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전자신문
2025년 10월 22일 (수요일) 오피니언 A8 사람의 기억력이 컴퓨터처럼 리 셋될수있으면얼마나좋을까. 인 간의 평균 수명이 길어지면서 노 인성 치매는 두려움의 대상이다. 실제로 내가 경험한 대부분의 치 매 환자들은 삶의 소중한 기억과 정체성을 잃고, 인격이 피폐해져, 결국 일상생활에 무능력함으로 주위를 힘들게 하는 모습으로 비 치곤했다. 그러나 치매에 대한 나의 편견을 버리게 했던 분이 있었다. 내 나이 삼십대후반다른지역에살때처 음 알게 됐던 최창욱 목사님이다. 그당시미국장로교단소속이었던 우리교회에문제가생기면해결사 역할로 오셔서 몇 번 설교하신 적 이 있었다. 처음 설교를 듣고 나서 나는 목사님의 팬이 되었다. 그 후 설교를들을때면어쩌면내생애에 서 존경할 수 있는 유일한 목사님 일지도모른다는생각을했었다. 어느 날 한 여성이 양로원 입소 상담전화를했다. 치매에걸린할 아버지환자였다. 내용을듣던중, 혹시최목사님이아닐까하는생 각이 불현 듯 들었다.“혹시 환자 가 목사님이셨나요?”예상대로 였다. 놀라움보다 마음이 저렸다. “한 번 뵐 수 있을까요?”한 시간 이지나서가족과함께오셨다. 물 론 목사님은 나를 전혀 기억하지 못했지만, 살던 곳으로 돌아가지 않고 그날부터 살겠다고 하셨다. 그렇게 우리는 스무 해가 지나서 구십 세의 치매 노인과 중년을 넘 긴양로원원장으로다시만났다. 목사님의 치매는 예상보다 훨씬 더 깊었다. 사람의 힘으로는 막을 수 없는 병이었기에, 그저 돌아가 시기전까지인간의위엄만은지키 게 하고 싶었다. 성직자이자 인간 으로서 그분이 살아온 세월을 존 중하고, 남은 생을 세상의 냉소로 부터 떨어져 평화롭게 마치도록 돕는것이오직내가할수있는일 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중증 치 매환자임에도불구하고상황의맥 락을이해하고대처하는그분의모 습은나의편견을산산이부쉈다. 아이큐가 150이 넘었었다는 목 사님은 지극히 사소한 일상 속에 서도놀라운재치를발하곤했다. 식사기도때마다기도를끝내려는 듯하다다시처음으로돌아가서 너번씩같은내용이반복되곤했 다. 건망증이 만들어내는 안타까 운순간이었다. 밥상위국은식어 가고 다른 분들의 빈속이 기도를 끝냈으면 하는 시점을 자꾸 넘기 면내가“아멘!”하고속삭였다.목 사님은알겠다는듯“주님의이름 으로…….”즉시 기도를 마무리하 셨다. 상황의 흐름에 대처하는 그 분의 순발력과 지혜는 그 상태의 치매 환자로서는 할 수 없던 일이 었다. 최 목사님의 유머 감각은 늘 웃 음꽃을 피우게 했다. 1분 전에 먹 고돌아선메뉴도기억못하는것 을 알면서도 지인들과 외출하고 돌아오시면 나는“목사님, 오늘 밖에서 뭐 드셨어요?”하고 일부 러물었다. 목사님은잠시눈을깜 빡이다씩웃으시며“네가알아맞 혀봐”하고되받으셨다.중증치매 환자로서는쉽지않은임기응변의 대답이었다. 평생 남들과 유머를 나누고 상대를 배려하며 살아온 한인격체였기에가능했던습관적 이고자동적인반응아니었을까? 기억의 연결고리는 끊어졌을지 라도, 남을 배려하는 영혼의 고리 는 결코 끊어지지 않았다. 해질녘 이면 늘 자신이 가서 돌봐주어야 하는 사람들이 있다면서 밖으로 나가려했다. 치매증상중하나인 선다운 신드롬(Sundown Syn- drome)이었다. 혼자 외출할 수 없 는 게 규칙이라고 하면 규칙은 지 키라고 있는 거라며 단번에 고집 을 꺾는 치매 환자였다. 인지 기능 은 손상되었을지언정, 오랜 삶을 통해다져진절제력과긍정적마인 드, 고매한인품은망각의병그림 자속에서더욱선명하게빛났다. 매번 썬 룸에 앉아 뒷마당 숲을 바라볼때면“어떻게이런깊은산 속에다 교회당을 구했나, 소나무 숲이둘러싸여참좋아”라고말씀 하셨다.“그죠? 우리 할머니들 좋 은 공기 마시라고 숲 가운데 있는 건물을 찾느라 고생 좀 했어요.“ 라고 장난을 쳤다. 뒷마당에서 몇 걸음만돌아나가면4차선도로가 훤히 뚫려 있고 주유소와 약국이 보이는 길을 수없이 다녔음에도 전혀 기억하지 못하셨다. 그때 솔 직하게“목사님,여기앞문열면바 로 번화가에요”라고 정직하게 말 했다면 목사님은 또 어떤 재치로 나를웃게하셨을까. 목사님과함께보내는동안치매 에도 인격이 존재한다는 것을 확 신하게 되었다. 치매라 할지라도 어떤 삶을 영위했느냐에 따라 만 들어진 인품은 변질하지 않는다 는사실을깊이깨달았다. 어느날 한 스태프가“목사님, 나중에 죽 어서 하늘나라에 갔는데 천국이 없으면 어떻게 하죠?”라고 농담 삼아 물었다. 목사님은 확신에 찬 어조로“아니야, 예수님은 절대로 사기안쳐”라고대답하셔서우리 모두에게큰웃음을주셨다. 중증치매로인생숲에서영혼은 길을 잃었지만 그가 지켜온 신앙 의지도를따라인간의존엄을증 명해준목사님덕분에한동안느 슨해졌던 나의 신앙도 제자리를 찾아 돌아왔다. 인간의 존엄성은 내 기억의 연속성에 있는 것이 아 니라는것을, 사는동안어떤태도 로존재했었는지에달려있음을깨 닫는다. 치매는 기억과 인지 능력 을앗아갈수는있어도, 한개인이 평생을 통해 빚어온 근원적인 품 성과 존재 자체를 소멸시키지는 못한다는깨달음이었다. 말로, 행동으로, 그리고 변치 않 는 유머로 우리에게 그 엄숙한 진 실을 가르쳐주셨던 최 목사님. 어 쩌면 그 분 인생의 마지막 서사는 신께로 부여 받은 인간의 존엄성 을끝까지깨닫게 하는 일이 아니 었는가싶다. 김혜경 사랑의 어머니회 회장 아도니스 양로원 원장 수필 치매,기억너머의존엄성을깨닫다 노년기에 접어들면서 외출이 어렵거나병원방문이힘든분들 이 많아진다. 특히 거동이 불편 하거나 만성질환으로 외래 진료 가 어려운 경우, 가정에서 진료 를 받는 것이 훨씬 안전하고 편 리한 선택이 될 수 있다. 그렇다 면 메디케어는 이러한‘가정 방 문진료’를얼마나커버해줄까? 본 칼럼에서는 메디케어가 보장 하는 가정 진료의 범위와 조건, 실제 적용 사례, 그리고 이용 시 주의할점에대해자세히살펴본 다. 우선, 메디케어 파트 B는 의사 가 환자의 집으로 직접 방문해 진료를 제공하는‘가정 방문 진 료(House Call)’를 일정 조건 하에 보장한다. 여기서 말하는 ‘집’은 단순한 개인 주택뿐 아 니라, 어시스티드 리빙(Assisted Living) 시설, 그룹홈, 또는일부 요양시설까지 포함된다. 중요한 것은 환자가 의료적으로‘집 밖 으로 나가는 것이 어려운 상태 (homebound)’에 있어야 한다 는점이다. ‘Homebound’조건은단순히 외출이 불편한 것이 아니라, 의 료적으로 외출이‘상당히 어려 운상태’로간주되어야한다. 예 를들어, 보행기, 휠체어, 다른사 람의 도움 없이는 이동이 불가 능한 경우 등이 이에 해당한다. 의사의 소견서나 진단서를 통해 이러한상태가입증되어야하며, 이는메디케어커버여부의중요 한기준이된다. 가정 방문 진료는 일반적인 외 래진료와마찬가지로파트 B의 혜택을 통해 커버되며, 연간 공 제금(deductible)과 20%의 본 인 부담금(co-insurance)이 적 용된다. 다만, 방문 진료를 제공 하는 의사가 메디케어와 계약된 provider여야하며, 그렇지않은 경우 본인 부담이 훨씬 커질 수 있다. 진료 전 해당 의료인이 메 디케어 승인 여부를 반드시 확 인해야한다. 또한, 단순히정기적인건강체 크나 편의를 위한 방문은 커버 대상이 아니다. 반드시‘의료적 으로필요한진료’여야하며, 증 상이있거나치료가필요한상태 여야한다. 예를들어, 상처치료, 만성질환관리, 약처방, 응급아 닌 급성 증상에 대한 진료 등은 방문진료로인정될수있다. 가정 방문 진료 외에도, 메디 케어는‘홈 헬스 서비스(Home Health Services)’라는 이름으 로 간호사, 물리치료사, 작업치 료사 등의 방문 서비스를 커버 하기도 한다. 이 역시‘home- bound’상태가 전제 조건이며, 의사의 처방이 있어야 한다. 이 경우에는병원입원이필요없도 록 도와주는 목적이 크며, 정기 적인 간호관리, 주사, 재활 등이 포함될수있다. 이러한 것을 이용하고자 하는 경우, 먼저 주치의와 상담해 진 료필요성을인정받고, 메디케어 에 등록된 방문 진료 의사나 기 관을통해서비스를요청하면된 다. 일부 지역에서는 방문 진료 를전문으로하는클리닉이존재 하며, 이들은 거동 불편한 고령 자를 위해 전담 의료진 팀을 운 영하기도한다. 단, 어드밴티지 플랜(Medicare Advantage)에가입된경우에는 약간의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어 드밴티지 플랜은 민간 보험사에 서 운영되며, 각 보험사의 정책 에 따라 방문 진료 서비스의 보 장 여부나 승인 절차가 다를 수 있다. 따라서 방문 진료를 계획 중이라면,본인의플랜고객센터 나제공자안내서에서사전확인 이필요하다. 메디케어 수혜자가 자주 하 는 실수 중 하나는, 방문 진료를 ‘간병 서비스’로 오해하는 것이 다. 가정 간호사나 간병인의 일 상보조(목욕, 식사, 기저귀교체 등)는 메디케어 보장 대상이 아 니며, 이는 장기 요양(custodial care)으로간주되어별도대비가 필요하다. 반면,‘의료적’목적 의진료만이메디케어파트 B의 지원을받을수있다. 결론적으로, 메디케어는 거동 이 어려운 노인을 위한 가정 방 문 진료를 일정 조건 하에 보장 하고있으며, 의료적으로필요한 진료에대해서는충분한혜택을 제공한다. 하지만사전에조건과 절차를정확히이해하고,주치의 및메디케어승인의료인과협력 해 접근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 히거동이불편하거나병원방문 이어려운부모님을둔가족이라 면, 이 제도를 잘 활용하는 것이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메디케어 의 가정 방문 진료는 단지 편리 함을 위한 서비스가 아니라, 고 령자의건강을안정적으로관리 할 수 있는 중요한 대안임을 기 억하자. (보험전문인최선호770-234-4800) 거동불편한사람을위한가정방문진료 최선호 보험전문인 - 보험, 그것이알 고 싶다 전문가칼럼 성경에 거짓말은 죄라고 쓰 여 있지 않나요? 폴두긴스키작 <케이글 USA-본사특약> 시사만평 하원의장과 거짓말 흐흐! 내가 갖고 있는 킹 도널드 버전은 아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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