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전자신문
2025년 10월 11일 (토요일) 손자가참던감정을이기지못 하고엉엉소리내며운다. 이제 18세가 되어 부모의 품을 떠나 타 주 대학 캠퍼스로 이사 가는 날이다. 내 눈시울이 붉어지고 방울을 떨구었지만, 손가락은 올려져 있다. 엄지와 검지를 맞물려 동 그라미를그린다.‘오케이’라는 손동작이다. 손자는‘오케이보이’다. 할머 니가 무슨 제안을 했을 때 그걸 받아들이며 동의한다. 도움을 청했을때도그는늘“오케이”하 며 흔쾌히 대답한다. 행여나 제 대로이해했는지를확인하면고 개까지 끄덕이며 크게 말한다. “오케이, 이해했어요.”항상 상 황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려 한다. 일이잘풀렸을때나, 무언 가가괜찮을때, 어떤일을마무 리하거나대화를끝낼때“오케 이, 할머니 맞아요!”라고 맞장 구친다. 그는 내가 손가락을 올려 동 그라미를 그리는 이유를 알 터 이다. 태어나 처음 가족과 헤어 져먼곳으로떠나는마음이얼 마나 두렵겠는가. 그럼에도 애 써 참으며 새 환경에 잘 적응하 리라는 것을 우린 서로 믿고 있 기 때문이다. 또한 앞으로 어려 움을 겪어 내면서 당연한 일상 의 행복이라고 만족하는 웃음 을 띠며 엄지손가락을 말아 올 릴것이다. 엄지를 든다는 표현은 일반적 으로 칭찬이나 인정하는 반응 을 나타낼 때 사용한다. 말없이 긍정적인감정이나태도를표현 하는손짓이다. 상대방에게“좋 아, 인정, 굿, 오케이!”라는메시 지를전달하는비언어적표현일 뿐 아니라 의미 있고 충분한 제 스처다. 손자에게 들려주고 싶은 오늘 상황에걸맞은이야기가생각난 다. 애벌레가 된 나비가 고치를 만든 후 그를 둘러싼 껍데기를 찢고밖으로나온다. 좁은 고치 속을 빠져나오는 나비는 그 진 통을 거치는 동안 날개에 힘이 생겨 날아오를 수 있다고 한다. 이러한고통스러운탈출과정은 외부 환경에 적응하고 날기 위 한 필수적인 단계이다. 고통을 겪는 동안 심한 마찰로 인해 날 개는 날 수 있을 만큼 강건해지 지않을까. 손자는 새 학교와 기숙사라는 낯설고서투른공간에서친구와 관계를 맺어야 하고, 폭넓고 깊 은 학문의 초입에서 헤맬 수 있 다. 스스로 깨우치고 헤쳐 나가 야 할 많은 과제 앞에 주저앉고 싶을때도있겠지만,시행착오를 거쳐 새로운 위기를 도전으로 극복하고 통과하길 바란다. 자 기만의몫을헤쳐나온후그의 날개는 단단해져 비상할 것이 다. 엄지와검지, 두손가락을맞 대고 오케이를 만들어 올리리 라. 오케이는인간만이할수있는 동작이라고 한다, 그로 인하여 인간이만유의영장으로성장할 수있었을터. 도구와불등을사 용했다는 요소로 연결된 이유 이지않을까. 원숭이 손가락을 눈여겨보며 엄지가 짧아 검지와 만날 수 없 었다는 걸 발견했다. 엄지를 사 용하는 오케이 단어 속에 숨겨 진비밀이랄까. 차창으로 손자가 엄지손가락 을 올려 동그라미를 그리며 떠 나는모습이보인다. 오피니언 A8 시사만평 핼로윈복장대실수 에드웩슬러작<케이글USA-본사특약> ICE 우린복장계획을제대로생각하지못했어! 문열어주는사람이아무도없어! 엄지로동그라미를그리다 ‘갑툭튀’라는 말이 등장했다. 귀 신들끼리사용할법한말같은데갑 자기툭튀어나온다는뜻이라한다. ‘개이득’은 매우 큰 이득이라는 말 로 사용 되고,‘웃프다’라는 뜻을 찾아보았더니‘우습지만 슬픈 상황 을넘어,동시에슬퍼서마냥웃을수 만은 없는 상황이나 처지를 나타낸 다’했다. 덤으로기상천외한웃픈현 실이등장했다.“세종머왛님도롬곡 흘릴 야민정음”이라는 말이 대두되 었다. 유행어 뿐 아니라 사진, 동영 상, 짤, 특정 행동 등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는인터넷밈이라고한다. 이해불가, 감당불가상황이다. 인 터넷에는 알아듣지도 못하는 말들 이난무하고, 뒤죽박죽섞여서쓰이 거나 마치 외래어처럼 함부로 변형 시켜버린 말들은 그 뜻마저 모호하 기이를데없음이다. 한글고유.표현을무시하고과도한 외래어 남용으로 한글이 설 자리를 잃고 왜곡되고 있다. 비속어나 줄임 말, 은어등이무분별하게만연되고 있어 의사소통에 혼란을 야기할 뿐 아니라 우리말 우리글의 품격을 격 하시키고, 언어 파괴현상을 조장하 고있다. 젊은 세대들 간에는 신조어 나줄임말을즐긴다지만이를받아 들이기힘든기성세대와는대화단절 이 초래되고있다. 기성 세대는 스스 로의 미흡함으로 발생한 일로 자격 지심을 조성하게 되고 이로 인한 갈 등을심화시키고있다. 한글우수성을세계로부터인정받 고 있는 시점에서 자랑스럽고 소중 한우리글이외국어물결속에한글 본연의 모습을 잃어가고 있음에도 주목해야할일이다. 한글훼손사례 문제점이 한국어를 배우려는 외국 인들에게 혼란을 야기시킴은 물론 한국 이미지 문란과 부정적 인상을 심어주고있다. 비속어, 줄임말사용 습관이 굳어지게 되면 문장력이 저 하되는 것과 문법적 오류를 범하게 되고어색한표현력이자리잡을수 밖에없는위험또한크다.우리말을 지키는 것은 우리민족의 가치관과 정서를 표현하는 소중하고 중요한 기능적 쓰임새인데 한글의 가치가 훼손되고있다.“문의하신상품품절 되셨어요”.“주문하신음료나오셨 습니다” “자리에앉으실게요”같은 표현은 사라졌을까. 바라 건대 사라 져야할말들이다. 한글의심각한변 질은 위험 수위를 넘어서고 있음이 라더이상방치해서는안될일이다. 한글을 올바르게 사용하자는 것은 우리 민족 고유성을 유지해야 한다 는사명감의표출이다. 10월 9일은 한글 창제 및 반포를 기념하는 날이다. 세종대왕의 성덕 과 위업을 추모하고 한글 우수성을 선양하기 위하여 한글날로 제정되 었다. 세종대왕께서 1446년에 훈민정음 을반포하시어 2025년은한글창제 579주년이 되는 해이다. 훈민정음 원본의 발원은 학문적 객관성과 창 의성이 동시 담겨있는 문자로 우리 말을 효율적으로 표기하기 위해 독 창적이며과학적이고체계적인문자 임을 세계로부터 인정받고 있음을 큰자부심으로삼을수있음이다. 백 성들이쉽게배우고사용할수있도 록 만들어진 문자라는 점에서 문화 적가치를인정받은자랑스럽고우 수한 문자이다. 훈민정음은 발음기 관을본떠서만든과학적원리에입 각했고, 적은수의글자로거의모든 소리를 비롯해서 무한한 소리를 표 현하는 경제성과 한국문화 정체성 을담고있다. 배우기쉬운문자로널 리 알려지면서 지구촌 여러 족속들 에게계속보급되고있다. 괄목할만 한 효용성으로 인도네시아 찌아찌 아족을비롯해외국여러민족에게 도 언어 표기를 위해 한글을 도입 한 실용성을 보여준 사례를 남겼다. 이미 그 우수성의 진가를 인정받아 1998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 로 지정되었다. 한국은 세계적으로 문맹비율이가장낮은나라로높은 문해율을자랑할수있는위치에있 다. 한글은자율적인의사소통능력 향상에도기여해왔고, 특히외국어 발음 표기 자료로도 활용되고 있어 언어학적 가치로도 높이 평가되고 있다. 한글을통해한국문화와가치 관이반영되고있다. 유럽미국, 태국, 일본, 호주, 뉴질랜 드,베트남,우즈베키스탄등세계여 러 대학에서 우리 한글이 정식과목 으로 채택되고 있다. 한국인으로서 정체성과긍지와자긍심의상징처럼 부상되고 있다. 강조하고 싶은 것은 한글은글을만든사람과창제원리 가 정확하게 밝혀진 세계에 존재하 는문자중에서월등하고유일한문 자라는 것이다. 한글은 자랑스러운 우리네 문자요, 지구촌에서 으뜸가 는우리글의품위를지켜내야할것 이다. 우리민족의자존심이기에. 세 종대왕의‘언어 인권 정신’의 가치 를이어가기위해모든후손들이한 마음으로 뜻을 모아 한글을 아끼고 잘 보전해 나가야 할 일임을 소명처 럼지켜나가기를기대해본다. 우리 글 한글 ▲국가정보자원관리원 화재가 중국인 단체관광 무비자 입국으 로까지 불똥이 튀면서 여야가 설 전을벌였습니다. 나경원국민의힘의원은29일페 이스북을 통해“법무부가 출입국 시스템 오류로 입국자의 체류 주 소를 입력하지 않아도 된다는 공 지를 올렸다”며“무비자 입국을 연기해야한다”고주장했네요. 같은당김민수최고위원도“중국 인의 범죄와 전염병 확산에 유의 하라”고거들었습니다. 반면 이언주 더불어민주당 의원 은“ 중국인 무비자 입국은 윤석열 정부때 결정된것”이라고 반박했 죠. 정부전산망화재로많은나라 가어수선한데‘혐중’논란까지더 해지는모양새네요. ▲김병기더불어민주당원내대 표가29일‘검찰청폐지’정부조 직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 과하자“검찰청폐지로끝이아니 다. 무소불위 권력이 왜 사라져야 하는지보여준 사건”이라고 지적 했습니다. 사법개혁명분으로대법원장청 문회까지추진하며삼권분립을뿌 리째 흔들고 있는 여당 스스로가 진짜‘무소불위’의칼을휘두르고 있는건아닌가요.민주당은‘과유 불급(過猶不及)’이란한자성어를 다시공부해야할판입니다. “무비자입국연기해야” 전산망화재‘혐중’불똥? 왈가왈부 김정자 시인·수필가 행복한아침 토요단상 이희숙 시인·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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