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전자신문
2025년 9월 23일 (화요일) 비탄에 빠진 자유의 여신상 오피니언 A8 시사만평 제프코터바작<케이글 USA-본사특약> 표현의자유 조지 워싱턴 미국 초대 대통령 은 독립전쟁 직후인 1789년 신 생공화국의안보를위해전쟁부 를창설했다. 전쟁부는 육해군 관리와 군사 요새 건설, 인디언과의 전쟁 등 을 두루 수행하다가 1798년 해 군부가창설되면서주로육군업 무와군사작전을담당하게된다. 19세기 남북전쟁 때는 국가적 비상사태를구실로언론검열,민 간인 체포와 구금 등 미국 헌법 에위배되는사실상의독재권력 을행사했다. 2차세계대전이후에는미국군 사패권의상징부처로자리잡았 다. 전쟁부는미정부가 1947년 군의효율적운영을위해전쟁부 와 해군부, 공군부를 통합해 국 방부를만들면서사라졌다. 전쟁부 명칭은 20세기 초반만 하더라도일반적이었다. 영국·프랑스·독일·러시아 등 열강들은미국처럼육군을전쟁 부가담당하고해군부등을따로 두는방식으로군을운영했다. 하지만2차대전이후전쟁재발 방지의지를담아방어적개념의 국방부로이름을바꿨다. 현재 프랑스 정도만 2017년부 터국방부대신군무부라는명칭 을쓰고있다. 해외 파병, 국제 안보 협력, 핵 억지력등에서공세적역할을수 행하겠다는의도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최근 행정명령을 통해 국방부의 보조명칭을전쟁부로바꾸면서 역사속유물을다시소환했다. 대외적으로 전쟁을 마다하지 않겠다는의지의표현이다. 그는 지난달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에 대해‘가자지 구인종청소’를비판하기는커녕 “전쟁 영웅”이라고 치켜세운 뒤 “나도그렇다”고말했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재집 권 이후 이슬람 극단주의 단체 인 이슬람국가(IS), 예멘의 친이 란 반군, 이란, 베네수엘라 등에 대해속속군사작전을펼치고있 다. 자신의 79번째 생일에는 대 규모열병식까지열었다. 반면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 시아 제재에 대해서는 적극적이 지않다. 자국 이익에 직접적인 도움이 되지않기때문이다. 형식적이나마 인권·민주주의 를내세우던과거미국지도자의 모습은온데간데없다. 트럼프발 약육강식의 시대를 맞아 기댈 곳은 우리 힘밖에 없 는것이냉엄한국제현실이다. 만화경 최형욱 / 서울경제 논설위원 트럼프“나는전쟁영웅” “너의 원수로 인하여 난로의 불 을뜨겁게지피지말라. 오히려그 불이너자신을불태울것이다.” 이말은셰익스피어의말입니다. 분노하는 사람은 그 분노로 인하 여 자신을 잃을 것이라는 경고를 담고있습니다. 우리의마음을태우는눈노와증 오. 이것은용서로서만극복될수 있습니다.“도둑을맞거나모욕을 당하더라도 그 사실을 잊을 수만 있다면아무것도아닙니다.”이말 은 동양의 성현 공자의 말씀입니 다. 흔히들화를내지못하는사람 을 바보라고하고화를 내지않는 사람은“현자”라고 말을 합니다. 이는곧용서의힘을뜻합니다. 우리는이런현자들의뜻을완전 하게 따르지 못할지라도 그 뜻을 생활에서응용할수있습니다. 그렇게만한다면우리의삶이보 다 가치 있게 바뀌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예수님의“원수 를사랑하라”는말까지도다가갈 수는 없어도 인생을 끝없는 고통 으로보았던쇼펜하우어의“될수 있는 한 누구에게라도 원한을 품 지마라”는말에고개를끄덕이게 됩니다. 우리의적들이우리가그들에대 한증오때문에위경련을일으키 고심장마비로생명까지위태롭다 는사실을알면얼마나기뻐할것 인가를 생각해야 합니다. 원수를 사랑하지는 못해도 우리 자신은 사랑할수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머릿속에서 증 오나 고통을 떨쳐 내어야만 합니 다. 그들때문에자신의행복과건 강을 버린다는 것은 실로 어처구 니 없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우리 가 원수를 사랑하고 그것을 잊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자신의 확고 부동한 주장과 방침이 있어야만 가능합니다. 그렇게된다면우리가당한모욕. 그로부터 피어 오르는 적개심 따 위에전혀개의치않을테니까. 이 미나의확실한주장과방침이있 다면 주변의 어처구니 없는 말이 나 행동을 바라곁에 떨어지는 낙 엽처럼하잖게여길수있으리라. 게오르규로나는비앤나에서변 호사일을하고있었습니다.제2차 세계대전이터지자스웨덴의웁살 라로피난을갔습니다. 그는급히떠나오느라돈이별로 없어 취직을 하기로 마음을 먹었 습니다. 그는몇개외국어에능통 했고스웨덴어에도자신이있었습 니다. 그래서여러무역회사에스웨덴 어로 편지를 보내 취업을 요청 하 였습니다. 하지만 때가 때 인지라 자리가 쉽게 나지 않았습니다. 그 렇듯 안타까운 나날을 보내던 어 느날편지를보낸회사중한곳에 서 인사 담당자의 이름으로 다음 과같은답장이왔습니다. 저희회사는현재통역이필요없 을뿐만아니라아프오통역이필 요하더라도당신을채용할생각이 없음을 알려 드립니다. 왜냐하면 당신의스웨덴실력은당신이생각 하는것만큼능숙하지않은까닭 입니다. 로나는그편지를읽고화가머리 끝까지치밀어올랐습니다.“내편 지가 오자 투성이라니 무식한 놈 들. 자신들이 보낸 답장에도 오자 투성인데 말이야.”그는 즉시 그 회사의 인사 담당자에게 복수하 리라 마음을 먹었습니다. 스웨덴 실력을 총 동원해서 자신처럼 유 능한 인재를 알아보지 못하는 처 사를 공박하고 그 때문에 회사의 앞날도 밝지 못할 것이라는 내용 을정신업이써내려갔습니다. 그런데문득로나의머릿속에다 음과같은자성의소리가울려퍼 졌습니다.“어쩌면그의판단이옳 을지도 몰라 내 딴에는 스웨덴어 에 자신이 있다고는 하지만 스웨 덴사람보다더잘할수는없지않 겠는가. 그래내편지가결점투성 이였을수도있어”마음은분노가 끊어오르지만참고그분노를접 고 용서와 감사의 마음으로 편지 를다시쓰기시작을하였습니다. “귀사에서 통역이 필요하지 않 음에도불구하고친절한답장까지 보내 주신데 감사를 드립니다. 특 히저의잘못을지적해주어정말 고맙습니다.”그편지를띄운지몇 일뒤그회사에서로나에게한번 들려달라는답신이왔습니다. 그리하여그회사를찾아간로나 는그토록원하던직장을얻을수 있었습니다. 그의 예의 바른 편지 가인사담당자를감동시킨것입 니다. 애틀랜타칼럼 이용희 목사 용서의힘 나는여행이란것을싫어하며,또 탐험가들을 싫어한다. 그러면서 도지금나는나의여행기를쓸준 비를하고있다.” 인류학자 클로드 레비-스트로 스의책‘슬픈열대’의첫구절이 다.‘슬픈열대’에서레비-스트로 스는 문명과 야만의 이분법이 그 릇된것임을발견한다. 이책의형 식은 브라질 여행기다. 여행을 생 각하면 언제나 이 구절이 떠오른 다. 여행을자주가진않지만그여 행의끝에서나역시종종새로운 깨달음을얻곤한다. 이제까지가장인상에남은해외 여행지는 딸과 동행한 스페인이 다. 대학졸업을앞둔아이에게여 행이란 휴식을 선물하고 싶었다. 마드리드, 톨레도, 바르셀로나를 찾아간 여정이었다. 가장 선명한 기억으로 남은 것은 프라도미술 관에서 만난 고야의‘검은 그림’ 연작이다. 고야가 마주한 육체적 고통과 정신적 고독이 나를 사로 잡았다. 고야가 담아낸 당대 인간 과사회의실상이내생각의깊이 를 더했음을 스페인 여행의 끝에 서나는깨달았다. 먼나라만인상적인여행지는아 니다. 아이가 초등학교를 다닐 때 주말에는 강원도로 놀러가곤 했 다. 가장아름다운기억으로남은 곳은 영월 별마로천문대다. 떠나 기전오늘밤별을관측할수있을 지를 미리 알아보고 고속도로를 달려가니거기은하수가기다리고 있었다. 밤하늘을 가로지르는 은 하수는 반짝이며 흐르는 긴 별들 의 강처럼 보였다. 그곳에서 내가 발견한것은밤의또다른모습이 었다. 밤이 어두운 세계만은 아니 었다. 다채로운 빛깔과 얼굴을 갖 고있음을그때깨달았다. 우리사회에서여행트렌드가변 화하기 시작한 것은 2000년대에 들어와서다.여행지선택이넓어지 고, 관광 못지않게 힐링이 중요해 지고, 감춰둔‘부캐’를 만나기도 한다. 여행을 떠나는 것은 지루한 일상에서 탈출하기 위해서다. 그 탈주의길위에서낯선삶, 푸근한 위안,또다른자아와조우할수있 다. 이과정을통해자연스레휴식 과용기를선사받곤한다. 여행을생각하면떠오르는또하 나의구절이있다. 작가폴오스터 의 소설‘뉴욕 3부작’가운데 하 나인‘유리의 도시’에 나오는 말 이다.“나는 내가 지금 있는 곳이 아닌 곳에서라면 언제나 행복할 것같다”는보들레르산문시의한 구절을 오스터는 인용한다. 이어 오스터는 이 시 구절을“좀 더 의 미에 맞게 해석한다면: 어디든 지 금내가있지않은곳이내가나자 신인 곳이다”라고 자기 방식으로 풀어쓴다. 우리에게중요한것은당연히살 아가고 있는‘이곳’의 현실이다. 그런데이곳의타성을벗어나‘저 곳’에 있는 또 다른 삶을 계속 찾 아가는 과정이 21세기적 삶의 방 식이아닐까. 그과정이여행이고, 그러기에 여행이 이제 삶의 외부 가아니라삶의내부에놓여있다 는걸깨닫는다.긴추석연휴가기 다리고 있다. 어디 가까운 곳으로 1박 2일여행계획을늦게나마짜 보려고한다. 추석에 ‘또다른삶을찾아가는’여행 삶과 문화 성지연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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