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전자신문

2025년 9월 20일 (토요일) 자라 보고 놀란 가슴 오피니언 A8 시사만평 데이브와몬드작 <케이글 USA-본사특약> 내가 당신이라면, 그 근처에 너무 가까이 주차하지 않을 거야, 친구. 팔라펠 타코트럭 ICE 손녀 손목에는 여러 기능장치가 저장된 디지털 시계가 반짝이고, 할머니손목에는초침이부지런히 움직이고 있는 아날로그 여백의 상징처럼아날로그시계가시대를 표상하고있다. 세대차이를더이상설명할비유 가 없음이다. 디지털화로 달리고 있는 세상은 무서운 속도로 일상 까지잠식하고있다. 자동차나 길거리에서 이어폰을 꽂은채복제된음악을들으며디 지털 문화가 가져다 준 시대적 동 질감에 도취되어 있다. 철저하게 디지털 능력을 키워가는 것이 편 리하게 잘 살아내는 힘으로 인정 받는 세상으로 들어선지 이미 오 래다. 세상은디지털문화에가속이붙 어 질주하고 있지만, 아날로그의 여백을 회상하며 옛 것의 공간에 서 얻어지는 한가로움을 한번쯤 들추어 보려는 시도가 은근하게 눈짓들을 주고받고 있다. 현대 문 명의궁극인편리함과옛것의한 가로움 틈은 점점 격차가 벌어지 고있다. 아날로그적삶의방식은오랜우 정같은것으로묵은편지를꺼내 보는멋스러움이담겨있다. 아름다운자연소리와아우르는 다정함도 깃들어 있어 자연 흐름 에무리없는호흡을느낀다. 허름 하니 집에서 뒹굴다 나온 차림새 로도문득생각나면내집처럼찾 아나설수있는두터운옛정같은 것, 거창한 인사치레 없이도 정담 을나줄수있는허물없는어울림 이다. 거리낌없이쉽게섞이고고된마 음을녹일수있는묘한힘의응집 이엉겨있다. 디지털기술정비에비해불편하 고 느리기는 하지만 그 과정에는 인간적인 향수를 자극하는 특징 도있다. 라디오보다더큰덩치의 배터리를 등에 업은 트랜지스터 라디오앞에온가족이함께모여 앉아 귀를 기울였던 연속극들이 떠오른다. 동시대의서민들에게따스한흐 름을 끌어내 주었기에 가까운 듯 멀어져버린 가 보고 싶은 고향처 럼 그리워진다. 익숙한 일상을 치 루는동안에도, 고수해온생활양 식과 문화적 관습들을 쉽게 접어 버리지 못 하는 컴맹 세대들은 아 날로그와의 우정을 순수하게 지 켜가고 싶을 뿐이다. 디지털 급류 에낙오될것같은불안감으로급 변하는 시대에 적응하지 못하는 조바심이도사리고있다. 옛것에대한향수로하여익숙했 던 풍물이며 문화를 자꾸만 되돌 아보게되는것은세월속에고여 있는 그리움에서 비롯된 것이리 라. 되돌릴수없는시간이라서추 억을통해순수함의향수를건져 내기위함이아닐까.옛것,구시대 의것, 고리타분한것, 완전하지못 한 것, 덜 발달 된 것, 퇴색된 것으 로 매도되고 있는 현실이 아프다. 옛것이없는새로운문화란존재 할수없는것이아니던가. 초현대시설을구비한학교건물 을 보면서도 낡은 목조 건물에서 삐걱거리는 책, 걸상이며 비좁은 교실이 그리워짐을 어이 하리. 세 상이빠른속도로달려갈수록인 간적인 감성과 향수의 손짓을 외 면할수없음이다. 자식들이마련해준휴대전화기 옵션을 충분히 이용하지 못하고 아날로그식 방식으로 밖에 사용 하지못하는세대들은흘러가버린 그 시대의 한가로움이 늘 그립기 만하다. 디지털과 아날로그 틈새 에끼어있는현대사회의작은모 퉁이의 소외 계층들은 아날로그 를그리워하며아날로그예찬자가 되어버리기십상이다. 낡고 구식으로 여겨지는 아날로 그 적인 여백을 넓혀보려는 본능 의 발로는 어떠한 문화적인 것으 로도대체할수없을것같은예감 이앞지르지만, 새로운문화가주 는신선함과옛것이가지고있는 향수를 동시에 공유하는 것은 결 코 쉬운 일이 아니기에 아날로그 세대는 당황스러울 수 밖에. 기성 세대의 전유물 같은 아날로그 문 화는 붙박이 가구 같은 개념으로 자리잡고 있지만 세대 교체를 거 듭하게될후대들에겐저들만의 아날로그적여백이어떤설정으로 조성될까. 어쩔수없는시대상으로간주해 버리기엔 아쉬움과 궁금증이 교 차로 에서 서성이고 있다. 흥미롭 다.먼훗날일이긴하지만. 아날로그 여백 야생딸기가가득차있는바구 니 옆에는 복숭아 한 개와 체리 두 개 그리고 흰 카네이션과 물 한잔이놓여있다. 18세기 프랑스 화단에서 풍속 화의거장이자섬세한초상화가 로유명했던시메옹샤르댕의작 품이다. ‘딸기 바구니’라는 제목의 이 그림은1761년파리루브르궁에 서열린살롱전에서처음대중에 공개됐다. 당시에는 큰 관심을 끌지 못했 지만오늘날에는18세기프랑스 미술을 상징하는 가장 유명한 이미지가 됐다. 2022년에 열린 파리아트큐리얼경매에서낙찰 된이그림의가격은 2240만유 로(약390억원)다. 샤르댕의작품중유일하게딸 기가 등장하는 이 그림은 시적 우아함을 지닌 정물화로 평가 받는다. 세로 38㎝, 가로 46㎝ 의 이 작은 정물화가 지닌 매력 은정지된시간의경험을제공한 다는 점이다. 완벽한 균형을 이 루는 화면 구성과 세부 묘사를 제거한극도의단순함은일상의 고요한 순간을 재현하는 듯하 다. 샤르댕은 1년에 평균 네 점의 그림을 그린 것으로 전해진다. 계절적 리듬을 기반으로 작업 이 이뤄진 것을 고려하면 이 작 품은1761년초여름에제작됐을 것으로추정된다. 그런이유에서이그림속모든 요소들은시간적통일성을지닌 다. 이들은모두 6월과 7월께파 리 주변에서 익고 피는 과일과 꽃이며 화면 전체를 채우고 있 는공기도초여름의습기와열기 를 머금고 있다. 여름의 더위로 인해 시간이 정지돼 있는 듯한 느낌을시각화하려는것이작가 의 의도였으며 이 점은 빛과 색 채를 다루는 그의 섬세한 기법 에따라매우성공적으로구현됐 다. 특히 물잔을 통해 확산되는 빛의투명성과붉은딸기와흰색 카네이션이자아내는명료한색 채 조화는 물질로 구성된 정물 화화면에활기와생명력을불어 넣는중요한요소다. 현재 이 작품은 루브르박물관 이소장하고있다. 2022년경매 직후 프랑스 정부는 이 작품을 국가유산으로 분류해 해외 반 출을 제한했다. 그사이 루브르 박물관 측은 구입비 마련 대국 민 기부 캠페인을 진행했고, 단 몇 달 만에 작품가를 초과하는 기금을 마련했다. 프랑스 국립 박물관 소장품 구입 역사에 새 이정표를세운사례다. 고요하고풍요로운정물 김정자 시인·수필가 행복한아침 미술 다시보기 신상철 /고려대고고미술사학과교수 필름카메라시대때필름시장을 주름잡았던 미국 기업 이스트먼 코닥이 또다시 파산 위기에 내몰 렸다. 코닥은 최근 발표한 2분기 실적 보고서에서“막대한 부채로 회사 존속 가능성에 의문이 제기된다” 고 밝혔다. 실적 부진이 쌓이면서 1년 안에 갚아야 할 부채가 4억 7000만달러(약 6500억원)로늘 었는데 이를 갚을 능력이 없다고 손을든것이다. 150여년역사의코닥이파산위 기에 몰린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 니다. 필름과 아날로그 카메라 제 조사로 명성을 떨친 코닥은 디지 털 카메라의 급속한 보급과 함께 휘청거리기 시작했고 결국 2012 년 미국연방법원에 파산보호신 청을했다. 시장점유율 90%를 차지했던 필 름 사업부를 매각하는 구조조정 에나선코닥은이듬해상업용인 쇄 전문 회사로 새출발하며 파산 보호에서졸업했다. 2020년대들어선복제약생산을 허가받아 제약 사업에 뛰어들었 고의류및완구업체들과상표라 이선스계약까지맺었지만활로를 못 찾고 이번에 또다시 벼랑 끝에 몰렸다. 생성형 인공지능(AI) 열풍이 확 산하면서‘포토샵’으로 유명한 미국의 디자인 소프트웨어 기업 어도비도 곧 몰락의 길을 걷게 될 것이라는우려가나오고있다. 지난달 미국의 투자은행‘뱅크 오브아메리카’는 AI 발전으로 가 장큰타격을받을글로벌26개상 장사를 선정하면서 어도비를 콕 집어언급했다. 어도비는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디지털 영상 콘텐츠 수요가 늘며 급성장했지만 AI 기반 이미지 생 성 도구인‘미드저니’나‘달리’ ‘나노바나나’가등장하면서위협 을받고있다. 어도비는 올 2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0% 이상 증가했지만 미래 전망에 대한 불안감으로 주 가는연초대비 20%이상하락했 다. 급격한기술변화에제대로대응 하지 못하면 AI 시대의 어도비도 필름 카메라 시대의 코닥 같은 몰 락을면하기어렵다. 자신이가장잘했던것마저과감 하게 포기하며 변화하지 않으면 세계최고기업의영광도물거품처 럼사라질수있다. 만화경 홍병문 / 서울경제논설위원 코닥 몰락과 닮은 포토샵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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