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전자신문
2025년 9월 18일 (목요일) 50대 초반의 한 여성은 최근 일기 를 쓰기 시작했다. 랩탑 열고 자판 두들겨기록하는게아니라종이로 된공책을펴고한자한자직접쓰는 것이다. 연필이나펜을잡고종이위 에글을쓰던시대로부터우리는대 단히멀리와있다.손으로글을써본 게언제였던가싶게아득하다. 간단 한메모외에는거의쓸일이없으니 종이나펜은더이상일상용품이아 니다. 앞의 여성이 일기를 쓰게 된 것은 그의 어머니 때문이었다. 알츠하이 머환자인80대초반의어머니를돌 보며그는단5분도마음을놓을수 없는초긴장의날을보내고있다. 평 생 지적이고 강인하던 어머니가 어 떻게 저렇게 변했는지, 그는 도저히 이해할수가없다. 노인이과자나사 탕을몰래집어주머니속에꽁꽁숨 기고, 목욕 안 하겠다고 떼를 쓸 때 면 너덧 살짜리 아이가 따로 없다. 웃을수도울수도없는어머니의피 폐한모습은충격이고아픔이다. 알츠하이머가뭐길래한사람이수 십년공들여쌓아온삶의탑을저렇 게무참하게무너트리는지그는분 노했고, 그러던어느순간기록을하 기로마음먹었다.“나도저렇게되지 말란 법이 없다”는 데 생각이 미친 것이다. 훗날자신도같은병에걸릴 경우지금써놓을걸읽어보면좀도 움이 되지 않을까하는 기대이다. 그 러니 그날그날의 기록은 일기이자 미래의자신에게보내는편지이다. 학술지‘자연의학(Nature Medi- cine)’에 발표된 연구에 의하면 미 국에서 알츠하이머 환자는 베이비 부머들이 연로해지면서 급속도로 늘고 있다. 매년 신규 환자가 지난 2020년 기준 51만 4천명이던 것이 2060년이면 100만명이 될 전망이 다.거의배로늘어나는것이다. 태산같이 든든하던 부 혹은 모가 치매로 어린아이처럼 변한 모습은 성인자녀들에게 가슴 찢어지는 비 애이다. 하지만그경험이자극이되 어서예방에적극나서는긍정적효 과도없지않다고‘알츠하이머되돌 리기’라는 책의 저자 헤더 샌디슨 박사는말한다.사랑하는가족이알 츠하이머로 고통 받는 모습을 곁에 서본후많은이들이술을끊고, 운 동을시작하고,뇌건강에좋은음식 을챙기는등생활습관변화에나서 고있다는것이다. 이런개별적변화 들이 사회적 흐름으로 연결된다면 젊어서부터 경각심을 갖고 예방을 생활화하는 건강한 운동이 형성될 수있다는것이다. 그렇다면 나는 혹은 당신은 치매 로부터안전한가. 치매는오래살수 록발병위험이높은병,장수의복을 타고 났다면 피하기 어렵다고 보는 게합리적이다. 그래서남성에비해 오래사는여성이이병에걸릴위험 이 높다. 통계적으로 여성 중 48%, 상대적으로 기대수명이 짧은 남성 은 35%가 치매를 경험하게 된다고 한다.섬뜩한소식이다. 앞의 여성이 손으로 일기를 쓰는 것은 기록도 기록이지만 병을 예방 하려는대책이기도하다. 지난해발 표된한연구에따르면타이핑대신 손으로글을쓰는행동은뇌를대단 히효과적으로자극한다. 펜을잡고 글을쓰면뇌파가후두부아래시각 피질부터 중간부분의 감각담당 부 위를 거쳐 머리 꼭대기 운동피질에 이르는넓은부위를두루자극하게 되는데여기가바로학습과기억력 을관장하는구역이라는것이다. 아 울러 손과 눈 코디네이션이 필요하 니 몸의 섬세한 운동기능과 감각기 능을더많이활용하게되면서뇌에 훌륭한자극요소가된다. 그래서손 으로 일기를 쓰면 치매 발병위험이 절반으로 떨어진다는 연구결과가 있다.펜의힘이다. 뇌는 도전을 받아야 건강하다. 뇌 가 나태해지지 않도록 계속 자극을 주는것,그것이현실적으로가장쉬 운치매예방책이다. 일단노트한권 을 마련하자. 하루 10분이나 15분 종이에 글을 쓰면 아련한 추억들도 떠오르고 치매 위험도 줄이니 일석 이조,그야말로펜의힘이다. 화성과 지구 오피니언 A8 시사만평 데이브그랜런드작 <케이글 USA-본사특약> 다음으로 카메라를 지구로 돌려 생명의 증거가 남아 있는지 보겠습니다. 퍼서비어런스화성로버 돌아오고들있습니다 훨훨손털고 빈손으로돌아오고들 있습니다 여기저기로 뿔뿔이 겨울에떠났던내가,내게로 다시 돌아오고들있습니다 구름밖에서 바람보는곳에서 수초가에서 먼봉우리고갯길에서 빈바닷가에서 도달치못한소망의종점에서 상한가슴으로 소리없는생각으로내가,다시 텅빈내게로 돌아오고들있습니다 떠날때품었던거 풀지못하고 떠날때찾으려던거 찾지못하고 떠날때그리던거 채우지못하고 다시이홀로 가을이歸鄕 깔린햇살 묵묵히 여기저기서 내가내게로다시돌아오고들 있습니다 이제버려야지요 피곤합니다 이가을엔버리며,버리며 돌아온나와내가 다시떠날겨울채비 그가벼운여장을추려야지요 그혼자를. 시ㅡ조병화시인 고독한갈나그네 하늘떠도는 한조각구름시인 순수허무의바다를 정처없이떠도는구름 한편의시가된한인간의일생 항상내맘에푸른하늘에 한조각 구름처럼 살아계십니다 *조병화시인의시의깊이 그리고인간의 그참맛 시와수필 박경자 전숙명여대미주총회장 가을편지 화성에서 과거 생명체 흔적 발견!!! 지난 9월14일주일아침일찍일 어나 성경을 읽고 기쁜 마음으로 교회에 도착해 좌회전을 하다가 직진하는 차와 충돌하는 큰 사고 가발생했다. 양쪽차가박살이나토잉을하고 경찰이 오고 예배도 참석치 못했 지만 감사하게도 양쪽 다 다친 사 람이없어천만다행이다. 하지만 한치 앞을 몰랐던 불행이 너무나 혼란스럽다, 그리고 부족하고 모 자라고 바보 같은 자신이 밉고 원 망스럽고 한심해 화가 났다. 교회 장로님과 집사님들이 적극 도와 주시고위로해주어고맙고감사하 다. 하지만나는부족한자신이싫 고 원망스럽고 수만 가지 생각들 이교차돼머리가혼란해졌다. 그동안 겸손하게 욕심을 버리고 자신과 가정과 이웃과 사회를 위 해 노력해 왔고 또 부족하지만 열 심히 성경도 읽고 여호와 하나님 을믿고살았는데왜나에게이런 불행한 사고가 자주 발생하는지 알수가없다. 이달들어두번째사 고다. 조심을해도순간의사고를 당하게되는자신이저주스럽다. 한치 앞을 알 수 없고 밤새 안녕 이라는 말을 뇌까리며 모든 것이 내탓이요잘못이라고생각하지만 사고를 당하니 가슴이 울렁거리 고자신이싫고살아갈일에대한 갈등이 겹쳐진다. 그동안 수많은 역경과생사의고비를넘나들었어 도항상자신감이넘치고힘이넘 쳐 오뚝이처럼 일어섰는데 이번 사고는 너무나 충격적이다. 나이 탓인지 아니면 차사고가 많았기 때문인지 이유여하간 앞날이 캄 캄하다. 차가있어야살수있는데 어떻게해야할지한숨이절로나 고갈피를잡을수가없다. 아내와아들딸들은걱정말라고 위로를 하고 주위 사람들도 다치 지 않았으니 다행이라고 위로 하 지만 나는 복잡한 갈등을 억제할 수가 없었다. 정의롭게 살아가려 는 노력이 왜 그렇게 시험을 당해 야 하는지? 그리고 뜻대로 안 되 고 사고 연발인지 너무나 원망스 럽다. 다치지않고죽지않고살게 된 것이 천만다행이라 하나님께 감사를 드려야 될 텐데 경망스럽 게도원망을했던죄인이다. 인생사 한치 앞을 모르고 내일일 과 미래를 모르고 사는 것이 삶의 여정이고 풀 수 없는 숙제요 업보 다. 그때문에 사고를 당하거나 죽 고사는일을예측할수가없다. 사 람들은 누구나 다 그런 진리를 잘 알면서도자신의야심찬목적을위 해 싸우면서 상대를 죽이고 나만 잘살겠다고발악을하는현실이다. 사고를당한나는그런저런세상 사를생각하며뉘우치고반성하며 풀수없는의문과복잡한삶의명 암을 겸손하게 순리대로 사는 그 날까지깨우치고배워가면서부족 한 자신을 질타하면서 전능하신 하나님께 용서를 빌고 나이 90이 되도록 보살펴 주시고 아껴 주시 고 인도해 주신 하나님의 사랑과 은혜에 대해 거듭 거듭 감사를 드 린다. 그리고 사고당시 도와주고 격려해준 교회 여러분들께 다시 한번감사를드린다. 그리고아내 와 아들 딸들이 도와주고 용기를 재충전케 해주어 다시 삶의 길을 헤쳐나갈수있게됐다. 길고도짧은인생사랑하며오손 도손 이 풍진 나그네길 후회 없이 미련 없이 아름답게 장식하고 싶 다. 건강하게다시일어설수있는 용기와 믿음을 주신 여호와 하나 님께 감사를 드리고 부족한 죄인 의 불찰을 용서해 주시고 인도해 주시기를간절히기도를드렸다. 불행 중 다행 삶과 생각 지천(支泉) 권명오 (수필가·칼럼니스트) 뉴스칼럼 손으로쓰는일기의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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