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전자신문
2025년 8월 29일 (금요일) 오피니언 A8 인생의 여정에서 고귀한 인격 체와 순수한 만남은 한량없는 축복이다. 영혼의 교류와 내면의 소통에 의한 지란지교(芝蘭之交)는 벗 과 맑은 사귐의 향기로운 삶이 다. 인간관계에서 인격적인 교제 는 영혼의 호흡과 친밀함을 이 루는사랑의빛을발한다. 인간 내면에서 자연스럽게 솟 아나는 사랑의 감정을 통한 인 격의 만남이 서로를 알아가는 이해의첩경이다. 진정한 만남에서 함께 삶의 가 치를 추구하는 것은 먼저 자신 을낮추는겸손에있지싶다. 삶의 고귀한 여정에서 자신의 무지로영혼이빛을잃고내면의 황폐화를경험하지않는가? 자신의 얼룩진 삶의 추한 모습 이 회복되기 원하는 깨달음이 있기는한것인가? 인간관계에서 삶의 품격을 떨 어트리는 우매함을 보게 되니 반면교사가된다. 자신의 삶이 절대적인 가치를 지닌 삶으로 여기는 오만과 편 견, 속단, 완고함, 탐욕에서헤어 나지 못하는 균형 감각을 잃은 모습이다. 오랜 세월 만남에서 드러나는 인간본성의위선과가식을보면 서 나 자신도 크게 다르지 않다 는 생각을 하게 된다. 자신의 한 계성을넘어서는것이얼마나어 려운가? 자신의 삶에서 얼룩진 모습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방향전환(회 개)의삶이이루어져야한다. 자신을 깨우치는 환골탈태의 결단과실천의삶을말이다. 진정한 크리스천이라면 가까 운이웃에서발견되는연약함의 회복을 위해서 간절히 기도해야 한다. 결코, 쉽지않은온유와인 내의기도제목이지만말이다. “저희가 보아도 보지 못하며 들어도 듣지 못하며 깨닫지 못 함이니라”(마13:13) 예수님께서 인간의 무지와 어 리석음을깨우치는말씀은영적 감수성의회복을위함이다. 자신의 연약함에서 강인한 의 지를키우는것은무엇보다어리 석음과무지를깨닫는일이다. 인간관계의 진정성과 정직성, 성실성회복을위한자기성찰의 치열한기도이어야한다. 자신의 진실을 위태롭게 하는 것, 순수한 마음을 얼룩지게 하 는 어리석음, 거짓된 행태의 삶 을청산해야한다. 인간관계에서 자신의 이익만 추구하는 이기심에서는 타인의 어려움을헤아리며배려하는사 랑의마음이싹트지못한다. 자기 중심성에 머무는 이기적 인 삶은 타자 지향적인 사랑의 실천은요원하다. 자신의 삶에서 사랑의 마음이 자라나게 하는 열정을 쏟는 인 내의기도가깊어지길원한다. 더욱이 신앙의 여정에서 도전 받는 열정적인 기도의 순간은 경건한갈망을품어야한다. “하나님이여 사슴이 시냇물을 찾기에 갈급함같이 내 영혼이 주를찾기에갈급하나이다”(시 편) 삶의 불확실한 상황에서 고 뇌하는절규의기도는용기와희 망의의지를단련하리라. 자신의 순수한 본성을 지니고 살아가기 힘든 현실에서도 세파 에 휩쓸리지 않는 강인하고 선 한 의지는 고결한 영혼이 지닌 힘이다. 고결한 영혼을 지녔던“에머슨 ”은평생을영혼의일기를쓴시 인이요사상가이다. 그의순수한시세계와삶의숨 결이깃든영혼의일기는지적인 탐색과치열한삶의기록이다. “만약 삶이 경이로 가득 차 있 지 않다면 인생은 살만한 가치 가 없으리라. 나는 아침에 깨어 나 창가에서 먼동이 트는 것을 바라보며 지난날의 생활습관을 뭉개버리고 새로운 생활로 초대 하는자연의새로운비밀을발견 한다.” 에머슨은 삶의 존재 양식을 과 거 시제의 관점을 지우고 현재 시제의 관점에서 미래를 조망하 며 새로움을 향한 의지를 다지 고있다. 미국의 시인 에머슨과 영국의 사상가 칼라일의 멋진 우애의 관계를유지했던숱한일화가있 다. 칼라일은 에머슨의 시 세계 에 매료되어“이 세상에서 오직 인간의 목소리를 나에게 전해 주는 것은 당신뿐이오.”라고 그 의 인품의 향기에 도취하여 찬 사를보낸다. 칼라일은 에머슨의 첫 수필집 의 서문을 쓰기도 하였고 영국 으로초청했었다. 두 사람의 맑은 사귐은 영혼의 깊은교감과내면의소통을풍요 롭게 했던 훌륭한 인품에 있다. 서로 우애가 넘치는 가운데 삶 의 통찰과 탁월함을 나누는 관 계가아름답게이어져갔다. 삶의 얼룩진 모습의 회복은 이 웃과친지와사랑의관계에서더 욱 돈독해지는 기쁨 충만함이 다. 삶의 얼룩진 모습의 회복 최 모세 고전음악·인문학교실 마음의 풍경 나이가들어도잊히지않고마음 을 몽글몽글하게 하는 기억이 있 다. 어린시절,‘이야기할머니’가들 려주던 옛날이야기다. 이야기 할 머니는외할아버지의막내여동생 이다. 부산 친지들을 방문할 때마 다 우리 집에 하루이틀 머무르곤 하셨는데, 나는 늘 할머니의 이야 기보따리가열리기를기다렸다. “옛날 옛적에…”로 시작되던 그 목소리는 지금도 귀에 선하다. 호 랑이가 떡을 달라고 하고, 천도복 숭아 속에서 아기가 태어나며, 도 깨비가 뒷간과 산길에서 불쑥 튀 어나오곤 했다. 밤이면 싸리 빗자 루가 도깨비로 변해 돌아다닌다 는 이야기에 가슴이 두근거렸다. 같은이야기라도할머니의구수한 입담은 언제나 새로웠다. 어린 내 게그목소리는마치요술방망이 와도같았다. 세월이 흘러, 그때의“옛날 옛적 에”를떠올리게하는또다른이야 기를만났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애니메이션 뮤지컬영화〈K팝데몬헌터스〉다. 한국적설화와상징을 K팝이라는 가장 현대적인 문화와 연결한 작 품이다. K팝 걸그룹 헌터릭스가 노래로 악귀를 물리치고, 사람들 의영혼을구해내는이야기다. 얼핏 엉뚱한 설정 같지만, 그 안 에는 두려움과 수치심에 시달리 는인간을향한따뜻한위로가담 겨있다.작품속악귀는우리안의 어둠을 형상화한다. 두려움과 죄 책감을부추겨영혼을망가뜨리는 존재. 그러나 헌터릭스의 노래는 그어둠을몰아낸다.“상처는나의 일부, 거짓없는나의목소리, 이게 진짜내모습이야”라는가사는자 기 결점을 받아들이는 용기, 부끄 러운모양새마저삶의일부로인정 하는 태도, 그것이 진정한 회복이 라는 선언으로 들린다. 나이 먹은 나에게도 스며드는 메시지다. 어 린 시절 도깨비 이야기가 상상력 을 키워주었다면, 영화의 데몬 헌 터스는상처난마음을다독여준 다.“깨진조각속에도빛은있어.” 두려움 속에서 희망을 건네고, 상 처를빛으로바꾼다. 음악은 세대를 넘어, 또 국경을 넘어사람들의영혼을어루만지고 결국 우리 모두를 구원하는 노래 가된다. 영화의OST‘골든’이빌보드차 트와영국오피셜싱글차트에서1 위를 차지하고 다른 곡들도 10위 권에 올랐다는 건 세계인에게 감 동을주었다는말일게다. 영화의인기가하늘을뚫고우주 로뻗어나갈기세다. 단순한애니 메이션에 머물지 않는다. 서울 국 립중앙박물관의 관련 굿즈가 매 진되고, 시카고에는 캐릭터 버스 가 등장하며, 주제가를 떼창으로 부르는영상이반복된다. 8월 말부터 북미와 유럽에서 ‘Sing Along’상영이예정되어있 다고 한다. 수많은 관객이 하나의 목소리로 노래를 따라 부르는 장 면을 상상하니 벌써부터 설렌다. 조카와함께영화〈보헤미안랩소 디〉의싱어롱상영관에서퀸음악 을따라부르던기억이새롭다. 이 번엔 K-컬처의 힘을 벅차게 경험 할것같다. 김구선생은《백범일지》에서“오 직 한없이 가지고 싶은 것은 높은 문화의 힘이다. 문화의 힘은 우리 자신을 행복하게 하고 나아가서 남에게 행복을 주기 때문이다”라 고 말했다. 그 말씀이 최근 몇 주 동안〈K팝 데몬 헌터스〉를 통해 피부에와닿는느낌이다. 소중한문화의선물이다. 상처를 빛으로 바꾸는 노래, K팝의 힘이 세상의빛이되는지금이순간을 덩달아만끽한다. 금요에세이 성영라 수필가 미주문협부이사장 상처를빛으로바꾸는노래 벽을 검게 칠했어요. 햇볕에 너무 뜨거워져서 만질 수 없게 될 테니까요. 데이브와몬드작 <케이글 USA-본사특약> 시사만평 국경장벽 코메디 넷플릭스가공개한케이팝데몬헌터스북미싱어롱행사현장의모습. 왼쪽은주제곡 ‘골든’에맞춰펼쳐진뉴욕엠파이어스테이트빌딩의조명쇼. 넷플릭스유튜브캡처 천잰데! 그럼 장갑이 있다는 걸 모르게 되길 바랍시다! 아니면 밤에 넘거나…우리 쪽만 칠했다는 걸 모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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