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전자신문
2025년 11월 21일 (금요일) 오피니언 A8 인내는(히:10~36) 환난의 고통 과 내면으로부터 솟아나는 삶의 확고한의지이며세상을담대하게 이길힘이된다. 고난의과정을통해인내하며삶 의 진실함과 기쁨으로 이겨낼 수 있는역량을키우길원한다. “모든것을참으며모든것을믿 으며모든것을바라며모든것을 견디느리라”(고전 13:7)마음의 고통을 견디어 내는 인내의 삶은 온유함으로 모든 것을 넉넉하게 이기게한다. 향기로운인품은세상의온갖풍 상을다겪은삶의연륜에서성숙 한 사유의 체계와 내면의 순수함 과고결한영혼을지니고있다. 고통스러운 상황에서도 타인에 게 관용을 베푸는 희생적인 사랑 의정신을실천해야하리라. 향기로운 삶의 신실함과 의로움 은인간의위선과편견, 허세, 교만 의행태를멀어지게한다. 밝은빛 에 의해 어둠의 세력이 소멸하듯 이말이다. 삶의향기로운인품을지닌친지 와 이웃과 소중한 만남의 축복을 감사한다. 진실한 인격의 향기로 움이 전해져 오는 격려와 권면은 오랜여운을남긴다. 사랑의 향긋한 교류가 이루어지 는진솔한대화는삶의활력과기 쁨을주는선물이다. 타인의아픔에공감하며고통을 함께하는사랑의정신이다. 생명력있는사랑의행함은선한 열매를 맺게 되며 삶의 향기로움 을더하리라. 고결한영혼이지향하는사랑의 헌신은 내면을 풍요롭게 하며 삶 을더욱빛나게한다. 평범한일상에서삶의소소한기 쁨이 있고 신선한 체험은 오묘함 과감격에젖어들게한다. 내면의풍요를체험하는삶은영 혼의 유익함과 삶 전체를 새롭게 할탁월한역량을키운다. 삶의 첨예한 문제의식의 해법을 어떻게실생활에적용할것인가? 내면의고요와선함을이루려는 의지와정신적가치추구에전념을 다해야하리라. 삶의분주한일상은내면의평온 을깨뜨리는것으로가득차있다. 세상욕망의소용돌이에휩쓸리 지않고마음의평온을유지할영 혼의정결에힘써야한다. 인간 자아의 본성인 욕망과 탐 닉, 집착에서 벗어나려는 치열한 내면의성찰이있어야한다. 삶의 외적인 가치추구의 열정만 으로 내적인 풍요로움의 빛을 더 할수있을까? 자신의삶에새생명력이깃들게 하는 시도는 영혼의 메마름에서 벗어나 풍요로운 존재가 되고자 함이다. 삶의 존재의식이 현실의 영역에 머무는 상태가 아닌 항상 높은 차원을 지향할 도전이 있어 야한다. 항상 자아실현의 열정과 내면의 심연에서우러나오는순수함이삶 의향기가되길원한다. 내적인유익한추구가삶의정수 (精粹)와 경건함으로 나타났으면 더할나위없겠다. 삶의 새로움을 추구하기 위해서 는 끊임없이 자신을 다스리는 인 내와지혜가있어야한다. 살아가면서 많은 문제점은 거의 인간관계에서 부딪치는 몰이해와 인격적인 대화의 부재에 있다. 인 간 삶 전체를 움직이는 인간관계 의유연성에역점을두고싶다. 인격의 만남인 대화에서 부드러 운 눈빛으로 응시하며 진지한 경 청의태도가신뢰감을준다. 상대방의 처지에서 생각하고 상 대방을 편안하게 하는 올바른 질 문을해야할것이다. 자신의 견해를 피력하고 자신의 판단이옳은지확인해야한다. 대화에서 견해의 차이가 있어도 생각의 다름을 수용하는 의식의 성숙성을지녀야한다. 위트와유머감각을발휘해품위 있는 언어로서 재담을 이끌어가 는 여유 있는 모습은 인격의 빛을 발한다. 인간관계의 유대감을 높 여줌은물론이다.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유쾌한 웃음을터트릴수있는흐뭇한순 간의기쁨이되니말이다. 극한상황에서유머와웃음으로 고통을 이겨내는 사람은 불안감 을몰아내며희망을심어준다. 영화 [인생은아름다워라] 1998 년 아카데미 수상작품의 시대적 배경은세계2차대전나치정권의 광기가 극에 달했던 때이다. 이탈 리아 유대계 가정이 박해받는 현 실이비참하다. 죽음의형장으로끌려가는절망 적인 상황에서 아버지가 어린 아 들에게 의연하게 유머와 웃음으 로 보여주는 우스꽝스러운 동작 에울음을삼키게된다. 살아남은모자가고난을극복하 고만나는인내의향기어린장면 은감동의물결로출렁이게한다. 최 모세 고전 음악·인문학 교실 마음의 풍경 “인내의향기” 11월은계절틈에서있는달 이다. 한여름의뜨거움도, 한겨 울의매서움도없다. 한문장이 끝나고 다음 문장이 시작되는 사이에숨어있는말이있듯이, 계절의끝자락을스치는이시 절을나는글의줄사이‘행간 같은달’이라부른다. 불같은태양의열기는사그라 졌지만품을파고드는찬바람 으로 기세를 떨치지는 않는다. 아침엔 싸늘한 기운에 두꺼운 옷을챙겨도한낮이되면전혀 다른날씨가되어옷을맞춰입 기가난감하다. 가을에서 겨울로 넘어가는 문턱같은달이라계절의색이 없다. 울긋불긋했던단풍의원 색은 사라지고 하얀 겨울눈은 아직내리지않는다. 비라도한 차례오고나면젖은나뭇잎들 은그나마가지고있던가을색 을잃어버린다.꽃도잎도다떠 난자리에서늘해진바람이돌 아도한자락따스한햇볕은남 아있다. 나뭇잎을떨어낸나무 들처럼마음을비워내본다. 창가에 머물던 햇볕이 며칠 사이방안깊숙이들어왔다.햇 살은낮게비추고그림자는길 게 드리운다. 계절과 상관없이 새순을내고있는스투키선인 장화분을햇볕이잘드는쪽으 로 옮겨 놓았다. 한 줌의 햇빛 이라도살뜰히모아잘자라거 라말해주었다. 볕바른창가에앉아책을읽 었다. 등이 곧 따스해졌다. 글 사이 뜻까지 음미하며 천천히 읽었다. 활자로 쓰여있는 낱말 보다더깊은의미를지닌행간 에서는잠시머물기도했다. 그 럴때면작가가차마쓰지못한 이야기와 진정 하고 싶은 이야 기들을 옆에서 조곤조곤 말해 주는 듯하다. 나는 까뮈 작품 을 읽을 때 종종 그가 곁에 와 있는것처럼느껴진다. 그와나 의마음이맞닿는곳에감탄하 면서밑줄을긋는다. 행간이 없는 문장은 윤기가 없듯이가을과겨울사이에쉼 을찍어주는어중간한이계절 이없다면한해를보내기가너 무벅차고아쉬울것같다.쫓기 듯흘러가는세월에잠시멈추 어지난시간을돌아보고다음 해를준비할여유를주는여백 같은달이다. 11월이 오면 마음이 바쁘던 시절이 있었다. 대학입시를 앞 둔11월은불안하고초조한날 의연속이었다. 한국날씨는이 미겨울에접어든계절이다. 입 시날은해마다유별나게추웠 다. 호기롭게신춘문예에도전 했던젊은시절어느가을은조 급하기만 했던 기억으로 남아 있다. 찬바람이불기시작하면 일년내내머릿속에서맴돌던 이야기를 풀어내기 시작했다. 11월 30일까지 신문사로 보내 야하는글의막바지퇴고를하 고 원고지에 옮기느라 정신없 이지내는날들이었다. 낭만도 사라지고 꿈도 바뀐 생활인이 되어서는 크리스마 스를앞둔가게의분주함속에 하루를 흘려보냈다. 크리스마 스물건주문은여름부터시작 되지만 11월이가장중요한시 기이다. 어떤물건을얼마나마 련해야할지해마다점쳐보아 도꼭들어맞지는않아마치개 봉박두를 기다리는 심정이었 다. 어느 해는 장식품이 모자 라기도하고어느물건은그대 로남아낭패를보기도했다. 입시도, 신춘문예도, 생활인 의삶도결과를알수없어기다 림만이있는11월이었다. 끝까 지간것은아니지만처음으로 돌아가기에는 너무 멀리 와버 린날들이다.그래서남은순간 들은천천히머물다가면좋겠 다고 지나온 시간을 아쉬워한 다. 올해는유난히세월이빠르 다고넋두리하면서. 시간이 당겨진 듯 일찌감치 장식된 크리스마스트리 앞에 서기억의흔적을잡으려같은 자리를 맴돌며 서성인다. 벌써 그리움이 그림자처럼 길어졌 다. 한잔의차와아침사이 윌셔에서 박연실 수필가 미국보건복지부장관로버트케 네디 주니어는 대표적 백신 음모 론자다. 그는 코로나19 바이러스가“백 인·흑인을공격하는것을목표로 한다”며‘홀로코스트’음모론을 퍼뜨리기도 했다. 탐사뉴스 전문 프로퍼블리카에 따르면 케네디 장관이백신접종의무화반대운 동으로 2020년이후 3년동안모 금한후원금은 1억달러(약 1,458 억원)가넘는다고한다. 음모론돈 벌이를한셈이다. ■케네디장관은지난 9월의학 적근거도제시하지않은채“임신 중타이레놀복용시자폐및주의 력집중장애(ADHD) 위험성을 높 인다”고주장해파문을일으켰다. 의료윤리 분야 석학 아서 캐플란 뉴욕대의대교수는“노골적거짓 말과 위험한 조언의 가장 슬픈 전 시”라며“임신부와태아생명을위 험에빠뜨렸다”고비난했다.‘아세 트아미노펜’을 주성분으로 하는 타이레놀은 1955년 출시돼 안전 성이검증된해열·진통제로, 임신 부나영유아가복용할수있는거 의유일한해열제라그랬다. ■국내에서필수의약품을쓸수 없게됐을때혼란은코로나19 대 유행때일부확인됐다. 타이레놀 품절 사태가 벌어지면 서 임신부와 영유아를 둔 부모들 이발을동동굴려야했다.같은아 세트아미노펜 성분 복제약(제네 릭)이70여종출시돼있지만,의사 들이 타이레놀만 처방했기 때문 이다. 타이레놀 등 상표명으로 처방하 지 말고 주요 선진국과 같이 아세 트아미노펜과같은성분명으로처 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지 만, 의사 단체들은“국민 안전을 위협한다”며결사반대했다. ■의사·약사는 2000년의약분 업이후 25년째성분명처방제도 입을 놓고 다투고 있다. 의사들은 복제약은 약효에 차이가 있다고 반대하고, 약사들은 오리지널 약 과동일하다며찬성한다. 약품품질관련정보를공개하면 누구말이맞는지쉽게따져볼수 있을 텐데, 의무적으로 공개토론 한미국과달리우리정부는비공 개로묶어두고만있다. 이런현실에서성분명처방이시 행돼 봤자 제약사 로비가 의사에 서 약사로 옮겨갈 뿐이라는 말이 나온다. 진정‘국민 건강’을 위한 다면약의품질·가격정보부터투 명하게공개해야할일이다. 타이레놀과아세트아미노펜 지평선 이동현 /한국일보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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