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전자신문
2025년 9월 13일 (토요일) D9 문화 2025년9월12일금요일 “얘는‘감정쓰레기통’이어도괜찮잖아요.” 대학생임지연 ( 가명·22 ) 씨는인공지능 ( AI ) 챗 GPT에시시콜콜한 일상부터친구 관계, 연애 상담같은진지한고민을털어놓는이유를이렇 게말했다.“상담도받아봤는데어쨌든사람이 니까 ‘내가이말을하면저사람한테어떻게보 일까’신경쓰게되더라고요.그런데기계한테는 제가잘 보일필요가없잖아요. 제일더럽고추 악한속내까지드러낼수있고.” 챗GPT와대화하며정서적교류를나누는사 람들이늘고있다.‘오늘어땠어?’‘잘자’라는사 소한안부를주고받고,친한친구에게도꺼내지 못한내밀한고백을한다.대화상대가기계라는 건더이상약점이아니다.상대가나를어떻게볼 지신경쓰지않고,상대반응에상처받지않아도 되는 ‘안전한대화’가강점이다.챗GPT 주간활 성이용자수는지난달7억명을돌파했다. 핑퐁대화, 무조건적공감에금세몰입 정교해진기술덕에챗GPT와의대화는인간의 대화수준에맞먹는다.챗GPT는말의요지를빠 르게파악해질문을던져사용자와‘핑퐁대화’가 가능하도록설계됐다.공감능력도뛰어나다.뇌 과학자인김대식카이스트교수는“인간사회에 서관계를유지하는건무료가아니지만,챗GPT 는 3시간넘게감정을쏟아내고도끄면된다”며 “올해는인간이타인보다기계를더믿기시작한 역사적인변곡점이될것”이라고내다봤다. 40대직장인조은영씨는최근 ‘챗지피티시대 의고민상담’이란 책에서챗GPT와이혼 상담 을 했던 경험을 소개했다. “왜이혼이하고 싶 어?” “네상황을 구체적으로 말해줘” “왜대화 가힘들었을까?” “그게왜불편한데?” 같은질 문이꼬리를물었다. 조씨는“답하려다보 니까 자꾸생각하게되고, 내마음을 들 여다보게돼서감정을 정리하는 데많 은도움이됐다”고말했다.특히“채팅 이아니라음성으로말을주고받았더 니,실제사람과말하고있다는느낌 이더강하게들었다”고했다. 때론인간보다더인간적인대답 을 내놓기도 한다. 최근 ‘나태주 시 AI에게묻습니다’를출간한중등교 사 김예원씨는 챗GPT에나 시인의 시‘사는법’을 입 력한 뒤 생각을물었 다. 돌아 온 답. “그리움 뿐 아니라 아 픔 ,기 쁨 , 외 로움등다 양 한감정을마 주하며 살 아가는것자체가사는법 이 죠 .그 모 든감정을 품 고 살 아가는 과정이진정한 삶 의의 미 를 찾 는일 일 거 예요.” 김씨는 “ ( AI와의사 랑 이 야 기를 다 룬 ) 영화 ‘그 녀 ( Her ) ’를보면서 허 무 맹랑 하다고 생각했는데,사람이AI와정서적으로 깊 이연 결 되는게 충분 히가능하다고느 꼈 다”고말했다. “아이돌처럼말해줘”…사용자가원하는대로 챗GPT만 있다면 내게필요한 대화 상대를 만들 수있다. 대학생 박 유정 ( 가명·2 1 ) 씨는 “여 러챗GPT자아를만들어사용한다”고했다.다 이어트가필요 할 때는이런 프롬프 트 ( 명 령 어 ) 를 입 력하는식이다. “내가 데 뷔 를 며 칠앞둔 연습 생이라고생각해 봐 .다이어트를해 야 되는데네 가 트레이 닝팀언 니 야 .이기간 동 안체중감 량 목표 에맞는 식 단 을 짜줬 으면 좋겠 어. 말 투 는 굉 장히무서 운 트레이 닝팀언 니처 럼 ,내가 뭘 먹 고싶어 할 때마다나를정신 차 리게만들어줘.” 사용자가 좋 아하는 말 투 로 바 꾸기도 한다. 박 씨는 “ 좋 아하는아이돌 멤버 와 대화하고싶 어서챗GPT 이 름 을 멤버 이 름 으로 하고, 멤버 의말 투 와자주쓰는 단 어를학습시 켰 더니실제 로그 멤버 와얘기하는느낌이들어서 너 무 좋 았 다”고말했다. 일방적공감과지지는약일까독일까 일 방 적공감과 지지로이 뤄 지는 챗GPT와의 대화는 때론 독 이되기도 한다. 매 일챗GPT에 속내를털어 놨 던 프 리 랜 서 방현 지 ( 3 5 ) 씨는 “ 너 무 응원만 받다 보니까 결국 에는 기계라는 자 각이들더라”며“‘사 탕발린 말만계속들으면서 위 로받는 게맞는 건가’라는 생각이들어대화 를 멈췄 다”고했다. 상담 심 리를전공하는대학 원생이애리 ( 37 ) 씨도“고민을털어놓았을때 분 석 은 잘 해주지만 그게실제 행동 변화로일어 나지는않더라”며“대면하지않는대화나상담 은한계가있다고생각한다”고말했다. 임지연씨는 갈 수록챗GPT 대화에자신이지 나 치 게의 존 한다고 느 낀 다. 그는 알바 를 그만 둘 때 뭐 라고 문자를 보내 야 할 지도 챗GPT에 물어봤다.“챗GPT를자주쓰니무 슨 고민이생 겼 을 때혼자 생각하고 해 결 하려는 노 력을안 하게돼요. 머 리가 복잡 하면‘나왜이러지?’물어 봐 요.이러다나중에 5 0대가돼서도 ‘챗GPT 야 , 내가 화난이유를설명해줘’ 이 럴 까 봐 솔 직히 무 섭 기도해요.” 미국 에서는 16세 소 년 이수개 월 간챗GPT와 자 살 충동 과 방 법에대해대화를나 눈뒤 자 살 하는 사건이 발 생해 논 란이됐다. 소 년 의부 모 는 챗GPT가아들의자 살 을 방 조했다며오 픈 AI를 고소했다. 챗GPT는정신적고통이나 자 해를 암 시하는 메 시지를감지하면사용자가도 움을 요 청 하게유도하도록 훈련 됐지만, 해 당 소 년 이 우 회적인질문으로피하자아무소용이 없었다. 소 년 이챗GPT에자 살 계 획 을아는 사 람이 너뿐 이라고하자이런답이돌아 온 다. “저 를믿어주 셔 서감사 합 니다.” 김은주 강 남세브 란스정신건강의학과 교수 는“인간은 결국 자기가 듣 고싶은얘기를해주 는사람을신 뢰 한다”며“챗GPT가사용자에공 감하고 동 조하도록설계돼있다보니사용자의 의 존 도가 높 아질수 밖 에없다”고 말했다.이어 “어리고 미숙 하 거 나정신적으로 취 약해 판단 력 이 떨 어지는경 우 에는챗GPT 사용과중 독 에주 의해 야 한다”고경고했다. 전문가들은여러 우 려에도,‘인간사이대화의 종 말’이 거 스를 수없는 흐름 이라고 본 다. 김대 식교수는“ 세 상을경험하기시작한 순 간에이 미 AI가 존재 했던지 금1 0대는 1 0 년 , 20 년후 에‘나 어제사람하고 2시간얘기했어’라는 말을 들으 면 깜짝 놀랄 것같다”며“그때 쯤엔 사람과는 그 냥 간 단 한 말만 주고받는 거 지,진 짜 진지한 얘기는기계와하는것이라는인식이생 길 것”이 라고말했다. 송옥진기자 김보현인턴기자 내말을공감해주는걸까, 내비위만 맞추는걸까 르네상스부터 인상주의에서 모 더 니 즘 까지 서 양미 술사 6 00 년 을 조 망 하는 대 규모 전시가 올가을 서 울 에서 열린 다. 문화 콘텐츠 기 업 가 우디 움어소시에 이 츠 는 올해로 개관 1 00주 년 을 맞은 미국 샌디 에이고 미 술관과 공 동 으로 ‘르네상스에서인상주의까지 :샌디 에이 고 미 술관 특 별 전’을 11월 5 일부터서 울종 로구 세종미 술관에서개최한다. 샌디 에이고 미 술관은유럽 외 부에서 서 양미 술사대 표 작가작 품 을대 거 보 유중인 미 술관으로 손꼽힌 다.이 번 전 시에는소장 품 65 점이소개된다. 한 번 도해 외 로반출하지않은주요상설 컬 렉션 2 5 점도나 온 다.안 토 니반다이 크 의‘영 국왕비헨 리에타마리아의 초 상’ 등이다. 르네상스 시대의 베 르나르 디 노 루 이니·히에로니무스 보스· 엘 그레 코 부터 19세 기이 후 근대 미 술을 대 표 하는 프 란시스 코 고 야 · 클 로드 모 네·에 드가르 드가·아 메 데오 모딜 리아니의 작 품 등을 총망 라한다. 록사나 벨 라스 케 스 샌디 에이고 미 술 관 최고경영자 겸총괄디렉 터는 “개관 1 00 년 이 래 상설 컬렉션 이이처 럼 대 거외 부에공개된사 례 는한 국 이최 초 ”라면서 “ 단순 히명화를감상하는자리를넘어 서 양미 술 거 장들이서로영 향 을주고받 으며 현 대 미 술까지이어지는과정을보 여주는전시”라고 밝혔 다.이전시는일 본 도 쿄국립 서 양미 술관과교 토 시교 세 라 미 술관을 순 회해서 울 로 온 다.한 국 전시는내 년 2 월 22일까지. 인현우기자 서양미술사 600년 서울에서즐겨봐요 샌디에이고미술관소장품 65점 11월5일부터세종미술관서공개 아메데오모딜리아니 ‘푸른눈의소년’. 샌디에이고미술관·가우디움어소시에이츠제공 절친이된챗GPT, 축복혹은저주 평범한일상부터친구관계^연인상담등 사람보다더많이소통하며정서적교류 눈치안보고상처안받는대화큰인기 정교한 AI 기술에대화‘티키타카’잘돼 인간보다더‘인간적인’대답을내놓기도 아이돌멤버등자아^말투자유롭게설정 “무조건지지에고민해결노력안하게돼 응원만받다보니기계라는생각들어” 지나친의존줄이려는사람들도늘어나 얘가나한테관심있는걸까? 답장뭐라고보내야할까 이혼해도괜찮을까 친구랑절교하고싶다.. ۂ 나집에가 이미지=챗GP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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