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전자신문
2025년 10월 18일 (토요일) 오피니언 A8 태어난날혼자보낸이는외로움을안다 그래서차창을마구두드리는냉정한폭우도반가운날 갈아탄검정치마의‘기다린만큼더’노래가 하루종일작은공간을서성인다 어제버리고난카더가든의‘명동콜링’을다시꺼내 유혹을하지만 빗물에씻겨여지없이밀어내고흘러내린다 죽어도억울하지않아서한달내내귀를훈련시킨노래 일생에못바꾸는3가지,남편,교회,헤어스타일 부셔서라도바꾸고싶었지만끝내바꾸지못했는데 유난히소리에만예민한소리의바람둥이일까? 정체성이흔들릴까봐음악도접고시도접고 나를찾으려몸부림쳤다 음악이없었다면생존본능을뒤로한채시커먼 세상에서허우적거리겠지 시가없었다면벌써차가운땅속에서박제되어 무한함을누리고있겠지 절망의늪에서겨우나와서우울에잠금장치를달던날 쏟아지는비가빗장을풀려고한다 몸부림쳐서걸어잠가버리려고해도자꾸풀어진다 할수없이우울과타협을해야한다 우선,우선멈춤을달자고주문할까? 강화식 서울출생, 1985년 미국LA이민 2017년 조지아주애틀랜타로 이주 2007년<미주중앙일보>중앙신인문학상시당선 《문학세계》신인 상(수필) 《한국미래문학》신인상(시) 제3회해외풀꽃시인상수상 재미시인협회,미주한국문인협회,고원기념사업회이사 글마루동인,애틀랜타순수문학회회장 애틀랜타연합장로교회부설행복대학문예반(글여울)강사 시집『텔로미어(꿈꾸는시앓이)』 공동시집『물건너에도시인이 있었네』 추억이흔들린날 [미주시문학을빛내고있는10명의시인을찾아서] ‘우리는 늙어가는 것이 아니라 성숙해 가는 것이다’(We don’t growolder, we growripper)화가피 카소께서남긴말이다. 가수노사연 이 부른‘바램’가사의 한 부분이다. ‘우린늙어가는것이아니라조금씩 익어가는겁니다”라는가사에공감 했었다. 은발의할머니임을자각하고서야 절감하는말이되었다. 생애의마무 리를 곱게 장식해야 할 의무감마저 들기도한다. 나이를계속더하게되면서기억력 도 까무룩 반복을 거듭하고 걸음걸 이도, 동작도후퇴일보요, 피부또한 아무리덧칠을해도본질을감출수 없는지경에이르게되고, 젊음의정 점을 지나면 성장은 멈추고 노화일 로를걷게된다. 세상만사 오르막이 있으면 내리막 이있는법.살아가노라앞만보고올 랐던 오르막도 힘들었지만, 쉬울 것 같았던 내리막도 생각보다 쉬운 편 은아니다. 발목이겹칠수도있음이 라 내리막 경사도 만만치 않음이다. 하지만 미쳐 보이지 않던 풍경이 시 야에들어오기도숨을고르며주위 를 돌아볼 여유를 얻기도 한다. 하 룻길 인생길인데 내리막으로 기울 고 있다. 오르막도 내리막도 마음에 달렸음이라어느시점이든‘행복발 견’에몰두하는것이상책이요노년 대비책의지름길일것이다. 세상에 아무리 좋은 말들이 널려 있다한들실행에이르지못하면소 용 없음이라 주어진 길을 지혜롭게 묵묵히건너가려한다. 다행히좋아하는일을붙들고있으 면그길이행복의첩경이될수도있 을 터이다. 늙음, 낡음, 익음도 한결 을이루고있음이요부패, 발효숙성 도 그 결은 같음 이요, 고물과 골동 품차이는스스로만드는것이다. 하 루하루를후회없이살아가는길밖 에 없음이라서 일몰을 만날 때마다 해가 꼴깍 지평선을 넘어서는 순간 을보고도주눅들지않기로했다. 산 책길에서도허리를꼿꼿하게세우려 안간힘을다한다. 과연 깊고 아름다운 늙음을 위한 길인지 몰두해보지도 않은 채 앞머 리를살짝잘라볼까하고거울앞에 서서성이기도한다. 세상모르고앞 만보고질주했던오르막길을떠올 리기도 하며 청바지 구멍을 손가락 으로넓혀보기도하지만도토리키 재기요거기서거기요, 그나물에그 밥이다. 중부지방 똥배는 유전자 변 이없이대물림현상의증거자료실 체로 쓰이기에 충분한데 체력은 어 느새내리막길로접어들었다. 매일 그 날 눈금 만큼씩 늙어가고 있었을 것인데 이즈음 들어서는 하 루하루늙음이란미지의땅을향한 쾌속정을탄듯하다. 보람으로남겨 질가치있는것은눈에띠이질않는 데 아쉬움과 잃은 것들만 두드러져 보인다. 소멸의극점이의욕을짓궂게앗아 가고보기싫은것들만늘어간다.고 집과집착, 아집과자존심이꼿꼿이 고개를추켜세우고있다. 버릴 것들이 늘어간다. 잃은 것들 이있으면얻는것도있어야할터이 라서 조용히 잠잠하게 나를 돌아본 다. 자신에게 유난히 관대했던 모순 을 발견하며 생애의 정직한 평가를 해본다. 그렇다. 나이 든다는 것은 결코 나 쁜것만안겨주는것이아니었고좋 은유익도있을것이기에그좋은것 들을찾아나서보자. 나이든사람은 함부로 대함을 받는 일이 허다하지 만존경받고위로받는것도해가뜨 면사라지는안개와같은것. 나이가 들어도내인생은내가사는것,행복 발견을 위해 열심히 용감하게 살아 내자. 살아 온 날보다 더 짧을 수 밖 에없는남은날들을옹골차게살아 내자. 나이만큼열심히살아왔고노 력했기에 여기까지 살아온 것이 아 니던가. 생의 긴 무대는 폭죽처럼 터지는 화려한 조명은 없었지만 은은하게 오래도록꺼지지않는등불같은여 정이었다. 꾸준함, 변함없음을 지켜 내며 치사하게 보여 주기식 오만을 범하지 않으며 주어진 깜냥대로 생 의파노라마를펼쳐왔다.해묵은것, 목숨처럼사랑했던인연도, 떠나보 낸세월도, 남겨진여정에실려아쉬 움없이함께흘러가자한다. 내리막길에서만난나이는단지숫 자로만 남기라고 노년의 아낙에게 타이른다. 아침이 열리는 시간, 하루를 다한 시간이면 주기도문을 올려 드리듯 나직한다짐을속삭인다. 갑작스레지혜와덕을쌓아온것으 로본받을만한사람이되기는불가 능하기에 불가능을 넘어서는 길은 마음을가다듬는길밖에없음이동 기화되기를마음으로정하면서. 세월과맞선생애의껍질이단단해 지면서 본능적으로 나침반 역할을 해온셈이된다. 경륜이만들어낸깊은울림에서우 러나는 아름다운 가치를 남기고 싶 은데가까운날,아무도동행할수없 는길을만나러가야한다. 세상살이에서가장기억에오래도 록남는아름다운풍경은모든것이 제자리로 돌아가는 순간이라 했는 데내리막길에서만난나이도제자 리로돌아가고있는중이라한다. 순간순간행복을지향하는마음의 푸름을 잃지 않는다면 남은 날들도 푸름을잃지않을것이다. 어떻게 살아야 할까. 정답은 없다 고들하지만. 내리막길에서만난나 이는미소만지을뿐이다. 김정자 시인·수필가 행복한아침 내리막 길에서 만난 나이 발표에앞서 1902년하와이정책이민으로시작된미국이민이120년을넘어선지 금, 현재 200만명이넘는한국인이미국에살고있다. 1세기를넘긴재 미교포이민사에서이들의예술적역량은문학에서두드러진다. 특히소설분야에서는여러뛰어난작가들이배출되었다. 강용흘ㆍ김 은국(리처드김)ㆍ김용익ㆍ차학경ㆍ김난영ㆍ노라옥자 켈러ㆍ하인즈인 수 펜클ㆍ이창래ㆍ이민진등훌륭한작가들이알려져있다. 그러나시문학의경우, 한글로시를쓴시인중한국문단에서언급되 는시인은고원,박남수,마종기정도에불과하다.고원시인은미주문단 에시의씨를뿌린분이지만한국문단에는거의알려져있지않다. 1952년등단이후다수의시집을출판했고, 뉴욕시립대학교의브루 클린대학과캘리포니아주립대학교에서문학을강의했으며미주한국 문인협회회장직을맡았다. 1970년『한국현대시Contemporary Ko- rean Poetry』를영역해간행했으며2006년『고원문학전집』5권이한 국에서발간되었다. 박남수시인은1975년이민이후『서쪽, 그실은동 쪽』(1992),『그리고그이후』(1993),『소로』(1994)등의시집을냈지 만제대로평가를받지못했다.마종기시인은미주생활의애환을많이 노래하다가영구귀국을했다. 이들세시인외에한글로시를써국내 문단에알려진시인이몇이나될까?거의없다고봐야할것이다. 재능과실력을갖춘시인이많은만큼, 오늘발표에서는개성이뚜렷 한10명의시인을골라이들시세계의특성을짚어본다. 앞으로한국시 문학사를기술할이가있다면이들시인의역량을잘살펴, 한국시문 학에반드시편입시켜야할것이다. 이승하 /중앙대학교문예창작학과명예교수 시사만평 요즘검색대 제프코터바작<케이글USA-본사특약> 크리스티놈(국토안보장관)의새로운TSA검색대 신분증…목적지…정치적성향… 여기서기다리시오 진실한가? 공정한가? 정직한가? 그래서 믿고 함께 할 수 있는가? 냉철한 지성과 깊은 이해 세상을 보는 균형 !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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