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전자신문
2025년 8월 30일 (토요일) D5 기획 인공지능 ( AI ) 이어디에서나 화두다. 공상과학 ( SF ) 소설에나 나올 법하던 단어가이제는 마치누구나알아야 하 는상식처럼자리했다. AI 기술개발을 통해생산성을 향상하고자 하는 산업 계나 의료계관련자에게한하는 일이 아니다. 일반 시민도일상생활에서타 인과 대화하기위해서는챗GPT 같은 생성형AI 정도는 사용해본경험이있 어야만하는시대가됐다. 그야말로 사물인터넷 ( IoT ) , 가상물 리시스템 ( CPS ) 과더불어제4차산업혁 명의핵심기술중하나인AI가우리의 일상생활을 비롯한 모든 걸근본적으 로변화시키고있는것처럼보인다. 이중에서도 무엇보다 충격적인 건 AI를활용한인공자궁기술이다.지난 5월 일본 준텐도대연구진이세계 최 초로인공자궁개발에성공했다는소 식이보도됐다.이는AI로배아의성장 을 관리해임신부의자궁 밖에서태아 를성장시키는걸그목표로한다는점 에서, 기존의인큐베이터나 미숙아 치 료 장치와는 차원을 완전히달리하는 것으로해석된다.즉 ‘생명을시작하는’ 완전한인공환경을구현하는게그목 표라고한다. 이어이달 중순에는 중국에서 세계 최초로인공자궁기술에기초한 ‘임신 로봇’이개발돼내년에는 시제품으로 출시될수있을거라는 소식까지들려 왔다.이로봇은싱가포르 난양이공대 장치펑박사가 중국남부선전시에로 봇업체 카이바 로보틱스를 창립해서 개발중인데,인공자궁을장착한휴머 노이드 형태를 띠며, 임신에서출산까 지10개월동안 태아를 품도록설계됐 다고 한다. 가격은약 1,900만 원대가 될것으로전해졌다. 인공 자궁이나 임신 로봇이개발된 배경으로는 저출생과 고령화라는 사 회적변화가 주로 거론된다. ‘출산 기 계’로서의인공 자궁이저출생에따른 인구 감소를 해결할 기술적대안이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뿐만 아니라 난 임·불임부부, 동성부부 등 기존에임 신이어려웠던이들에게 새로운 출산 의기회를제공하고, 대리모출산에따 른 문제점을 해소하는 것에서나아가 여성에게는출산의고통을 ‘선택’ 또는 ‘자기결정’의문제로변화시킬수있단 주장도있다. 그러나 기술이모든 문제를 해결해 줄것이라는낙관론에는좀더신중하 게접근할필요가있다.특히그기술이 돌봄,생명,친밀성과관련된것일때는 더더욱 그렇다. 간호 로봇, 돌봄 로봇, 러 브 로봇에이어임신로봇까지등장 하는이무 렵 , 즉 기술을 통한 완 벽 한 만 족 이라는 기술 유토피 아가 출현하 는 즈음 에, 독 일의에 코페 미니스 트 마 리아 미 즈 가 ‘마을과 세계’ ( 2 0 2 4 ) 에서 전개한 ‘생식대안의 슈퍼 마 켓 ’에대한 비 판 에 귀 기 울 여야 하는것도이 런맥 락 에서다. 미 즈 는 이미 19 8 0년대중반부터생 명과학이특히여성의 삶 을 근본적으 로변화시킬것임을 강조 해왔다. 그는 관련연구에서 윤 리와 도 덕 에관한 의 문이아무 역 할도하지 못 하고 ‘시장에 출시할준비가된’ 제품을개발한이 후 에야 관심을 받 는 현 실 에 강 하게문제 를제기한바있다. 이제생명공학 뒤 에 숨 은 경제적동 기를더 깊 이들여다 봐 야한다. 그러 면 서생명이 란 무엇이며인간이 란 무엇인 지를 젠 더관점에서 질 문하고, 윤 리와 도 덕 에관한 논 의를 본격적으로 시작 해야할때다. 계명대여성학과교수 이미 오래 전부터임신중지 ( 낙태 ) 는 불법이아 닙 니다. 2 019년 4월 11일 헌 법 재판 소가낙태 죄헌 법불 합 치결정을 내 렸 고법 효력 상 실 로이어 져 서 죠 . 하지만여성들은여전히임신중지가 가능한 병 원을 찾 아 헤매 고, 성 분 명도 부작용도제대로알 수 없 이 암암 리에 유 통 되 는 무 허 가 임신중지약물에의 존해야 합 니다. 고 액 의 병 원비부 담 도 괴 로 움 이 죠 . 국회와 정부가 6 년간 ‘양 질 의임신중지’를 위한 법·제도 개 편 에 손 을 놓 은 탓입 니다. 대표적으로 제품명‘미 프 진’으로알 려진임신중지약물 ( 미 페프 리스 톤 ·미 소 프 로스 톨 ) 은 세계보건기구 ( WHO ) 가이미 2 005년필수의약품에등 재 해 전세계약100개국에서사용중이지만, 한국에선 합 법적으로구할 길 이 없습 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처 는 낙태 죄폐 지이 후 에도약 물 승 인을차일 피 일미 뤄 왔 습 니다. “캐 나다는이미199 8 년임신중지가 전 면허 용됐고, 뉴질랜 드, 영 국 ( 하원 ) 등 주요국은 접근성을 높 이는 방 향으로가고있어요.반 면 한국은 소 파 술 ( 자궁내 막 을 긁 어내는 방 법 ) 처럼국제적으로 권 장 되 지 않 는 과거임신중지 방 법이여전히 쓰 이 죠 . ” 임신중지관련정 책 제안 과 당 사자 지원 등을 하 는 단체, 셰 어 ( S H A RE · 성적 권 리와 재 생산정의 를위한 센 터 ) 의나 영 대 표의설명 입 니다. 그를 2 5일만나임신 중지체계의부 재속 에서 벌 어지고있는 문제점과 풀 어야 할 과제를 들어 봤습 니다.아 래 는일문일 답 . -6년전헌법재판소결정이후달라진 게있나요. “헌재 결정이 후 에도 양 질 의임신중 지지원체계가전 혀 마련 되 지 못 했 습 니 다.그나마‘임신중지를한다’고공개하 는 병 원은 늘었죠 . 하지만여전히진료 비기준, 병 원마다어 떤 서비스를제공 하는지가전 혀 정리돼있지 않 아요. 수 술비로 현 금 만 받 거나, 상대남성이나 부모동의를요구하는것도제도정비 가돼있지 않 아 벌 어지는문제고요. ” -정보부족,높은비용,제3자동의요건 등은현실에서어떻게문제가되나요. “ 적기를 놓 치는게가장 큰 문제 죠 .일 단임신중지가 가능한 병 원을 찾 기어 렵 고, 온 라인에서 병 원정보를알아내도 돈 을구하기어려 울 수있고,특히 청 소 년은‘부모 님 데려 오 라’라고하 면큰 장 벽입 니다. 초기인임신 6 주차부터 방 법 을 찾 던사 람 도 몇번 거 절당 해고민하 다보 면금 세 2 , 3 주가지나게 되 고,임신 주수가 늘 수록 병 원은더 찾 기어려 워 지 고더 열악 한상 황 에내 몰 립니다. ” -WHO는 임신중지에대해어떻게 권 고하나요. “WHO 는 2 0 22 년임신중지가이드 에서‘완전비 범죄 화’를 권 고했어요. 처 벌 중심의접근이임신중지를 줄이는 데 효 과가 없 고, 도리어여성건 강권 을 침 해한다는게수 십 년간의통계와연 구로 확 인됐기때문이 죠 . 특정주수부 터 금 지하 면 그전에는 다 되 고, 그 뒤 에는임신중지를안할것같지만현 실 은전 혀 달라요. 병 원 찾 고, 검 진 예 약하 고,기다려서 검 사하고,시술 날짜잡 고 하 면 처 음 임신사 실 을알 았 을 때부터 2~3 주, 길 어지 면 5 ~6 주 후 거든요.법에 서‘14주까지가능하다’고기준을정해 도 실 제로는 8 주부터 막 히고위기에 몰 리는 셈 이 죠 .이 런 장 벽 을아 예없애 자 는 겁 니다. ” ※ 일 례 로 미국 텍 사스주가 2 0 2 1년 ‘임신 6 주이 후 임신중지 금 지법’을도 입 한이 후 ,이 듬 해‘생 후 1년이내 영 아사 망률 ’이전년대비1 2 .9 %급증 했다는 연구가있 습 니다. 강 도 높 은처 벌 이 오 히려부작용을부른사 례입 니다. -생명권보호는어떻게하냐는반론도 있을텐데요. “후 기임신중지에대한 처 벌 을 강 화 한다고 생명 권 이보호 되 는 게아니라, 보건의료시스템을구 축 해서초기임신 중지에대한접근성을 높 여야해요. 후 기까지 갔 다 면 의료기관에서상 담 을 통해출산, 입 양관련정보를의무적으 로 제공하고 관련기관에연계하도록 해야하고요. ” -임신중지약물도입이이재명정부국 정과제에포함됐습니다. “늦었 지만다 행 이지요.국회 역 할인대 체 입 법과정부의미 프 진도 입 은 별 개문 제거든요.법안에 몇 주까지는약물로임 신중지가가능하다는식의내용이 담길 필요가 없 고,식약처가 WHO 가이드등 을 참 고해서심사· 허 가하 면됩 니다.정부 의지만있다 면당 장할수있어요. ” -무허가지만현재도암암리에유통되는 데,허가가되면어떤차이가있을까요. “온 라인에서 판매되 는것은약성 분 과 용 량 , 상품명, 복 용법, 부작용, 제대 로임신중지가 된것인지아 닌 지등의 료정보를이용자가제대로알수가 없 어요.정식약물도 입 과 함께 의료정보 가제공돼야하는이 유입 니다. ” -약물 도입외에정부가 해야 할 일은 무엇일까요. “ 의료인에가이드를제공하고, 건 강 보험 급 여화등체계를마련하고,나아 가국민들에게도임신중지가어 느 수준 까지건 강권 으로 보장 받 을 수있는지 명 확 하게알려야해요.임신중지를이제 건 강권 과 복 지문제로 다 뤄 야 한다는 것을요. 관련제도들이 잘갖춰 진 캐 나 다, 뉴질랜 드같은나라는공식 홈페 이 지에서임신중지제공 병 원과 각병 원마 다어 떤 의료 서비스가있는지누구나 쉽 게 확 인할수있거든요. ” 최나실기자 안숙영의시선 무허가낙태약부작용모른채먹고, 시술병원못찾아위험내몰리는여성들 인공자궁이어임신로봇개발$출산의고통서‘해방’인가, 생명^생식의‘상품화’인가 ●낙태죄폐지6년,전문가제언 수년간 ‘여성건강권’ 눈감은정부 WHO 등재^100여국사용에도 임신중지약‘미프진’승인미뤄 병원찾기어렵고진료비제각각 남성^부모동의요구하는곳도 초기임신중지의료문턱낮춰야 ‘특정주수금지’되레부작용불러 의료인위한가이드라인만들고 건보급여화등체계마련논의를 성적권리와 재생산정의 를 위한 센터 '셰어 (SHARE)'의나영대 표가 25일 서울 중 구한국일보사옥에 서 인터뷰하고 있 다. 강예진기자 모두를위한낙태죄폐지공동행동회원들이지난 2021년3월세계여성의날을맞아서울종로구세 종문화회관앞에서임신중지에대한건강보험적용과유산유도제도입을촉구하는기자회견을하 고있다. 홍인기기자 이미지=챗GP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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