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전자신문
2025년 8월 19일 (화요일) 아버지장례식을마치고가족들은부 모님댁에모였다. 현관한켠에는아버 지글이걸려있었다. 아마도마지막이 사를했을때, 새보금자리에대한기쁨 과기대를담은것같았다. 그글씨를보 자, 물먹은종잇장이된마음에서다시 물이떨어졌다. 아버지는 현업에서 은퇴할 무렵 서예 를시작했다. 가끔대회에출품해수상 했다는 소식도 들었다. 좋은 글씨는 표 구하여 자식들에게 나눠줬지만, 한자 를잘모르던나는그저‘그림같은글 씨’로여겼다. 인공지능(AI) 시대가 된 지금에는 뜻 을모르는글도사진만찍으면그뜻과 유래를척척알려준다. 장례식장에 온 이들은 조문을 하고, 유족에게위로의말을전한뒤, 제주변 의 건강을 걱정하며 떠난다. 정작 그날 의 말없는 주인공의 삶에 대한 이야기 는 찾기 힘들다. 고인의 약력이나 살아 온발자취같은것이짧게나마게시되 어있으면좋겠다. 생전모습이나주변분들의회고를영 상으로 남기는 것도 구체적 추모의 방 식일것이다. 그러나대부분죽음은예 고없이무례하게찾아온다. 준비할시 간을 넉넉하게 허락하지도 않는다. 임 종을 지키지 못한 아들이 늦게나마 이 글을쓰는이유다. 아버지는 1940년생이었다. 수탈이극 심했던 일제강점기에 시골에서 태어나 전쟁의 참화와 가난을 견디며 자랐다. 사춘기가되어, 더는학교에다닐수없 게 되자 집을 떠나 상경했다. 4.19혁명 때에는, 남대문에올라교복입은학생 들의장엄한행렬을바라보며,‘배운사 람들은저렇게당당하게싸우는구나’ 라는생각을했다. 군 입대 후, 왜소한 몸에 아무 배경도 없는 육군 이병은, 먼저 입대한 또다른 배경없는자들로부터쏟아지는폭력을 그저견뎠다. 아버지는늘참는편을택 하는사람이었다. 훈련중사고로두차 례큰수술을받고군병원에입원해서 야 비로소‘참는 일’에서 해방됐다. 그 리고 전혀 다른 계급의 온화하고 특별 한사람들이눈에들어왔다. 그들은군 의관들이었다. 아버지는 우리 삼형제를보면서 가끔 ‘군대는꼭장교로가고,사관학교를가 기싫다면의대도좋다’는말씀을했다. 국가에 대한 봉사나 인류에 대한 희생 같은 숭고한 이유가 아니었다. 입신양 명 같은 현실적인 이유도 아니었다. 단 지, 사람대접을받고살았으면하는바 람이었다. 두 형들은 아버지 뜻과 다른 진로를택했고, 막내인나는특별한기 대가 없었지만, 재수를 거쳐 의대에 진 학하고, 전문의가 되어 육군 대위로 임 관했다. 아버지는 무척 기뻐하셨다. 휴 가를나올때도장교정복을입고오길 바랐다. 요즘은담담한가족서사가담긴오즈 야스지로 감독의 옛 영화들을 찾아보 고있다. 1942년작<아버지가있었다> 에는나의아버지처럼선량한아버지가 나온다. 자기 일의 어려움을 토로하는 아들에게, 그아버지는채근담의한구 절을들려준다.“괴로움과즐거움을함 께갈고닦은끝에얻은행복이오래간 다.”나의아버지도언젠가이런말씀을 했다.“앞만 보느라 고달플 때는, 뒤를 돌아봐서 벌써 이뤄놓은 것을 보며 용 기와희망을가져라.” 아버지의글씨마다적힌호는楠齊(남 제)였다. 이번에찾아보니‘향기로운나 무처럼 가지런하게’라는 뜻이다. 바라 시던대로, 이제는평안한곳에서고요 한 나무처럼 오래 행복하게 지내시길 기도한다. 오피니언 A8 시사만평 데이브그랜런드작 <케이글 USA-본사특약> 푸틴 위해 차려진 상 푸틴예약석 우크라이나 필레 다음으로 치킨 키이우 드시겠소?! 성공한 사람들은 모두 특별한 사람들 입니다. 만약 당신이 성공의 대가를 알 고 이것을 지불 했다면 당신도 역시 특 별한사람으로인정받게될것입니다. 위대한 인물이기는 하나 세상에 알려 지지 않은 사람은 얼마든지 있습니다. 당신이 자신과 가족. 이웃에 피해를 주 지않는일을발견하고그일속에서행 복한현재와빛나는미래의자신을발견 한다면그것은성공에한발자국다가간 것이라고말할수있습니다. 그렇다면 대체 성공이란 무엇입니까? 자유기고가인“배드퍼셔”는다음과같 이성공을규정했습니다. “성공은 그대가 바라는 것을 잡는 것 이다. 국회의원을바라는사람들. 돈을 모아 여생을 안락하게 보내고 싶은 사 람. 그리고 직업을 구하려는 실직자. 어 린아이를 많이 낳고 싶어하는 사람. 세 계적으로이름을날리는예술가가되고 싶어하는 사람. 혹은 유명한 스포츠맨 이 되겠다는 사람 등등. 우리가 바라는 희망은이루말할수없이많습니다. 아 무튼자신이구하는것을얻게되는것. 그것을자신의품에안는것. 이것이성 공이다.”성공에는대소의차이가없습 니다. 재벌도성공한것이지만 집한 채 마련할 만큼 돈을 모은 당신도 성공한 것입니다.만일당신이재벌들처럼오로 지돈하나만을목적으로삼고어떤희 생이나수단방법을가리지않는다면분 명당신도재벌이될수있습니다. 하지 만 이런 것들은 실로 불행한 성공 입니 다. 목적 때문에 인생과 친구와 건강과 사랑을잃는일이기때문입니다.그러기 에당신이행복을원한다면최후의목표 를적시해야합니다. 즉, 당신의일이얼 마만큼사회를위하고인류를위해보람 있는가를결정해야한다는뜻입니다.세 상은 훌륭한 일을 하는 사람들에게 많 은것을보상해주고있습니다. 돈일수 도잇고. 명예일수도있으며. 돈을주고 살수없는존경일수도있습니다. 하지만그목적은가치있는것이어야 만 합니다. 바로 그것을 선택하고 다른 이기적인부분에신경쓰지않는상태에 서목표를추구해나가야합니다. 겨울이가고봄이오듯.고된노력의결 과는 스스로 보답 받게 되는 것입니다. 그래서웰스는성공에대하여이렇게단 언하였습니다.“우리는재산이나명성. 지위와권세따위로는결코성공을저울 질할수없다. 성공을재는유일한척도 는 우리가 이미 획득한 경지와 성과 그 리고앞으로이루고싶은경지와소망하 는일들과의거리이다.”조류그림의일 인자로서 오랜 고난과 모색 끝에 성공 을거두었던렉스보라샤는자신의경험 을바탕으로인생의출발선에서망설이 는 사람들에게 다음과 같이 따스하게 조언을했습니다. “인생에서일이란사람이선택하는것 이 아니라 선택 당하는 것이다. 누구든 지 그런 경험에 닥치면 그 일과 더불어 살아가야만 마음의 평화나 만족을 구 할수있다는것을깨닫게된다. 그대가 하고 싶다는 욕망을 절실하게 느끼는 일. 그일을하라. 그것을힘들다거나역 량부족을빌미로포기하게되면그것은 인생의 가장 좋은 부분을 잘라버리는 행위와마찬가지다.실패자들은자신이 하고싶은일을하지못한사람이다. 자 신이 하고 싶은 일을 향해 전력을 기울 일때비로소마음은평화로워지고정신 이깨어나는것이다.” 어떤때는자신의일이벅찰때도분명 있을것이다.하지만그것을두려워해서 는 안 된다. 무엇보다도 낙심은 금물이 다.단념해서는안된다. 먼저자신이할수있는단계의일부터 시작하라. 그리하여 힘을 키워라. 이렇 게 온 몸으로 부딪쳐 나가는 데는 용기 가있어야한다. 한두가지를이룸으로 써 마음은 안정되게 마련이다. 이렇듯 열성과노력을기울이면자신의의식뿐 만이아니라생각지도않았던외부에서 의도움이찿아든다. 그렇게되면당신 의 인생은 이미 기쁨 속에 들어서 있는 것이다.” 애틀랜타칼럼 이용희 목사 성공이란무엇인가 있을땐잘몰랐다 정원의잔디와꽃들이늘푸르고 화려하게예쁜이유를 있을땐잘몰랐다 내차가날렵한디자인에 늘반짝거리던이유를 있을땐잘몰랐다 살아가면서물질이얼마나 뼈져리게중요한지를 있을땐잘몰랐다 매일아침챙겨주시던 따뜻한모닝커피의고마움을 있을땐잘몰랐다 사랑한다는말을듣는것이 얼마나큰행복인지 있을땐 잘 몰랐다 혼자라는 외로움과 쓸쓸함이 얼마나 서러운지를 있을땐 정말 잘 몰랐다 있을땐잘몰랐다 내마음의시 이미리 - 1967 년 전남 영광 출신 - 1987년 19살 미국이민 - 2016년 애틀랜타 이주 - 애틀란타 문학회 회원 정상회담메뉴 아버지가있었다 삶과문화 오흥권 / 분당서울대병원 대장암센터 교수
Made with FlippingBook
RkJQdWJsaXNoZXIy NjIxMj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