평 학용품도 관세 타격 “꽉 잡아” 최대산유 부국이 왜 최빈국으로 몰락했나 한때 남미의 부자반도 카리브해 안의 보석인‘카라카스’중심에, 역사와낭만이살아숨쉬는낙원 의 땅인 베네수엘라는 세계 최대 수준의 원유 매장량을 가진 나라, 오랫동안 기름 팔아서 태평성대 를 누리는 나라였다. 하지만 문제 는 기름 값이 떨어지자 나라전체 가 휘청거리는 상황이었다. 다른 산업은 거의 기울러져 정부는 복 지에 돈을 무분별하게 뿌리고 정 권은부패해민주주의는약화되었 다. 그결과경재는붕괴되고사람 들은 먹을 것도 의약도 일자리도 없는환경에내몰렸다. 지금 이 나라의 경제상황은 물 가는계속오르고, 돈은가치가없 어 종이 조각으로 추락되었다. 기 름은있는데정유시설이망가져서 수출도 못하고 국제제재 때문에 외국과거래도어렵다 국민의삶은생존이위협받는수 준이다. 이런 상황은 정부가 경제 적출구를찾기위해최근석유가 대량발견된‘가이아나’땅까지자 기네땅이라고주장하면서국제사 회를긴장시키고있다. 이것은 단순한 범죄나 외교문제 가 아니다. 왠냐면 지금 베네수엘 라는 미국의 경제제재 때문에 돈 이 돌아가지 않는 실정이다. 석유 판매까지 제한을 받고 있다. 최근 엄청난 석유매장량을 발견한‘가 이아나’지역은 미국석유회사가 개발중에있다. 자금과자원을확 보하기위해경제가망한상황에서 도 기존땅을 되찾는 이유는 정권 유지에중요한협상카드를마련하 기위한처사이다 베네수엘라 선진국의 나라가 수 년만에왜몰락의길을걷게되었 나? 석유의존경제에따른국제유 가의하락이주된요인이다. 2014 년부터 유가하락으로 수출수익 이 급감하였다. 한편 미국 오일생 산증가로시장점유율이감소하였 다. 무엇보다 차베스,마드로 정권 의포풀리즘정책의문제가절대적 인 요인이었다. 차베스는 1999- 2013년, 마두로정권은 2015년부 터 지금까지 무료급식, 무료의료, 무상주택제공등과도한복지지출 과 화폐발행 남발로‘초인플레이 션’을 유발시켜 경제위기를 자초 했다. 풍부한 석유자원은 국민을 위한자산이아닌권력을위한도 구로 쓰이기 시작하여 문제가 발 생하게되었다. 국유화된 석유산업은 효율성과 는거리가먼부패의온상이되고 일부권력자들의이득을독차지했 다. 1999년쿠데타로등장한후고 차베스 대통령은 극좌 성향 사회 주의정책을펼쳐나갔다 무상의료, 무상주택 제공은 가 격통제로외국기업및민간기업의 국유화정책이 단기적으로 지지를 받았으나,장기적으로시장기능의 붕괴로 기업들은 더 이상 생산활 동 의욕을 상실하여 경제는 점차 마비되었다. 오일마니의지나치게 의존된 경제구조.,정치지도자의 포풀리즘. 부정부패의 일상화. 인 플레이션그리고통화가치의붕괴 로 나라가 무너져감에 부유층은 남아 버티고, 미인의 나라란 호칭 도 저버린 채, 선남선녀도 떠나야 했다. 아름다운경관, 지상의천국으로 유명한 휴양지,라스 아구스 비치 (Las Agus Beach)도생존을위해 떠나야했다. 베네수엘라는 자원의존 경제의 위험, 부패한정치및잘못된정책, 국제고립과 제재, 산업기반 붕괴 등 이런 요소들이 겹치면서 경제 가 무너졌다. 경기부양을 위해 화 폐무제한남발은큰인플레이션을 일으켰다. 2018년 베네수엘라 인플레이션 율은 65,374%으로‘마두로다이 어트’란 말이 나올 정도로 식량 난이 극심하여 국민체중이 평균 11% 줄었다. 마두로 정권은 대법 관 증원을 통한 사법부를 장악하 여민주주의가붕괴되었다. 베네수웰라의 몰락은 단순한 경 제실패가 아니다. 포퓰리즘과 권 력집중이 만든 총체적 붕괴이다. 정치가시장을과도하게통제하면 결국 국가전체가 붕괴할 수 있다 는 교훈을 반면교사로 삼아야한 다. 지금대한민국은안심할수있 을까? 변화의소용돌이속국민의 기대가 그 어느 때보다 증대하고 있다. 국민을 위해 믿음의 공동체 안에 편가르지 말고 협치로 국가 발전을위해최선의노력을경주하 기바란다. 한국춘추 양상훈 수필가ㆍ시인 김정자 시인·수필가 행복한아침 보청기 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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