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전자신문
2025년 10월 25일 (토요일) 오피니언 A8 이땅에처음발을딛고몇해동 안은 길치라는 숨기고 싶은 장애 가쉬들통나지않았었다. 이국이 라는 낯선 땅에서 헤맴의 부대낌 은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졌기 에 다행히 가까운 지인들 조차도 눈치채지못한것같다.길치란공 간 지각능력이 낮은 발달장애 일 종이란설도있듯방향감각능력 이떨어진다. 이길의끝은분명생 각했던 길과 만나지리라는 생각 과는 늘 어긋나기 마련인 애틀랜 타길은마차가다니던길이도로 로형성된곳이많아따라가다보 면전혀예상치못했던엉뚱한곳 을 만나기 십상이다. 다행히 작은 골목길마저도한번가본곳이면 모두 입력되는 우수한 기억력을 가진길눈밝은우리집할배덕분 에아직약속시간을지키지못한 일은거의없었다. 길치 답게 꿈 속에서도 두 갈래 길을만나게되면어느한길만을 선택해야 하는 기로에서 두 길을 다 가보지 못하는 안타까움을 안 고 꿈에서 깨어나곤 한다. 깊음에 잠겨있는숲길찾기는산이너무 깊어 어느 길도 택하지 못하는 두 려움이앞섰고, 산은높고산봉우 리를 거니는 한가한 구름이며 계 곡을굽이도는물소리따라바람 은 숲을 흔들어대고 있었다. 인적 없는숲길을어쩌자고그렇게버티 고 서서 극적 아이러니를 연출하 곤 했는지. 긴장으로 위기감을 고 조시키고는 나 몰라라 꿈길을 앞 장섰던 누군가가 눈에 띄지 않는 것이꿈인가보다할만큼황망할 때가잦았다. 오랫동안을서서지켜본끝에한 길을 따라 얼마간을 걷다가 구비 돌아야하는길목을만나면가야 할길이너무아득해그냥바라다 만 보고 있게 된다. 다음 날로 또 꿈은 이어지고 잠깐 걸었던 길을 버리고 다른 길을 택해 보기로 한 것은어느길이더아름다울까하 는생각보다, 숲이우거져겨우혼 자 걸을만한 작은 오솔길엔 사람 들이 다니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 에덜컥겁이난나머지다음으로 미루기로 마음을 정하고 걸어 보 았던길을다시찾게된다. 꿈속에 서도길치다운생각을할수밖에 없었던것같다. 어느 길이든 함부로 들어서지는 않을 것이란 예감 끝에 꿈길마저 어쩔수없음을안내, 전달하는앵 커가되고싶다는생각이문득들 곤한다. 꿈에서자주만나지는두 갈래길을한번정도는꿈속에서 다시만나질것같은기우가기웃 거린다. 사람흔적이없는길을택 하게 될까 아니면 조금은 넓어 보 이는숲길을택하게될까, 일상중 에서도 고심하는 길치 모습을 발 견하곤한다. 꿈속여행이나에게던져주는메 시지는 무엇이었을까. 생각이 모 아지고 어느 길을 택하든 길은 또 길을 만들고 길은 어느 길에서도 환희와 두려움과 실망을 안게 되 리라는결론앞에어느길이든한 길은남겨둘수밖에없다는어쩔 수없는꿈을다시각색해보기도 한다. 선하고 복된 길을 염원하며 길을 택하게 되고 유익하지 않은 길은 미련 없이 버리며 최선의 선 택이라 자부하며 쉼 없이 흘러왔 던것이삶의여정으로남겨졌다. 어느 길이든 마냥 편안 하기만 한길이있을까. 좁고외로운길에 서는인내와절제를만날것이고, 넓고평온한길에서는새로운삶 을모색할수있는여유를얻기도 하겠지만, 인생 노정에서도 길치 인생은난항행로일수밖에.지도 에서 길을 찾듯 인생길에선 정도 란없는것이라서스스로길을만 들며살아왔다. 그길이근시안적 판단이었을 땐 다른 길로 접어들 곤 했지만, 그 길마저 잘 못 들어 선 것을 발견하게 되더라도 이미 너무멀리와버린경우도있었다. 노정의 수고 로움을 덜어주는 지 름길을 찾기 위해 인생들이 방황 하고고달프게살아가는것이아 닐까. 아름다울 것이라 예감했던 길에 도엉겅퀴,돌뿌리,덤불을만나는 터라길치다운세상살이장애마 저도감사로품으려한다. 길을헤 매는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행복 을 얻기도 했기에 최소한의 머뭇 거림만 허용하리라는 것이 길치 생각이다. 스스로를 길치 로 인식 하고 있기에 다행히 대책 없는 길 치까지는 아니라 지만 주변에 최 소한의 민폐를 허용 받을 수 있음 에도감사하게된다. 손바닥에침 을 발라두고 손가락으로 툭 치면 서가야할길을정하곤했던유년 의 신작로에서 놀이가 아른거린 다. 유년을보낸아날로그시대길 풍경이사뭇그립다. 김정자 시인·수필가 행복한아침 길치 생각 햄버거먹은것이몇개인가 왜아직도치즈맛이역겨운지 K타운못떠난혀,올림픽街에머문내입맛 허리쭉펴고보무도당당히입성했어야할 주류사회속,결단코무너짐이없는백인사회앞에서 남루한차림,맨발의패잔병같은내삶이 무릎피딱지아물지못하게변호하고있다 오금못편혀,오그라들어혀짜래기되고 한때유학생들DogFood를쇠고기통조림으로착각했듯 혼돈과착각의사막을헤매는내새우잠이 어젯밤팜트리허리꺾은태풍에 꿈과희망,시민권과지긋지긋한영주권을날려보냈다. (하략) 송석증 1945년서울출생 1983년미국으로이민 미국캘리포니아주Glendale시에서주로거주 1997년《시대문학》신인상으로등단 시집『바다건너온눈물』『내콩팥이혈액정화를거부했을때』 『지시할땅으로가라』『혼자저녁먹는사내』『늙은황야의유혹』 재미시인협회회장역임 2018년작고 이민애가 미주시문학을빛내고있는10명의시인을찾아서 시사만평 릭맥키작 <케이글 USA-본사특약> 백악관 이스트윙 철거 마지막 잔혹행위 이후 0일 다이아몬드는‘정복할 수 없는’ ‘불변의’라는 뜻의 그리스어‘아 다마스(Adamas)’에서 유래한 이 름이다. 영롱하고단단한‘보석의 황제’의인기는1947년영국회사 드비어스의‘다이아몬드는 영원 하다’는 마케팅과 함께 정점으로 치달았다. 하지만 영원한 가치를 찾는 인간의 욕망은 다이아몬드 를 핏빛으로 물들였다. 시에라리 온·콩고등지에서노동을착취해 불법 채굴한 다이아몬드 거래는 오랜 내전과 분쟁의 자금원이 됐 다. 요즘은 다이아몬드의 위상도 예전같지 않다. 천연 원석과 똑같 은데 가격은 10%에 불과한 인공 생성‘랩그론(lab-grown) 다이아 몬드’의 등장으로 가격은 급락했 고욕망은사그라들고있다. ■지금은 다이아몬드보다 금이 각광받는 세상이다. 부와 권력의 상징이자 가장 안전한 자산으로 여겨지는 금값은 올 들어 60%가 량 올라 트로이온스당 4000달러 를가볍게돌파했다. 21세기판‘골 드러시’가따로없다. 욕망이커지 면 그림자도 짙어지는 법이다. 아 프리카와 남미 일부 지역에서는 인권과 환경을 유린하며 불법 채 굴한금을밑천삼는분쟁이악화 할 우려가 커졌다. 매년 약 230톤 의금을생산하는부르키나파소· 말리·니제르 등 서아프리카 사헬 3국의 군사정권과 반군들은‘블 러드골드(blood gold)’채굴에여 념이 없다. 아프리카 3위 금 생산 국인수단은금밀수출에기대수 년째 내전 중이다. 영국 BBC는“ 20세기의 다이아몬드처럼 이제 금이 아프리카의 새 갈등 상품이 됐다”고분석했다. ■21일 국제 금값이 5.5% 급락 했다. 그래도섣부르게‘금의시대 ’의 종말을 예상할 수는 없다. 미 국 타임지는“세계 금 수요의 상 당 부분은 달러화 의존도를 줄이 고 국제 통화 시스템에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중국의 금 비축에서 발생한다”며 인민은행이 공식 발 표한2530톤의두배가넘는금을 축적했을 것이라는 관측을 전했 다. 미중간지정학적갈등이금수 요를떠받친다면피로물든‘골드 러시’는당분간끝나기어려울수 도있겠다. 피로 물드는‘골드러시’ 만화경 신경립 /서울경제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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