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전자신문
2025년 9월 26일 (금요일) 오피니언 A8 삶의어려운문제가쉽게풀리지 않는 상황에서도 마음의 평정을 유지하는 힘을 지니길 원한다. 매 사힘이부치는삶의녹록하지않 은 현실이지만 인내하며 때를 기 다려야한다. 자신의연약함을깨닫는시간에 서삶의강인함을키울수있을것 이다. ‘난 괴로운 일이 생기면 언제나 그렇게 생각해요. 지금 이걸 겪어 두면 나중에 편해진다고’무라카 미하루키의 [노르웨이의숲중에 서] 현재인고의시간이미래의평안 한 시간으로 이끌어주기 위해 연 단하는뜻임을믿고싶다. 생명의원리인삶의생기를찾는 일, 불합리한 삶에서 생명의 빛에 의한 조화와 온전함을 이루기 원 한다. 자신의익숙한삶에서벗어나새 롭게 변화하는 삶의 선택이 미래 에 실현될 확실성을 믿고 나가는 의지력을말이다. 삶의연륜에서쌓인직관에의한 신념이자신을지키는힘이된다. 자신의건강한삶의의식은내면 의치열한성찰이이루어진후나 타나는신실함이다. 내면의실체를제대로인식할때 삶의정직성과성실함을회복하는 변화의모습으로바뀐다. 영혼의 새로움과 내재적인 도덕 적 선명성이 살아나는 삶의 변화 가강인한원동력이될터이다. 내 면의성숙한의식과맑은성품, 균 형과 조화를 이룬 사유의 체계가 지니는힘을말이다. 삶의올바른방향을찾는계기가 됨은삶의깊은고통과아픔을체 험했을때이었지싶다. 고난을 어렵게 통과할 때 삶이 변화되며건전한의식과성숙함에 이르지않는가? 삶의순수한목적을지향하는의 지와결단이결코,쉽지않다. 타성에 길들어진 정신적 해이와 자신의우매함때문이리라. 어리석음의 실체는 교만과 허위 의식, 자기과신, 완고함에서오는 합리성의결여이다. 자기중심성의가치추구는삶의 균형을 깨트리고 합리적인 사유 체계의 유연성에서 멀어지게 한 다. 실제로 삶에 지혜롭게 적용할 균형잡힌시각을어떻게지닐것 인가? 감리교교리적선언1항에“우리 는하나님의말씀이진선미의기 준이됨을믿으며”라고시작한다. 참되고 올바르고 아름다운 가치 관에 의한 변화된 모습에서 삶의 균형과 조화가 이루어진다. 성경 말씀을 삶에 올바로 적용하는 슬 기로움에 의해 고결한 인품을 유 지할수있다. 참된생명력을지닌사람은타인 의 고통을 깊이 이해하고 선한 사 랑의마음으로돕고자한다. 타자지향적인섬김의삶이행복 에이르는참된기쁨이며열매맺 는삶의고귀한헌신이다. 이는“인생의부침(浮沈)에전혀 영향을 받지 않는 행복이다.”(조 쉬맥도엘)라는점이다. 사회, 믿음의공동체에서사랑의 능력을 실현했을 때 느끼는 행복 감은이루말할수없다. 열린마음으로다가가마음속깊 은 곳에서 우러나온 깊은 사랑의 대화를나누는기쁨을말이다. 역 지사지(易地思之) 타인의 처지에 서 생각하는 관점을 바꾸는 태도 를말한다. 때로는 타인의 처지에서 생각하 는 훈련을 제대로 하지 못한 사람 과만남이있다. 자신의과실, 허물에는관대하면 서 타인의 결점에는 너그럽지 못 함이참아쉽다. 자기중심성사고에길들어진획 일적사고에갇혀있어서로의생 각의차이의견, 조율은더더욱힘 들다. 그러나 열린 마음으로 소통 할때인간관계의평온을얻게되 는것이아닐까? 이어객관적관점과관대함을키 우는내면의틀을더욱견고히할 과제가주어질성싶다. 인간관계에서 겸손이 부족한 사 람의 완고함을 사랑의 마음으로 보듬고 녹이는 설득력을 발휘할 수있길바란다. 이웃이자신의성찰로인해온전 한삶을이루며마음의평화를누 렸으면한다. 성찰은 자신뿐만 아니라 타인을 깊이 이해하는 사랑의 원동력이 되리라. 항상자신의내면을살피는성찰 의삶을살아야하지않을까? 마음의 풍경 최 모세 고전 음악·인문학 교실 삶을일깨우는내면의성찰 기자가될마음을먹었던건앨런 퍼쿨라감독의영화‘모두가대통 령의사람들’(1976)을보고나서 였다. 현직 대통령이 연루된 음모 를 집요하게 파헤친 민완기자 칼 번스타인과 밥 우드워드는 그 어 떤 할리우드 영화 주인공보다 가 슴을 고동치게 만든‘현실 영웅’ 이었다. 닮고 싶었던 우드워드 같 은 언론인이 결국 되진 못했으나, 어쨌든 그 영화가 삶의 경로를 바 꾼계기였던것은맞다. ■박찬호의미국행전부터메이 저리그 팬이 된 시작점은 배리 레 빈슨 감독의‘내츄럴’(1984)이 다. 경기장 조명을 불꽃처럼 터뜨 린끝내기홈런은스포츠영화역 사상가장유명한장면중하나다. 그러고 보면 가장 좋아하는 현대 작가 스콧 피츠제럴드를 처음 안 것은영화‘위대한개츠비’(1974) 를본후였다. 시드니폴락감독의 ‘아웃오브아프리카’(1985)의‘ 초원에서 머리 감겨 주기’장면에 서 메릴 스트립의 매력에 처음 빠 졌고,‘흐르는 강물처럼’(1992) 을보고미국여행계획에굳이몬 태나주를넣었다. ■ 이 모든 영화에서 주연 또는 감독으로 활약했던 로버트 레드 퍼드가 향년 89세로 타계했다. 중 요한결정의순간, 혹은나이가들 어도바뀌지않은문화향유기준 을 형성하는 과정엔 우연히도 그 의 영화들이 있었다. 비슷한 시대 를 살았던 사람이라면 레드퍼드 영화에 얽힌 추억 하나쯤은 가지 고 있을 게 분명하다.‘내일을 향 해쏴라’(1969),‘스팅’(1973),‘ 추억’(1973)에서그는숨막히는 미모의금발청년이었고,‘은밀한 유혹’(1993)이나‘업 클로즈 앤 퍼스널’(1996)에선거부할수없 는중년의매력을발산했다. ■ 젊은 배우의 요절 소식은 폐 부 한가운데를 날카롭게 찌르지 만,오래봐온원로배우의죽음은 가슴 한쪽을 서늘하게 식힌다. 도 널드서덜랜드,알랭들롱,진해크 먼, 그리고레드퍼드. 세월은누구 에게나 공평하게 어김없이 흐르 고, 우리도언제일지모를저끝을 향해 조금씩 나아가고 있음을 새 삼 깨닫는다. 소중한 계기와 멋진 추억을선사했던명배우의명복을 빈다. 로버트 레드퍼드 덕분입니다 지평선 이영창 /한국일보논설위원 델로스동맹은본래숭고한목 표에서출발했다. 페르시아의침 략이라는 공동의 위협에 맞서 그리스 폴리스들이 자발적으로 결성한군사연합체가바로그것 이다. 아테네는 이 동맹의 맹주로서 그리스세계를구원한영웅이었 고,이연합의중심축을맡았다. 그러나 페르시아의 위협이 사 라지자, 아테네는 이 동맹을 자 신들의 패권(Hegemony)을 유 지하고확장하는도구로변질시 켰다. 동맹국들이 군함 대신 납부하 던 공납금은 아테네의 국고로 흘러 들어갔고, 이 돈은 아테네 시민들의 생계와 파르테논 신전 을 짓는 대규모 건축 사업에 사 용되며아테네의황금기를뒷받 침했다. 동맹의 금고가 델로스 섬에서 아테네로옮겨진사건은동맹이 아테네제국으로공식적으로선 포된것과다름없다. 아테네는 여기서 멈추지 않았 다. 동맹국들의 탈퇴는 곧 배신 으로 간주되었고, 이를 시도하 는도시국가들은무력으로진압 당했다. 아테네는 동맹국들의 재판권 까지장악하며내정을간섭했고, 스스로민주주의의수호자를자 처하면서도 동맹국들에게는 지 배자의모습만을보였다. 결국, 아테네의 이러한 제국주 의적오만은그리스세계의힘의 균형을완전히무너뜨렸다. 아테네의 팽창과 지배에 대한 동맹국들의불만과공포는스파 르타를중심으로한펠로폰네소 스동맹을더욱결속시키는결과 를낳았다. 델로스 동맹에 속했던 수많은 도시국가들이 아테네의 압제로 부터 벗어나고자 펠로폰네소스 동맹 쪽으로 이탈한 것이 이를 증명한다. 투키디데스가‘펠로폰네소스 전쟁사’에서 지적했듯이, 이 전 쟁의근본원인은스파르타의힘 이 강해졌기 때문이 아니라, 아 테네의팽창에대한스파르타와 도시국가들의공포때문이었다. 현대 민주주의의 종주국인 미 국이동맹국들에게가혹한무역 관세를부과하는현상은아테네 가동맹국들을속국처럼대했던 모습과 유사한 패권적 이기주의 의발현으로해석될수있다. 이는 자유무역을 근간으로 하 는전후국제질서의창시자이자 수호자였던미국의역할에서크 게벗어난행보다. 동맹국들은 미국의 안보 우산 아래있었기에경제적으로도협 력했지만, 미국의일방적관세는 동맹관계를‘안보대가’를요구 하는거래관계로격하시켰다. 이는 장기적으로 동맹 네트워 크를약화시켜미국의전세계적 영향력을스스로훼손하는결과 를초래할위험이있다. 아테네의 전횡이 펠로폰네소 스전쟁을촉발했듯, 미국의‘자 국 우선주의’가 강화될수록 동 맹시스템은불안정해지고, 결국 미국의패권약화와함께글로벌 질서의위기로이어질수있다. 아테네의 역사는 우리에게 강 력한 교훈을 남긴다. 공동의 이 익을위한연합이개인의이익과 패권으로 변질될 때, 그 힘은 외 부에맞서는방패가아니라내부 를붕괴시키는독이된다는사실 이다. 아테네가스스로쌓아올린제 국주의적오만과폭력은결국주 변국들의공포와분노를불러왔 고,이는펠로폰네소스전쟁에서 의처참한패배와함께아테네의 몰락을필연적으로만들었다. 지속 가능한 리더십은 공포가 아닌 존중에서 나온다. 이 역사 는오늘날까지도유효한진리다. 역사속 아테네의 시민들은 아 테네의 몰락을 막지 못했다. 그 렇지만미국의시민들이아테네 의 역사적 교훈을 이해 한다면 분명히방법이있을것이다. 패권은 필연적인 몰락을 낳는다 미국은지금 김동찬 시민참여센터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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