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전자신문
2025년 10월 7일 (화요일) “내가 죽어야 한다면/ 너는 살아서/ 내이야기를 전해/ 내살림을 팔아서/ 천한 조각,/ 실한 타래를 사줘/ 가자 어딘가의한아이가/ 하늘의눈을똑똑 히바라보며/ 불길 속 떠난 아빠,/ 그 누구와도/ 살붙이와도/ 스스로와도 작별인사못한/ 아빠를기다릴때/ 네 가 만든 나의연이/ 날아오르는 걸볼 수있도록” 이스라엘의공습을 당한 가자지구 출신팔레스타인작가 리파트알아리 르가 딸 샤이마를 위해 2011년 쓴 시 ‘내가 죽어야 한다면’의일부다. 시는 비극이됐다. 알아리르와 그의가족은 2023년 12월이스라엘의공습으로숨 졌다.당시그의나이44세. “너에게피난을허하노니,/ 먼지는걷 힐것이며,/ 사랑하여함께죽은 자들 에게/ 웃는 날이오리라는 것을 알리 라.” ( ‘너에게피난을허하노라’ ) 팔레스타인 작가 히바 아부나다는 2023년10월 10일이시를썼다.“다침 과 죽음으로부터” “너와 어린것들에 게” 피난을 허한다고 썼던 그는 그로 부터열흘후가자남부의집에서이스 라엘군의 급습으로 사망했다. 향년 32세. 두 편의시는 최근 1인출판사 접촉 면이최근 펴낸 ‘팔레스타인시선집’에 로옮겨엮었다. “식민자들은 꽃에관한 시를 쓴다/ 난이스라엘탱크에돌을 던진아이들 이/ 곧장 들꽃이되어버렸다고대꾸한 다/ 나도달에연연하는시인이되고싶 지만/ 팔레스타인수감자들은감옥에 서달을보지못한다” 팔레스타인계미국인 시인 누르 힌 “한국인도알아야 할책임”팔레스타인서온묵직한詩 실렸다.오는 7일이면이스라엘과팔레 스타인무장정파 하마스간 가자지구 전쟁이발발한 지꼭 2년이다. 전쟁이 후숨진팔레스타인희생자는수만명. 책은 “팔레스타인에연대하는 마음을 모으고, 후원금을 마련하기위해” 기 획됐다. 책의수익금은가자주민을지 원하는 ‘사미르프로젝트’에전액기부 된다. 책은팔레스타인연대집회에참여한 한제인, 김한나 번역가의기획으로 시 작됐다.지난 5월류송,문호영,양미래, 윤경희, 이예원, 최리외번역가가 합류 했다. 2년전영어권에서출간된 ‘팔레 스타인의시, 팔레스타인을위한 시’를 저본으로 삼았다. 팔레스타인시인과 팔레스타인계시인, 팔레스타인을 위 한시를쓴시인들의시31편을우리말 서툴지만 따뜻해! 감정못느끼는소년의진짜 위로 절한표정과말’을학습하며살아왔다. 가족이라고는할머니와엄마뿐이었지 만사랑만큼은풍족했고남들과다르 지않게자랐다. 그런그에게열여섯살 의겨울은모든것을바꿔놓는다.가족 이피습을 당해눈앞에서할머니는 죽 고,엄마는의식을 찾 지못한다. 끔찍 한 일을 겪 고도감정을 느끼 지못하는 윤 재 는 친 구들에게“ 괴물 ”이라불리며고 립 된다. 소녀 로 친 구들에게‘ 또 라이’라 불린다. 윤 재 는도라를 처 음본 순 간눈을 떼 지 못한다.도라 또 한자신을있는그대로 받 아주는 윤 재 에게관 심 이간다. 윤 재 는감정을 느끼 지못하면서도도라앞 에서는 머리보다 가 슴 이먼저 반응 하 는것이신기하고당 혹 스 럽 다. ‘아 몬드 ’는이 렇 게세 친 구가 서 툴 게 관계를 맺 고 조금 씩 감정을 배워 가는 과정을그린다. 친 구가되고싶어 곁 을 맴 도는 행동 이나, 질투 의감정을 몰 라 거칠 게표 현 하는모습,감정을 느낄 수 없 어오히 려솔직 할 수 밖 에 없 는 반응 등 은 형 식 적 인관계에지 친 관 객 에게신 선하게다가 온 다. 세 친 구의 성 장 서사와 함께극 적긴 장감도 놓 치 지않는다. 가족의피습과 곤 이의일 탈 과 폭력 , 폭력배 와의대면 등 강렬 한 자극 적 사 건 이 곳곳 에 배치 돼드 라마를 힘 있게 끌 고 간다. 다만 연출과 음 악 은 긴 장이고조되는 장면 에서감정을 자극 적 으로 몰 아 치 지않 는다.지나 친 감정의과 잉 을우 려 한선 택 이지만 드 라마와, 음 악등 연출의대 비에서오는 상승효 과는 충분 히살리 지못했다. 클 라이 맥 스에서기대되는 카 타르시스를 충분 히터 뜨 리지못한 점 은아 쉽 다. 초반 윤 재 의 상황설 명이 길어 러닝 타 임 이늘어난것도아 쉬움 으 로남는다. 그 럼 에도 뮤 지 컬 ‘아 몬드 ’는 결 국감 동 으로 귀결 된다. “사랑합니다. 고 객 님 ”이라는 공허한 사랑 표 현 이 넘치 는 시대에윤 재 , 곤 이, 도라의 솔직 한 행동 과서 툰 표 현 은진정 성 있는울림을길 어 올 리며 순 도 높 은감정을 느끼 게한 다.12월14일 까 지 놀유 니 플렉 스1관. 객원기자 뮤지컬‘아몬드’ 박병성의 감정을 느끼 지못하는 소 년이 건 네 는위로가 왜더 진 짜같 을 까 . 뮤 지 컬 ‘아 몬드 ’는 사회 적 가면에지 친 관 객 에게이 같 은 질 문을던진다.감 정노 동 종 사자가아니어도 누구나 사 회 적 관계속에서 끊임없 이‘감정관리’ 를 요 구 받 는 현 대사회. 원만한 관계를 위해서는 웃음과 친 절한 말 투 , 형 식 적 인 배려 를습관 처럼 수 행 해야한다. 교 양이 넘치 는 태 도와 행동 은 사회 적 생 존 을 위한 기 술 이지만, 동 시에진정 성 있는관계에대한 갈증 을불 러온 다.감 정을 느끼 지못하는 윤 재 와감정표 현 이서 툰곤 이,자 유 로 운 감 성 의도라.세 인 물 이보여주는 서 툴 지만 투 명한 관 계는진정 성 있는위로를 건넨 다. 이작 품 은 손 원 평 의 동 명 소설 을 원 작으로한다. 제10회 창 비 청소 년문학 상 을수 상 했고,전세계30여 개 국에서 출간된스 테디셀러 다. 2022년 뮤 지 컬 로 초 연된 뒤 3년만에다시무대에 올 랐다.이번 재 연은출연진을 축소 해윤 재 외 배 우들이여 러배 역을 맡 으며연 극 성 을 살렸다. 등 장인 물 이내레이터 가되어윤 재 의이야기를 입체적 으로전 달하는 방 식도도 입 했다. 무대와음 악 , 연출도정비해 초 연보다 더 집 중 도 높 은이야기를선보인다. 윤 재 는 뇌 속에아 몬드 를 닮 은편도 체 가 발달하지않아 두 려움 과 분 노를 느끼 지못한다.하지만 상황 에 따른 ‘ 적 뮤지컬 ‘아몬드’. 라이브제공 홀 로남은윤 재 앞에 곤 이와 도라가 등 장한다. 곤 이는어린나이에시장에 서엄마를 잃 어버 려홀 로 거친삶 을살 아야했다. 늦 게나마부모를 찾긴 하지 만 세 상 과의불 화 와 상처 를 폭력 으로 표출한다. 친 구들은그런 곤 이를두 려 워 하지만 윤 재 만은 그를있는 그대로 받 아들인다. 곤 이는 윤 재 와 가 까워 지 고싶은마음을이 유없 이주 변 을서 성 이는것으로,윤 재 를알고싶은마음을 나비의날 개 를 짓 이기는식으로표 현 하 는감정에서 툰 인 물 이다. 윤 재 는그런 곤 이를이해하지못하면서도 그가 ‘ 착 한아이’ 임 을 안 다.이번공연에서는 드 라마‘은 중 과 상 연’으로주 목받 은 배 우 김 건 우가 곤 이역을 맡 아윤 승 우,조 환 지와번 갈 아연기한다. 도라는 달리기외에는 관 심 이 없 는 국립현대미술관과천오늘부터 모네‘수련’등소장품44점전시 에’가 눈길을 끈 다. 멀 리서보면 화 려 한 샹 들리에지만가 까 이가서보 면인간의 뼈형상 을 한 검 은 유 리 조각들로장식 돼 있어기 묘 한 느낌 을 준 다. 화려 한 삶 이면에공 존 하 는죽음을 암 시하는작 품 이다. 이번전시에서 처 음 공 개 되는 작 품 도있다. 중 국 현 대미 술 작가 쩡 판 즈 의‘ 초상 ’ 두 점 은 국내1호 미 술품물납 제 ( 상 속세를문 화재· 미 술 작 품 으로 대 납 하는 제도 ) 작 품 으 로 유 명하다. 큰 눈과과장된 손 ,사 라지는 듯 한인 물형상 을 통 해인간 의불 안 한 내면을 표 현 했다. 독 일 사진 거 장 안드 레아스 구르스 키 의 ‘ 얼 음위를걷는사 람 들’과미국작 가 존 발 데 사리의‘음 악 ’도 미 술 관 소 장이후 처 음나 온 다. 대 중 에 친숙 한회 화 와조각 중심 으로구 성돼 작 품 을비 교적쉽 게감 상 할수있다.김 유 진국 립현 대미 술 관 학예사는 “미 술 사의다양한 장 면을 만들어낸 작가들의작 품 속 에서호기 심 과 상상 의 폭 을 넓 히고 시대와경계를 넘 어작 품 사이에 새 로 운 이야기를만들어나 갈 수있을 것”이라 밝혔 다. 인현우기자 프랑스인 상 파 화 가 클 로 드 모네 ( 1 8 40 ~ 1 9 2 6 ) 의‘수련’부터 중 국의 유 명 현 대예 술 가 아이 웨 이 웨 이의 ‘ 검 은 샹 들리에’ 까 지해외미 술거 장 들의작 품 을한자리에서볼수있는 전시가열린다. 국 립현 대미 술 관은 2일부터경기 과천시국 립현 대미 술 관 과천에서 소 장 중 인해외 거 장의작 품 44 점 을 공 개 하는 ‘수련과 샹 들리에’ 전을 개 최한다.미 술 관은 1 988 년서울 올 림 픽 을 전후해수집한 130여 점 과 2021년이 건 희삼 성 회장의 소 장 품 으로기 증 된 ‘이 건 희 컬렉션 ’ 120여 점등 해외명작 1,045 점 을 소 장하 고있다.이번전시에는이 중 33명 의작 품 44 점 을 추려 선보인다. 이번전시는시대와 화 풍 등 에 상 관 없 이지난 100년간 거 장들의작 품 을 한 데 모았다. 평소 에 쉽 게볼 수 없 었던명작을감 상 할절호의기 회다. 모네가 말년에 프랑스 파리 근 교 지 베 르니에머 물 면서그린‘수 련이있는연못’을비 롯 해피에르오 귀 스트 르누아르 ·카 미 유 피사로의 인 상 주의회 화 와살바도르달리 · 마 르크 샤 갈· 호 안 미로의작 품 이각 각 한 점씩 전시된다. 해당 작 품 은 모두이 건 희 컬렉션 에속한다.파 블 로 피 카소 가 도자기위에그린 ‘ 얼 굴 ’시리 즈 도10 개 가나 온 다. 독 일의게오르크 바 젤 리 츠·안젤 름키퍼 ,미국의바버라크 루거· 신 디 셔 먼, 중 국의아이 웨 이 웨 이 ·쩡 판 즈 등 현 대미 술 명작들도 전시된다. 특 히아이 웨 이 웨 이의 ‘ 검 은 샹 들리 뼈형상의유리조각‘검은샹들리에’ 국내 1호미술품물납‘초상’첫공개 아이웨이웨이의 ‘검은샹들리에’. 아이웨이웨이스튜디오제공 ▲ ‘팔레스타인과연대하는한국시민사회긴급행동’ 회원들 이지난해10월7일서울종로구주한이스라엘대사관앞 에서이스라엘을규탄하며휴전을촉구하고있다. 왕태석선임기자 Ӡ 1인출판사 접촉면이펴낸 ‘팔레스타인시선집’. 표지의 빨강,검정, 하양, 초록색은팔레스타인국기색깔이다. 접촉면제공 연대집회서뜻모은한국번역가들 ‘팔레스타인시선집’우리말로펴내 “너는살아서내이야기를전해$” 공습으로숨진시인작품등31편 수익금전액‘가자주민지원’기부 디 가영어로쓴 ‘ 씨X 작 법같 은 소 리하 네, 내민족이죽어가는 와 중 에’의한 대 목 . 이시는 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 해 공 유 되고 있다. 시를 옮 긴 한제인 번역가는 “ 욕설 ( Fxxk ) 로 시작하는 제 목 이부 담 스 럽 기도 했지만 실제일 상 에서 쓰 는말로옮기 려 고 애 썼다”고 했다. 팔레스타인 민족시인 파 드 와 투칸 ( ‘ 중력 의 법칙 이부르는 그리 움 ’ ) , 가장 뛰 어난 현 대아 랍 권 시인으로 손꼽 히 는 나 즈완 다르위시 ( ‘공 포증 ’ ) 의시도 만날수있다. 한 번역가는 “한국의 방산업체 가이 스라엘에살 상 무기를판 매 하고, 한국 석유 공사는 팔레스타인 앞바다에서 불 법 자원 약탈 에나서고있다”며“우 리도 한국인으로서 목소 리를 내고알 아야할책 임 감이있다”고 강 조했다. 권영은기자 D4 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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