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전자신문

2025년 10월 6일 (월요일) D3 기획 ‘추석이란 무엇인가’묻는세대를위해$기이한생각의바다에가다 인문학자 김우창 선생에대한 다큐 멘터리영화 ‘기이한 생각의바다에서’ 가 올 가을 부산국제영화제에서처음 선보였다.아주긴제작기간끝에마침 내그모습을드러냈다.그것은내대학 시절로 돌아가는 시간 여행게이트가 열렸다는말과다름없었다. 뭔가에홀 린듯 부산으로 내려가영화진흥위원 회시사실에앉아첫상영을기다렸다. 김우창선생이누구냐고?이런반문 이필요없던시절이있었다. 그러나세 월은 흘렀고젊은 세대는선생을예전 만큼잘모른다.상영직후열린관객과 대화시간에최정단감독은이렇게말했 다.“김우창선생의책을사러대형서점 에갔는데, 매대가아니라 창고에서책 을꺼내오더라고요.” 선생에게는 오랫 동안 “한국을대표하는” “인문학의거 장”이라는수식어가붙었는데, 사람들 은이제그의어렵고도 치렁치렁한 글 을정작잘읽지않는다. 나는 “한국을 대표하는” “인문학의 거장” 운운하는수식어가예전부터달 갑지않았다. 그것은선생이원하지않 았을표현같았기때문이다.영화중간 쯤에, 선생이장관급 고위직을 고사했 던일화가나오는데,정부고위직을그 렇게마다하는 사람이그런 수식어를 반겼을리야. 선생은오랫동안 국가가 주도하는, 혹은국가발전에공헌하겠 다고설레발치는학문같은것은믿지 않았다.정작경험해야할것은그런수 사가 주는 현혹이아니라 선생이평생 헤엄쳤던“기이한생각의바다”이다. 물론영화는 그 바다의깊이와 넓이 를속속들이측량하려들지는않는다. 선생이생각하고고민했던세계의전모 를제시하려들지는않는다.영화대부 분을 차지하는 것은 노쇠해가는 생명 체의아슬아슬한 생존투쟁이다. 선생 은서재에서늙어가고거실에서늙어가 고 마당에서늙어가고 길에서늙어간 다. 그리고 주저앉고 넘어지고 쓰러진 다.숨을제대로쉬지못한채병원으로 실려간다. 의사는입원을권하지만, 환 자는고집이세다. 그러한 시간이반복 된끝에, 더이상 글을 쓸 수없는 시간 이찾아온다. 이것은 고통스럽다. 당사자에게뿐 아니라 보는 사람에게도. 그러나 선생 은 시종일관 고통의중요성에대해서 말한다.고통은실로고통스럽지만,고 통의감수를 통해서만 비로소 도달할 수있는인간의위엄에대해서반복해 서말한다.바로그생각때문에영화의 몇몇장면이상징성을얻는다. 반복해 서계단오르는장면, 반복해서비탈길 을걷는장면,반복해서겨울을나는장 면, 반복해서겨울 바다에눈이내리는 장면.이장면들은모두감내중인고통 의상징처럼느껴졌다.이고통을감내 하는 시간은 곧 노쇠의시간이기도 하 다.이시간이다했을때,인간은어디에 도 착 하는것일 까 . 김우창 선생이노쇠해가는 시간은, 하필이면 한국 사회에서인문학이쇠 잔 해가는 시간과 겹친 다. 선생이 활 발 하게 활 동했던시대에나라는 지 금 보 다 훨씬 가 난 했고인문학에대한국가 적 지원도 부 족 했지만, 인문학의가치 를 공 개적 으로 폄 하하던 시절은 아니 었다. 학문의다 양 성이라는 옹색 한 구 호 로인문학을 변호 해야 하는 시절도 아니었다. 오 늘날 인문학진흥은국가 정책의일부이기도 하고, 그어느 시절 보다 많 은 논 문이 양 산 되 지만, 선생은 논 문이라 부르는 형식을 빌 리지않고 도기이한생각의바다를만들어냈다. 그 바다에가면인간의 조건 을직면 한이의이야기를들을수있다.이를 테 면,선생은갑자기생각 난 듯이런이야 기를들려 준 다.“학 교 물리선생 님 이어 린 학생들과 함께 밤 하 늘 을 보면서 별 자 리를일일이가르 쳐 주 었다. 카 시오 페 이아 나 북극 성같은 것들. 그런데 6·25 전쟁이일 어나고 말았다. 전쟁 이 끝나고 학 교 에 돌 아와보니그선생 님 은 전쟁으로 인해 죽 고 없었다.”노쇠한인문학자가전하는이 어린시절 추억 에는성 년 이 되 어 펼쳐 나 갈 생각의 편 린이이 미 들어있다. 무 차 별적 으로 사람을 죽 이는 불합 리한 집 단 적갈등 에대한 냉 정한인식, 불 시에 찾아올 죽 음을 끝내 피 할 수 없는 인 간실존에대한통절한감각, 목 전의 충 동을넘어존재하는저 별 자리같은세 계에대한 심 원한상상, 그리고절실한 개 인 적 체험에 충 실하 되 기어이그 넓 고깊은세계로 연결되 고자하는원 초 적 열 망 . 오 랜 만에다시 듣 는 선생의 강 의를 거 쳐 영화 후반부에이르면, 선생이국 제 적 ( ? ) 제사혹은차 례 를지내는모습 이 등 장한다.전세계에 흩 어 져 사는자 식들과 손 주들을 영상으로 연결 하여 한자리에모은다. 그리고한국어를잘 모르거나 서 툰 손 주를 위하여영어를 사 용 해서제사에대해설명한다. 그렇 다. 선생은 추석 이 란무엇 인가,라고 묻 는세대는아니었다. 그렇다고 무조건 옛날 방 식대로제사를 고수한 사람도 아니었다. 변 화의와중에있는 사물의 존재 조건 에대해집요하게성 찰 한 사 람이었다. 어느 해의 추석무 렵이었나. 자 택 을 찾은 나에게선생은이렇게말한 적 이 있다. “아 버 지와 나는 서로에게 잘하 려고 노 력 했지요. 그러나아 버 지가 무 슨 생각을 하고 살 았는지는 잘 몰 라 요. 그러면안 될 것같습니다.” 그 래 서 였을 까 .선생은평생에 걸쳐 읽고 썼 다. 동시대인을위해읽고 썼 다. 후학들을 위해읽고 썼 다. 녹 내장이 악 화 되 고“이 제 나는 쓰는 능력 을 잃 어 버 린 것 같 다”고 되뇌 는그 순 간 까 지 읽고 썼 다. 김우창‘인문학거장’수식어에도 젊은세대는“어렵다”잘안읽어 김우창과인문학노쇠겹치지만 선생의‘기이한생각의바다’에선 깊은세계이야기를들을수있어 영화 ‘기이한생각의바다에서’ 스틸컷. 부산국제영화제제공 김영민교수추석칼럼 삽화=신동준기자 몇년전‘추석이란무엇인가’라는 독특한칼럼으로큰화제가되었던 김영민교수(서울대정치외교학부)의 칼럼을싣는다.추석을앞두고김 교수에게‘추석이란무엇인가 2’를 의뢰했지만,김교수는인문학이 사라져가는한국현실에대한글을 보내왔다.‘추석이란무엇인가’와 같은위트는없지만,대신대한민국 지식인의깊은고뇌를담고있다. <편집자주> 세계최고 권위의상인노 벨 상 수상 자가 6 일 ( 현지시간 ) 부터발표된다. 올 해는 미 국도 널 드트럼 프 행정부가 출 범 한이후전세계국제 질 서의지각 변 동이이어진해로, 트럼 프 대통 령 의노 벨 평화상 수상여부가 최대관 심 사로 꼽히 고있다. 3 일노 벨 위원회에 따 르면 2025년 노 벨 상발표는 6 일부터 13 일 까 지 약 일주 일동안진행된다. 6 일생리의학상을시 작으로 7 일물리학상, 8 일화학상, 9 일 문학상, 10 일평화상에이어 13 일경제학 상수상자발표로 막 을내 릴 예정이다. 미 국 언 론에서는 ‘ 트 럼 피즘 ( Trumpism· 트럼 프 주의 ) ’ 시대의재 도 래 이후첫노 벨 상 시상이라는점을 부각하고있다. 트럼 프 대통 령 이 촉 발 한 ‘관세전쟁’은기존자 유 주의 무역 체 제를 뒤흔 들었다. 러시아 · 우 크 라이나 전쟁, 이스라 엘 과 팔 레스 타 인 무 장정 파 하마스간가자전쟁 등 세계 곳곳 에 선전쟁이계속 되 고있다. 더나아가 미 국에서 흔 들리기시작한 민주주의가 전 세계민주주의의 약 화와 권위주의 의부상을가 져 오고있다는우려도제 기된다. 이에 따 라 전세계의눈길은 트럼 프 대통 령 의노 벨 평화상 수상여부에 쏠 리고있다. 트럼 프 대통 령 은지 난 달 23 일 유엔총 회 연 설에서“나는 7개 의전 쟁을 직 접 종식시 켰 다” 며 “모두 내가 노 벨 상을 받 아야 한다고 말한다”고 강조 했다. 노 벨 평화상 후보에는이 외 에도 국 제형사재 판 소 ( ICC ) , 북 대서 양조약 기 구 ( NATO· 나 토 ) , 홍콩 의민주화 활 동 을이 끈 저우 항퉁 , 캐 나다인권 변호 사 어 윈코틀 러 등 이오른것으로 파악됐 다.각계 추천 을통해선정된올해평화 상 후보자는 총 338 명으로 집계 됐 다 고로이터통 신 은전했다. 과학 부문의경우 친 환경 배 터리발 전, 양 자 컴퓨팅 에기여한 공로나인 류 의 질 병 퇴 치에공헌한 업적등 이주 목 받 고있다.노 벨 문학상에선 호 주소설 가제 럴 드 머네 인, 헝 가리소설가 크 러 스 너호 르 커 이라슬로, 멕 시 코 소설가 크 리스 티 나 리 베 라 가르사 등 의수상 가 능 성이점 쳐 진다. 노 벨 상은 스 웨덴 의과학자 알프 레 드노 벨 이 1895년 제정한상으로,더나 은 세상을 만들기위해헌 신 하 며 인 류 공동체의문명발달에기여한인물에게 매 년 수여된다. 나주예기자 노벨상 6일부터발표$트럼프, 평화상수상할까 친환경배터리·양자컴퓨팅등 과학분야수상자들도관심사 서울대정치외교학부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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