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전자신문
2025년 10월 14일 (화요일) A5 특집 ▲필수생계비줄줄이올라 연방인구조사국에따르면, 지난달발 표 기준 평균 주택 임대료는 전년 대비 약 3.8% 상승했다. 이는 2011년 이후 가장큰폭의상승이다. 특히전체세입 자의 절반가량은 수입의 30% 이상을 월 임대료 지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 났다. 경제 전문가들에 따르면 수입의 30% 이상을 주거비에 쓰는 것은 재정 적으로과도한부담이다. 공공요금부담도덩달아높아지고있 다.‘소비자물가지수’(CPI) 통계에 따 르면, 지난 1년 사이 천연가스 요금은 약 13.8%, 전기료는 약 6.2%나 올랐 다. 최근 발표된 통계에선 식료품 가격 이 2022년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상승 한것으로도나타났다. 이는트럼프행 정부의 대중국 관세 정책 등 무역조치 가주요원인으로지목된다. 이밖에도 의료비와 주택 관련 비용 역시 여전히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다행히 휘발유 가격만 다소 하락하면서 전체 물가 상승률 평균치를 낮추는 역할을 하고있다. ▲ ‘쓰리잡’으로도감당안돼 오클라호마시티에 거주하는 티파니 타그보(41)씨는두딸을키우기위해지 난 10년간풀타임과파트타임, 두개의 직장을다녀왔다. 하지만최근몇달사 이, 그녀의파트타임업무시간이주40 시간으로늘었고, 그것도모자라세번 째직장까지시작했다. 타그보씨가‘쓰 리 잡’을 뛰는 이유는 오로지 가족 부 양을 위해서다. 그런데 물가 상승으로 생활비가 갈수록 불어나 쓰리 잡으로 도감당못할정도다. 타그보 씨는 자살 예방 상담 전화를 관리하는 일로 받는 월급 중 절반가량 을건강보험료400달러를내는데지출 한다. 식료품점에서 한 푼이라도 절약 하려면 얼마 안 되는 구입조차 계산기 를두드려야한다. 달걀하나와네살배 기 딸이 좋아하는 치즈스틱 하나까지 도가격을고민하지않을수없다는것 이타그보씨의한탄이다. 자폐아동돌봄업무에도종사하는타 그보 씨는 언론 보도를 꼼꼼히 챙겨본 다. 일부 지표상으로는 생활물가의 급 등세가 진정됐다는 소식에 안도해보지 만 실제로 느끼는 것과는 다르다. 정부 발표에 따르면 지난 8월 소비자물가는 전년대비2.9%상승해, 2022년6월기 록했던9%보다는크게낮아졌다. 하지 만타그보씨는“월급날만기다리며사 는 나 같은 사람들은 인플레이션이 줄 었다고해도생활이나아졌다고느껴지 지않는다”라고한숨을내쉬었다. ▲기저귀한박스도버거워 7살짜 자녀를 둔 아드리아나 바라다 스씨는요즘8개월된둘째기저귀를살 때마다나오는한숨을막을수없다. 첫 째를키울땐프리미엄기저귀한달치 가 40달러 정도였지만, 지금은 대형마 트 코스트코에서 가장 저렴한 제품조 차그때보다비싸고, 게다가한달을버 티지도못한다. “아이 하나 키우는 것도 사치처럼 느 껴질 정도”라는 바라다스 씨 지난 5월 이사한 집에서 받은 천연가스 요금 고 지서를보고눈을의심하지않을수없 었다. 이전 집에서는 아무리 많이 써도 250달러를넘은적이없었는데최근받 은고지서에는무려800달러가적혀있 었다. 설상가상으로 LA 지역에서 건설 업에 종사하는 동거인의 일마저 뜸해 져, 결국 가족은 임대료까지 밀리기 시 작했다. 38세의마리아마데라씨는최근의류 매장에서 해고된 뒤 식료품 가격에 더 욱 민감해졌다. 건설현장에서 일하는 남편과두아이를둔마데라씨는“예전 에는 닭고기가 정말 저렴했는데, 지금 은가족네식구가먹을만큼사려면거 의 20달러가든다”라며최근궁여지책 으로 생애 처음으로 푸드뱅크를 찾았 다. 마데라씨는“처음엔정말부끄러웠 지만 푸드뱅크에 가 보니 나같은 사람 이많더라”며달라진생활상을전했다. ▲3년전엔반값이었는데 경제 전문가들은 미국인들이 체감하 는물가충격이, 실제통계보다더클것 으로보고있다. 이같은민심이도널드 트럼프대통령의재선에일부영향을미 쳤다는분석도나온바있다. 하지만조 바이든 행정부 시절인 2022~2023년 발생한급격한인플레이션은한풀꺾였 지만, 당시 급등한물가는아직도대부 분 그대로다. 최근엔 오히려 에너지 등 일부항목에서다시큰폭의가격상승 이나타나고있다. 가계가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지출 항목은전기료, 임대료, 모기지페이먼 트, 건강보험료등매달반복되는고정 비용이다. 이중 건강보험료는 급등이 예상된다. 최근인기를끌고있는고가 의비만치료제, 대중국관세, 연방정부 보조금 종료 등의 복합적인 영향으로 인해, 내년 일반 보험료가 최소 9% 이 상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연방 건강보 험 마켓플레이스를 통해 직접 보험을 구매하는 개인들의 경우, 보험료가 무 려 75% 이상 오를 가능성까지 제기되 고있다. ▲전기요금마저치솟아 일부 지역에서는 전기요금마저 치솟 고 있다.‘인공지능’(AI)과 첨단 기술 을지원하는데이터센터들이엄청난전 력을 소비하면서, 일반 가정의 전기요 금까지 함께 끌어올리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조 바이든 대통령 시절 민주당 이주도한‘저탄소발전소건설보조금 ’이공화당주도의정책전환으로단계 적으로폐지되면서,전력수요에맞춰야 할신규발전소건설은제자리걸음을하 고있다. 세인트루이스연방준비은행에 따르면, 평균 전기요금은 2019년 대비 40%이상상승한상태다. 지표상 인플레이션이 줄었지만 이를 실생활에 서 체감하는 미국인은 많지 않다. 주거비, 식비, 의료비, 전기료등생계에필수적인고정지출이 여전히전체물가상승률을웃돌고있기때문이 다. 소득이 늘어도 이들 필수 생계비가 줄줄이 올라 실질소득을 깎아 내리는 ‘생활비 인플레 ’에서민들의한숨소리만늘고있다. 허리 띠 졸라매는 것도 한계 필수 생계비 줄줄이 올라 전기료 2019년 대비 40%↑ 소득 늘어도 체감 안 돼 ‘쓰리 잡’도 감당 못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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