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전자신문

2025년 8월 14일 (목요일) D3 기획 처참한 조국의상처달래고 배앓이멈추고$ 독립운동도 살린 ‘약손’ 1926년, 20여년 만에 돌아온 고국 의모습은 참담했다.일제식민치하에 서산은 메말랐고, 농부들은 깡마른 채로 혹독한 노동에시달리고있었다. 건강한사람을찾기어려웠다.이모습 을본 30대청년은의약품,위생용품을 판매하는기업을 세워국민보건향상 에앞장서겠다고결심했다. 그가유한 양행설립자 유일한 박사 ( 1895~1971 년 ) 다. 유박사의유일한 손녀인유일링 ( 한 국명유은영 ) 유한학원이사는12일본 보와의서면인터뷰에서“할아버 지 시대에는 독립이라는 목표 와보건·의료라는필요가있었 다”고 말했다. 당시로서는 드 물게 청소년기를 모두 미국에 서보낸 경험의영향이었다. 유 이사는 “할아버지는아홉살부터서른 살이될 때까지미국에서성장하며선 진적인보건·의료 환경과 공동체정신 을 경험했다”며“조국의절박한 상황 을 목격하고, 미국과의거대한 격차를 절감했을것”이라고했다. 미국에선 ‘라초이’라는 식품 회사를 운영했다. 미국에거주하는 중국인에 게숙주나물을 판매했는데, 숙주나물 을실은배달 트럭이전복되는사고가 현지신문에대서특필되는 바람에뜻 하지않은 유명세를 탔다. 사고 이후 오히려매출이올랐고, 미국전역에숙 주나물을공급하게됐다.이때모은자 금으로유박사는귀국해본격 적인사업에돌입했다. 당장 화 장지, 비누같은위생용품은물 론, 화장품, 농기구, 염료 등을 수입해국민건강과 농촌 경제 에힘을보탰다. 의약품을 직접개발하는 데는 최초 의아시아계여성의사 중 한 명이었던 배우자호미리여사역할이컸다. 호여 사는 함께 귀국해 소아과 의사로 활 동했는데, 가벼운부상이나통증에쓸 연고가 없었다. 수입품은 비쌌다. 이 에유한양행은 1933년진통소염제‘안 티푸라민’을개발해출시했다. 유이사 는“할아버지는할머니를통해의료행 위와의약품이가진힘을목격했다”며 “편지와가족들얘기를들어보면,할아 버지는 독립이후까지를 염두에두고 제약산업전반을개선하려고했다”고 전했다. 유 박사가 ‘독립이라는 목표’를 품 은것은어린시절로거슬러올라간다. 1904년 미국 유학을 떠난 그는 1909 년 독립군 양성을 위해 박용만 선생 ( 1881~1928 ) 이설립한한인소년병학교 에입학했다. 1919년에는 미주 한인들 의 3·1 운동이었던필라델피아 한인자 유대회에이승만, 서재필등과함께참 석했다. 1930년대유한양행이 ‘친미기업’으 로 찍혀 원활한 국 내 활동이어려워지 자 유 박사는 다시미국으로 향했다. 이후 1941년 태평 양 전 쟁 이발발하자 미국전 략 정보국 ( OSS ) 의한국 담 당 고문으로 활약했다. 또 1945 년 비 밀 항 일 무 장 투쟁프 로 젝 트 ‘ 냅코 ( NAPKO ) ’에 암 호명 A 로참여했지만,일제의 항 복 으로 작 전을실행하지는 못 했다. 유이사는 “할아버지 는 OSS 복 무 사실을자녀 들에게전 혀 말 씀 하지않 으 셨 고, 제가 아는 한 할머니 도 모 르셨 다” 며“수 십 년이지나서 도 자 랑 하지않으신것은아마 냅코작 전 참여를‘당연히해 야 할일’로여 겼 기때 문일것”이라고했다. 유 박사가 귀국하기전부터약업을 통해독립을 준 비하던이가한명 더 있 었다. ‘ 좋 은 약으로 나라와 국민 을 구한다’는 제약보국 ( 製藥 報國 ) 의신 념 으로 1897년동 화약 방 ( 현동화약품 ) 초대사 장을지낸민강 ( 1883~1931 ) 선 생이다. 동화약 방 은 아버 지민병호가개발한국 내 최초의양약 ‘활명 수’를 판매했다. 당 시에는 급체나 복통 으로 숨 지는이들이적지않 았 는데, 활 명수는 문자 그대로 ‘생명을 살리는 물’이라고 불 리며만병통치약 대접을 받았 다고한다. 국 내 최초의의약품 사용설명서‘동 화약 방 용약보감’을 배 포 해 국민 건강 증진에 힘 쓰 기 도 했다. “약 방 이판매소에그치지않 고인명의위 태 로 움 을 돌보는 위생소 ( 보건소 ) 의역할을담당 해 야 한다고 생 각 했다” 는 게동화약품 측 설 명이다. 민 선생 은설명서서 문에 “인명 의 생사가 중대한데 남 의 불 행과 질 병을 행운으로여 겨 이 익 을 취 하겠는가. 우리 동화약 방 에서 는 깊 은산 골 에서약 초를 캐 는 여자아이 에게까지 돈 이 돌아 가게한다”고 썼 다. 민 선생은 ‘생명을 살리는약’ 보급과 ‘나라를 살리는 독 립운동’을 사실상 하나의행위로 수행 했다. 활명수를 팔 아 번 돈 을 독립운 동자금으로 댔 고, 돈 을직접전달하기 어려 울 때는 활명수를 중국에서 팔 아 쓰도록 했다. 동화약품 관 계자는 “당 시활명수 한 병 값 은 50전으로, 설 렁 탕 두그 릇 에 막걸 리한 말을살수있 는가격이었다”며“독립운동가들은중 국에 갈 때활명수를지참하고 현지에 서비 싸 게 팔 아 자금을 마 련 했다”고 전했다. 민 선생은 1909년 비 밀 결사 대 동청년 단 에 가입했고, 1919년 부터는 대한민국 임 시정부와 국 내 독립운동가간연 락 을 담 당하는 ‘서 울 연통부’를동화약 방 에서 운영했다. 연통부에서 임 시정부의활동을 국민에게 알 리고, 국 내각종 정보와 군자금을 임 시정부 에전달하는역할을했다. 그는이조직의 핵 심이었다. 1995년 서 울 중구동화약품본사앞에세워진 기 념 비에는 “서 울 연통부의행정 책임 자는 동화약 방 설립자의아들인민강 이었는데독립운동중그가일경 ( 일본 경 찰 ) 에체 포 되면서연통부의기 능 이 약화되었다”고적 혀 있다.이후여러차 례옥 고를치 르 고고문후유증에시달 렸 던그는 1931년건강 악 화로 순 국했 다. 1963년건국 훈 장 독립장이 추 서됐 다. 손영하기자 SK 바이오 팜 이미국에직접판매하 고있는 뇌 전증신약 세노바메이트 ( 미 국명 엑스코프 리 ) 는현지에서올해2 분 기에만 1,541 억 원어치 팔렸 다. 2020년 2 분 기미국출시이후매출이매년 꾸준 히 늘 어지난해4,387 억 원을기 록 했다. 올해는 6,000 억 원에달할것으로보인 다. 2027년에는세계 뇌 전증시장매출 1위에 오를 것이 란 전 망 ( 한국 투 자증 권 ) 까지나온다. 세노바메이트의고공행진이특 별 한 이유는국 내 제약기업이독자기 술력 으 로연구개발 ( R&D ) 과 임 상,생산,판매 까지 맡 아 글 로 벌 경 쟁력 을인정 받았 기 때문이다. SK 바이오 팜 은 2001년기초 연구를시 작 해18년만인 2019년미국 식품의약국 ( FDA ) 승인을 받 아 냈 다. 합 성한 화 합 물이2,000개이상이었고, FDA 허 가신청을위해 작 성한자료만 230여만 쪽 에달했다고한다. 최초의양약 ‘활명수’가 개발 된 지 128년이 흘렀 다.이후한국제약업계는 세노바메이트 같은 신약 개발에성공 하고 기 술 수출 성과를 내 며경 쟁력 을 입증해 왔 다. 하지만 글 로 벌 제약사들 과의격차는여전히 크 다. 한국의신약개발역사는 길 지않다. 1999년 SK케 미 칼 이개발한 항암 제‘선 플 라주’가 식품의약품안전 처허 가를 받 은 1호신약이다. 그전까지국 내 제 약사들은 제 네릭 ( 합 성의약품 복제약 ) 중심의생산전 략 을 폈 다.기 술혁 신보 다 비 슷 한 수 준 의약을 ‘ 얼 마나 잘 파 는지’를 두고 영업경 쟁 이 벌 어지면서 리 베 이트같은부 작 용이생 겼 다. 이후지금까지국산 신약 39개가 허 가를 받았 다. 신약 개발 투 자가 늘긴 하지만, 글 로 벌 제약사와의격차는여 전히 크 다. 한국제약바이오 협 회정 책 보고서에 따르 면, 국 내R&D 투 자 1위 제약사의 투 자 액 은연간약 4,000 억 원 인데, 세계1위기업은 17조 원이다. 차 이가 40배이상이다. 2023년 기 준 국 내 상장제약·바이오기업 R&D투 자 액 을 모두 합쳐도 세계1위기업한 곳 의 25 % 에 불 과했다. 신약이시장에서반 드시성공한것 도 아니었다. 국산신약 가운데 24개만이계 속 판매되고있고, 연간1,000 억 원이상생산되는건그중 4개에그 쳤 다. 전문가들은 제약사가 기 술 개발에 적 극투 자할수있게 끔 약가제 도 를개 편하는게가장 시급하다고지적한다. 한국이건강보험재정건전성을 들어 약가를 크 게 낮추 는건이미세계시장 에 잘알 려 져 있다. 김 선영서 울 대생명 과학부명 예 교수는“신약개발은리 스 크 가 크 기때문에약가를인위적으로 낮 게 책 정하면기업들이들어오려고하 지않는다”며“약가 정 책 이신약 개발 과 제약사의 글 로 벌 경 쟁력 에미치는 영향을조사해 봐야 한다”고강조했다. R&D 지원을실 질 적으로 총괄 하는 역할 도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조 언 한다. 국 무총 리가위원장을 맡 는바이 오 헬스 혁 신위원회가 가동 중이지만, 예 산이 각 부 처 에 파 편화해있어조정 이나 집 행 권 한이부족하다는 것이다. 이 형 기서 울 대 융합 과학기 술 대학원장 은 “ 혁 신위원회는정부어 젠 다를 추 인 하는역할에그치는경우가 많 다”고말 했다.어 젠 다 세 팅 기 능 역시인공지 능 ( AI ) 활용같은최신트 렌 드를 따 라가 는것 도 필요하지만지 속 가 능 한지, 한 국상황에적절한지 도 판 단 할 수있어 야 한다.신약개발전문인 력 을 집 중양 성해 야 한다는 목소리 도 꾸준 히나온 다. 손영하기자 ‘유한양행설립자’ 유일한박사 국민진통소염제‘안티푸라민’등 의약품개발^수입, 보건개선앞장 비밀항일무장투쟁작전참여도 ‘동화약품초대사장’민강선생 국내최초의양약‘활명수’보급 中에판매, 독립운동자금보태 약방서임시정부연락망운영도 경기성남시분당구 SK바이오팜의연구실에서 한연구원이실험이진행중인플레이트를살펴 보고있다. SK바이오팜제공 유한양행이개발한 진통소염제 ‘안티 푸라민’의1936년광고와 1961년리 뉴얼돼 2001년까지유지된안티푸라 민연고철제케이스. 유한양행제공 동화약방에서판매했 던국내첫양약 ‘활명 수’ 제품. 동화약품제공 해외서약발먹히는 K신약, 글로벌빅팜과격차‘한숨’$“약가 제도부터개선해야” ‘세노바메이트’美흥행성과에도 생산^판매^투자액규모벽높아 “낮은약가에개발유인떨어져 R&D지원총괄부처도필요” 유일한박사 민강선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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