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전자신문
2025년 11월 15일 (토요일) 오피니언 A8 네살짜리첫아이를데리고 공부하겠다는남편따라 겁없이태평양을건너왔다 서른살마흔살이 썰물처럼빠져나가는사이 빛과어둠으로교차하던 수많은날들 먼훗날처럼아득해보이던 높은층계위에 떨어져쌓인발자국이어지럽다 눅눅했던시간들을 포구에내려놓으려는순간 절뚝이며다가오는기억들 모퉁이마다걸어놓은풍경뒤로 종소리처럼멀어져가는 지난계절이 마른기침을한다 차신재 강원도 강릉 출생 1975년 도미 《심상》신인상으로 등단 ‘시와 사람들’ 동인 미주한국문인협회 이사 역임 시집 『시간의 물결』 이민생활2 미주시문학을빛내고있는10명의시인을찾아서 우! 건강보험 혜택을 잃었으니 이제 그 대가를 치러야겠네. 시사만평 셧다운 타협 데이브와몬드작 <케이글 USA-본사특약> 걱정마!우리가지켜줄게! 퍽 사흘동안전례없던영하의날씨 가찾아와고의성이내포된방콕을 자처했다. 규칙적일상에한번쯤어 깃장을저지르고싶은감상적인안 일함을 누려보고 싶었나 보다. 갑 작스런시간횡재를만난참에매일 써왔던묵은일기장이며, 부실해지 는기억력을위해마련한기록노트 까지차곡차곡모아둔박스를열어 보기로했다.미처생각할겨를없이 급작스레 뜬금없이 떠오르는 생각 들이며, 급작스레느닷없이떠오르 는 단어들, 머리 속에서 맴돌고 있 던미완성문장들이며졸연히떠오 르는아이디어들이갑자기닥친듯 밀려들 때면 장소 불문 시간 불문 기록하지않으면이내휘발되어버 릴것같은지경을대비해서기록장 을필수적으로지니고다닌다. 시간 이흐른후에는아무리기억을되찾 으려해도감감무소식이라수시로 기록으로남겨두어야하는이기록 장을내생애의발자국이라혼자명 명해두고있다. 기웃기웃여기저기 를열어보다가잊혀진몇해전버킷 리스트가눈에들어왔다. 엄숙하고 비장한 각오가 곁들여진 목록들이 피식 웃음이 나올 만큼 신통한 것 없는사소한리스트들이었다.조금 은황당한목록들로미대륙일주하 기, 카파도키아 열기구 풍선 타기, 오로라만나기등이었다. 체력이필 요한목록들이라다시써보는버킷 리스트에는모두탈락될항목들이 다. 악기 배우기, 특정한 학문을 공 부하고싶은열정이머뭇거리고있 는터라다시써보는버킷리스트후 보로떠올랐다. 버킷 리스트는 죽기 전에 꼭 해보 고 싶은 일들을 정리한 목록이다. 국립 국어원에서 소망 목록이라는 순화어를 재시하기도 했다. 단순히 ‘살아가면서하고싶은일들’정도 로생각할수도있겠지만살아갈인 생여정에서순도높은삶을연출해 낼수있는철학이내포될수도있 는 소중한 기회를 만날 수 있게 될 것이다. 버킷리스트를작성하다보 면 그 과정에서 스스로를 더 잘 이 해하게되고자신이무엇을좋아하 고 있으며 선호하는지를 발견하게 될뿐더러앞으로의삶의방향성설 정에도새로운자신을발견하게되 기도 한다.‘내가 누구인가’라는 질문을풀어나가는데도움을받을 수있게되고, 삶의방향과속도설 정에유용한도구가되어주기도한 다. 무작정열심히달리기만해왔던 삶을재점검하는계기가마련될수 있음이다. 버킷리스트에관심을갖게된것 은버락오바마대통령이임기를마 칠무렵자신의버킷리스트를구체 적으로공개한시점에서였다. 오바 마전대통령이아버지고향인케냐 백사장을 사랑하는 가족들과 함 께 맨발로 마음껏 거닐어 보고 싶 다고했던말속에서그의인간적인 성품과퇴임후가족들과보낼미래 에대한열정이진솔하게느껴졌었 다. 소박한 인간적 면모를 지닌 가 장의꿈이었기에아마이루어진목 록으로처리되었을것같다. 해마다 버킷 리스트를 점검하며 새로운꿈을설계하는것도삶을윤 택하게이끌어줄것이다. 수정을거 듭해 가는 동안 세상 가운데 살아 가는자신의위치와생각의흐름을 파악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도 있 음이요, 남은생애를정서적으로나 현실적흐름의각도를간파할수있 는귀한기회로삼을수도있을것이 다. 100세시대가시대적표어로떠 오른현실이되고있음이라세대에 따라리스트목록은다양한지혜가 동원되어야할듯하다. 시니어 그룹에 이르게 되면서 숭 고하고멋진생의마무리가먼저떠 올랐다. 기쁨을누리는노년의삶을 꾸려가기 위해선 대단하고 성대한 리스트를작성하는것보다는잔잔 한 일상에서 얻어지는 소소하지만 고운 감동을 삶의 활력소로 삼을 수있는리스트를고민해보려한다. 갸륵하면서추하지않은,가까운현 실적인것부터영성세계에이르기 까지다채롭고포근한노년버킷리 스트 목록을 만들어 볼 참이다. 노 년에 어울리는, 보람을 건질 수 있 는 평화로운 목록을 꿈꾸어 본다. 마음깊이간직해온버킷리스트를 하나씩 꺼내 보며 살아가려 한다. 내시야에비친만상을언어로표현 해가며 내 글을 만나는 분들에게 감동을주는글을남기고싶음에는 변함이없다. 일광절약 시간이 지나가면 어느 덧 한 해의 끝이 저만치 라는 생각 에코끝이찡하니시리며묘한감상 에 젖어 든다. 염치 불구했던 열정 은 용두사미가 되어버리고 하루들 을안일하게살아온것같다는자책 감을 상쇄하기 위해서라도 미루어 두었던숙제처럼서둘러버킷리스 트를다시써보려는서두름이어찌 민망스럽긴하다. 노년 세대들을 향한 공통적으로 제시되는 가르침도 많이 등장하고 있지만 선별의 기준은 내 몫이다. 글을통해내면의진실과늘마주하 며살아가고싶다.존재의미를부여 해주는목표추구를위해호기심을 잃지말것이며,가끔씩은아무것도 하지말고쉬는시간을늘려가는것 도리스트에포함시키기로했다.새 롭게작성될 버킷 리스트를 떠올리 면고마움, 소망, 기대가앞선다. 버 킷리스트로가득한생각공간은이 미 희망, 염원, 감격의 향기가 한아 름둘레를만들고있다. 김정자 시인·수필가 행복한아침 다시 써보는 버킷 리스트 해외한인사회의오랜숙원인‘선 천적 복수국적’문제 해결을 위한 논의가 다시 국회에서 이뤄지게 된 다는것은반가운소식이다. 한국시간오는 21일‘국적자동상 실제도 쟁점과 해결방안’간담회가 열린다고한다. 이번간담회가한국 국적법의독소조항들로인해한인 2·3세들이 떠안아야 하는 족쇄를 근본적으로풀어줄수있는실질적 인전환점이되어야한다. 현재의선천적복수국적제도는명 백히 불합리하다. 한국에서 태어나 외국국적을취득한사람은자동으 로한국국적을잃지만, 해외에서태 어난 한인 2세는 본인의 의사와 무 관하게 선천적 복수국적이라는 이 름으로한국국적이부여될수있다. 문제는이들이국적이탈 절차를 제 때밟지못할경우병역의무등한국 내법적의무가자동으로부과된다 는 점이다. 이는 이미 여러 차례 헌 법소원이제기된사안이다. 더욱심 각한것은제도의비합리성이한인 2·3세들의 진로와 삶에 직접적인 제약을 준다는 사실이다. 복수국적 문제로 인해 연방 공무원 진출이나 사관학교진학길이막히고, 한국방 문과유학, 취업등에서도피해를보 고 있다. 인도 등은 태생적 복수국 적을 인정하지 않음으로써 자국계 2세들이 세계 각국에서 자유롭게 활동할수있도록제도적장벽을없 앴다. 반면한국은‘홍준표법’이후 미비한 입법 보완으로 오히려 해외 한인차세대의발목을잡고있다.이 제 한국 국회는 결단해야 한다. 이 미 국적 자동상실제 도입이 선천적 복수국적제도의모순을해결할수 있는최적의방법으로제시돼있다. 이번간담회는단지논의를위한자 리가 아니라 구체적인 입법 개정의 출발점이되어야한다. 한국정부또한책임을피할수없 다.‘병역관련국민여론’을핑계로 실질적 대책 마련을 미루는 태도는 더이상용인될수없다. 재외동포청 과 법무부, 병무청 등 관계 기관은 현실에맞는제도개선안을즉시 마련해국회와협력해야한다.선 천적복수국적문제는단순히몇 몇 개인의 불편이 아니라, 글로 벌시대를살아가는대한민국의 법적·도덕적 신뢰도에 직결된 사안이다. 지금이 바로 20년 넘 게이어진불합리한제도를확실 히개선해재외국민의권익과권 리를제대로지켜줘야할때다. 선천적 복수국적 모순 이제는 바로잡아야 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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