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전자신문

2025년 8월 14일 (목요일) 스탠리큐브릭감독의영화‘닥 터 스트레인지러브 또는: 나는 어떻게걱정을멈추고폭탄을사 랑하게 되었나’(Dr. Strange- love or: How I Learned to Stop Worrying and Love the Bomb) 는미소간핵전쟁발발의위기에 서미국대통령과군수뇌부의좌 충우돌탁상공론을신랄하고통 렬하게풍자한블랙코미디다. 핵전쟁이일촉즉발인상황에서 얼마나 한심하고 우스꽝스런 상 황과대사가많이나오는지시종 킬킬거리게되는데,단지웃을수 만은없는것이모든위대한영화 들이그렇듯시대를관통하는인 류의 호전성과 어리석음을 날것 그대로보여주기때문이다. 1964 년제작된이영화는미영화협회 가선정한20세기100대영화중 에서 26위, 100대 코미디영화 3 위에올라있다. 이야기는음모론에사로잡힌미 공군장성 잭 리퍼가 수소폭탄을 탑재한 34대의 B-52 폭격기를 소련으로 출격시키면서 시작된 다. 그는대통령의권한을건너뛰 는‘플랜 R’을발동하는데, 이것 은적의급습과같은비상시엔낮 은지위의사령관도핵명령을내 릴수있도록허용한작전계획이 다. 플랜R이발동되면전폭격기 편대의 보안비밀코드가 변경되 고, 이 암호 없이는 모든 통신이 차단되기때문에결국취소가불 가능해진다.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대통령은 국가안보회의를 소집하고, 여기 에는모든각료와군참모들은물 론핵폭탄전문가인닥터스트레 인지러브, 그리고 소련 대사까지 호출돼갑론을박이벌어진다. 호전광인 터지슨 장군은 이참 에 아예 소련을 전면공격하자고 날뛴다. 미국도핵공격을받겠지 만 선제적으로 소련의 핵시설을 90%이상 무력화하면‘2,000만 명 정도만’희생시키고 승리할 수있다는것이다. 그러자소련대 사는만일소련이핵공격을당하 면 컴퓨터와 연결된‘운명의 날 기계’(Doomsday Machine)가 자동폭발해지구상의모든생명 이전멸하게될것이라고경고한 다. 과연 소련을 향해 날아가고 있 는 미 폭격기들을 멈출 수 있을 것인지, 아니면전세계가파멸로 치달을것인지, 후반으로갈수록 긴장과스릴이더해간다. 그런데애초에핵전쟁을일으킨 음모론은무엇이었을까?리퍼장 군은‘빨갱이’를 혐오하는 극우 파인종차별주의자로서“공산주 의자들이수돗물에불소를타서 미국인의‘신성한 체액’을 오염 시키고있다”는과대망상에따라 행동한것이었다. 이거 어디서 많이 들어본 소리 아닌가? 바로 로버트 케네디 주 니어 보건복지부장관이 지난 대 선때부터주장해온이야기다. 케 네디 장관은“불소는 산업폐기 물이며관절염, 골암, 신경발달장 애, IQ저하 등의 원인”이라면서 수돗물불소화중단을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상수도에 미량의 불소 를첨가하는수돗물불소화는충 치예방 등 구강건강효과가 크기 때문에1951년부터미정부가권 고해온 보건정책이다. 질병통제 예방센터(CDC)는 이를 20세기 최고의 10대 공중보건 조치 중 하나로 평가했고, 미국인의 3분 의 2가불소처리된수돗물을공 급받고있다.이런음모론이70년 전에도 존재했다는 사실과 이를 영화의소재로다룬큐브릭감독 의혜안이놀랍다. 올해는2차세계대전종전80주 년이되는해다. 유럽에서는독일 이연합군에항복한5월8일종전 되었고, 아시아에서는일본이항 복문서에 서명한 8월15일 태평 양전쟁이끝났다. 덕분에우리나 라도해방이되었고눈부시게발 전하여 세계가 부러워하는 문화 선진국이되었다. 하지만 종전은 원폭 투하라는 엄청난 대가를 치르고서야 이루 어졌다. 1945년 8월6일 히로시 마에‘꼬마’원자폭탄이, 3일후 인 8월9일 나가사키에는‘뚱보’ 원폭이떨어져무려22만명이생 명을 잃었다. 인류 역사상 최초 로, 그리고 현재까지는 마지막으 로사용된핵무기였다. 이후 원폭보다 파괴력이 수천 배에 높은 수소폭탄이 개발되었 고, 오늘날세계가보유한핵무기 는 무려 1만2,300개에 달한다. 러시아(5,500개)와 미국(5,200 개)이전체의90%이상을차지하 고 나머지는 중국(600개), 프랑 스, 영국, 파키스탄, 인도, 이스라 엘, 북한도 50기를 보유하고 있 다. 그럼에도 1945년 이후 아직 까지 한번도 핵폭탄이 사용되지 않았다는사실은그가공할위력 을전세계가두눈으로확인했기 때문일 것이다. 또한 아이러니하 게도핵보유의경쟁은핵사용억 제를불러오는효과도있다고전 문가들은보고있다. 학자들에 따르면 핵전쟁은 전 략적 이유보다 우발적으로 시작 될가능성이매우높다.‘닥터스 트레인지러브’에서처럼 인간의 실수나오해,혹은한미치광이의 허세로도이파괴적인무기의사 용결정이내려질수있다는것이 다. 실제로 가장 빈번한 핵 안보의 위협은 오작동한 경보와 컴퓨터 시스템의고장또는오류로, 지금 까지미국에서만최소10차례이 상오경보가내려져전군이비상 사태에돌입한적이있다. 인공지 능(AI)의 군사적 활용과 허위정 보의확산도위험요인이다. 군에 서도 AI의 사용은 피할 수 없는 대세인데, 소셜미디어에 넘쳐나 는 허위정보와 조작된 사진들이 잘못된판단을내리게할수있다 는것이다. 핵전쟁의위협은현재 도진행형이다. 오피니언 A8 정숙희 논설위원 정숙희의시선 시사만평 제프코터바작 <케이글 USA-본사특약> 워싱턴 장악 누가 이들을 불렀지?! 워싱턴DC, 연방통제하에 ‘슬픔과 기쁨은 한 베개의 꿈이 요/만남과헤어짐또한인간의정 인데/말없이 고개 돌리니 산허리 흰구름만서성이누나 ‘(청허스님,시) 2005년9월애틀랜타출발독일 의 프랑크 푸르트로 다시 세인트 피터스 버그로 가는 비행기를 갈 아타고 세인트 피터스 버그에 도 착했다. 언제부턴가 대 문호 톨스토이의 고향 볼가강에서 어린 시절 목욕 을하며자랐다는그볼가강을꼭 한번찾아보고싶었다. 가을이무르익은볼가강끝없는 갈대밭 볼가강에 목욕한 반달이 하얗게강을지키고있었다. 여기가 과연 공산 치하인가? 노 랗게단풍에물든볼가강그아름 다움,이름모를철새한마리어디 론가볼가강을나르고있었다. 볼가강은 러시아인들의 식수요, 발틱해안을끼고러시아에서유럽 으로 가는 뱃길로‘피터스 버그’ 는 피터 황제가 유럽에 지지 않는 ‘유럽의 베니스’불린다. 세인트 피터스버그에는‘캐터린왕궁, 피 터와바울의요새, 피터황제의예 술품들, 유럽에 버금가는피터대 제궁세계의보물이가득한곳이 요, 놀라운 것은 기원 7세기경 러 시아의 교회들이었다. 변형 교회 못하나 없이 지어진 교회로 33개 의뾰족탑은성령, 성화를의미하 고 유네스코 지정 역사 보존 국보 였다. 볼가강가에 있는‘언니언 돔’들 이그시절교회들이었고, 지하에 는그시절교회들의아이콘, 화려 한 크리스마스 행렬을 보며 러시 아에도 온 국민이 행복했던 시절 이있었구나…감격하였다. 볼가강을타고수많은강을지나 모스크바를 향해 배는 달리고 낮 에는 배에서 내려서 시골 작은 마 을들을구경하였다. 꽃파는할머 니들, 집시 여인들은 수많은 전쟁 이낳은집없이버려진거리의여 인들이었다. 2차 대전 때 죽은 러 시아 군인들은 50만이 넘었고 그 때남은전쟁고아, 전쟁미망인들 이 꽃 파는 노인들이었다. 그들의 절망어린눈빛, 화려한왕실뒤에 버려진 서민들의 가난과 집 없는 노인, 아이들의그눈빛을잊을수 없다. 러시아에는 밤이면 홀로 기차도 탈수 없는 무시 무시한 범죄 조직 의습격,암흑의도시였다. 5세기경 그 많은 교회들은 스탈 린정권후다문을닫고1.5000명 이 넘는 사제들을 처형시켰다 한 다. 화려한궁전뒤에짐승처럼버 려진서민들전쟁미망인들그화 려한 소비에트 붕괴는 국민을 외 면한 독재자들의 잘못된 정치였 다. 고르바초프 전 대통령이 9개의 연방 국가들을 독립시키고 자유 민주주의를 선언했었다. 지금푸 틴은그때그나라들을다시찾으 려는 전쟁은 지금도 계속되고 국 민을 외면한 차디찬 공산주의 이 념이끝없는전쟁을일삼고있다. 나는 대 문호 톨스토이 고향 불 가강가에‘‘야스나야뽈라라’‘를 찾아보고 싶었다. 볼가강가에서 목욕을하며자랐고, 밤이면야학 을 열고 글을 가르쳤다. 톨스토이 자신도 백작의 아들로 죄를 짓고 살면서어느날스스로자살을시 도하기도했다. 어느밤에노예들이사는동네를 거닐다가 쓰러져 가는 집에서 흘 러나온웃음소리에발을멈춘다. ‘사람은 과연 무엇으로 사는 가?’회심한그의작품속에‘사람 은 사랑 때문에 산다’고 고백한 다.그화려한예술품,아름다운볼 가강무엇하나부족함이없는러 시아는 왜 지금도 전쟁이 끝나지 않고 피로 물든 역사를 계속하는 가? 거리에는웃음없는사람들의 얼굴들, 사람의 영혼이 죽어 있었 다. 독재자 스탈린이 처형시킨 사람 유태인노동자그때도 2,000만이 넘었다한다. 우린왜사는가? 우리배는모스 크바를향해달리는동안작고큰 러시아의 마을 들을 지나며 문학 을통해인류의참행복을찾으려 했던 대 문호 톨스토이의 심장이 내가슴에고동치고있었다. 왜인간은무엇을찾기위해그토 록끝없는전쟁을해야하며, 웃음 잃은 거리의 젊은이들, 노인들 모 습들에가슴이무너졌다. 톨스토이의 고향 볼가강“나스 나야뽈랄라”그화려한부활절동 네의 웃음 소리, 지금도 피투성이 가 된 러시아의 밤 그들의 진정한 휴머니즘은과연어디로사라졌는 가? 대 문호 톨스토이는‘전쟁과 평화’ ‘안나카레니나’그의작품 을통해인간의참된행복을호소 했다. 1910년어느날아내소피아 에게 한편의 편지를 남긴 채 시베 리아행우람열차를타고떠나? 다시 돌아오지 않았다. 나는 과 연누구인가?나는무엇을위해살 것인가? 풀리지않는의문을남긴 채… 시와 수필 박경자 전숙명여대미주총회장 톨스토이고향“볼가강이야기’’ 원폭ㆍ종전ㆍ해방80주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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