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전자신문
2025년 9월 5일(금) ~ 9월 11일(목) A8 건강 여성, 자율신경에더민감해 여성은 생애 전반에 걸쳐 호르몬의 급격 한변화를겪는다. 초경, 임신과출산, 수유, 폐경이라는 굵직한 생리적 전환이 반복되 며그때마다자율신경계는마치파도속의 조타수처럼균형을잡으려애쓴다. 이때자 율신경이 안정돼 있으면 변화의 폭을 부드 럽게조절할수있지만균형이무너진상태 라면그변화는그대로증상으로나온다. 대표적으로불면, 식은땀, 얼굴홍조, 두근 거림, 수족냉증, 이명, 어지럼증, 위장장애, 불안과공포같은증상들이다. 이들은병원 검사를해도뚜렷한이상이발견되지않아 ‘예민해서’혹은‘갱년기니까’라는 말로 덮이는경우가많다. 하지만실제로는자율 신경이보내는비상신호일수있다. 몸은 복잡하지만 정직하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교감신경이 항진돼 몸을 긴장 상태 로만들어잠이오지않고, 심장이뛰고, 소 화가잘되지않는다. 반대로회복과안정의 신호는부교감신경이보낸다. 깊은잠, 부드 러운 소화, 따뜻한 손발, 편안한 감정 상태 는 모두 부교감신경이 잘 작동하고 있다는 의미다. 여성은 호르몬 주기와 감정의 파동이 자 율신경계와 밀접하게 얽혀 있기 때문에 조 그만 자극에도 신경계가 민감하게 반응한 다. 특히 출산 후, 수유기, 폐경기에는 신경 전달물질의 흐름이 급격하게 바뀌며 이때 자율신경의균형이깨지기쉽다. 이로인해 산후우울, 불면, 화병, 만성피로증후군, 과 민성대장증후군등이나타난다. 안타까운 것은 이 상태가 지속되면 대부 분여성들은‘약해졌다’,‘이상해졌다’며 스스로를 탓하게 된다. 하지만 이 모든 변 화는 자율신경의 조절력이 떨어진 결과이 며잘다스리면얼마든지회복가능한증상 이다. 여성건강, 자율신경에서출발 자율신경은 호르몬보다 앞서 작동한다. 호르몬은 장기에서 분비되지만 그 장기를 조절하는 것은 자율신경이다. 즉 자율신경 이균형을잃으면호르몬분비도함께무너 지게된다. 실제로많은여성들이생리불순, 생리통, 조기폐경, 자궁근종, 다낭성 난소 증후군, 갱년기증후군등의증상을자율신 경회복으로개선하는사례들이늘고있다. 자율신경을 회복시키는 방법은 생각보다 기본적인것들이다. 규칙적인수면, 따뜻한 식사, 햇볕을쬐며천천히걷기, 스마트폰을 내려놓고 깊게 숨 쉬는 시간, 식물과 눈을 맞추는일상의여유. 이런것들이자율신경 의균형을되찾는강력한치료법이다. 한의학에서는자율신경을정(精)·기(氣)· 신(神)의균형으로설명하며침치료, 한약, 약침, 뜸, 호흡등을통해몸과마음의흐름 을바로잡는다. 몸이아프면마음을살펴야 하고마음이힘들면몸의회복부터시작하 는것이자율신경회복의기본원칙이다. 자율신경은하루아침에무너지지않는다. 오랜 피로와 스트레스, 무시된 몸의 신호, 억눌린감정이쌓여균형이깨진다. 회복도 하루아침에 이뤄지지 않는다. 하지만 지금 부터조금씩나의리듬에귀기울이고진정 으로스스로를돌보는습관을시작한다면 여성으로서 겪게 될 생애 모든 전환기에서 중심을잃지않을수있다. 몸과마음은결코따로놀지않는다. 여성 의건강은곧삶의질이며그중심에는자율 신경이라는보이지않는설계자가있다. 자 율신경이 흔들리면 삶이 흔들리고 자율신 경이 평온해지면 비로소 내 삶도 평화로워 진다. 지금이순간자율신경이당신에게보내는 신호에귀기울여보기를바란다.그것이여 성건강의첫걸음이다. ●정이안한의학박사프로필 한의학박사, 정이안한의원 원장이며, 자율신경연구소 원 장이고,동국대학교외래교수이다.저서로<생활습관만바꿨 을뿐인데>, <직장인건강한방에답이있다>, <몸에좋은색깔 음식50>등다수의책을썼다. 여성건강을이야기할때빠지지않는 키워드는‘호르몬’이다.여성호르몬이 줄면기분이오르락내리락하고생리가 불규칙해진다.갱년기에접어들면얼 굴이붉어지고밤마다잠을설친다.이 런증상은대부분호르몬때문이라고 생각하지만근본에는자율신경불균 형이자리하고있다는사실은잘알려 져있지않다. 자율신경은말그대로‘스스로조절 되는신경’이다.의식하지않아도숨을 쉬고심장이뛰고음식을소화하며체 온을유지하는모든작용은자율신경 이조율한다.하지만이자율신경은단 순한생리기능을넘어여성삶전체와 깊이연결돼있다.특히여성은남성보 다자율신경계의균형이더예민하게 작동한다. <사진=Shutterstock> 여성에게자율신경은 ‘숨은호르몬설계자’
Made with FlippingBook
RkJQdWJsaXNoZXIy NjIxMj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