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전자신문

2025년 8월 16일 (토요일) 백발에, 은발, 노란 머리까지 옹 기종기 할머니들이 모였다. 하소 연에 곁들여지는 충고들이 가지 각색이다. 아들 이야기, 딸 이야기 에 며느리, 사위, 손주 자랑까지, 그게끝이아니다. 누구는이래서기분나쁘고누구 는 저래서 자존심 상한다는 군소 리가시작되면화장실에서부르는 소리가 들린다는 핑계로 자리를 뜨곤 한다. 사설의 결론은 가슴으 로느낄수있는만큼느끼고감동 하면되는것을, 보이는만큼만보 고 들리는 만큼만 듣기로 작정한 것 같다는 뉘앙스가 여전하다는 것이다. 자신의 아픔이나 상처만 을 오로지 인정해달라는 아우성 으로들리기도한다. 정당성을 내세우며 상처를 흔들 어 보여야만 위로 받을 수 있기에 어떻게해서라도주변에알려야만 보상받을수있다는사고에묶여 버린것같다. 후회와상처로남겨 진흔적들이지워지지않는채고 정관념으로 굳어져 버린 것일까. 이런말이있다. 세상만사는‘좋은 일과 나쁜 일 들이반반씩차지한다’했다. 매사 좋은 쪽으로나 나쁜 쪽으로나 골 고루주어진다는뜻을부디삶속 에접목했으면싶다. 삶속의하루 들이좋기만한것도아닌. 그렇다 고 나쁘기만 한 것도 아니지 않은 가. 계절도날씨도그랬다. 시원한바 람에따가운햇살, 천둥번개에비 구름이 모두 자연 몫으로 우리네 삶을 흔들기도 하는 것처럼. 우리 네 일상의 삶자체가 고뇌에휩싸 이기도하고, 스트레스로하여숨 쉬기 조차 힘들 때도 있기 마련이 다. 인간의뇌가생존본능과불확 실한 미래를 감지해오는 동안 예 민한 쪽으로 반응하며 발달되어 왔기때문일게다. 추리해보면예 민해지려는인지를긍정적마인드 로 돌려세우려는 반작용의 소치 탓이리라. 세상을 타진하려는 지 각으로 하여 선한 의도가 순작용 을 무의식적으로 받아들이다 보 면조금은느긋해지고싶은본능 적의도를못이긴척받아주는것 같기도하다. 언제어디서든삶의밸런스유지 를 위해 촉각은 더듬이처럼 감지 하고있다. 몸과정신적상태를감 안하면서최선의밸런스를세워가 고있음은실로신기할정도로감 사의 경지로 이끌어 가고 있음을 발견하게 된다. 실제적으로 몸과 마음의 쉼을 위해 여행을 택하게 되는 것도 잠깐의 현실 도피라는 사유보다복잡하게얽혀버리려는 뇌를 쉬게 해주자는 의미가 더 깊 음을간파할수있다. 인생사가 그렇다. 타성에 젖기도 하고 지루하지만 어쩔 수 없이 영 위해야하는삶의리듬에산소같 은 활력소를 공급을 갈구하게 되 는본능적욕구충족의발로일것 이다. 이와유사한삶의코너에서본의 아니게맞닥뜨리게되거나말려들 때에도 탈출구를 갈구하게 된다. 삶의 리듬이나 속도감에 떠밀려 이렇게 되도록 자신을 내버려 두 어도 괜찮을 것인가 예민한 결단 이 필요할 시기가 도래하기도 한 다. 탈출구를도모하는일에게으르 다보면종국엔보이는것만큼만 보이게되고, 들리는것만큼만들 으려 하는 추구의 오판이 득세하 게될것이다. 예측하지못한일들과실수로인 생이 어그러질 수도 있음이요, 부 분적이라면 그나마 다행이겠지만 많은부분이일그러지고망가지는 경지에 들어설 수도 있는 가히 위 험신호와마주치게될수도있다 는 것이다. 열심히 달리는 일에만 집중했던 젊음의 시기도 흘러 보 낸 지금이라 달려온 길도 차분히 돌아볼것이요, 다가올길도점검 해가며귀도열고,눈도크게뜨고 세상살이에 도전하듯 임해야 할 일이다. 특별한해답이있겠는가. 인생이 조금 찌그러졌다고 실망하지 말 것이며, 세상에서 단 하나뿐인 내 모습 그대로 사랑하고 쓰다듬어 주며, 절약하느라궁상떨지말고, 잘난척에다잘사는척호들갑대 지말고, 있는모습그대로보여주 며 누리고 살면 세상이란 바다에 서도 사해처럼 두둥실 떠있을수 있을것이다. 보이는 것 만큼만 볼 수 밖에 없 지만 세상을 바라보는 노년의 시 력에 마음의 시력을 넓히다 보면 상대적 평가로 누군가를 비교 분 석하는 일도 줄어들 것이요, 절대 적 평가로 상대를 딛고 서야 하는 존재로 평가하는 일도 버리게 되 면 시야도 넓어질 것이요 청력 또 한먼기적소리까지섭렵할수있 게될것이다. 이기적인 모습으로 비춰질 수도 있는 노년의 삶을 조금은 격상시 켜보자는것이다. 나이듦으로인 해 쇠약해진 모습이라 숨지도 말 것이요, 마지막 날까지 꿋꿋하게 자신을 믿어주는 용기를 잃지 않 아야할것이다. 죽음은선택이불가능한마침표 다. 살아있는동안가슴조리지않 고편히사는것이죽는일보다쉬 울 터이라서 노년으로 살아간다 는것을덤으로얻은인생으로받 아들이자는 것이다. 보이는 만큼 만볼수밖에없다고단언하지말 것이다. 슬기로운 사람과 미련한 사람의 존재의 차이는 바라봄에 있다. 심미안으로 세상을 바라보 면 미쳐 발견하지 못한 아름다움 을찾아낼수있을것이다. 나란히 서서세상을바라보는데도어두움 속에서도빛을보게되는눈이있 고 보기 싫다고 진저리 치면서도 보기 싫은것만바라보는눈도있 다. 심미안을가지고세상을바라보 노라면 시야가 바뀐다. 보이는 만 큼만 보는 것에 그치지 말고 심미 안으로 인생을 바라보자. 그러 노 라면 고유의 인간 존엄성을 지켜 낼수있어질것이다. 오피니언 A8 만파식적 한영일/ 서울경제논설위원 표류로 인한 대운하 ‘여행’의 행운 역사속 하루 조영헌 /고려대역사교육과교수 러시아·우크라이나전쟁이변 곡점을 맞고 있다. 도널드 트럼 프미국대통령과블라디미르푸 틴 러시아 대통령이 15일 미국 알래스카주 최대 도시인 앵커 리지에서정상회담을열고러시 아·우크라이나 전쟁 해법을 모 색한다. 백악관에서“목표는 종 전”이라고 밝힌 만큼 돌파구가 마련될것이라는기대가크다.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는 회담 장소가 왜 미국의 49번째 주인 알래스카일까. 이곳은 모 스크바로부터 비행기로 9시간, 워싱턴DC에서는 8시간 떨어진 중간 위치다. 또 푸틴은 전쟁범 죄로 국제형사재판소(ICC)로부 터 기소돼 있는데, 미국이 ICC 를 인정하지 않아 신변 우려가 없다는 점도 고려됐다. 향후 미 러 간의 에너지 분야 협력 가능 성도이곳이낙점된이유다. ■알래스카는 미국이 1867년 에러시아로부터불과 720만달 러(현재가치약 1억 5000만달 러)에 사들인 곳이다. 지정학적 메리트가큰알래스카를미국이 손에 넣을 수 있었던 것은 에이 브러햄 링컨 대통령의 통 큰 리 더십과윌리엄스워드국무장관 의 혜안 덕분이다. 당시 스워드 가 버려진 곳이나 다름없던 이 땅을사겠다고나서자미국에서 는‘스워드의어리석음’등온갖 비난이 쏟아졌다. 하지만 이후 알래스카는 2차대전이후군사 적요충지로떠오르고금과석유 까지쏟아지면서‘기회의땅’으 로변모했다. ■스워드는 본래 링컨과 대통 령 자리를 다퉜던 정적이었다. 1860년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유력한대선주자였던그는 2선 급후보인링컨에게뜻밖으로패 배했다. 하지만 링컨은 당선 후 국론 통합을 위해 스워드를 국 무장관에 기용했고, 스워드는 비난을 무릅쓰고 알래스카를 확보해 국익을 챙겼다. 링컨의 통큰리더십이있었기에지금의 알래스카가가능했다.미국과러 시아의알래스카회담열흘뒤에 는이재명대통령이트럼프대통 령과역사적인‘백악관회담’을 갖게된다. 이대통령은“통합은 유능의 지표”라고 강조해왔다. 그에게링컨처럼국익을위해정 적까지 품을 수 있는 통합의 리 더십을기대해본다. 알래스카와‘링컨리더십’ 김정자 시인·수필가 행복한아침 보이는 만큼만 지금도 중국의 남북을 연결하 는 대운하를 따라 여행하는 일 은쉽지않다. 남쪽의경제중심 지 항저우에서 출발해 중국의 대표적인하천인창장강과황허 강을 가로질러 북쪽의 정치 중 심지 베이징까지 도달하는 약 1800㎞의 인공 수로 여행이다. 과거명·청시대에배를타고이 동할 경우 2∼3개월 혹은 그 이 상이걸렸다. 조선 시대에 연행사로 명과 청의 수도인 베이징으로 간 조 선인들은 많지만 대운하를 이 용해 강남 지역까지 모두 둘러 본 기회를 잡은 이는 거의 없었 다. 사실상 유일한 기록 보유자 이기도 한 조선인은 관원 최부 (1454~1504)였다. 그가 항저우 에서베이징까지를경유하며남 긴‘표해록(漂海錄)’은 엔닌의 ‘입당구법순례행기’, 마르코 폴로의‘동방견문록’과함께세 계3대중국기행기로꼽힌다. 그런데최부는본래원하지않 던표류를당했기에대운하기행 이가능했다. 온갖고초끝에조 선의표류민임이밝혀진최부는 명 관리들의 호송을 받으며 항 저우에서배를타고대운하를이 용해 베이징까지 도달하는 과 정을 기록으로 남겼다. 그랬기 에 15세기 후반 베이징의 많은 물자와 사람들을 보고도 놀라 기보다는“그 풍성함이 쑤저우 와항저우에는미치지못할듯합 니다”라면서 수도의 번성이 모 두 강남의 풍요가 대운하를 통 해이식된결과임을알아차렸다. 표류로인해대운하를여행할수 있었던행운의결과지만중국인 보다 더 자세한 묘사와 비교를 보여준최부의예리한관찰력이 빛나는대목이다. 시사만평 릭맥키작 <케이글 USA-본사특약> 노벨 화해상? 러시아-우크라이나플랜 노벨 비위맞추기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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